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문아! 사랑샘아!
우정산악회 화요산행 금정산(20210223)
형상을 너머 심상을 여는 거기 거기
거석고송에 하늘굴을 지나 하늘문에 섰어라!
다시 고당봉을 지나고 미륵봉에서 만나는 사랑샘이여!
찰나의 인생살이라는데 무한의 정적에 빠져 삶이 그리워라!
한없이 걸어, 걸어서 그리운 거기 언어의 착각이라도 좋다.
이만하면 살만하고 행복하지 않은가!
호포역 출발 하늘릿지를 통한 고당봉 산행은 그렇다.
외람되지만 부산 근교에서는 최상최고의 산행등반코스라고
코로나19로 근교산을 찾고서야 발견하고 감탄에 감탄이었다.
탐험심에 동심을 불러주며 허망한 삶의 응어리를 떨쳐버림이야!
이래서 산을 그 수 많은 날들도 부족하다는 듯 산을 찾나 보다.
오늘도 유감없이 하늘릿지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하늘릿지 초입의 거석고송의 의연한 자태에 홀딱 빠졌음을...
거석고송(巨石孤松) 그 고고한 자태에 안겨 원 없이 머무르다가
바위를 타며 암릉굴 아니 하늘굴로 돌격....동심의 원형이었어라!
형형색색의 바위는 여전히 멋지게 품나게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나비암에 물개바위...그게 뭐라도 좋지만 그냥 보이는 대로 자칭함이야!
산행동료들도 모두 나름나름의 방식으로 하늘릿지를 돌파...성공!!!!
정작 꼭 보여주고 싶은 소소한 부분이 있었지만 어쨌든 좋았다.
그리어 내가 좋다고 여겼으니 누구나 그럴 것이라는 게착각임을 안다.
그러기에 각자의 몫만큼 보고 즑기는 삶인 것이여!
오늘의 하산지점을 어디로 할 것이냐를 산행 중에 결정
처음은 범어사로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하산길 돌너덜을 피하고자
임도를 거치는 금성마을로 정해지는 바람에 미륵사를 들리기로 했다.
그랬다. 미륵봉 옆의 사랑샘을 거쳐 미륵사로 가면 되겠구나!
수년전 이 사랑샘을 만나고 이 오묘한 형상이 너무나 좋았다.
거기서 바라보는 고당봉 원효봉 화염봉 파리봉 봉봉봉....
그저 사랑이 좋은 나이도 아닌데....양기가 눈에 모였나...
되살아나는 불빛같은 환희....생명의 함성이었다.
오늘 참여 회원 모두가 사랑샘을 만났으면 했지만
반수는 미륵봉을 피해 미륵사 직행이었다.
결국 주어진 몫대로인 걸 어쩌나....
보았다고 다 같이 느끼는 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보아도 이만하면 좋았음이야!
다만 고당봉에서 조금 언짢은 일을 목격
이제 갓 이립을 지났을 정도의 앳된 남성의 막무가내
고당봉 정상석을 짓이기며 머무는 모습이 그랬다.
사진 찍으려는 시야를 가리며 왔다리갔다리 답답했다.
그만하고 비켜달라는 말에 불쑥 내밷는 어투가 고약했다.
“뭐 하려고.......”
“보면 모르겠어요!”
나도 다소곳이 ‘죄송합니다.’라고 전제해야 하지만 치미는 분노!
어쩌면 어떤 누구의 권리와 정의를 부르짖는 그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금방 지워버렸다. 내 앞에는 미륵봉에 사랑샘이 있음이야!
도리어 나이만 내세우며 젊은이를 힘들게 했을 수도 있기애
아름답게 산다는 게 쉽지가 않음을 어쩌지....
그리어 좀 더 겸손하게 지며 사는 거야!
금성마을에서 하산식을 하고 작별
늘 그렇지만 각출한 금액보다 많은 하산식대를
언제나 감당하시는 분에게 감사하며
모두 헤어지고 파리봉을 오르려 했는데
서문에 화명수목원으로 향했다.
따사로운 봄볕을 즐기며 어영차
원없는 하루...그렇게 사는 거야!
하늘문에 사랑샘을 그리며 얼쑤
언제든 그리운 거기 거기여!
하늘문아! 사랑샘아!
- 신축년 2월 마지막 화요산행 금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