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기타 우리나라에도 표범이 살았다구요?(표범 part.2)

[sosobii]

한반도에 표범이 살았었음을 알려주면 "어?! 진짜로??"라며 놀라워 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흔하다. 현재(2017년) 옛 어르신들이 아니고서야 표범이 우리나라에 살았었음을 아는 사람은 동물을 정말 좋아한다거나 대학 교수 같은 전문가들 정도에 불과하다. 아니면 내셔널 지오그래픽 WILD 채널이나 동물농장보다가 아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 살았던 표범은 표범의 많은 아종 중 하나인 아무르표범이다. 아무르표범의 이명은 극동표범, 만주표범, 한국표범이다. 한국표범이라는 이명에서 알 수있듯, 과거 한반도 일대에도 서식하였으나 현재 남한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남한 내에 생존한 개체군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목격담도 나오지만, 영상촬영이나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눈이 많은 곳에 사는 표범'이라는 특징때문에 눈표범과도 자주 혼동되나, 엄연히 표범과 눈표범은 다른 동물이다.(눈표범은 이번 표범 편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러시아 극동 연해주와 아무르 강 일대, 중국 북부 일대에 40여마리~60여마리의 소수가 서식하며, 전세계 동물원에 약 200여 마리가 있는 몸길이 1.5~2m, 꼬리길이 67 ~ 110cm, 어깨높이 60~70cm, 몸무게 32~48kg의 표범이 아무르표범이다.

(아기 아무르표범.)

1~2월에 번식기를 가진뒤 암컷은 92~95일간 임신하며, 한배에 2~3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갓 태어난 새끼의 무게는 500~700g이다. 새끼표범들은 2~3년 동안 어미에게서 자란 뒤 독립한다.

야생에서의 수명은 약 10~15년, 사육 환경에서의 수명은 약 20여 년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르표범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과학자들.)

아무르표범이 서식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에서는 야생 아무르표범의 개체수를 확인하고 밀렵을 단속하며, 서식지로의 출입을 통제하고있다.

남아있는 야생 아무르표범에게 서식지 파괴와 더불어 밀렵 또한 큰 위협이지만, 야생 아무르표범들의 보전에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되는 것은 바로 개체수 부족으로 인한 근친교배이다. 야생 아무르표범은 약 40여마리가 정도가 생존해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근친교배를 피할 수 없어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으로, 실제 야생에서 관찰되는 아무르표범들 중에서도 열성인자인 흰 발을 가진 수표범들과 짧은 꼬리를 가진 암표범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민화-까치와 표범)

과거부터 한반도에서 표범은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범'으로 불려졌고, 표범과 호랑이를 같은 종으로 여기며 표범을 암컷 호랑이로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표범은 민가의 개를 먹이로 선호하였다고 하며, 당시에도 가죽을 얻기 위한 사냥이 있었고 표범을 이용한 요리 또한 있었다고 한다.

엽사 이상오 선생에 따르면 표범은 나무위에 있다가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이 모르고 지나가면 내버려 두지만, 만약 사람이 위를 올려다보아 눈이 마주치면, 지체없이 달려들었다고 한다.

(1917년 11월 16일, 야마모토 타다사부로(山本唯三郎)에 의해 조직된 야마모토 정호군(山本征虎軍) 제 5반의 포수 키타쿠니 리키조가 영흥군 의흥면 용신리에서 사살한 아무르표범.)

일본제국이 시행한 해수구제사업에 의해 호랑이와 더불어 다수의 아무르표범이 포획되었는데, 공식적인 기록만으로는 1919년에서 1924년까지 385마리가, 1915년에서 1942년까지 약 624마리의 표범이 포획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공식적인 기록은 이렇지만 해수구제사업의 보상금보다 표범가죽의 가격이 더 비싸서 밀렵으로 죽은 개체의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나쁜놈들)

(1959년 3월 24일, 산청군 고촌마을에서 표범에게 공격당한 윤보안(당시 30세)씨가 표범을 두들겨 잡았다는 내용의 국제신보 1959년 3월 30일 자 기사.)

(1962년 합천군 오도산에서 포획된 뒤 창경원으로 옮겨진 수표범에 대한 1962년 2월 21일 자 동아일보 기사.)

포획된 새끼 수표범은 드럼통으로 만든 임시우리에 수용되어 있다가 창경원으로 보내졌고, 창경원에서는 '한표' 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963년, 합천군 가야산에서 포획된 표범.)

오도산에서 한표가 포획되어 창경원으로 보내진 뒤인 1963년 3월 23일, 합천군의 가야산에서 또다른 표범이 포획되었다. 당대 신문기사 등에서는 대전리 주민 황수룡(당시 38세)씨가 자신의 진돗개를 잡아먹은 표범을 쫓아 포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황수룡씨의 동생인 황정길씨가 포획했다고 하는 이 표범은 산채로 포획된 오도산의 표범과는 달리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하였고, 그 시체도 대구의 한약재상에 팔린 뒤 해체되어 부위별로 팔려나갔다고 한다.

(합천군 묘산면 산제리 가야마을에서 암표범이 포획되었다는 내용의 동아일보 1963년 11월 13일 자 기사.)

가야산에서 표범이 죽임을 당한지 8개월 뒤인 11월 10일, 이전에 새끼 수표범이 포획되어 창경원으로 보내졌던 합천군 오도산에서 김칠리(당시 51세)씨가 설치한 올무에 다시 한번 표범이 잡혔다. 잡힌것은 2m, 무게 15관(56kg에 해당)짜리 성체 암표범이었는데, 이 표범은 10시간 넘게 몸부림치다 죽었다고 하며 이 암표범이 이전에 포획된 새끼 수표범의 어미일지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함안군에서 수표범이 잡혔다는 내용의 경향신문 1970년 3월 6일 자 기사.)

이후 경향신문 1970년 3월 6일 자 기사에서 함안 여항산에서 수표범이 포획되었다는 기사를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남한 내 야생 표범 발견은 없었다.

한표를 사육하던 창경원 측에서는 한표와 짝을 지을 암표범을 몰색하던 중 1963년 7월에 이리시(익산시)의 한 교회에서 3년 생 암표범 한 마리를 포획했다는 연락이 오자 해당 표범을 수령받으려 했으나, 해당 암표범은 총상으로 오른쪽 앞발목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던데다 교회측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요구했던 탓에 구해오지 못했다고 하며, 이후 이 암표범은 약용으로 도살되었다고 한다.

(1962년 합천군 오도산에서 포획된 뒤 창경원으로 옮겨진 한표의 이후 모습. 비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한표는 창경원에서 11년을 살다 1973년 8월 11일. 순환기 장애로 쓰러졌고 8월 19일 새벽 4시 30분에 사망했는데, 죽기 전부터 부분적으로 구더기가 끓는등 괴사가 일어나 가죽이 심하게 상해 골격표본만을 만들어야 했다고 하며 사망시의 체중은 87kg으로 과체중이었고, 몸길이는 87cm에 어깨 높이는 69cm, 가슴둘레는 95cm였으며 꼬리길이는 측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1999년 개마고원 와갈봉에서 촬영되었다는 표범.

북한의 표범개체와 관련해서는 2004년 MBC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한국표범을 통해 1999년 개마고원 와갈봉에서 촬영하였다는 표범의 영상이 공개되었으나 이 이후로는 북한 지역의 표범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 소장 타티아나 바라노브스카야(Tatyana Baranovskaya)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타티아나는 2005년 북한지역에서 표범의 발자국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바가 있다고 하며, 러시아 극동 지역의 아무르표범 수컷 개체 일부가 중국과 북한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2013년 4월, 원주시에서 발견된 표범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그러나 수달의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고, 현재 이 발자국의 정체는 불확실해졌다.)

남한에서 표범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등, 표범의 흔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때때로 발견되기도 하였으나 사진이나 시체같은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기에 아무르표범의 남한 내 개체군은 멸종된 것으로 보고있지만 아직까지도 표범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주장과 목격담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너구리와함께춤을]

일본놈들이 호랑이 멸종시키고 표범도 멸종시키고 민족성도 멸종시키고...

[뫼비우스의때]

쪽바리가 망쳐놓은게 한두가지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