5. 강조점 거사의 왕생기
어머니 강조점(江曹店)은 대만 장화현(彰化縣) 원림진(員林鎭) 출신으로, 올해 일흔일곱 살이다. 전통적인 농촌 사회에서 평생 가정을 돌보며 살아온 주부로서, 근검절약하며 살림을 꾸렸고, 시부모님께 효성을 다하였으며, 농사일도 함께 거들었다. 슬하에 삼남 이녀를 두었고, 비록 학교 교육은 받지 못하였지만 자녀 교육만큼은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젊은 시절 농촌에서는 무엇이 정법에 입각한 불교 신앙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어머니도 전통적인 민간신앙을 따라 평소 절에 가서 예배를 드릴 뿐이었다.
20년 전, 내가 다행히 불법을 만나게 된 뒤부터 어머니께 살생을 끊고 염불하며, 육식을 하실 경우에는 삼정육만 드시도록 권하였다. 어머니는 끝내 완전한 채식은 하지 못하셨지만, 매일 아침과 음력 초하루·보름, 그리고 매주 수요일에는 오랫동안 꾸준히 채식을 실천해 오셨다.
한 번은 아버지께서 갑자기 심한 구토와 설사를 하셨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도 드셨지만 좀처럼 차도가 없었다. 어머니는 장례식에 다녀온 뒤 부정을 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염불기를 틀어 두기만 하면 자연히 풀릴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과연 아미타불의 가피로 아버지는 약을 쓰지 않고도 병이 나으셨다. 그 일을 계기로 집안에는 언제나 염불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것이 부모님의 생활습관이 되었다.
연세가 들수록 어머니는 조용한 생활을 좋아하게 되셨다. 예불을 드리기 편하도록 집 옆에 작은 단층집을 덧지어 작은 불당을 마련하셨다. 그곳은 주변이 매우 한적하고 조용하였으며, 어머니는 평소에도 그곳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성껏 예불을 올리셨다.
올해 음력 설 전날(2013년 2월 9일), 어머니는 왼쪽 아랫배에 단단한 혹이 만져지는 것을 발견하셨다. 가족들은 곧바로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가 검사를 받게 하였다. 의사는 이미 암 말기라고 진단하였다. 어머니는 입원도 하지 않고 어떤 치료도 받지 않기로 결정하셨다.
나 역시 3월 1일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이 길을 걸으시는 동안 곁을 지켰다.
병마에 시달리며 점점 야위어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었다. 나는 어머니께 혜정법사님의 법문 CD를 들려 드리는 한편, 힘닿는 데까지 어머니를 일깨워 세상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내려놓으실 수 있도록 애썼다.
4월 5일 청명절(淸明節) 당일, 어머니는 모든 자녀를 불당으로 불렀다. 그리고 평생 모아 두신 얼마 남지 않은 저축과 금붙이를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며, 자신이 왕생할 때에는 절대로 울지 말 것, 몸을 만지지 말 것, 스물네 시간 동안 조념해 줄 것을 당부하셨다.
혜정법사께서는 어머니를 위해 귀의를 해 주시며 정귀(淨皈)라는 법명을 주셨다.
4월 13일부터 어머니는 거의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하셨다. 4월 16일에는 병세가 더욱 악화되었다. 나는 감인(鑒因) 법사님을 모셔 어머니와 원친채주(冤親債主)를 위해 법문을 해 주십사 하고 청하였다. 그때 어머니는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법사께서 “혹시 부처님을 뵈었습니까?” 하고 물으시자,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날 밤 둘째 남동생이 어머니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꿈속에서 합장한 채 염불하시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다음 날 오후 3시쯤, 나는 어머니의 눈빛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렸다.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어머니 곁에서 큰 소리로 염불하며 이렇게 말씀드렸다.
“아미타불께서는 아무 조건 없이 어머니를 구제하러 오십니다. 누가 오더라도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절대로 따라가시면 안 됩니다. 오직 아미타불께서 마중 나오시는 것만 보시면 곧바로 아미타불을 따라 서방극락세계로 가십시오. 그곳에 가시면 자연히 저희도 다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신 어머니는 시선을 바로잡아 우리를 한 번 바라보셨다. 이어 몇 초 동안 불상을 응시하시더니, 마침내 아미타불 명호를 부르시며 아미타불의 품으로 돌아가셨다.
24시간 동안 조념을 마친 뒤, 나와 큰누나는 어머니의 몸을 씻겨 드렸다. 그때 어머니의 몸이 매우 부드러우며 정수리에는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께서 이미 극락세계에 왕생하셨음을 굳게 믿었고, 가족들 역시 크게 안도하였다. 어머니께서 왕생하신 지 며칠 뒤인 4월 21일 아침, 초등학교 4학년인 조카 강백승(江柏陞)이 나에게 전날 밤 할머니를 꿈에서 뵈었다고 말하였다. 아래 왼쪽 그림은 강백승이 들려준 꿈 이야기와 직접 그린 그림이다.
(정앵(淨櫻) 거사 기록, 2013년 5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