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악장은 첫머리부터 피콜로와 플루트, 실로폰, 서스펜디드 심벌 등의 고음 악기들이 날카롭게 부르짖으면서 강렬하게 시작하는데, 곧 팀파니와 베이스드럼이 꽝 때리면서 매우 거친 행진곡 무드로 바뀐다. 트럼펫 주도로 나오는 첫 번째 주제 선율은 모든 음표에 악센트 기호(>)가 붙어있을 정도로 하이텐션을 유지하는데, 일단 크게 부풀고 나면 서서히 음량이 잦아들면서 현악기에 의해 비교적 우아한 곡선을 유지하는 두 번째 주제가 나온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고전적인가 싶지만, 두 주제를 섞는 발전부는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짧기는 해도, 자극적인 불협화음이나 피콜로클라리넷 등 고음 목관악기들의 신랄한 갑툭튀, 갑작스럽게 울리는 시끄러운 관현악 전합주 등이 굉장히 강한 대비 효과를 주고 있다. 일단 두 주제를 내놓고 주무르는 첫 섹션이 마무리되면 다시 새로운 형태의 주제가 관악기 주제로 나오는데, 모든 음에 악센트가 붙어있는 것은 첫 주제와 비슷하지만 훨씬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다. 물론 이 역시 그냥 넘어가지 않고 또 한 차례 거친 클라이맥스를 만들고 잦아드는데, 이후 목관악기 위주로 첫 번째 주제를 다소 냉소적으로 비틀어 연주하는 이행부가 나오며 계속 새로운 분위기로 이어진다. 관악기의 신랄한 연주가 끝나면 미칠듯하게 빠른 스피드로 푸가토(작은 푸가)가 시작되는데, 한참 동안 현악기들만의 속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거의 히스테릭한 느낌까지 받게 된다. 간간이 심벌즈가 강세를 더하고, 후반부에는 금관악기와 타악기, 목관악기까지 차례대로 더해지면서 이 교향곡에서 가장 폭력적인 클라이맥스를 연출한다. 푸가토를 혼란스럽게 연출하며 강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기법은 2번과 3번에서도 쓴 바 있지만, 여기서 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기 때문에 중요한 대목. 이 진짜 클라이맥스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가볍고 신랄한 이행부가 나오고, 불협화음이 점차 자극적이고 강하게 몇 번을 반복한 뒤 악장 맨 첫머리 부분이 재현된다. 하지만 기존 소나타 형식의 충실한 재현부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데, 오히려 이전까지 나온 주요 주제들이 파편화되거나 애매모호하게 늘어져 나오는 등 형식 파괴를 꾀하고 있다. |
첫댓글 승부사님 감사 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