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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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세상에 봄이...
희망의 봄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지난해 2월에 피었던 '설강화')
첫댓글 봄의 시 한 편이 고맙습니다.
아주 유명한 시지요.
감옥에 있는 조국 씨가 이 시인의 시를 읽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성부라는 분이?
글츄 ?
어느 계절인 듯
기다리지 않아도 오지요?
오늘 꽃샘 추윈동 바람이 차네요
올팤 만개한 풍년화 가려다가
못갔네요 설강화가 초면인 듯요 예쁜 꽃이군요
이성부 시인의 이 시는 봄을 노래한 시 가운데서도 아주 유명한 시지요.
설강화는 흔히 스노드롭이라 하는데 제가 지난해 올렸던 사진입니다.
막 달려오던 봄이 황색 신호등에 걸린것 같습니다.
곧 초록불로 바뀌면 화르르 피어날 봉 꽃들이
기다려집니다.^^
맞아요.
봄이 달려오다가 깜짝 놀라 주춤하고 있을 거 같아요.
그래도 머잖아 기어이 우리 곁으로 오고 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