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수성
오늘 이 산의 주인은
나다!
오늘 이 산을 올랐다 내려오면서
그 누구
한 사람이라도
만나지 못하였다.
- 『우주의 한쪽 풍경』 (아동문예 2020)
배우자
김규학
아빠 쪽에서 보면
엄마가 배우자
엄마 쪽에서 보면
아빠가 배우자
서로 좋은 점만
보고
배우라고
한집에 살기 시작한
날부터
붙여준 이름
- 『서로가 좋은지』 (도서출판 LH 2020)
겨울 코끼리 집
김춘남
시골 할머니 집은
겨울 코끼리 집.
처마에 매달린
상아 같은 고드름.
엄마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가
끼리끼리 오순도순
겨울을 보낸다.
- 『빼빼로 데이에 주문을 외우는』 (걸음 2020)
황금비율
박덕희
내 생각엔
10분 공부하고 50분 쉬면, 딱!
엄마 생각엔
50분 공부하고 10분 쉬면, 딱!
- 『호랑이는 풀을 안 좋아해』 (브로콜리숲 2020)
태풍 지난 아침
박미림
작은 새 한 마리
모과나무 가지에 날아와
오르락내리락
폴짝폴짝
구석구석 살피더니
이 마을은
오 케이
휘파람 불며
날아갑니다
- 《동시발전소》 (2020 가을호)
유리창
신현배
천국 유리창 닦다가
내려온 사람인가 봐.
허공중에 매달린
고층 빌딩 유리창닦이
품어온 밝은 하늘을
창마다 갈아 끼운다.
- 『일어서는 물소리』 (도토리숲 2020)
눈물은 똑같아
윤희순
외국인 근로자들이
떨어져 있는 가족을 만났다.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 필리핀
오랜만에 만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엉 엉엉, 흑 흑흑,
피부색은 달랐지만
뺨을 타고 내리는 눈물 색은
다 똑같았다.
- 『드디어 셋이 만났다』 (가문비 어린이 2016)
겨울 숲
최정심
다 잠든 듯해도
움직이는 것들이 있다
썰렁한 듯해도
온기 도는 것들이 있다
쪼르르 나무 위에도
바스락 낙엽 아래도
빈 듯 채워진 공간
햇빛 다정한 겨울 숲
- 『꽃들은 방귀를 좋아해』 (반딧불 2020)
사람 길
최지원
산길을 걷다가
길을 잃었다
한참을 헤매는데
말소리가 들려왔다
캄캄한 바다 등대 같은
사람 소리
사람이 길이 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
- 『초승달 지팡이는 어디에 있을까』 (브로콜리숲 2020)
어떤 나무
한상순
한 나무가 책이 되었다
한 나무는 책상이 되었다
또 한 나무는 침대가 되었다
그런데 어떤 나무는
목발이 되었다
아픈 다리를 위해
대신 걸어 주는
두 다리가 되었다.
- 『병원에선 간호사가 엄마래』 (푸른책들 2020)
출처: 한국동시문학회공식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추필숙
첫댓글 낯 익은 시 한 편이 있어서 스크랩 했어요...ㅎㅎ
네~, 눈물은 똑같아~!!!사람 다리도 돼주는 나무~!!!
눈물의 온도도 똑같아요 ~ㅎ모두 따듯해요 ~~
윤희순님이 소심님...맞죠?멋져요!!!^^
어머나~!!ㅎ ㅎ~~
첫댓글 낯 익은 시 한 편이 있어서 스크랩 했어요...ㅎㅎ
네~, 눈물은 똑같아~!!!
사람 다리도 돼주는 나무~!!!
눈물의 온도도 똑같아요 ~ㅎ
모두 따듯해요 ~~
윤희순님이 소심님...맞죠?
멋져요!!!^^
어머나~!!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