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들 안녕! 나 저번에 반지하자취방 글쓴 통닭녀야.
밤길 헌팅으로 두려움에 떨었던 경험이 있어서 써보려구함.
2008년 여름마다 있었던 일이야.
2008년 장마였음.
그때 한창 극장알바할때라 심야영화 때문에 늦게끝날 시즌이었음.
우리동네 골목길 밤에다니면 온몸의 촉각을 곤두세워야함.
막차 버스타고 동네 내리니까 밤 12시 30분정도 였음. 신호등 기다리는데 나시입은 근육남이랑 나만있었음.
우산쓰고 음악듣느라 신경안쓰고 신호등 건너서 골목길 진입중 뒤에그림자 하나 따라오길래 무서워서 음악끄고 재빨리 걷기 시작함. 근데 그 뒤에 그림자도 빨라짐. 그래서 뛰려고 하는 찰나 그 그림자가 내 그림자랑 가까워지면서 그 나시근육남이 내 어깨 잡는거임.
'아 22살 인생 순결한 내 몸도 이제 끝이구나. 이렇게 죽는거구나.'
진짜 몇초 되지도 않는 순간 머리로 유서 10장은 쓴것같음.
그런데 그 나시남이
"저기요. 그쪽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까 신호등부터 쫓아왔는데..."
"네..? 그래서요?"
"저 번호좀 가르쳐주시면 안될까요?"
"네? 꼭 가르쳐드려야하나요? 그럼 저에게 번호를 알려주세요."
"이런건 남자가 먼저해야하는거 아닌가요? 그냥 알려주세요."
집이 어디냐는둥 학생이냐, 몇살이냐 물어봤지만 비는 사정없이 내리고 골목길이라 사람도 없어서 인생종치는줄 알았는데 마침 고등학생 무리가 지나가서 구출되었음. 다행히 연락은 오지 않았음.
헌팅받았다고 자랑하는게 아니라 문제는 이 다음부터임.
그렇게 혼자 욕하고 시바시바 거리다가 잊혀져갔음.
2009년 여름.
이 날은 학교에서 술 마시다가 놀라서 막차타고 집에 땀흘리며 들어가고있었음. 원래 늦게 안들어가려고하는데 그놈의 술이 웬수임. 같은 골목길이라 지날때마다 돼지처럼 땀흘리면서 개긴장하고 다녔음. 골목이 끝나서 다른골목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빠져나오는데 한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가 나시근육남이었음. 혼자 소리안내고 개기겁해서 집이 코앞인데 존나 뛰면 살수있을거같아서 뛰려고 마음먹은 순간 또...내 팔을 잡는거임. 이번엔 진짜 너무 놀라서 욕을 할뻔함.
" 아 씨ㅂ...!!!!깜짝이야"
" 저기요."
"네?"
"죄송한데요 저 핸드폰이 꺼져서 그런데요 전화한통만 쓸수있을까요?"
"예? 아..네 쓰세요."
안빌려주려고했는데 핸드폰 손에 쥐고 있었음. 그래서 빌려주니까 전화하더니 안받는다고 나한테 순순히 돌려줌. 그리고 핸드폰 받고 뛰어들어가면 더 자극할까봐 천천히 등에 땀흘리며 걸어가다가 갔나하고 뒤돌아보는데 자기핸드폰 확인하고있었음.ㅠㅠㅠ
그 이후로는 밤에 그 골목길지나가게 되면 입구서부터 집까지 엄청뛰어다니고 왠만하면 10시전에 귀가하게 됨. 그렇게 잊혀져갔음. 단순하니까ㅏ...
2010년 여름
친구랑 동네 영화관에서 영화보고 집까지 걸어오고 있는데 정면에 그 나시근육남이 있는거임. 예전에 친구한테 말한적이있어서
"야 씨방. 그남자야. 그남자 그 밤에 골목길."
"헐 ! !!! 대박 멀쩡하게 생겼는데? 근데 저 나시는 뭐얔ㅋㅋㅋ."
"야 졸라무섭다고 ! 빨리와."
"알았어. 너가그러니까 나도 무섭잖아."
"뒤에 따라오는거 아니야? 티안나게 봐봐."
"야 대박 진짜 따라와.어떻게!!!"
우연일진 몰라도 내가 보기전엔 길에 서있다가 나랑 눈마주치는 순간부터 걷기 시작하는거임. 그래서 친구랑 빨리 사람 많은 역으로 걸어와서 거기서 누구 기다리는척 서있었더니 그 남자도 다시 멈추는거임. 그래서 친구랑 나랑 졸라 뛰었음.
근데 쫌 무서웠던게 항상 만날때마다 같은 가방, 같은 옷차림, 같은 머리였음.
이제 이사가는데 여름전에 이 동네 탈출하고싶음. 무슨 시리즈 물도 아니고 매년 여름마다 내 귀가시간을 앞당기게됨.
밤길에 헌팅당했다고 좋아했다가 이젠 두려움의 대상이 됨. (자랑아님, 나 진짜 하체비만 쩔고 오죽하면 우리오빠가 레스링하라고 함. 엄마는 역도추천. 학교다닐때 학교오빠가 못생겼다고 놀려서 운적도있음. 정준하 덧니까지 있음.)
언니들 모두 조심해~
근데 난 아직두 ...사람보단 귀신이 무서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냐면 나 우리학번 여자팔씨름 일인자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 행복해서 기절할만큼 즐거운 월요일되길 바래. 여시들~ 읽어줘서 고마워.
웅 6,7월에 이사가서 다행이야 헤헤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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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골목길이 심해서 ㅠㅠㅠㅠ 나도 ㅋㅋㅋㅋ술먹은날은 친구네가서 가끔자. 무서워서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행이다 그래도 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미친넘은 세상에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