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들이 동굴 벽화를 그린 이유?
① 빈 여백·공간에 대한 공포감 때문
② 소망을 형상화해 기원하기 위해서
원시미술 해석에 ‘절대 진리’란 없다 - 후대인들의 상상과 추론일 뿐
미술 작품 앞에만 서면 ‘어렵다’, ‘모르겠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어려움의 바탕에는 우리가 보고 있는 미술품의 보이는 것 너머에 초월적 진리가 존재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렇다면 정말 미술 작품은 ‘진리’를 담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이제 이런 ‘도그마’로부터 자유스러워지자. 해외여행에서 그 나라 말을 알면 여행이 수월하듯 미술 동네에서 쓰는 말을 배워 쉽게 이 동네를 유유자적 걸어 보자. 독자들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용어를 알면 미술이 보인다
미술은 언제, 어떻게, 왜 생겨났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우리는 기원전 4만 년에 만들어진, 남프랑스와 스페인 북부에서 발견돼 프랑코칸타브리아미술이라 일컫는 알타미라(Altamira)나 라스코(Lascaux) 동굴벽화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Venus Of Willendorf)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외에도 돌에 새기거나 색을 칠해 형상을 남긴 많은 암각화와 조각이 있다.
동굴벽화는 암각화의 일종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암각화의 나이도 점점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정글에서 발견된 암각화는 기원전 6만 년 것으로 추정된다. 암각화는 유럽은 물론 아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오세아니아 지역 등 지구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앞으로도 꾸준히 발굴될 것이다.
미술의 탄생, 기원전 4만~6만 년 동굴벽화
원시인들은 왜 동굴에 벽화를 그렸을까? 학자들은 자신 앞의 빈 여백 또는 공간에 대한 공포감, 즉 공간외포(空間畏怖·Horror vacui) 때문에 빈 벽에 인물이나 동물 또는 추상적 문양을 그려 넣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는 자신의 공간을 꾸미기 위한 장식 본능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는 어린아이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화장하는 것과 같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주술적인 이유가 있다. 자신 또는 동굴에서 함께 사는 이들의 소망을 그려 실현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원시인들은 사냥감인 들소가 창을 맞고 쓰러진 모습을 그려 사냥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런 일은 여전히 원시부족 사이에서 성행한다. 서인도제도에서는 지금도 특정인을 저주하고자 사람 모양의 인형을 만들어 바늘로 찌르는 부두교가 성행한다. 이런 믿음은 원시종교에서 가시적인 대상을 향해 숭배 또는 기도하는 페티시즘(Fetishism)과 통한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동굴벽화. 지금까지 발견된 동굴벽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다산과 대풍 기원한 3.5등신 여인의 나상 암각화와 함께 원시미술에서 나타나는 유물로는 여인의 나상이 있다. 한 손으로 쥘 수 있을 만한 크기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상이 그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1908년 발굴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있다. 하지만 이 여인상은 우리가 아는 비너스와는 거리가 있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팔등신의 여성상이 아닌 3.5등신의 작달막한 키에 가슴과 배 그리고 엉덩이가 과도하게 크게 만들어진 비만형이다. 프랑스 로셀의 비너스(Venus of Laussel), 러시아의 코스텐키 비너스(Venus of Kostenki), 우리나라의 울산 신암리 여인상도 빌렌도르프의 것과 비슷하다.
동굴벽화에는 소나 말, 사슴 등 주로 사냥감이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으로 그려졌다. 한 동굴에 200여 마리가 그려진 곳도 있는데 한 번에 전체를 그린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그림이나 조각은 뜻을 이루고, 소망을 빌기 위한 주술적 이유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조각의 일정 부위가 과도하게 확대된 이유는 낳고 기르는 생육과 대지, 풍년을 상징하고 관장하는 땅의 여신, 즉 가장 큰 생명력을 가진 지모신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즉 다산과 대풍을 기원하는 것이다.
작품 보며 스스로 상상해 가설 세워보길
물론 이런 이야기들도 후대인의 상상이나 추론에 의한 것이다. 원시인들이 왜 그것을 만들었는지는 기록도, 전해 들은 사람도 없어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원시미술에 대한 지식도 알고 보면 학자들이 새롭게 발견한 것을 학문공동체에 보고해 인정받은 것이다.
기존 학설과 용어는 언제나 새로운 주장에 의해 바뀔 수 있다. 절대 진리란 절대 강자처럼 절대 없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도슨트(박물관·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의 설명이나 안내서를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보면서 스스로 상상해 가설을 세워보는 것이 더 좋다.
다만 그와 관련된 용어를 알고 돌도끼를 보면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더 재미있고 새로운 가설들이 나올 터. 사실 우리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이유는 이렇게 ‘내 맘대로 보기’ 위함이다.
석기시대에 살았던 선조들이 스스로 석기시대라고 부른 것은 아니다. 1836년 덴마크의 톰센(C. J. Thomsen·1788~1865)은 너무 넓은 선사시대의 범위를 인류가 사용한 도구의 발전 단계에 따라 석기·청동기·철기시대로 나눴다.
영국의 존 러벅(John Lubbock·1834~1913)은 석기시대를 다시 구석기와 신석기로 구분했다. 이렇게 용어란 대개 시대와 지역이나 재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박물관·미술관에서 유물이나 미술품을 분류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고고학이 발전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용어들은 더 세분화될 것이다.
그냥 보지 말고 ‘왜?’라고 한번 생각해보자
도구도 미술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고고학에서는 도구도 ‘만든다’는 의미에서 미술의 범주에 넣는다. 초창기 인류는 돌을 주워 쓰거나 일부를 깨뜨려 사용했다. 이때를 구석기 시대라고 하고 이 시대 석기를 뗀석기 또는 타제석기라 한다. 또 떼어낸 모양에 따라 격지석기와 돌날석기로 나누고 이는 용도에 따라 다시 나뉜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세분화한 용어까지 알 필요는 없다. 미술이란 모두가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면 좋지만, 모른다고 내가 무지한 것은 아닐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쳐다보지 말고 ‘왜?’라고 한 번만 생각하면 되는 것이 미술이기 때문이다.
정준모 큐레이터,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국방일보
[미술관련 영어]
Primitive Art 1
- 원시미술
* 미술은 마술(magic)이었다
magician -> image(그림), statue(조각)
magic = i + magic - image
* Primitive Art(원시미술)
primitive : first(최초의), chief(주요한)
-> prim(first) + it(go) + ive : 처음으로 가는, 처음으로 시작된 = primitive(원시, 야성적인, 거친)
Primitive Art 2
- 영혼 불멸의 미술
* 영혼은 불멸한다 - animism
anim : life(생명), mind(정신)
-> anim(life) + a = anima(생명)
-> anim(life) + al = animal(동물)
-> anim(life) + ation(make) ; 살아있게 만들기 = animation(만화영상,동영상)
-> in(not) + animate : 생명력이 없는 상태(lifeless) = inanimate(무생물의)
* ancestor(조상)의 수호자상을 만들어라!
ance : before(앞에 있는, 앞선)
-> ance(before) + cest(go) + or : 앞에 가는 사람 = ancestor(조상)
-> de(against) + scend(climb) + ant : 거꾸로 내려가는 = descendant(후손)
* idolize 숭배하라
latry = to worship(숭배하다)
-> idol(image) + ize(make) : idol(우상)을 만드는 것 = idolize(숭배하다)
-> idol(image) + latry(worship) = idolatry(우상숭배)
-> helio(sun) + latry(worship) = heliolatry(태양숭배)
-> biblio(book) + latry(worship) = bibliolatry(서적/성경 숭배)
-> physio(nature) + latry(worship) = philosolatry(자연숭배)
-> pluto(wealth, money) + latry(worship) = plutolatry(돈숭배)
* (idol을) 파괴하라. iconoclast
icon = image(도상; 특정한 의미를 지닌 image)
class = to break(부수다)
-> icono(image) + clas(break) + t(ist) = iconoclast(우상파괴자)
-> icono(image) + clad(break) + m
= iconoclasm(우상파괴운동)
-> iconoclastic(우상파괴의, 인습타파의)
-> icon(image) + graphy(write) : icon을 연구하는 것 = iconography(도상학 ; 미술사의 한 분야로 과거의 미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학문)
-> icon(image) + ology(science)
= iconology(도상해석학)
* Image(그림이나 사진, 영상 또는 조각으로 옮겨져 실체가 없어진 것)
미술은 Image를 다루고, 과학은 실체(Substance)를 다룬다.
-> image,imago(death mask) > imitation(모방)
-> image + nation ; 이미지를 만들고 다루는 것 = imagination(상상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