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친정 부모님과 해운대역에서 탄 동해남부선 기차는 휴가철답지않게 한산하다. 빵빵하게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오른 쪽 해님의 전송을 받으며 떠나는 외가 여행... 무궁화, 달맞이꽃이 계속 반기는 이 기분 아~좋다. 영천역에 내리자 경산에서 살고 있는 동갑 여자사촌이 마중 나와있다. 완벽 책임 서비스를 자청하겠단다. 외가였던 이모집에 당도하자 외사촌들이 나를 한가운데 두고 궁지에 몰아넣던 비탈진 대문 앞길이 퍽이나 반갑다. 서울서 휴가온 이종 남동생 가족이 처가댁 합류 여행을 지체하며 기다리고... 밭에서 뽑은 황기를 넣고 고은 삼계탕과 도라지 무침, 각종 무공해 시골 음식이... 침부터 고이게한다. 아니나다를까 묵 쑤는 솜씨로 한천 고은 솜씨 끝내준다. 시원한 콩국, 고소한 된장국, 호박 볶음, 호박잎 쌈..... 울 이모 장맛과 묵 솜씨는 이 마을에서도 유명하니.... 매년 콩 한가마니의 된장을 다 퍼낸다고. 우리 챙겨주면서도 부지런히 마을 회관 식구도 챙기는 울 이모 동네 며느리요, 마을 어머니로 마음씨까지 곱기도 해라! 작년 이모부가 심어놓고가신 도라지가 지천으로 꽃을 피워 별처럼 빛나고... 이모는 도라지를 올 처음 캤다며 넉두리다. 당신 계실 때 밭농사 거들었으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힘든 줄 모르고 밭농사 일궈두신 것 아까워 밭농사 일군 품이 예사롭지 않다. 깨밭, 콩밭, 황기밭, 고추밭, 호박 넝쿨, 조롱박 넝쿨.... 게다가 천문대 오르는 관광객을 위해 길가에 꽃 피우는 일까지. 밥값이라도 해야겠다며 콩잎 따는 일, 잡초 뽑기 여러 일손 거들면서 연신 웃음바다다. 작년 돌아가신 이모부 산소에 오르자니 손 봐 왔다는 차가 퍼져버리는데.... 사촌은 목회일에 열심인 제 남편에게 SOS를 치니 친구 부부와 함께 나타난다. 일행이 생겨 더 신난 천문대행이라... 시루봉 정상 행글라이더장에 오르니 가슴이 툭 터인다. 야생화 이야기, 천문대 생기고 처음 태풍 피해를 본 이야기. 보현산 전투며 집안 할아버지의 육이오 무용담까지 별별 이야기가 나온다. 빨갱이에게 끌려가다 기치로 살아돌아오셨다던 술도가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고슬고슬 고두밥 쪄대던 도가는 무너진 집과 함께 가세도 다 무너져 허무하고... 방앗간 터는 가족 별장으로 변신되고 젊은이는 대부분 대처로 빠져나가 격세지감이라... 여름밤 별아래 펼쳐진 잠자리는에 드나드는 청량한 바람은 도심에 찌든 찌꺼기를 씻어내고 소쩍새 소리는 자꾸자꾸 추억을 퍼올린다. 내가 국민학교 입학 하기 전 아버지와 외할머니 손에 잡혀 외할머니의 친정 밀양을 거쳐 근 일년을 머물던 곳이라 언제나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정각.... 보리농사철에 당도하여 도리깨질에 신나했고 그 까칠함에 잠못든 기억을 시작으로 유년의 추억 여행을 해보려한다. 잣나무, 밤나무, 감나무, 산나물로 유명한 보현산 별빛마을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하시길... 유년의 제 눈에도 별은 서늘한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밀양의 아랑제에서 흰 도포자락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생소했는데... 대문을 들어서자 구렛나루까지 허연 수염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를 맞는다. 기겁을 하고 울었던 기억이 새롭다. 뒤에 안 일이지만... 남편 무덤은 만주에 두고 울 외할머니가 피난오면서 모시고온 시삼촌 내외분. 할아버지방은 보물 창고...엿나와라 뚝딱! 홍시 나와라 뚝딱. 하롯불에는 담뱃대가 두 개였지? 첫 대면의 울음을 시작으로 해가 서산에 늬엇늬엇 걸리기만하면 울음 주머니가 작동을 한다. 부산서 온 울보 조카가 안스러워 머루, 다래 따다 챙겨주던 이모도 있고 방앗간 할부지집, 도가 할부지집, 이모집의 줄줄이 사촌도 있었건만... 집을 향한 그리움만 아니라면 지상 낙원이 따로 없었지 아마. 낮이면 졸졸 콸콸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그저 졸졸 따라 다녔던 들과 산, 샘물, 계곡 횃불 들고 가재 잡던 도랑. 지개로 무등 태워주며 내 딸하라던 도가 아저씨... 가을 추수 때의 메뚜기 사냥, 볏단 나르기, 탈곡기 돌아가는 소리 콩타작, 논두렁에서의 감자, 콩 구워 먹기, 아궁이 앞에서 구워 먹는 그 밤맛.그림: 김동성
높 이 |
보현산(普賢山) 1124.4m |
위 치 |
경북 영천시 화북면, 청송군 현서면 |
특징/볼거리 |
대구 북동쪽 약50km되는 지점, 경북 영천시와 청송군의 경계를 이루며 솟아 있는 보현산은 둔중한 육산으로 이뤄져 별 특징은 없으나 억새풀 군락을 이룬 주능선은 고산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다.
|
등산지도 |
|
등산코스 |
ㅇ정각동 - 절골(여기서 상봉에 이르는 코스는 세갈래로 갈라진다.) - 상봉 |
산행기 |
ㅇ보현산 -경북 영천시 화북면. 청송군 현서면 소재. [곽연기 2003/04/24] |
대중교통 |
영천시에서 용소동을 경유하는 버스가 수시로 있고, 정각동은 자천에서 보현행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
도로안내 |
영천방향 35번 국도를 타고 현서면 지나 사천을 경유하여 보현산 기점에 이른다. |
안내 사이트 |
첫댓글 시골맛을 만끽하게하는 좋은글 감사히 읽습니다. 교과서에 올라갈만한 글입니다.
보현산(普賢山)과 유년의 추억 그리고.... 좋은글 좋은 음악에 아침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푹푹찌는 더븐날씨에 몸조심하시구요 행운이 가득한 날되시길 바램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꼭 함 가보고싶은 곳입니다.
언제나님 ! 정말 한폭의 그림같은 이야기입니다. 비록 돌아갈순 없지만 그때 그시절 정다운 시절의 훈훈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언제나 님,,황기가 뭔지요,ㅎ ,먹는 거 같기는 헌디,,,,재미있는 여행담? 잘 보고갑니다,,,, 박세원의 노래 시원합니다,,,, ^*^
한방 약재 흔한 것입니다. 시중에도 황기 달인 물로 삼계탕한다는 선전 볼 수 있답니다. 가족의 힘으로 힘내며 삽니다.모두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