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스스로 자신의 의사를 밝혀 나라를 바로 세우려 일어났던 촛불혁명의 정신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검찰개혁 법안이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땅의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부정한 이익을 보호, 확대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의 깃발을 내릴 때가 아닌 듯합니다.
3년 전 수십, 수백만의 국민이 결연히 일어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고 직접 명령하고 행동했던 그 결단이 이제 다시 한 번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라고 수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여 마련한 새로운 선거법도 미래통합당의 사악한 꼼수 앞에 다시 무력해지고 있습니다. 세계사에서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이러한 발상은 선거법 자체의 허술함일 수도 있으나 미래통합당의 유례없는 꼼수 때문입니다. 상대의 건강한 상식을 믿은 것을 순진하다 비판할 수는 있으나 그 상식을 내팽개친 집단의 교활함보다 더 비판 받을 일은 아닙니다.
지금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장정당을 내세워서 미래통합당이 꾸미고 있는 술수는 한국 정치 전반을 시궁창으로 끌어내려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환경, 즉, 합리도 이성도 상식도 없는 난장판에서 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요 국민 전체를 기만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정치집단의 꼼수와 반민주적 행태를 저지하기 위해 다시 힘을 모으자고 여러 정당과 시민사회에 제안합니다. 함께 미래한국당이라는 사상 초유의 꼼수를 저지하고, 정치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선거연합 정당을 만들어냅시다.
선거연합은 유럽과 뉴질랜드 등 정당정치가 발달한 정치선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1996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한 뉴질랜드에서도 연합(Alliance)라는 5개 정당의 연합체가 만들어져서 연합 비례명부를 내기도 했습니다. 스페인의 포데모스도 다른 정당들과 연합체를 만들어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사례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식의 연합정치가 시도되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반개혁에 맞서 정치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정치개혁 완수에 동의하는 제 정당의 비례후보들을 한데 모아 (가칭)정치개혁연합의 이름아래 선거를 치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거 후 당선자들은 본래 소속된 정당으로 되돌려 보내 정치개혁을 완수토록 합시다.
이 자리에 참여한 민주화운동의 원로들과 시민사회 인사들은 그 판을 먼저 깔겠습니다. 이 판을 채워주시는 것은 제 정당들이 해 주십시오. 우리는 4.15. 총선후 다시 자신의 자리들로 돌아와 정치개혁의 과정을 감시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이제 제2의 촛불 정신으로 미래통합당의 사술을 제압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 뜻을 살려야 합니다. 나아가 진보 개혁적 세력의 국회진출을 적극 지원하여, 국민소환제 등 직접민주주의의 기초를 확립해야 합니다.
제 정당들에게 호소합니다.
각각의 정파적 이익을 촛불 시민들 앞에서 겸허하게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왜곡되어버린 선거법의 정신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르게 지켜내고 정치개혁의 큰 뜻을 함께 달성합시다.
그것이 국민 대다수의 뜻이며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길입니다. 부동산, 교육, 미세먼지와 기후위기, 인권과 복지 등 우리 삶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정상화가 가장 선결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