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구에서 6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서 양양연어축제에 다녀왔습니다.
고향을 찾아 3년만에 돌아오는 연어의 모습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에 가는 길이 내내 설레였습니다.
금어기이기 때문에 연어를 채집하지는 못하더라도 축제장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흥분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컷기 때문인지 실망감도 큰 축제현장이였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의문이 드는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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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연어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이 연어맨손잡기체험과 연어구이에 집중한 축제 프로그램이였습니다.
이리저리 도망가는 연어를 맨손으로 잡으며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지켜보면서 저도 함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곧 비닐봉지에 연어를 담아 손질하고 숯불에 구워먹는 모습이....'꼭 이렇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연어도 어족자원이니깐 잡아서 먹는 것을 보고 뭐라 말할 순 없겠지만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념하는 축제장에서, 대한민국 연어1번지에서 이렇게 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축제장을 찾아온 아이들에게 그저 연어는 먹거리에 하나로 인식될까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21일부터 양양 남대천에서 연어 채란작업을 하기 때문에
암수 구분없어 20일까지 모든 연어가 연어축제장에 동원되어 먹거리로 전락되었습니다.
아주 질서정연하게 줄 지어 있는 연어무리입니다. 여기서도 본능적으로 구애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서대로 맨손잡이 체험장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연어들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저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들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고, 다시 돌아온 연어의 생일을 기념하는 그런 축제는 안되는 걸까요?
연어들이 산란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연어에 대해서 알아보는 그런 교육적인 축제는 안되는 건가요?
맨손잡이체험을 하고 숯불에 구워먹더라고 그게 축제의 일부분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연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양양연어축제가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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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대천에서 인공적으로 연어를 잡아 채란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지만
연어들이 직접 강을 거슬러 올라가 직접 자연산란하는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연어 이동경로를 따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양양군에서 연어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 이런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연어 서식지의 온전한 회복이야 말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하지만 지금도 어느 정도 자연산란도 분명히 이루어지고 있을텐데...
양양연어축제장에서 마련한 맨손잡이체험장은 강의 한 가운데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들어가서 체험하기 좋게 바닥을 평평하게 밀어놓고, 무릎정도의 수심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길은 자연히 인위적으로 틀어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연어는 어디로 올라가야 하는지.... 답이 없었습니다.
양양남대천 하류에서는 21일 이전까지는 일부 연어가 올라올 수 있도록 그물을 열어두었는데...
그 연어들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답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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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양양남대천 민물고기 홍보부스가 조그만하게 있었지만 시설은 너무 형편없었습니다.
민물고기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지만, 표준명이 아닌 방언으로 표기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은 가시고기는 채집은 되어 있었지만 설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자짜리도 안되는 아주 작은 어항에 몇 개 준비한게 전부였습니다.
아마 양양군에서 생각하는 민물고기에 대한 이해도가 이정도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 많은 축제예산은 다 어디로 소비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직막으로 축제장인 아닌 강에서 만난 연어의 모습은 정말 카리스마가 넘쳐있었습니다.
먼저 강을 거슬러와 자리를 잡으려는 숫컷의 모습을 정말 멋졌습니다. 뾰족한 입은 한마리의 독수리 같았습니다.
그리고 몸옆에 물감이 흐르는 듯한 보라색 무늬, 그리고 지느러미끝에 흰색 무늬를 너무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연어에 대해 저도 아는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양양연어축제를 보고 가지게 된 생각을 몇자 먹어보았습니다.
내년에는 더욱 멋진 축제공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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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나라의 물고기축제는 그냥 먹기축제지요 전어철엔 전어축제 쭈꾸미철엔 쭈꾸미축제 꽃게철엔 꽃게축제 지적하신대로
어느 하천 하나쯤은 연어들이 자연상태에서 회귀하고 산란,방정하고 2세를 남긴채 장렬히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을 자치단체 한곳이 유료화하여 개최하다면 좋을거 같네요
전어, 쭈꾸미, 꽃게는 평상시에도 음식재료도 우리가 흔히 사용하지만..언제부터 우리가 그렇게 연어를 잡아먹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의견을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수준,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먹거리, 구경거리, 즐기기에 모든 에너지와 문화를 쏟아붓는 천박한 우리모습. 해방고기님 말씀 단 한마디도 틀린말이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하천을 거슬러 올라와 장렬하고 처절하게 후손을 남기고 최후를 맞이하는 연어의 엄숙하고 숭고한 모습, 바로 자연의 모습 그대로인데....자연을 꼬챙이로 쑤셔대고 돈 된다고 마구잡이로 개발해대는 우리네 모습하고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이런 소식만 보면 속이 답답합니다. 절대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해방고기님 글이 여러군데에 좀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저도 연어축제에 대해 이런 시각이 있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발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민망한 얘기지만 가자미낚시하면서 술이취해 기억없었던 몇시간동안ㅡ제가 슈퍼개가 되어 남대천에서 연어 몇마리 잡은 사진이 있더라구요. 헐ㅡㅡㅡ사진본후 기억안나는 전 등골이 오싹했지요ㅡ운전땜에ㅡ그런 와중에 족대로 잡은 연어 나눠줬다네요ㅡ무슨 신력?으로 그짓했는지ㅡ남은건 사진이지만 글쓰신분말씀처럼 나름 축제의 의미를 바꿔보는것도 너무나 좋은생각같습니다. 5월 황어는 보근처에서 더 심한 ㅡ 대우를 받더라구요ㅡ뭐라하면 쌈날것 같았고ㅡ글쓴님의 맘이 느껴져 적었습니다ㅡㅠ
저도 연어를 잡은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잡을 수도 있겠죠^^ 근데 음주족대는 안됩니다. 너무 위험해요^^ 앞으로 조심하세요
아...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으면서 읽었습니다.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음이 담긴 글과 함께 보여주시는 사진이라 그런지, 수중촬영 사진은 더욱 장엄한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잘 지내지?? 앞으로 새뱅이님이 할 일이 엄청 많으듯^^ 수중촬영 선배님 덕분에 열심히 도전은 하고 있는데 ㅠㅠ 보정을 하지 않으면 알아볼 수가 없어 ㅠㅠ
참석해보고 싶었던 축제였는데, 해방고기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단순한 먹거리 축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존할 수 있는 유익한 지역축제로 거듭나길 바라봅니다-
한번 직접 가서 보면 또 다른 생각이 생기겠지^^ 나는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럴 수도 있고^^ 내년에는 꼭 한번 참석해봐~~~ 그리고 양양연어축제장 말고 채란장에 가볼것을 추천할께
굉장히 와닿는 지적을 해주신것 같습니다. 현재 미국은 연어의 적합한 이동경로, 하천에서 산란장, 그리고 연어치어가 바다로 가기전에 생활하기 적합한 장소를 예측 및 복원하기 위하여 수리분야와 생태분야가 함께 연구하고 서식처 복원에 힘쓰는 반면 우리나라는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것이 아닌 상업적으로 활용하는데 너무 치중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지역사회의 경제적 이득을 위한것이니 어쩔수 없습니다만 최소한 연어를 소개하고 이 종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좀더 어필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미국의 지역민들은 환경보존에 관심이, 우리 지역민들은 경제적 이익에 관심이....따라서 지자체 장이나 지역구 의원이 어디에 돈을 쓰겠습니까? 당연 미국은 보존에 돈을 쓰면 표가 나오고 우리는 축제행사에 예산 더 주면 표가 나오죠. 그 차이일겁니다....
지역축제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하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물고기를 사랑하는 동호인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많이 연구하셔서 축제문화를 좀 바꿔주세요
물고기에 대한 관심과 애정어린 마음이 있기에 해방고기님의 이러한 시각이 가능한듯 합니다.
대부분 물고기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연어' 역시 '고등어'처럼 먹거리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 우리 동호회에서 단체로 한번 찾아가야겠어요^^ 연어를 지금은 즐겨먹지만 수입산이지 국내산을 마트에서 판매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어요. 그리고 연어를 양식하거나 바다에서 잡지 산란하러 올라와 연어를 잡는건 보지 못한거 같아요
마트에가도 연어 제품은 흔하고 음식점이나 뷔페에 가도 연어 샐러드나 초밥, 회등 관련 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래서 사람들에겐 마치 돼지고기나 쇠고기처럼 연어도 식품으로 인식된게 이제는 보편화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방고기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반성과 성찰을 겸한다면
앞으로 연어뿐만 아니라 자연과 생명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더불어 자연과 벗되는 우리 모습이 가능할 것 같아요
자주 가는 형편은 못되지만 지방축제에 가서 느꼈던 마음을 동일하게 느낄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어릴 때, 초창기에 열리던 연어 축제에 비교하면 최근 들어 열리는 연어 축제는 많은 것들이 변질된 것 같아요. 전에는 연어의 생태와 회유 경로 등을 알려주고 연어의 몸 구조 등을 알려주기도 했는데...2년 전에 갔을 때는 그런 것이 전혀 없더라고요. 부스조차도...
처음의 의도를 꾸준히 이어갔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지역 홍보 등의 여러 이유로 조금씩 변질된 것은 정말 아쉬운 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원래 의도를 찾아간다면...
해방고기님,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처음에는 연어에 대해 초점이 어느정도 맞춰져 있었군요^^ 해마다 축제를 해야하고,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깐 오락거리와 먹거리에 취중한다는 점이 이해는 되지만 안타깝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죠^^
잡고 먹는 활동도 나쁜것은 아닙니다만, 단순히 잡고 먹는 수준의 축제라면 살짝 아쉬운 부분이네요. 잡고 먹기 앞서서 연어의 생활습성이라든지, 우리가 이렇게 연어를 잡고 먹을수 있기 위해서는 자연보존에 힘써야 한다는 교육적인 부분이 추가된다면 정말 멋진 행사가 될것 같네요.
리얼도그님과 강원도로 한번 가길로 했는데...도대체 언제쯤 갈 수 있죠 ㅋㅋㅋㅋㅋ
심지어 어획이 금지된 고래조차 울산 고래축제에서는 고래고기와 술판이 대규모로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