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마에서 베틀봉을 돌아 면봉산까지......
느지막이 승용차로 포항을 출발하여 포항~대구간 고속국도 I.C 입구에서 청송 방면 31번 왕복 2차선 국도를 따라 약 1시간 30여분을 내달려 다다른 죽장면 두마리, 마을 어귀로 들어서니 그 입구에 턱하니 버티고 선 커다란 바위에 아로새겨진 “하늘 아래 첫 동네 두마”라는 문구가 왠지 청정한 느낌과 함께 묘한 신비감을 안겨 준다.
얼마나 높고 깊은 두메산골이었으면 하늘 아래 첫 동네라 일컬으며 마을 이름까지 “두마”라고 부르고 있을까. 하긴 포항에선 세상 물정 어두운 사람을 두고 흔히들 “이사람 두마에서 왔나”라고 빗대는 속담까지 생겨났을 정도이니 분명 이 곳은 문명과는 동떨어진 산골짜기 오지 마을임을 쉬이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이미 오래전에 폐교가 되어 버린 죽장초등학교 두마분교의 운동장 한쪽에 차를 주차한 뒤 일행은 마을 한 복판을 가로질러 완만한 경사의 임도를 따라 약 50여분을 오르니 죽장면과 현동면을 잇는 곰내재 갈림길이 나온다. 좌로 가면 면봉산, 우로 가면 베틀봉,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인 다음 이리로 갈까 저리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 곧바로 베틀봉으로 향했다.
약 1km에 달하는 가파른 오르막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치고 오른 다음 바위전망대와 너럭바위를 지나치니 해발 930m의 베틀봉이 그 시원한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에 올라 주위를 죽 둘러보니 한 아름에 잡힐 듯한 보현산과 면봉산, 베틀고개와 두마 마을이 한꺼번에 조망된다. 잠시 땀을 식힌 일행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기에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행선지인 면봉산으로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면봉산 입구의 느슨한 오르막길 울창한 잣나무 숲길을 지나고 송림 사이의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넘어서니 이번엔 지천에 널린 철지난 마른 억새가 우리를 반긴다. 다시 10여분을 더 걸어 오르니 마침내 정상이다. 아마 포항의 제 1봉이라 했던가. 해발 1,000m가 넘는 정상에 턱하니 올라서고 보니 탁 트인 시야엔 봉긋 솟은 베틀봉과 그 옆을 나란히 자리한 베틀바위에다 누렁이 황소 등짝처럼 우직하게 굽이친 보현산이 한눈에 다 들어오고 저 멀리로는 팔공산과 주왕산이 은은한 운무 사이에서 보일 듯 말 듯 아른거린다.
일행은 양지바른 곳에서 대충 허기를 때우고 나서 “포항의 제1봉 면봉산”이라 적힌 정상석과 군데군데 널 부러진 기암괴석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뒤 곧바로 보현산 방면의 깎아지른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40여분을 앙상한 가지만 무성한 활엽수 숲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니 보현산 천문대로 향하는 차도가 나온다. 조금은 지겹다는 생각으로 꼬부랑길을 따라 상촌을 거쳐 두마분교에 도착하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을 가리킨다.
손을 뻗으면 이내 하늘에 떠 있는 별이라도 딸 수 있을 듯한 하늘 아래 첫 동네 두마리, 결코 웅장하거나 화려함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천해의 요새와도 같은 베틀봉과 포항 제 1봉임을 자랑하는 면봉산 산행, 또 다른 감동어린 추억으로 자리한 하루였다.
첫댓글 풍경사진을 위주로 꾸몄으며 일전에 꿈꾸는도마님이 올려놓으신 사진 몇 장을 추가로 살짝 빌려서 만들었답니다.^^
노아님 수고 만땅~ 상행 후기 그날의 추억 쎄록 쎄록 다시금 드듬게 되네요
고운 마음씨를 가지신 왕숑님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글... 아름다운 산행... 아~~~~!!! 어떻게 산행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노아님...... 감격으로 읽었습니다.
바우님 새해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빌게요. 함께 해주시어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건강하시고~~~감사합니다
회장님 지난해 감사했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구요. 새해에도 다음산악회를 잘 이끌어 주세요.^^
내년에도~`~~~~건강하시고~~~감사합니다
회장님도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노아님 작가가 따로없네요 후기글 읽어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제가 산속을 걷고 있는듯한 착각을 합니다. 섬세한 사실표현에 매료되어 즐감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함께여서 더 반가웠답니다. 새해에도 아름다운 산행 늘 함께해요.^^
난 처음 전봇대에 두마리라 써있는걸보고 뭐가 두마리일까 하고(오리구이? 닭백숙?) 착각 한적이있는데...ㅎㅎㅎ...면봉산 생각납니다
팔공산에 이어 백암산에서도 뵈올 수 있기를 기대할게요. 좋은 시간되세요.^^
멋지네요노아언니
보라님! 새해엔 우리 즐거운 산행 함께해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전 마을입구 돌에 새겨진 "별 만지는 마을"이란 글이 참 인상적이였네요...즐거운 산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미소가 아름다운 여인 사과나무님, 새해에도 변함없이 우리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