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번째 일요일
그 무더웠던 여름을 잊고져 가을이란 꼬리표를 달고 도토리 점심챙겨
철지난 바닷가로 성큼 마음 담가 추억의 소풍길로 나섰다
창원에선 순희 옥희 봉제 승철 승환법우와 형수(승철댁이름)씨 16기이혜련 17기 조혜자후배.
울산에서 출발하는 재수법우가 부인과함께 재선 병두 동진법우를 차례로 동승하여
최종집결지 진해의 끝자락 용원에 도착하여 예정된 시간보다 지연되었음을 토닥이다
반가움의 악수를 주고 받으며 가덕도로 출발~
가덕도 뱃머리에 우짠 바람이 그리 부는지 모터보트가 일렁일 정도로....
푸른 하늘을 그늘삼아 옹기종기 얼기설기 무릎세워 뱃전에 기대앉아
요란한 모터보트소리 바다를 가로지른 하얀포말에 휩싸이고
빠른 물살에 튕기는 짠물세레도 전혀 밉지가 않다
어찌어찌 목적지에 도착하여 쭉쭉뻗은 송림숲의 그늘에다 바다를 병풍삼아 자리를 잡는다
서둘러 나오느라 건너뛴 아침탓에 모두들 배고프다 아우성에 쌀이 많네 작네 불려야 하네 그냥하네
티끌이 많네 어쩌네 의견이 분분한데 용감무상한 재수법우왈 "괜~찮타 마 오늘 밥은 내가 한다"는
강력한 한마디에 모두들 내밀었던 입술 쏙 집어 넣고 말았다.
주부10단에다 눈치9단 태권도 공인1단(진짜임.단증본사람도있음)인
내생각에도 쌀을 쪼매 불려야 밥이 잘 될낀데 싶었지만 삼층밥 묵을 각오하고 묵살해버렸다
능숙한 버너의 손놀림으로 우짜든동 밥은 제법 그럴싸하게 되어
숨어우는 송림숲의 바람소리 타고 밥냄새는 군침을 삼키는데 일조를 하고
밥 뜸들일 동안 버너 위에는 도야지 철판 구이가 펼쳐지고 애궂은 도야지
뜨거운 철판위에서 눈물 징징대며 노릿노릿 한몸 태우니
쫄깃함과 고소함으로 우리의 주린배를 채워주니 삼삼오오 버너옆에
모두 젓가락 들고 옹기종기 머리 부딪히며 쪼아 먹느라 정신이 없다.
누군가 권하는 맑은 곡차의 술잔에 우정이 철철 넘쳐 흐르고.
그기다 재수 승환법우가 곰삭은 김치 쭉쭉 찢고 뚝뚝잘라 뒤적뒤적 볶아주는
도야지 철판김치야채볶음밥이 어찌나 맛나든지
승철댁과 나는 끝까지 바닥 긁으며 숟가락 다툼하며 먹었다.
거나한 점심뒤의 황홀한 커피한잔, 상큼한 과일 디저트의 입가심까지
아! 이 포만감을 어히 하리!!
난 속으로 오늘 다이어트도 말짱 도루묵을 외치며 머리속으로 x표를 그리며 혼자 키득거렸다.
커피를 홀짝이며 자연스레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그 옛날 학생회 시절 추억담의
이야기 보따리 생각주머니 끄나풀은 절로 슬슬 풀어져 꺾어진 90의 나이를 잠시 잊기도 했다.
지금 학생회 당면과제의 언급에서 15기동문 지도스님의 서신에서 읽은 회관 건립안에
대한 의견에서는 일치를 보지 못했다.
여러문제의 제시는 있었지만 섣불리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고나 할까.
뚜렷한 방향제시를 하지 못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런저런 얘기들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송림숲의 그늘에도 어느새 해가 기울고
바다로 낚시 떠난 사람과 갯벌에 고동 주우러 간사람을 불러모아 가을 소풍을 끝맺음 했다.
용원을 빠져 나오며 산등성이 낙조에 마음홀딱 뺏기고 도로변 코스모스 군락에선
알록달록 배어나는 코스모스향기속에서 지상에 핀 하늘 한 가운데 마음 한자락 풀어 놓으며
한컷의 추억을 기꺼이 챙긴다.
더디어 헤어질 시간, 그래도 아쉽다 하여 냉면으로 아쉬움의 만찬을 나누고
12월의 만남을 기약하며 각자의 처음 출발점으로 돌아갔다.
끝으로 16기이혜련후배 17기조혜자후배
그리고 승철댁싸모님과 재수댁싸모님 함께함이 즐거웠노라고
그대 있음에 행복했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재수 승철법우 준비 하느라 수고 많았다.
재수 법우는 밥하는 솜씨와 고기굽는 실력이 가히 일등주방장 감으로 손색이 없더만.
후담으로 그날 재선법우는 가덕도 간다고 했는데 어디 나들이쯤으로 착각하고서
회먹으러 가는줄 알았다나 어쨌다나.
긴머리 나풀나풀 바닷바람에 휘날리고 살랑살랑 옥색 원피스에다 앙징맞은 옥색핸드백에
예쁜 구두신고 행차하시어 낭패감으로 어쩔줄 모르더니
기어이 재수법우의 동서집에서 간편복장 1벌 대여받아 위기를 탈출했음.
(기집얘!! 한몸매 한다고 일부러 원피스 입고 왔제? 허리사이즈 공개못하는,
허리가 어디메쯤인지 가늠도 못하는 내는 우짜라꼬!!)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