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지명자가 지난 10년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모아보
았더니 1만5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그중 다수가 이런저런 인사의
행동을 비난하고 징벌을 제안하는 글인데 그런 행동을 자기가 똑같이, 또는 더 지독하게 하거나 심지어는 뒷구멍으로 이미 했으니 참으로
요사스럽다. 그 글들이 자기를 찌르는 창끝이 되리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면 백치일 것이고, 그런 생각을 했으면서도 계속 그런
글을 올렸다면 사이코패스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를 편드는 사람들의 지적·도덕적 수준 또한 너무나 한심
해서 탄식이 절로 나온다. 위장 소송을 통해 수십억원의 빚 상환을
회피하고, 직위를 이용한 정보로 펀드 투자에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
을 취하고, 자기 자식의 편법 스펙 쌓기로 남의 자식 교육 기회를
박탈한 것이 거의 확실한 혐의자에 대해, 자신도 청문회에서 의혹이
많았던 어느 인사는 그의 비리 사실 보도는 못난 기자들의 그에
대한 시기심 때문이고 검찰 수사는 저질 스릴러라고 매도했다.
쌍욕이 특기인 어느 도지사는 조국에 대한 비난은 마녀사냥이라고
했고, 과거에 정유라를 입학시킨 이화여대를 뒤집어엎어야 한다던
교육감은 조국 딸의 입학이 정당했는지는 감찰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 외에도 조국의 사퇴와 수사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내란
세력이라고 한 코미디언을 비롯해 명백한 불법과 사회 교란 행위를
두둔하는 인간이 어찌 이리 많을까?
조국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검붉은 속내는 '범법자라야 법을 잘
수호할 것'이라는 그의 소신을 반영하는 것일까? 그의 '지소미아'
파기도 조국 비리에 대한 연막이라는 견해가 맞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조국 수호가 국민 안전보다 우선순위라는 말인가?
일본을 모욕하며 국민의 반일 감정을 자극해 외교 실패를 덮으려
하더니 이제는 미국과도 결별 절차를 밟아서 국제사회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려 한다. 적자 국채를 60조원으로 늘려 놓고서
남북 경협으로 일본을 단숨에 뛰어넘겠다니 국민은 초등생 수학도
못 하는 줄 아는가?
단테의 '신곡' 지옥 편 19~32장에는 사기꾼, 위선자, 사회를 분열
시킨 자, 반역자들이 벌 받는 모습이 담겨 있다. 위선자는 지옥의
바닥에 못 박혀 지나가는 죄인들에게 밟히고, 사기꾼은 인간·야수
·파충류가 합쳐진 몸으로 꿈틀거리고, 사회를 분열시킨 죄인은
몸통과 사지가 끊임없이 잘리고, 부패 정치인은 역청(瀝靑)이 끓는
호수에 처박혀 있고, 반역자는 얼음 덩어리 속에 뒤틀린 자세로
박혀 있다. 조국이 트위터에서 처방했을 법한 징벌이 아닌가?
'철저'한 법무장관? No, No! 셰익스피어 '맥베스'
이 우울한 날들에 그래도 잠시 웃게 해주는 인터넷 유머는 '정유라
한테 승마 배울래, 조○한테 수술받을래?'이다. 조씨는 28년이라는
세월을 철저하고 용의주도한 아빠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시달리다가 이제 고졸(중졸?) 학력으로 몰락할 신세가 되었다.
그래도 의사 노릇을 안 하게 된 것이 그녀 자신과 그녀의 애꿎은
환자들을 위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기는, 조국 법무부 장관지명자가 딸을 기어코 의사를 만들려고
그토록 술수를 쓴 것이 조국 일가가 웅동학원을 없애고 대신 병원을
지으려는데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이 있어야 가족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사실이라면 조씨는 면허만 따면 의료 행위는 안
해도 되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조씨가 능력도 적성도 안 맞는 의전원
에 다니기 싫다고 부모에게 읍소(泣訴)를 하면 조국이 '의사 면허 딴
다음엔 네 맘대로 살아'라고 달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일요일에 조국이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아버지로서 불철저
하고 안이했다'고 '반성'을 하는 데는 기가 질렸다. 조씨가 목표한
대학과 대학원에 응시하는 해에 조씨를 위해 고안된 듯한 입학제도
신설 또는 수정이 행해진 것, 조씨가 유급을 면하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부산대의전원의 학칙이 바뀐 것, 조씨를 위해 마련된 듯한
대학과 기관들의 인턴 기타 (일시적) 제도들…. 이것들이 조국의
철저한 기획 없이 우연히 된 것일 수 있을까?
조국이 그보다 철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조국은 딸의 진학이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럼에도 그 법과 제도에 '접근할 수 없어서'
상처받은 사람도 있을 것임을 인정했다. 그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법과 제도는 어느 나라 법과 제도였을까? 그는 그럼에도 '저의
가족이 고통스럽다 해도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는 없단다. 어느 출사표가 이토록 비장할까!
그가 그동안 SNS와 기고문을 통해 쏟아낸 무수한 위선적 발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 인사들의 불운이나 몰락을 비웃는
잔혹한 말들은 그가 지극히 위험한 반사회적 인간임을 입증해준다.
'법과 제도를 따라'서 국고를 축내고 서민을 울리는 자가 법무장관
행세 그토록 하고싶다니 나라가 무사할 수 있을까?
조국도 자기의 국기 문란 행위를 뉘우칠 날이 있을까? 왕을 살해하고
왕위를 찬탈한 맥베스는 거대한 대양(大洋)도 자기 손에서 반역의
피를 씻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바다가 붉게 물들 것이라고 통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