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에서 왕을 상징하는 맹수
본래 현생 사자는 북아프리카나 서아시아, 인도 공화국, 남유럽 등에 서식했으며 그 중 북아프리카 지역의 사자는 바르바리 사자라고 하는 지금보다 큰 사자였다.

용맹한 이미지와 달리 수사자는 대부분을 그늘에 쉬며보낸다. 이는 사냥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 재생산적인 측면의 문제이며 본래 사냥실력은 뛰어나다. 실제로 수사자의 경우 자기보다 체중이 4배나 나가는 성체 물소나 기린을 사냥하기도 하며, 1톤이 훨씬 넘는 성체 하마를 두 숫사자가 협공하여 사냥한 경우도 있다. 정확히 말해서, 수사자가 사냥을 안 하는 이유는 아프리카의 거친 자연에서는 바로 새끼의 생존이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인데 여타 다른 고양이과 동물과는 달리 거의 유일하게 무리를 짓는 사자는 코끼리처럼 새끼를 항상 이끌고 다닐 수도 없고 누군가가 새끼들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새끼를 공격하는 동물은 초식동물 따위가 아니라 굶주린 육식동물이다(특히 떠돌이 수사자). 따라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수사자가 새끼를 보호하는 것은 타당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사자는 가끔 암사자들이 사냥 도중 하이에나와 대립하거나 하면 엄청난 포스를 뿜으며 무리를 도우러 나타난다. 어떤 다큐에서는 하이에나 무리에게 몰린 암사자들이 나무 위로 도망치고 하이에나들이 밑을 맴돌며 위협하는데 멀리서 달려온 수사자에게 공격당하자 부리나케 도망치는 장면이 나왔다.(아래 영상 참조)
동영상lion saves lionesses (male lion saves female lions)lion saves lionesses 9 lionesses 10~ 12 Hyenas 1 male lionwww.youtube.com
(바쁜 분은 2분부터 보시길)

사자는 프라이드(Pride)라 불리는 무리를 이루는데, 주로 수사자 1~3마리와 암사자 10마리 안팎으로 구성된다. 새끼들은 성숙하면 무리에서 벗어난다. 그렇게 또래들과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1~2년간 생활하면서 자기네를 받아 줄 프라이드를 물색한다. 이때 암컷은 대부분 별 저항없이 받아들여지지만 수컷은 기존의 우두머리 수컷을 제압해야 한다.
수사자 중 완전히 장성하여 프라이드를 얻고 암컷을 거느리는 개체는 전체의 5% 안팎이라고 한다. 떠돌이 수사자들은 호시탐탐 다른 수컷들의 프라이드를 노리며 도전한다. 아무리 힘세고 덩치 큰 수컷이라도 프라이드를 지킬 수 있는 기간은 길어봤자 5년을 넘지 못한다. 동물원의 사자는 적이나 생존의 위험이 없으니 20년까지도 살 수 있지만 야생에서는 10년을 넘기는 개체가 드물다.

새로운 수사자가 프라이드를 장악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기존 수사자의 새끼를 다 죽이는 것. 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잔인해 보이지만, 새끼가 없어진 암사자는 얼마 후 발정기가 찾아오게 된다. 자손 번식을 위한 길이다. 그런 탓에 프라이드의 수사자가 바뀌면 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자란 새끼는 도망간다. 덜 자란 새끼는 어미와 함께 무리를 떠나거나 수사자에게 죽는 길 뿐. 아주아주 드물게 기존 수사자의 새끼를 죽이지 않고 떠날 때까지 같이 사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암컷은 사정이 좀 낫다. 적어도 동족과 싸울 일은 훨씬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냥은 암컷이 거의 전담하므로 딱히 편한 팔자는 아닌 듯. 간혹 떠돌이 암컷들이 기존 암컷들에게 린치를 당해 중상을 입곤 한다. 야생에서 중상을 입으면 보통 죽는다고 봐야 한다.
암컷의 경우 자매끼리 프라이드를 이루다가 수컷이 와서 대장이 되곤 하는 일이 많다. 덕분에 피가 이어지지 않은 암컷은 안 끼워주거나 왕따를 시키곤 한다. 수컷이 프라이드 외부의 암컷과 바람을 피웠을 경우, 상대 암컷은 아무리 노력해도 프라이드에 못 들어가는데 아주 가끔 수컷이 새끼를 키우는 일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무리에 끼게 되는 수가 있다. 물론 대부분은 다른 암컷들에게 몇달동안 다구리 당한다.
프라이드의 사냥 성공률은 대략 30%다. 여기엔 대가족이 샌드위치 하나를 나눠먹는 수준의 사냥도 포함된다. 그러다보니 노릴 수 있는 남의 떡도 얼마든지 노린다.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는 습성 때문인지 다른 고양이과 육식동물들에 비하면 거의 유일하게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암사자는 새끼 사자가 다치면 가차없이 버린다. (위 움짤 참조)아프리카에서 물소에게 찍혀 뒷 다리가 아주 부러져 못 걷게된 새끼사자를 외면하는 암사자를 볼 수 있다. 눈감고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외면한다. 야생에서 크게 다칠 경우 먹이감이 되기 쉽고 먹이감이 되지 않더라도 사냥이 어렵기 때문에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강한 사자라해도 사냥이란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몸이 멀쩡하지 못한 개체가 살아남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성체가 되기까지 부모가 보살펴 준다해도 그 일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새끼는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지 않으면 결국 죽게 된다.

사람들은 하이에나가 사자의 먹이를 훔쳐 먹는다고 생각해서 하이에나를 나쁘게 보았는데,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자도 하이에나가 사냥한 먹이를 자주 빼앗아 먹는다고 한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 상황 봐서 그때그때 기세가 오른 쪽이 먹이를 차지한다. 누가 잡았는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사자도 하이에나에 지지 않을 정도로 다른 동물의 먹이를 강탈한다. 피해자 1순위는 치타이며 표범이나 리카온도 먹이를 빼앗긴다. 하이에나와 차이가 있다면 하이에나는 먹이를 잡은 동물이 어느정도 배를 채울 때까지는 기다려주는 반면 사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뺏어간다는 점.
그렇지만 이건 무리를 짓는 점박이하이에나의 이야기고 다른 지방의 갈색하이에나나 줄무늬하이에나는 점박이하이에나와 달리 큰 규모의 무리를 짓지 않고 단독으로 살거나 10마리 내외가 소규모 무리를 짓기 때문에 사자를 당해낼 수가 없다.
여담으로 사자에게 가장 많이 시달리는 하이에나는 새끼를 낳고 있는 하이에나다.

백수의 왕이라고 불리지만 대형 초식동물들이 유난히 많은 아프리카의 생태계에선 생각 외로 수난을 당한다. 일단 몸무게가 6톤 이상 나가는 아프리카 코끼리가 오면 사자는 열나게 도망가야 한다. 새끼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어서 코끼리들이 사자를 가만 안 놔두기 때문이다. 3톤짜리 하마나 코뿔소가 나타나거나 수백 킬로그램짜리 물소떼가 몰려와도 조용히 버로우 탄다. 나일악어에게 잡아먹힌 개체도 있다.
물론 사자(특히 숫사자)들이 굉장히 강력한 동물들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기본적으로 치악력만 300kg이며 건장한 성인 남성의 12~13배에 달하는 근력을 낼 수 있으며 사냥 기술도 매우 뛰어나 자신보다도 훨씬 커다란 동물들도 사냥 가능하다. 보통 사자 몸무게의 2~3배 정도 되는 동물들까지 단독으로 사냥 가능하며,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최대 자신의 몸무게의 4배나 나가는 동물, 즉 몸무게가 거의 800kg에 육박하는 성체 기린이나 아프리카물소를 단신으로 쓰러뜨릴 정도로 사냥 기술이 뛰어난 숫사자들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 건강한 개체(아주 없는 경우는 아니다)보다는 대개 병약한 개체를 노리며, 주로 밤중에 후방에서 기습을 하는 방식으로 사냥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애초에 고양잇과 동물들의 디폴트 사냥방식이 매복과 기습이기도 하고, 동물들의 싸움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1순위가 체급인데 그걸 극복하려면 기습 외에는 답이 없다. 당연하지만 사자가 무슨 챔피언 자리 때문에 다른 동물들과 싸우는 게 아니니 병약하거나 새끼 개체를 주로 노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담]
사자는 코끼리 똥에 환장을 한다. 배설물 성분이 대부분 섬유질인 코끼리 똥은 사자를 흥분시키는 성분이 많아서 개다래 나무를 씹은 고양이처럼 코끼리 똥에 얼굴을 파묻고 온몸에 말그대로 똥칠을 하며 먹어댄다.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 떨어트려서 살아남는 녀석만 기른다?
이 속설은 원래 사자 대신 호랑이에 관한 속설이었는데 몇몇 매체에서 사자로 바꿔 넣은 것이 와전된 듯하다. 사자와 호랑이가 비슷한 맹수의 이미지이기에 가끔 착각되는 듯 하나 엄연히 호랑이에 관련된 속설이다. 물론 호랑이라고 해서 이런 미친 짓을 실제로 하진 않는다. 20세기 들어서 호랑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호랑이든 사자든 독수리든 늑대든 이 속설에 관한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 경쟁자가 없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가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키워도 서너마리 중에 한두놈 살아남을까 말까 한 것이 야생의 세계다.
사자가 자기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트린다는 말은 1910년 독일의 델타 남작의 논문에서 나왔다. 델타 남작은 아프리카에서 사자가 새끼 두마리를 절벽에서 던지는걸 보고 그걸 논지로 스파르타식 교육을 주장했다. 그런데 영국에서 나온 후속 연구 결과는 자기 새끼가 아니고, 다른 무리를 침공해 원래 있던 수사자를 ?아내고 암컷들을 ?아낸 수사자가 전임자의 아이들을 학살하는 것이라고 한다.

암사자가 전혀 다른 종인 사막여우나 누 같은 동물들을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보호해준 사례가 목격된 적이 있으며 동물원에서는 조련사를 공격하려 든 수사자를 말려 사람을 구한 암사자도 있다. 누를 보호한 사례는 갓 태어난 물기조차 마르지 않은 새끼 누를 하이에나 떼로부터 약 하루동안 옆에 달라붙어 보호한 후 돌려보냈다. 맹수이긴 해도 암사자는 무언가 보호본능 같은 게 강한 듯. 수사자는 그런 거 없다.
첫댓글 재밌게읽었습니다
재밋네요
나도..백수가 부럽다..
재밌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