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지와(坎井之蛙)
우물 안 개구리라는 뜻으로, 견문이 좁고 세상 형편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물안 개구리와는 더불어 바다의 넓음을 이야기 할 수 없다는 말이다.
坎 : 작은우물 감
井 : 우물 정
之 : 갈 지
蛙 : 개구리 와
(유의어)
감중지와(坎中之蛙)
야랑자대(夜郞自大)
정와(井蛙)
정저와(井底蛙)
정저지와(井底之蛙)
정중관천(井中觀天)
정중시성(井中視星)
정중와(井中蛙)
정중지와(井中之蛙)
좌정관천(坐井觀天)
장자(蔣子) 추수편(秋水篇)의 이야기다. 위나라 공자 모(牟) 가 공손룡(公孫龍)에게 말했다. "그대는 저 우물안 개구리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가? 그 개구리가 동해의 큰 바닷자라에게 말하기를, 나는 참으로 즐겁다. 나는 우물 위의 시렁 위에 뛰어 오르기도 하고 우물 안에서는 깨어진 벽돌 위에 올라 쉬기도 한다. 또 물에 들어가면 겨드랑이와 턱을 물위에 떠있게 하기도 하고, 발로는 진흙을 차며 발등까지 흙에 묻히게 할 수 있다. 저 장구벌레나 게, 올챙이들도 나와 같은 즐거움을 누릴 수는 없다. 웅덩이의 물을 나 혼자 차지하여 마음대로 뛰어넘고 걸터앉기도 하는 즐거움이 지극하니 선생도 들어와서 구경해 보지 않겠는가?"
이에 동해의 거북은 웅덩이에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왼쪽 발이 들어가기도 전에 오른쪽 무릎이 걸려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간신히 물러 나와 개구리에게 동해에 대해 말했지. "대저 천리의 먼 것도 동해보다 크다 할 수 없고, 천길이나 되는 높이로도 동해의 깊이를 질 수 없다네. 우(禹) 임금 때에는 10년 동안 9번이나 큰 홍수가 졌지만 동해의 물은 그로 인해 양을 더하지 않았고, 탕(湯) 임금 때에는 8년 동안 7년이나 가뭄이 계속되었지만 동해의 언덕은 이로 인해 더하거나 줄어들지 않았다네. 대개 시간의 짧음에 따라 변하지 않고 양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불어나거나 줄어들지 않는 것이 동해의 큰 즐거움이라네. 우물안의 개구리는 이 말을 듣고는 놀라서 그만 정신을 빼앗겼다."
선현의 문집에서 감정지와(坎井之蛙)
구덩이 속의 개구리로 식견(識見)이 좁은 사람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 감정지와 성어는 순자(荀子) 장자(莊子)에 나오는 성어지만 우리선현들이 남긴 문집 안에서도 즐겨 쓰이는 성어로서 조선시대 편찬된 동문선(東文選)에 고려시대의 문신 학자 김부식(金富軾)선생의 세 번째 사직 상소인 삼사표(三辭表)에 그 용례가 있어 그 중 한 구절을 발췌하여 소개하여 본다.
伏望俯憐愚懇, 特降兪音, 則埳井之蛙, 期入休於缺甃, 江湖之鳥, 免眩視於大牢. 區區之誠, 期於得請.
엎드려 바라오니, 어리석은 간절함을 가련히 여기시어, 특별히 임금님의 대답을 내려 주시오면, 즉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 벽 돌 틈에 붙어서 숨 쉬며 지낼 것을 기약 드리오니, 강호(江湖)의 새가 큰 우리(둥지)를 보는데 어둔함을 면하게 하소서! 구구한 정성으로 청하오니 대답 얻기를 기대합니다.
위의 구절처럼 대학자도 자기를 스스로 낮춰 우물 안의 개구리로 욕심을 버리고 그 우물 안에 돌 틈에 끼여 붙어서 여생을 살고 싶다하시는데 반대로 우리 사회는 진짜 감정지와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면서 이 세상 모두를 다 아는 양하며 으스대며 사시는 분들이 세상에는 더러 있다.
더 이상 관직의 욕심을 버리고 편안히 퇴직하여 집안에 앉아서 그냥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며 올린 사직상소가 거절된다면 또 관직에 머물러야 하는 것도 아픈 고통일수도 있겠다.
김부식 선생은 스스로 자기의 자세를 최대한 낮춰서 상소를 올렸지만 요즈음의 세상사는 아는 것도 실로 별로 없으면서 으스대며 거들먹거리는 부류나 왕고집을 부리는 인사들이 지면에 오르내리는 것을 많이본다.
또한 나 자신을 돌아서 생각해보면 자신도 그런 적이 있음을 발견하고 “그때, 왜? 그랬지!” 하고 뉘우칠 때가 있었던 것을 돌아서 생각을 해보면 필자도 분명 우물 안 개구리의 한 부류임에 틀림없지 않나 생각에 미친다.
감정지와 비록 우물 안의 개구리지만 그 우물 안에 살면서 우물 안의 모든 것을 다 간파하여 알 수 있다면 그것도 족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전서체로 붓 들고 휘둘러 본다.
▶ 坎(구덩이 감)은 형성문자로 埳(감), 臽(감)은 동자(同字), 塪(감)은 와자(訛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欠(흠, 검)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坎(감)은 (1)감괘(坎卦) (2)감방(坎方) 등의 뜻으로 ①구덩이(땅이 움푹하게 파인 곳) ②치는 소리 ③64괘의 하나 ④험하다 ⑤고생하다 ⑥험난하다 ⑦괴로워하다 ⑧애태우다 ⑨묻다 ⑩숨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덩이 갱(坑), 구덩이 참(塹)이다. 용례로는 때를 만나지 못하여 뜻을 이루지 못해서 괴로움이 큼을 감가(坎坷), 일이 험난한 지경에 다다라 그만둠을 감지(坎止), 여인들이 옷 위에 덧입는 배자를 감견(坎肩), 길이 험하여 다니기가 힘듦이나 일이 뜻대로 안되어 마음이 답답함을 감람(坎壈), 정북을 중심으로 한 45° 안의 방위 곧 북쪽을 말함을 감방(坎方), 별자리 이름을 감수(坎宿), 어떤 물건을 만드는데 바탕이 되는 재료를 감음(坎音), 구덩이를 감허(坎虛), 흙구덩이로 영구적인 묏자리를 정할 때까지 임시로 시체를 흙으로 덮어 둠을 토감(土坎), 축문을 묻는 구덩이를 내감(內坎), 아주 작은 염정鹽井을 요감(幺坎),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뜻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불행한 지경에 처함을 이르는 말을 유감(流坎), 소금을 만들 바닷물을 모아 두는 구덩이를 노감(滷坎), 제사를 지낸 뒤에 축문과 폐백 따위를 묻는 구덩이를 예감(瘞坎), 우물 안 개구리라는 뜻으로 견문이 좁고 세상 형편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감중지와(坎中之蛙) 등에 쓰인다.
▶ 井(우물 정)은 ❶상형문자로 丼(정)은 본자(本字)이다. 우물의 난간을 나타낸다. 옛 글자의 가운데 점은 두레박을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井자는 ‘우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井자는 우물을 그린 것이다. 우물은 지하수가 있는 곳을 찾아 땅을 파 내려가는 방식으로 만든다. 지하수를 찾고 나면 흙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돌을 쌓고 우물 난간을 만드는데, 井자는 우물의 난간을 그린 것이다. 井자는 갑골문에서부터 지금까지 크게 변하지 않은 글자이기도 하다. 소전에서는 井자에 두레박을 표기한 丼(우물 정)자가 쓰이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일본을 제외하고는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井(정)은 (1)정성(井星) (2)정괘(井卦)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우물 ②우물 난간(欄干) ③정자꼴 ④저자, 마을 ⑤정전(井田) ⑥조리(條理), 법도(法度) ⑦왕후의 무덤 ⑧64괘의 하나 ⑨별의 이름 ⑩반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싸움터의 적당한 곳에 세워 사람이 올라가서 적진을 정찰하도록 만든 망루를 정루(井樓), 우물물을 정수(井水), 우물을 관장하는 신을 정신(井神), 짜임새와 조리가 있음을 정연(井然),우물의 밑바닥을 정저(井底), 질서와 조리가 정연한 모양을 정정(井井), 바둑판처럼 종횡으로 된 간살이나 건물의 중앙에 있는 간을 정간(井間), 염분이 녹아 있는 지하수를 퍼 올려서 채취한 소금을 정염(井鹽), 우물에 지내는 제사를 정제(井祭), 천연 석유를 채취하기 위해 땅 속으로 판 우물을 유정(油井), 인가가 모인 거리나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을 시정(市井), 더운물이 솟는 우물을 탕정(湯井), 팔을 펴면 오목해지는 어깨 위의 가장 높은 곳을 견정(肩井), 물맛이 좋은 우물을 감정(甘井), 지붕이 없는 우물을 노정(露井), 물이 맑지 아니한 우물을 탁정(濁井), 첫 새벽에 길은 깨끗한 우물물을 정화수(井華水), 물을 긷고 절구질하는 일이라는 뜻으로 살림살이의 수고로움을 정구지역(井臼之役), 우물 속에 앉아서 좁은 하늘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소견이나 견문이 좁음을 정중관천(井中觀天), 우물 속에서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어리석어 사리에 밝지 못함을 정중구화(井中求火), 우물안 개구리라는 뜻으로 세상 물정을 너무 모름을 정중지와(井中之蛙)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蛙(개구리 와, 개구리 왜, 두견이 결)는 형성문자로 哇(와)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벌레 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圭(규, 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蛙(와, 왜, 결)는 ①개구리 ②음란(淫亂)하다 ③사특(邪慝)하다(요사스럽고 간특하다) 그리고 ⓐ개구리(왜) ⓑ음란하다(왜) ⓒ사특하다(왜) 그리고 ㉠두견이(두견과의 새)(결) ㉡불여귀(不如歸)(결) ㉢제결(鶗鴂: 소쩍새)(결)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개구리 밥을 와반(蛙飯), 개구리의 우는 소리를 와성(蛙聲), 개구리 헤엄을 와영(蛙泳), 개구리의 다리에 붙은 살로 담근 젓을 와해(蛙醢), 개구리 볶음을 와초(蛙炒), 개구리의 우는 소리를 와폐(蛙吠), 빛깔이 붉은 개구리를 적와(赤蛙), 빛깔이 검은 개구리를 흑와(黑蛙), 청개구리를 우와(雨蛙), 참개구리나 청개구리를 청와(靑蛙), 개구리에게 예경한다는 뜻으로 변변치 못한 인물에 대하여 우대함을 기롱하여 이르는 말을 식와(式蛙), 성균관의 개구리라는 뜻으로 자나깨나 책만 읽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을 반와(泮蛙), 금개구리를 금선와(金線蛙), 우물 안 개구리를 정정와(井庭蛙), 우물 밑의 개구리라는 뜻으로 소견이나 견문이 몹시 좁은 것을 이르는 말을 정저지와(井底之蛙), 우물안 개구리라는 뜻으로 세상 물정을 너무 모름을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 개구리라는 뜻으로 견문이 좁고 세상 형편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감중지와(坎中之蛙), 봄철 개구리와 가을 매미의 시끄러운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무용한 언론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춘와추선(春蛙秋蟬), 매미가 떠들썩하게 울고 개구리가 시끄럽게 운다는 뜻으로 논의나 문장이 졸려함을 이르는 말을 선조와명(蟬噪蛙鳴), 개구리와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는 뜻으로 서투른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논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와명선조(蛙鳴蟬噪), 지위의 고하나 현우의 현격한 차이를 이르는 말을 운룡정와(雲龍井蛙)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