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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38
씬0. 군사 경계선 앞 (이른 아침)
(자막) 고구려와 낙랑국의 국경지대
고구려 보기병들, 긴장이 감도는 표정으로 대열을 갖추고 있다. 멀리 낙랑국에서 친 목책이 보인다.
타호태, 앞에 나서서 이야기한다.
타호태 : 낙랑은 신성한 나라이옵니다! 단군왕검이 굽어보는 저 땅에, 자명고가 있사온데 어찌 범할 수 있겠습니까!
군사들 : .. (동요하는)
호동 :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타호태! 죽음이 두려운가?
타호태 :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하늘님의 진노를 사고 싶지 않소이다!
호동 : 이미 하늘님은 낙랑국을 버렸다! (계단을 올라 단위 대무신왕의 옆에 선다) 지난 밤, 지극히 위대하신 동명성왕께서
내게 현몽하시길, 하늘의 노하게 한 낙랑국을 벌하노니 그 징표로 자명고를 찢겠다 하셨노라!!
타호태 : 비직, 왕자님을 의심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말을 어찌 믿겠습니까!
군사들 : .. (웅성거리는)
호동 : (손을 들어 군사들을 조용히 시키고) 묘시의 호각이 울리면, 보륵이 자명고가 찢겼다는 증표를 들고 날아 올 것이다!
고구려 군사들, 기를 흔들며 함성을 지른다.
씬1. 낙랑국, 진양궁 자명고 고실 안 (새벽)
자명과 라희, 사생결단의 검을 나누고 있다.
라희 : (노려보고) 낙랑국이 피 흘리지 않길 바라는 내 선택을 너 따위가 어찌 알겠어!
나는 고구려를 보았다. 낙랑은 고구려를 결코 이길 수 없어!!
자명 : 자신의 행동을 그따위 말로 가리려 하지마!!
라희 : 자명고를 찢어 군사들을 조금이라도 더 살리려는 게 변명이냐?
내 부모를 살리려는 게, 백성들을 노예로 만들지 않겠다는 게 변명이냐!!
자명 : 대무신왕을 어찌 믿죠!! 내가 고구려왕이라 해도, 결코 낙랑을 형제국으로 대하지 않아!
라희 : 그는 믿지 못해도, 내 남편의 약속을 믿는다.
자명 : 호동왕잔 그댈 사랑하지 않아.
라희 : (씹어뱉듯) 닥쳐라.
자명 : 사랑하는 여인에게, 이런 짓을 시키나?
라희 : 그리도 호동이 널 사랑한단 말을 하고 싶으냐!!
자명 : 왕자가 가장 사랑하는 건 자신의 아버지고, 고구려야.
나에 대한 마음이나, 당신에게 느끼게 될 죄책감 같은 건 그리 큰 게 아냐.
라희 : 하하하- (웃고, 차게) 죄책감도. 연민도. 뜨거움도. 열정도. 분노도. 얼음 같은 차가움도, 사랑의 여러 모습일 뿐이야!
라희,자명 서로 칼을 겨누고 있는 채...가쁜 숨을 몰아 쉰다.. (Dis)
씬4. 군사경계선, 대무신왕의 파오 안 (이른 아침)
대무신왕과 호동, 들어온다.
을두지와 추발소, 내시장, 있고.
을두지 : (호동을 염려스럽게 본다) 태녀가 과연 자명고를 찢겠습니까..?
호동 : ..
대무신왕 : (답을 요구하는 시선으로 호동을 본다)
호동 : 찢을 것입니다.
추발소 : 왕자님에 대한 태녀의 마음을.. 확신하십니까?
호동 : 태녀가 자명고를 찢는 것은.. 자신의 방식으로 낙랑을 사랑하기 때문이오.
대무신왕 : 쓸데없는 소린 두고, 네가 군사들 앞에서 호언장담했으니, 자명고가 찢기기나 동명성왕께 기원하라.
을두지 : 왕자께서 그리 말씀치 않으셨다면, 군사들의 동요를 어찌 막겠습니까?
대무신왕 : 이유야 어찌됐건 왕자는 군사에게 허언할 수 없다.
헛된 소릴 지껄이는 왕자에게 목숨을 걸 군사는 없다. (찡그리며 호동을 본다)
호동 : ..
씬5. 낙랑국, 진양궁 자명고 고실 회랑 (이른 아침)
자명과 라희, 기진맥진 했다.
두 사람, 칼을 멈춘다. 힘에 겨워 지팡이처럼 칼을 짚고 무릎 꺾인 채 숨을 헐떡인다.
자명 :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공주의 검을 자명고가 아니라, 고구려왕에게 쓰십시오.
라희 : 내가 낙랑을 사랑하는 방법이 어찌 너와 같아야 하느냐!
잘난 북 하나 만들었다고, 네가 나보다 낙랑을 아낀다 지껄이지 마라! 구역질난다!!
자명 : 내 어머니께 위선하는 분이라 하더니, 공주야말로 위선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낙랑을 사랑한다 백번 외쳐도 내겐 거짓으로 들려! 차라리 호동을 죽일 수 없다고 해!!
라희 : 그러면 안되는 것이냐? (처연한) 나도 너처럼 저울에 달아 보았다.
고구려서부터 지금 이 시각까지 수천.수만 번 내 마음을 달았다.
자명 : .. (본다)
라희 : 내 아버지. 내 어머니. 낙랑국. 낙랑의 백성들.. 너무나 무겁다. 호동을 저울로 다니 턱없이 가볍다.
헌데 말이다. 난 턱없이 가벼운 호동을 택하고 싶다. 이게 위선을 벗은 솔직한 내 심정이야!
라희, 자명 멀리서 들리는 호각소리 듣는다...
씬6. 군사경계선, 대무신왕의 파오 안 (이른 아침)
(소리) 뿌우- 묘시를 알리는 호각소리
대무신왕과 호동, 을두지, 추발소, 내시장,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내시장 : 묘시입니다.
대무신왕 : (흘깃 호동을 보고, 일어난다)
호동 : .. (자리에서 일어난다)
씬7. 낙랑국, 진양궁 자명고 고실 회랑 (이른 아침)
(소리) 멀리 묘시를 알리는 호각소리
라희 : ! (흠칫해서 듣고 자명에 칼을 맞대고 얼굴을 마주한다)
자명 : (검을 겨누며...) 자명고를 찢어도 소용없어! 열 개든 스무 개든 다시 만들 테니.
낙랑을 지킨다는 자명고는 바로 나고! 대장군이고!! 아바마마니까!!
라희 : !! (충격 받는)
라희 자명과 검을 서로 맞 붙어 몸이 붙으면... 자명, 라희와 함께 중앙으로 날아간다.
바닥에 쓰러지는 라희.
라희 : (재빨리 일어나려하는데)
자명 : (검으로 목을 겨눈다) 내 몸이 남의 몸이 될 수 없듯. 낙랑과 고구려는 형제국이 될 수 없어.
라희 : 너는 믿지 않고, 나는 호동의 약속을 믿는다!
자명 : 그대와 나를 봐. 한 자매도 위,아래가 있는데. 고구려는 명령하고, 낙랑은 복종하는 위치에 서겠지!
그걸 어떻게 형제국이라고 해!
자명, 검을 고쳐 잡지만 찌르지 못한다.
라희 : ...
자명 : 폐하께 태녀를 맡기죠.
자명, 돌아서서 문 쪽으로 걸어간다.
라희, 주머니에서 금바늘을 꺼낸다.
라희 : 뿌쿠!!
자명, 돌아보는데 라희, 금바늘을 한주먹 날린다.
자명, 유연하게 피해보지만 그 중에 두 개 정도가 몸에 박힌다.
라희, 자리에서 일어나 땅바닥에 떨어진 검을 집어 든다.
자명, 하나를 손으로 뽑고 다른 것을 뽑으려는데 바닥에 쓰러진다.
자명 : 그 어머니에 그 딸이구나.. 이제 독까지.. 쓰느냐..?
라희 : 내 칼에 피를 묻히는 건 관두마. 어차피 협죽도 독이 네 심장을 태울 테니..
(소리) 뿌우!! 하는 묘시를 알리는 호각
라희 : !!
자명 : !! 고구려 군사까지 부른 거냐!
라희 : !!
씬9. 군사경계선, 대무신왕의 파오 안 (이른 아침)
(소리) 묘시를 알리는 마지막 호각 소리
대무신왕과 호동, 을두지, 추발소, 내시장, 있다.
대무신왕, 오락가락하며 생각에 잠겨 있는.
내시장 : 폐하.. 묘시가 지났습니다.
대무신왕 : (발길 멈추고, 호동에게) 이제 어쩔 셈이냐?
호동 : 계류부 군사 이천을 주십시오! 소자, 졸본군사들을 합류시켜 진양궁으로 가겠습니다!
대무신왕 : 낙랑은 내가 친다.
호동 : (본다)
대무신왕 : 너는 군사들의 사기를 떨어트린 죄로 자결해라. (검을 던져준다)
호동 : 아바마마!
대무신왕 : 낙랑을 치려고, 내 무려 십구년을 별렀다!! 최리가 유헌을 상대하던 그때부터 이날을 기다려왔다!!
일껏 오나부의 군사 일만팔천을 동원했는데, 오늘 돌아가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호동 : ...
대무신왕 : 아비로서의 정보다, 나는 고구려가 더 중요하다!! 군사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를 목숨으로 갚겠다.
유언이니 낙랑을 치라고 해라. 네가 죽어서 고구려 군사를 돌보겠다고.
호동 : ... (검을 집는다)
우나루, “폐하!!!” 부르며 황급히 들어온다.
대무신왕 : (흘깃 본다)
우나루 : 타호태가 연나부 군사를 끌고 도망치고 있습니다!!
호동 : !! (검을 버리고 문쪽으로 간다)
씬8. 낙랑국, 진양궁 자명고각 안 (이른 아침)
자명, 협죽도 독에 휘청하며 안으로 들어온다.
라희, 솟구쳐 날아오르며 양쪽 허벅지에 차고 있던 단도 두 개를 한 손에 하나씩 꺼내 들고 북 앞에 내려선다.
자명 : 라희!!
자명, 몸을 날려 북을 가로막는다. 두 사람, 생사를 걸고 겨루기 시작한다.
북을 찢으려는 라희, 북을 지키려는 자명. 단도와 단도가 부딪치며 검날에 불꽃이 인다.
라희, 찰나 시선이 분산되며 호흡을 놓친다.
자명,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라희를 밀쳐 바닥에 쓰러뜨린다.
자명, 단도를 들고 날아올라 라희의 심장부를 향해 검을 겨눈다.
라희 : 너 진심으로 호동이 죽기를 바라는 거니? 너 그가 죽어도 살 수 있겠니?
자명 : !
자명, 순간 멈칫한다.
자명이 멈칫하며 호동을 생각하는 동안
라희, 머리를 틀어 올려 고정시켰던 한 뼘의 폭이 얇고 예리한 단도를 빼들어 자명의 가슴에 박는다.
자명, 쿵- 그대로 자리에 떨어진다.
라희 : (비웃는) 어쩔 수 없이 너도 호동의 여자였구나.
자명 : .. (숨을 헐떡인다)
라희 : 이미 세 번이나 너를 용서했다. 원망하지 마라..
자명 : .. (입을 움직여 보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눈물이 흘러내린다)
라희, 매섭게 날아올라 자명고 북을 가른다. 비단폭을 찢는 듯한 날카로운 파열음.
그 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자명. (Dis)
씬10. 낙랑국, 진양궁 자명고각 안 (아침)
자명, 라희의 칼에 쓰러져 있다.
라희, 자명고를 찢었다. 안에 있던 수백의 박쥐들이 일제히 빠져 나와 높은 창으로 날아간다.
라희 : .. (박쥐들의 활개에 놀라 보다가) 하늘에서 내린 신비한 북이라는 게 고작 이런 더러운 박쥐였어?
(미친 듯이 웃는다) 하하하- 하하하-
자명 : .. (눈물이 흘러내린다)
라희, 휘파람을 불어 보륵이를 부른다. 보륵 날아와 라희의 팔 위에 앉는다.
라희, 찢어낸 자명고의 천 한 조각을 들고.
라희 : 자명고의 증표다. (천조각을 보륵의 다리에 묶고) 어서가거라! 보륵아!!
보륵, 날아올라 자명고각 안을 빠져 나간다. (Dis)
씬11. 군사 경계선, 근처 (아침)
타호태와 연나부 보기병들, 퇴각하고 있다.
호동이 탄 말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와 타호태의 앞에 선다.
타호태 : 승산 없는 싸움에 끼어 개죽음 당하고 싶지 않소이다!
호동 : 경고한다! 말을 돌려 군사를 제자리로 오게 하라!
타호태 : 나야 말로 경고하오! 왕자가 약속한 증표는 대체 어디 있소! 자명고를 찢었다는 증표가 있으면 내놓아보시오!
호동 : ..
타호태 : 앞길을 막지 마오! (군사들에게) 연나부 군사들은 졸본을 향해 전속력으로 퇴군한다!!
군사들 : 와아!! (함성 지르고)
호동 : 마지막 경고다!! 여기서 한발도 움직이지 마라!
타호태, 호동의 말을 들은 척 않고 앞으로 나간다.
호동 : 전시에 대장군의 허락 없이 전장을 이탈한 죄, 죽음으로 갚아야 한다!
타호태 : (중얼거린다) 미친놈. 반쪽 고구려놈 주제에. 제 어미의 나라 부여로 돌아가던지. 나대기는..
(발로 말의 옆구리를 차 박차를 가한다)
호동, 타호태의 소리를 들었다.
호동, 옆으로 지나가는 군사의 창을 잡아든다.
호동 : 타호태!!!
타호태, 돌아본다.
호동, 창을 던진다. 술을 떨며 날아간 창이 타호태의 몸을 관통한다. 타호태, 말에서 떨어진다.
연나부 보기병들, “장군!!”하면서 경악한 표정으로 타호태를 본다.
씬12. 낙랑국, 왕검성 창공
호동의 매, 보륵이 찢어진 자명고 조각을 길게 발목에 늘어트리고 힘차게 날아오고 있다.
보륵이 하늘을 나는 새의 무리에서 메추리 한 마리를 낚아챈다.
씬13. 군사 경계선 앞
타호태의 시신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고구려 군사들, 긴장된 상태로 도열해 있다.
호동, 단상 위에 서서 군사들을 향해 연설하는.
호동 : 그리도 낙랑이 두려우냐!! 한낱 소가죽에 불과한 북이 두렵다는 것이냐! 나는 자명고가 두렵지 않다.
대무신왕 : ...
호동 : 고구려의 군사들아! 우리 대왕, 대무신 폐하께 낙랑국 왕검성을 바치자!!!
군사들, 웅성거린다.
우나루 : (대무신왕에게) 군사들이 자명고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대무신왕 : ....
이 때, 창공에서 보륵의 울음소리 들려온다.
태추, 단 위에 서서 올려다보면 보륵이 하늘을 선회하고 있다.
태추 : 왕자님!!! 보륵입니다!! 보륵이가 왔습니다!!!
호동, 시선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태추, 휘파람을 불자 보륵이 태추의 팔에 날아 내려온다.
태추, 보륵이 발톱으로 그러모아 쥐고 온 메추리를 받아든다.
태추 : 보륵이가 왕자님 배고프실까봐 메추리도 한 마리 데려 왔는데요. (히쭉-)
호동 : (보륵의 깃을 살짝 쓰다듬어 주고) 기특하구나.
호동, 보륵의 다리에 매어 놓은 찢어진 자명고 조각을 발견한다.
보륵의 다리에서 자명고 조각을 풀어 펼치면 ‘自鳴鼓’ 글자가 선명하다.
호동 : 자명고가 찢어졌다!!!
태추, 보륵을 날려 보내고, 읍한 뒤 단을 내려간다.
호동 : (자명고 조각 치켜들고) 보라!! 동명성왕께서 우리에게 증표를 보내셨다!!
이것이 자명고가 찢겨진 조각이다!! 가자!! 낙랑으로!!
군사들, “와아!!!!” 하고 함성을 내지른다.
호동, 단상에서 몸을 날려 그대로 말 위에 올라탄다.
호동 : 군두 태추의 선봉대는 나를 따라 낙랑땅 패수의 향라로 들어간다!!
호동, 말에 박차를 가해 달려 나간다.
그 뒤를 따라 가는 고구려 군사들. (Dis)
씬14. 낙랑국, 경계선 목책
호동의 고구려 군사들, 군사 경계선의 목책을 불태우고 진군한다.
씬15. 낙랑국, 진양궁 자명고각 앞
일품, 다급히 계단을 뛰어올라 자명고각 안으로 들어간다.
씬16. 동, 자명고각 안
열린 고각 문으로, 일품이 뛰어 들어온다.
자명, 새어 들어오는 빛 속에 누워 있다. 생명이 경각에 달린 듯 보인다.
일품 : 공주님!! (놀라 자명에게로 뛰어와 살펴본다)
씬17. 낙랑국, 왕검성 외곽
자명을 태운 수레가 달리고 있다. 말을 모는 일품, 그 옆에 차차숭.
휘장 없는 평상 같은 수레에는 자명이 누워있고, 미추가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자명의 심장에 박힌 한치 단도는 출혈을 걱정해 뽑지 않았다)
미추 : 빨리 줌 가!! 빨리 줌 가, 빨리!!! 아이고, 우리 공주님 죽네!!
차차숭 : (돌아보고, 미추에게) 이놈아, 너 자꾸 그렇게 재수 없는 소리할래!! (일품에게) 일품아, 빨리 가자!!
일품 : (마편을 휘둘러 속도를 높인다)
씬18. 낙랑국, 어느 여각 안
차차숭과 일품, 여각주인에게 술을 구하고 있다.
주인 : 아- (손가락질 하며) 당신 알아요!! 자명고 인형극!!! 맞지?
차차숭 : 알아주는 건 고마운데!! 빨리,빨리 술부터!! 약을 풀어야 해!! 환자한테 먹일 것이니!!
장난질 치지 말구, 좋은 술루!!! 맑은 걸루!!
주인 : 알았소. (주방으로)
차차숭 : !! (생각난) 일품아!! 이를 어쩌냐!!! 신녀마마 모셔오는게 급해서!! 원후마마께는 알려야지!!!
일품 : !!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씬19. 낙랑국, 자명고각 정문 앞
자명고각을 지키는 호위무사들이 쓰러져 있다. 그 옆에는 먹던 주먹밥이 떨어져 있다.
부달, 주먹밥을 들고 보다가
부달 : !! (고각 안을 향해 뛰어 들어간다)
씬20.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최리, 국사처리를 위해 보고서 뭉치들을 류지와 읽고 있다.
모하소와 왕자실, 모양혜가 함께 있다.
문 열리고, 부달 “폐하!! 폐하!! 큰일 났사옵니다!!!” 뛰어 들어온다.
류지 : 무슨 일인데, 그리 요란한가?
부달 : 자명고가 찢어졌습니다!!
최리 : !!
류지 : 이중,삼중으로 경계를 하고 있는데 어찌 그런 일이!!
부달 : 고각 앞, 고각 후원의 호위무사들은 독에 당했습니다.
모하소 : !! (벌떡 일어난다) 신녀님은!!!
부달 : 신당 안에도, 고각 안에도 안계십니다.
모하소 : !!
최리 : 누가 자명고를 찢었단 말이냐!!
왕자실 : .. (이미 독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뭔가 짚히는)
류지 : 고구려 세작들 짓입니다!
최리 : (일어나 다탁을 두 손바닥으로 내리친다) 고구려 세작이 무슨 수로 고각에 접근한단 말이냐!! 대체 누구냐!!!
(소리) 전고의 북이 울린다.
최리 : !!
문 열리고, 도수기 들어온다.
모양혜, 도수기를 못마땅하게 흘깃 본다.
최리 : (떨리는) 무슨 일이냐....
도수기 : 폐하!!! 고구려군이 국경을 쳤습니다!!!
최리 : !! 갑옷을 가져오라!!!
태감장 : 예, 폐하!!
류지 : (도수기에게) 대장군을 불러라!! 지금 목지국 국경분쟁이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영호장원에 군살 보내라!! 어서!!
도수기 : 예, 비직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씬21.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모하소, 모양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하소, 마음이 급한.
모하소 : 폐하, 승상, 태부 모두가 전장에 마음을 쓰셔야 하니, 후방은 태대부인과 차후, 내가 맡아야 합니다!
군창을 연다하나, 추수까지는 멀어요! 시장에 쌀거래를 막고, 군량밀 비축해야 합니다!!
모양혜 : 예, 마마. (보다) 신녀님은 어찌 되신 걸까요?
모하소 : ..
모양혜 : 자명고가 찢어졌고.. 호위들이 독에 당했습니다. 자명공주님도 혹시 무슨 일이.. 독이라 하니 왕자실이, (하는데)
모하소 : 차후는 아니오! 차후가 어째서 자명고를 찢겠소!
모양혜 : 그럼.. 짚히는 사람이...?
모하소 : 내가 보지 않은 것을 짐작하고 싶지 않소. 신녀님은... 무사하리라 믿어요..
낙랑을 위해서도.. 이 어미를 위해서도.. 무사하셔야만 해요.
씬22.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회랑
군사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무장하고, 대위전으로 향하고 있다.
왕자실, 걸어간다. 치소, 뒤따른다.
왕자실의 걸음이 빨라진다.
치소 : 마마!!
왕자실 : (뛰기 시작한다)
치소 : 마마!! 차후마마!! (뛰어가는)
왕자실 : 따라오지 마라!! (달려간다)
치소 : ... (본다)
씬23.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모하소, 덧옷을 벗었고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모양혜, 앞치마 끈을 매어주면서.
모양혜 : 마마께서 직접 하시렵니까?
모하소 : 성시원에 가 연고를 만들 것이오. 군사들 창상에 쓸 고래기름은 내가 더 잘 만들 수 있으니.
동고비, 일품과 함께 들어온다.
동고비 : 일품이 신녀님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모하소 : (일품을 본다) 어디 계시냐!!
일품 : .. (모양혜를 본다)
모양혜 : (눈치 빠르게) 이만 물러가겠나이다. 도수기 놈이 대장군에게 갔으니, 이 모양혜, 율구헌으로 가 일을 시작하겠나이다!
모양혜, 읍하고 서둘러 나간다.
모하소 : 공주는 어떠냐!! 어디 있느냐!!
일품 : 독에 사경을 헤매고 계십니다.
모하소 : !! (휘청하는)
동고비 : 누구 짓이냐고... 왜 묻지 않으십니까..?
모하소 : 두렵다... 묻기가..
일품 : 태녀께서 한 짓입니다.
모하소 : !!
일품 : 성시원에 모셨다가는 또다시 태녀께 당할 수 있어, 단장님과 아주머니가 모셨습니다.
모하소 : (굳은 표정으로 문쪽으로 간다)
씬24.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라희, 생각에 잠겨 다탁에 앉아 있다.
문 열리고, 왕자실 들어온다.
라희 돌아보고, 일어난다.
왕자실 : 네가 한 짓이냐? 네가 자명고를 찢었느냐!!
라희 : 네.
왕자실 : !! (뺨을 호되게 친다) 자명일 죽였느냐!
라희 : 네.
왕자실 : !! (다른 뺨을 한 대 갈긴다)
라희 : (자조하는) 어머니가 그러셨죠? 죽일만큼 미운 사람이 없는데 어찌 죽을만큼 사랑을 하냐고.
왕자실 : 호호호-호호- (미친사람처럼 웃는다. 거의 넋이 나간듯 자탄한다) 나라를 기울게하는 계집이 있다는 소린 들어봤다만
사내놈 하나 때문에, 나랄 말아 먹으려 드는 태녀가 있을 줄은 몰랐다.. 그게 내 딸일 줄이야..
라희 : 대체 언제부터 어머니가 그리 자명일 걱정하셨나요!
왕자실 : 태녀자릴 위협하는 자명인 적이지만! 낙랑의 신녀로 자명고를 만든 자명인 네게 도움이 되는 존재다!!
질투에 눈이 멀어 것두 몰랐느냐!
라희 : ..
(소소의 소리) : 원후마마 듭십니다!
왕자실 : !!
라희 : ..
문 열리고, 모하소 들어온다.
왕자실 : 원후마마..
모하소 : (라희를 본다, 분노하는)
라희 : 네, 제가 그랬습니다! 자명고도 내가 찢었고, 자명이도 내가 죽였습니다!
모하소 : .. (분노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왕자실 : 형님.. 라희를 살려주십시오. 다 호동이 놈 때문입니다..
모하소 : ..
왕자실 : 자묵이 예언이.. 라희였나 봅니다. 낙랑을 망하게 한다는 딸년이.. (라희를 본다) 저 아이였나봅니다...
모하소 : 차후는 말을 삼가게, 낙랑이 망하다니!! (라희에게) 태녀는 갑옷을 입어라.
라희 : !
모하소 : 어서 갑옷을 입고 폐하를 따르지 않고 뭘 하느냐!!
라희 : 싫습니다. 차라리 자명일 죽인 죄를 물어 저더러 죽으라 하세요!
왕자실 : 태녀야!!
모하소 : 자명일...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느냐?
라희 : .. 네..
모하소 : .. (눈물이 툭, 떨어진다)
모하소, 힘없이 주먹으로 원망스레 라희를 툭.. 툭... 치다 옷자락을 부여잡는다..
모하소 : 라희야.. (눈물이 흐르는) 라희야.... 네가.. 어쩌자고... 여기까지 망가졌느냐..
라희 : ..(그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난다) 자명일....미워했어요. 죽이고 싶기도 했구요...해도, 정말..죽이게 될 줄은 몰랐어요..
모하소 : .. 갑옷을 입지 않겠다면 옷을 챙겨라.
왕자실 : (본다)
모하소 : 낙랑이 이기면 아버지 손에. 낙랑이 지면.. 성난 백성들 손에, 넌 죽는다..
실덕하여 나라를 뺏긴 태녀는 돌에 맞아 죽어도 할 말이 없는 법이다.
라희 : ..
모하소 : 엄만.. 그걸 볼 수가 없구나. 아직은 배편이 끊어지지 않았다.
전쟁을 피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한인들 틈에 같이 동모현으로 가거라.
왕자실 : 그래. 그리 가있어라.
라희 : 난 가지 않아요.
왕자실 : 라희야!!
모하소 : 엄만.. 내 딸이 죽는걸... 볼 수가 없다... 자명이도.. 너도... 둘 중 그 어느 누구도..
엄마 보다 앞서 죽는 걸 볼 수가 없어. 어서 짐을 꾸려라..
라희 : (고개를 젓는다)
씬25. 낙랑국, 바닷가 개펄
차차숭과 미추, 손으로 개흙을 퍼내 나무통에 담고 있다.
얼굴과 온 몸에 개흙이 묻어 있는 두 사람.
차차숭 : 빨리 가자, 빨리 가!!
차차숭과 미추, 개흙 퍼담은 나무통 들고 천막 있는 곳으로 간다.
씬26. 낙랑국, 바닷가 천막
차차숭과 미추, 나무통을 들고 들어온다.
한쪽에 놓인 임시침상 위, 자명이 죽은 듯이 누워있다.
미추, 자명의 속치마를 찢는다.
미추 : 보지마!!
차차숭 : (미추에게) 야, 이놈아! 지금 북망산천이 왔다갔단데 그런 말이 나오냐!
그리구 죽으면 썩어없어질 몸. 내가 좀 본다고 닳냐!! 닳아!!
미추 : 시끄러!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유, 저놈에 혀를 확 그냥!
차차숭 : 승질하구는! 아, 그렇게 한가해!! 그럴 시간 있으면 (개흙 보며) 이거나 덕지덕지 갖다 붙여!
라흰지,공준지 이 지독한 기지배. 아무리 배가 달라두 그렇지. 동생한테 이러구 독한 독을 마구 잡이루 찔러너어!
미추 : (자명의 옷을 계속 찢는다)
차차숭 : 뭐해! 이거 빨리 부어, 빨리.
미추, 자명의 옷고름을 풀어헤친다.
차차숭 : 조심조심! 피가 솟을지 모르니까 꽉 막아야 해.
미추, 자명의 가슴에 박힌 한치 단도를 힘껏 뽑아낸다. 자명의 가슴에서 시커멓게 죽은피가 뿜어져 나온다.
미추 : 수건! 수건!
차차숭, 깨끗한 수건을 가져와 미추에게 건넨다.
미추, 자명의 가슴을 꽉 눌러 지혈시킨다.
씬27. 낙랑국, 왕검성 현덕문
(자막) 낙랑국, 왕검성 남문 현덕문(玄德門)
전쟁을 알리는 전고를 치는 병사들.
낙랑국 군사들, 도열해 진양궁을 향해 들어가고 있다.
말을 타고 영호장원으로 질주하는 사내.
도수기, 단신으로 말을 달려 영호장원으로 가고 있다.
씬28. 낙랑국, 남한현 관사
(자막) 낙랑국, 남한현 관사
낙랑국 군사들의 시체, 한쪽에 옷 벗기고 무릎 꿇려지는 포로들. 반항하다 고구려 군사들의 창에 찔리는 모습.
호동, 인상을 찌푸리며 본다.
씬29. 동, 관사 한 방
호동과 태추, 회의를 하고 있다. 낙랑국 지도가 놓여 있다.
문 열리고, 철상 들어온다.
철상 : 폐하께서는 이백리 밖에서 오고 계십니다.
호동 : 우나루 대장군은?
철상 : 둔유현 무전관문(無轉關門)으로 빠르게 진군하고 계십니다. (앉고)
호동 : (고개를 끄덕인다) 왕홀과 최리왕의 연결고리부터 끊어야 한다. 왕홀이 남 부칠현 군사들을 끌고 올라오지 못하도록.
(지도를 가리키며) 증산포에서, 여기 휴남까지 길게 고리 모양으로 둘러싸야 한다.
군사 삼천을 내려 보내 열수를 건너지 못하게 해야 한다!!
태추 : 예, 왕자마마!! (일어난다)
호동 : 군사들에게 쓸데없는 살상,가혹행위,약탈을 못하게 하라. 낙랑은 형제국이지, 노예국이 아니다.
태추 : 폐하께오서, 이미 오나부에 전리품을 허락 하신다 명하셨답니다. 전리품 없이, 군사들 사기가 오르겠습니까?
호동 : ! (놀라고)
씬30. 낙랑국, 왕검성 외곽
최리, 군사들을 이끌고 달려간다.
류지와 부달이 선봉이다.
씬31. 낙랑국, 조선현 소요관문 관사
(자막) 낙랑국, 조선현 소요관문(逍遙關門) 관사
최리와 류지, 부달과 현장들, 군사들, 탁자에 둘러앉아 회의하는 모습.
최리, 낙랑국 지도를 놓고 이야기 나누는.
현장 : 단군왕검이 낙랑을 버려, 자명고가 찢어졌다는 소문이 이미.. 군사들에게 펴져 사기가 떨어졌습니다.
부달 : 단군왕검이 왜 낙랑을 버리시나!
최리 : ..
류지 : 폐하.. 영호장원의 남부칠현을 믿을 수밖에 없나이다.
최리 : 대장군이 올 때까지, (지도를 가리키며) 여기 누방,남한현. 최후에는 조선현의 이 소요관문만은 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어떡하든 버틸 수 있는 한 버텨야 해!!
씬32. 호동의 몽타주
호동, 고구려 군사들을 이끌고 낙랑의 군사들을 벤다.
고구려 군사들에 의해 무참히 베어지는 낙랑의 군사들과 백성들.
씬33. 최리와 대무신왕의 몽타주
최리, 관사에서 전쟁에 진 곳에 붉은 깃발을 꽂으며 침통해 한다.
부달, “폐하, 수성문(守城門)이 고구려군들 손에 떨어졌나이다..”
최리 : ..
류지, “폐하, 불섭문(不涉門)이 우나루에게 무너졌습니다..”
최리 : ..
대무신왕, 관사에 앉아 모래로 만든 낙랑국 지도 판에, 승리의 보고가 이어질 때마다 초록깃발을 꽂는다.
을두지 : 폐하!! 호동왕자마마 남한현을 함락시켰나이다. (두루마리 보고서를 올리고)
대무신왕 : (희색이 만면해 받고)
추발소 : (들어와) 누방현이 우나루 대장군 손에 함락됐나이다!! (보고서를 올리고)
대무신왕 : 하하-하하하- (웃고)
우나루, 군사들을 호위해 전쟁을 하는 모습.
씬34. 낙랑국, 열구현 영호장원 앞 (밤)
(자막) 열구현, 영호장원 왕홀의 본가
왕홀, 초조하게 서성인다.
도수기와 부퉁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달려온다.
도수기 : (말에서 뛰어 내리는) 대장군님!!
부퉁 : 대장군님!! 증산포가 완전 고구려 놈들 손에 박살이 났습니다!!
왕홀 : (도수기에게) 어찌 됐느냐!!
도수기 : 휴남이 막혔습니다!!
왕홀 : 저두나루로 가자!! 강을.. 건너야겠다
부퉁 : 아이고. 남부군사들이.. 죄 배에서 내려 보지도 못하고, 고기밥 신셉니다.
왕홀 : 나 혼자서라도 건넌다.
부퉁 : 저도 장군을 따르겠나이다!!
두사람 말있는 쪽으로 가려는데..
도수기, 그 모습을 보다 왕홀에게 다가간다.
도수기 : 대장군님!!
왕홀 : (돌아본다)
도수기, 그 순간 허리에서 검을 빼 검손잡이로 왕홀의 머리를 강타한다.
왕홀, 쓰러진다.
부퉁 : 이 새끼가!! 완전히 돌았구만!! 너 뭐야!!! 호동이 첩자놈이냐!!! (검을 뽑아드는데)
도수기 : 우린..고기밥이 돼도 괜찮다만, 대장군은..낙랑의 마지막 희망이다. 누가 있어, 군사를 이끌고!! 고구려를 친단 말이냐!!
대장군께 차마 알리지 못한 정보가 있습니다.. (왕홀을 바라보는데, 무릎이 꺾인다.. 눈물이 흐른다)
조선현이... 무너졌답니다... 폐하께오서 소요관문을... 방어하는데 실패하셨나이다..
부퉁 : (무릎이 꺾인다) 폐하... (목이 멘다) 아버지.... 아버지.... (눈물이 흐른다)
씬36. 낙랑국, 왕검성 정광문(正匡門) (밤)
성문위...이미 호동의 군사들이 성을 점령하였다...
태추와 철상의 군사들이 부달과 부하 장수들을 성문 앞에 무릎을 꿇여놓고...
호동, 결국 부달을 마주한다.
부달 : 이 색주가 계집 같은 놈!!! 태녀를 후려, 나라를 삼키냐!! 기본도 안돼 있는 놈!!
호동 물끄러미 쳐다보다 고개를 돌리자. 태추가 단도를 부달의 가슴에 박는다.
쓰러지는 부달.
부달 : 폐하!!! 신 먼저 가옵니다!!! 부퉁아!!! 고구려 놈들을... 반드시... 낙랑에서 몰아내야 한다.. (숨이 끊어진다)
호동 : .. (부달을 본다. 마음 아픈)
태추, 부달의 부릅뜬 눈을 손바닥으로 쓸어 감겨준다. (Dis)
씬37.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낙랑국, 진양궁 호동 있는 곳 (낮)
최리, 어좌에 앉아 있다. 류지, 시립해 있고.
모하소와 왕자실, 모양혜, 라희가 굳은 표정으로 서있다.
왕검성을 점령한 고구려 군사들, 대위전 입구에서 호동과 태추를 맞는다.
낙랑국 깃발을 든 호동과 태추, 말을 탄 채 정문을 넘어 들어온다.
호동, 들고 있던 낙랑깃발을 바라보다, 대위전 바닥에 패대기친다.
지켜보던 고구려 군사들, “와아아!!” 승리의 함성 지른다.
호동 : ..
대위전까지 고구려 군사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소리) : 고구려 만세!!! 위대하신 대무신 대왕마마 만세!!!
최리 : ..
태감장, 들어온다.
태감장 : 폐하....
최리 : ..
모양혜 : (눈물이 난다. 왕자실을 보며) 딸 한번 잘 키우셨소!!
왕자실 : ..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는다) 폐하... 이 왕자실 사죄드리옵나이다... 어찌 이루신... 낙랑인데.. (눈물이 난다)
저런... 딸년을 제 배로 나아... 폐하께 수치를 드리오니...
라희 : .. (눈물이 난다) 대무신왕이 약속하였나이다. 부절과 옥쇄만 그에게 주면,
비록 왕은 아니라도.. 우리 백성들과 아버님..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최리 : .. (라희를 보며 쓰게 웃는다)
왕자실 : 태녀를 죽이시옵소서... 태녀를 죽이고.. 폐하가 가시오면... 원후마마와 신첩이 따라가겠나이다...
모하소 : (비단방석에 단도를 얹어 가져온다) 폐하..
최리 : 내 그리 편히 죽을 염치가 없네.
모하소 : ..
최리 : (모양혜에게) 태대부인은 지금 궁을 빠져나가 대장군에게 내 말을 전하시오.
모양혜 : 예, 폐하..
최리 : 대장군은 스스로 목숨을 끊지 마라. 이는 나.. 최리의 마지막 명이니.. 끝까지 살아남아, 낙랑을 구하라.
유헌의 무리와 12년 전쟁을 벌인 낙랑이다.. 그 힘을 믿고, 백성들을 구하라..
모양혜 : 삼가... 성지를 받드나이다..
최리 : (라희를 본다) 네게서 태녀의 위를 뺏는다.
라희 : ..
최리 : 백성들이 너를 단죄한다면 겸허히 받으라.
라희 : 백성을.. 살리려한 제 마음을 어찌 믿어주지 않으시나이까..
최리 : (손들어 말을 막고) 허나! 할 수만 있다면 호동의 아내로 살아남아..
낙랑의 백성이 노예로 떨어지지 않도록 온 힘을 쏟고 대장군을 도우라.
라희 : .. 삼가.... 명을 받드나이다....
씬38. 낙랑국, 진양궁 일각
궁녀들, 이리저리 달아나고. 태감들, 우왕좌왕 한다.
모양혜, 궁녀복을 입고 빠져나가고 있다.
씬39. 낙랑국, 왕검성 일각
대무신왕, 화려하게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입성하고 있다.
우나루와 을두지, 추발소가 호위하고 있다.
군사들, 군례를 행하면서, 혹은 삼족오기를 흔들면서 “고구려 만세!! 대무신왕 만세!!”를 외치는데, 그 소리가 우레와 같다.
호동, 마중을 나왔다. 태추와 철상, 뒤따르고.
호동 : (인사를 한다) 진양궁이 대왕마마를 기다리옵니다!!
대무신왕 : 낙랑이 고구려를 기다리는 것이다!!
군사들 : 와아아아아!! (함성)
대무신왕 : (손들어 조용히 시키고, 호동에게) 최리는 자결했느냐?
호동 : 영안전에 감금했나이다.
대무신왕 : 흐흠..
씬40.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대무신왕, 어좌에 앉는다.
을두지와 추발소, 우나루, 호동, 태추와 철상, 내시장 등이 하례를 한다.
을두지 : 폐하!! 감축 드리옵나이다!!
신하들 : 감축 드리옵나이다!!
대무신왕 : (빙그레-웃는) 드디어.. 고구려가 진정한 패권을 이루는구나... (호동을 본다) 왕자는 수고했다.
호동 : 이제 낙랑의 민심을 수습할 차례이옵니다.
대무신왕 : 최리는 죽인다.
호동 : 폐하!!
대무신왕 : 낙랑의 정남 중 마흔이 넘지 않는 것들은 상무 철광산과 불함의 목재장으로 보내 평생 노역케 한다.
호동 : !!
대무신왕 : 마흔이 넘은 것들은 위대하신 동명성왕이 계신 용산(龍山)과 유리명왕의 두곡동원(豆谷東原)으로 보내,
능묘역을 시키라!
추발소 : 삼가 지의를 받드나이다!!
호동 : 신 호동, 폐하께 독대를 청하나이다!!
씬41. 동, 장소 (시간경과)
대무신왕과 호동이 있다.
호동 : 그리 강경책을 쓰시면 반드시 반군이 들고 일어납니다.
낙랑반군의 불길을 어찌 끄려하십니까!! 형제의 나라로 대해주십시오!!
대무신왕 : 어리석고·어리석고·어리석은 놈.
호동 : 폐하!!
대무신왕 : 여리고·여리고·여린놈.
호동 : 아바마마!!
대무신왕 : 비단구렁이가 쥐를 잡아먹었다. 아무 탈이 없다.
호동 : .. (본다)
대무신왕 : 비단구렁이가 소를 잡아먹었다. 옆구리가 터져 죽지 않으면, 소화가 될 때 까지 그 자리서 꼼짝 할 수 없다.
배가 축-늘어져 있는 구렁이는 어찌 되겠느냐?
호동 : 고구려는 구렁이가 아닙니다.
대무신왕 : 늘어져 있는 구렁이는 땅꾼이 횡재 만났다고 집어간다.
배부른 구렁이는 고구려요. 소는 낙랑이요. 땅꾼은 한나라 유수놈이다.
호동 : 그 말씀이 옳다 해도. 소가 뱃속에서 요동치면 안되나이다.
대무신왕 : 낙랑 삽십만. 고구려 십팔만. 형제가 되고, 낙랑의 백성과 고구려의 백성이 서로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자라고.. 어찌 되겠느냐?
호동 : ..
대무신왕 : 삼십년도 지나지 않아, 낙랑의 아이들이 고구려를 다 집어 삼킨다.
말만 고구려지, 한수에서 마자수까지 낙랑의 땅이 되고 만다! (밖에다가) 우나루는 들어오라!!
문 열리고, 우나루 들어온다.
우나루 : (읍하고) 부르셨나이까! 폐하!!
대무신왕 : 지금 이 시각부터, 호동은 낙랑국 그 누구와도 만나지 못하게 하라!
최리는 물론이고, 나라를 팔아먹은 낙랑공주까지!! 그 누구도!!
호동 : 폐하!!
대무신왕 : (호동을 무섭게 본다) 너에겐 아직 적이 많다. 비류나부 칠천군사와 해애우를 생각하라.
호동 : ..
씬42. 고구려, 국내성 송옥구의 빈청
송옥구의 시신이 얼음채운 관에 넣어져 있다.
송매설수와 해애우, 관 앞에 있다. 해애우, 피곤해서 누워 잠들어 있다.
송매설수, 하도 울어 이미 눈물도 메말랐다.
송매설수, 대무신왕을 생각한다.
씬43. 동, 장소 (송매설수의 회상)
송옥구의 관이 놓여져 있다.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갑옷차림의 대무신왕.
송매설수, “아바님!!!”하며 뛰어 들어온다.
송매설수 : 아바님!!! 아바님!!! (관을 잡고 보다가, 대무신왕을 노려본다) 누가 내 아바님을 이리 만들었습니까!!
당신입니까!! 호동입니까!!
대무신왕 : 고구려가 장인을 죽였다.
송매설수 : 신첩을 희롱치 마십시오!! 오라바니들께 연락해, 비류나부 군사를 회군시키겠습니다!!
대무신왕 : (OL) 송옥구는 대의를 읽을줄 몰랐다! 해애우에게 왕을 시키려는 욕심이 고구려의 국익에 우선되는 노탐많은 늙은이!
송매설수 : 폐하!!
대무신왕 : 해애우의 에미로 살 것이냐? 비류나부의 딸로 살 것이냐?
송매설수 : ..
대무신왕 : 송매설수, 대답하라!
송매설수 : 해애우의... 해애우의... 어미로 살겠습니다...
대무신왕 : 그렇다면, 왕비가 해야 할 일이 있겠지?
송매설수 : 오라바니들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노령이시라.. 아바님 병이 나셔서 출정하실 수 없다고..
국내성에서 요양하시니.. 신첩이 간호하겠다...
대무신왕 : (빙그레-) 과연 송매설수로군. (향로에 향을 한줌 넣고, 송옥구의 관에 대고) 낙랑을 가져오겠소, 장인.
송매설수 : ..
씬44. 동, 장소 (현실)
송매설수, 해애우와 있다.
시녀장, 들어온다.
시녀장 : 폐하께오서 낙랑을 함락시키셨습니다.
송매설수 : 그래야지.. 내 아바님의 피를 딛고 간 걸음인데.. 낙랑을 쳐, 해애우에게 줘야지. (단도로 푼 머리채를 끊는다)
시녀장 : 마마!!
송매설수 : (송옥구의 가슴에 올리고) 당신의 딸, 송매설수 약속드리나이다!!
아바님의 피를 부른 호동을 반드시 죽여, 원한을 풀어 드리겠나이다!!!
송매설수의 독기어린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Dis)
씬45.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다른날/낮)
호동, 자리에 앉아 있다.
태추, 들어온다.
태추 : 최리가.. 항복의식을 치른답니다..
호동 : ..
태추 : 나가셔야지요..
호동 : 뿌쿠는... 찾아봤느냐?
태추 : 태녀 손에 죽었는지,살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호동 : ..
씬46.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모하소, 최리에게 흰옷을 입힌다.
왕자실, 무릎 꿇고 신발을 신긴다.
모하소 : 폐하.. 먼저 가옵소서. 신첩 따라가야 하는데... 라희가 걱정이 되어.. 조금 더 이곳에 머물겠습니다.
최리 : ... 천천히 오너라. 급하지 않다.
왕자실 : (일어나) 폐하... 신첩의 죄가 크옵니다..
최리 : .. (왕자실의 손을 한번 잡았다가 놓고, 모하소에게) 모하소야.. 나 최리, 그저 한 사내로서... 너를 만나 행복했다.
모하소 : 여보... (눈물이 흐른다)
최리 : (모하소를 한번 안아주고 문쪽으로 간다)
모하소와 왕자실, 공손히 읍하는데 눈물이 쏟아진다.
씬47. 낙랑국, 진양궁 일각
라희, 항복의식에 가려한다.
철상과 군사들, 저지한다.
라희 : 호동왕잘 만나게 해다오!!! 대무신왕 폐할 만나게 해다오!!!!
철상 : 돌아가십시오!!!
씬48.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마당
진양궁 대위전 정문으로 최리가 도착한다.
추발소 : 망국의 죄인 최리가 대왕마마께 낙랑국을 바치러 왔나이다!!
최리, 패전국 군왕의 항복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흰옷에 흰 밧줄을 길게 목에 올가미 해 걸고 있고.
최리의 뒤로, 역시 흰 옷을 입은 류지, 태감장 등의 신하들 따른다. 신하들은 목에 밧줄을 걸지 않는다.
우나루 : 저저, 흉하게 목에 밧줄은 왜 건거요? 목매달고 콱 죽을라다 끌려 왔나?
을두지 : 목숨을 우리 대왕께 바치겠다는 뜻 아니오...
최리, 왕좌에 앉은 대무신왕 앞으로 걸어오다가 호동과 시선이 마주친다.
최리의 눈에는 회한과 분노가, 호동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일렁인다.
최리 : (호동을 보고) 고구려의 왕자가 창가의 계집처럼, 내 딸한테 몸을 팔아 낙랑을 화대로 받았더냐?
호동 : 국가의 흥망과 존폐가 달린 일.. 왕자가 되어 못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최리 : .. 그런가.. (걸어오는)
대무신왕 : 나라 잃은 죄인이 어찌 걸을 생각을 하는가. 기어라.
최리의 신하들, “폐하!! 아니되옵니다!!” 하는데.
최리 : (손을 들어 만류한다) 고구려왕 말이 옳다. 나라 잃은 죄인이 어찌 하늘을 머리에 둘 수 있는가.
최리, 쿵- 소리 나게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무릎걸음으로 기기 시작.
류지 : 아니되옵니다!! 폐하!!! (막아선다)
최리 : 승상은 비키라.
류지 : 폐하를 잘못 모신 죄, 죽음으로 갚으오니 제 몸을 밟고 가시옵소서.
류지, 혀를 깨물고 넘어진다.
태감장, “폐하!! 먼저 가옵니다!”하며 역시 혀를 깨물고 자결한다.
최리, 비통한 심정으로 그들의 시신을 본다.
추발소 : 무엇들 하느냐! 시신을 치워라!!
내시장 : 예!! (내시와 호위무사들 다가가려는)
대무신왕 : 그냥 두어라. (최리에게) 기다리기 지루하니, 최리는 서두르라!!
최리 : ..
최리, 류지의 시신을 비켜 기어간다.
씬49. 낙랑국, 바닷가 천막 안
자명, 깨어난다.
자명, 사방을 둘러본다. 차차숭과 미추, 피곤한 듯 천막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잠들었다.
씬50.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최리, 쿵- 소리가 나게 이마를 찧는다.
최리, 고개를 들면 이마가 깨어져 피가 흐른다.
라희, 뛰어 들어온다.
라희 : 안됩니다!!! 안됩니다!! 아버님!!!
라희, 달려와 계단 아래 무릎 꿇어 대무신왕을 바라본다.
라희 : 아버님... 소녀, 아버님의 며느리로 간청하옵니다.
대무신왕 : 나는 너 같은 며느리를 둔 적이 없다.
호동 : ..
라희 : 당신의 아드님인 호동과 몸을 섞고,마음을 섞고 산 제가 며느리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최리 : (라희를 보며) 그만 하라. 아무리 나라가 망했다 해도 한 나라의 공주가 더 이상 구차해지면 안되느니.
라희 : (아랑곳 않고, 대무신왕에게) 제게 분명코 약조 했습니다. 자명고만 찢는다면 낙랑국을 형제의 나라로 대하겠다.
대무신왕 : (인상 찌푸리고 호동을 본다)
호동 : (대무신왕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안다) 태녀는.. 그만 물러가오.
라희 : (호동을 간절하게 쳐다본다) 도와줘요. 약속을 지켜요.
호동 : ..
대무신왕 : (라희에게) 너는 두 번 다시 내 아들과 내 앞에 그 얼굴을 내밀지 말라!
나라를 팔아먹고, 제 백성을 팔아먹고, 제 아비까지 팔아먹은 저, 간악한 년을 끌어내라!!!
내시장 : 예!!
호위무사들, 라희를 일으켜 세워 끌고 간다.
라희, 끌려가면서 “아버지!!!! 아버지!!” 피를 토하듯 소리친다.
그 모습 지켜보던 소소와 치소도 “폐하” 하면서 소리 낮춰 울고.
호동 : ..
호동, 그런 라희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쩔 수 없이 착잡하다.
최리, “쿵!!” 소리 나게 이마를 바닥에 찧는다.
씬51. 낙랑국, 바닷가 천막 앞 (황혼)
자명, 나온다.
천막 앞에 앉아 장작불을 지피는 일품, 자명을 발견하고 벌떡 일어난다.
자명 : 말을.. 데려와..요.
일품 : 싫습니다.
자명 : 말을 데려와줘. 아버지가.. 날 부르셔.
씬52. 낙랑국, 영호장원 마당 (황혼)
왕홀, 돗자리를 깔아 놓고 그 위에 머리를 풀고 앉아 있다.
모양혜와 부퉁, 도수기가 옆에 있다.
왕홀 : 폐하!!! 폐하!!!! 신, 왕홀, 폐하의 유지를 받들어!! 낙랑을 다시 일으키겠나이다!! 폐하!!!!
왕홀, 처절한 절망으로 소리치는데, 격동되어 피를 울컥 넘긴다.
부퉁 : 주군!! (옆에 가려면)
도수기 : 대장군님!!
모양혜 : 둬라. 슬픔이.. 과하면 그리 되나니..
왕홀 : (부퉁과 도수기를 돌아본다) 자명공주님을 찾아라!! 공주님을 구심점으로 낙랑을 회복할 것이다!!
씬53.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마당 (황혼)
최리, 내시장이 내민 은쟁반에 옥쇄와 부(符), 절(節)을 올려놓는다.
내시장, 계단을 올라가 대무신왕에게 바친다.
내시장 : 낙랑국 옥쇄와 부절이옵니다.
대무신왕 : (한번 보고) 이미 망한 나라의 옥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대무신왕, 최리를 내려다본다. 최리, 그 시선을 당당히 마주 받고.
대무신왕 : 목숨을 내놔라. 그 방법은 그대가 택해도 좋다. 칼이든, 독이든, 목을 매든, 원하는 대로 고르라.
최리 : 목을 쳐 주시오.
대무신왕 : 하하하- (호탕하게 웃고) 제법 사내로군. 좋다. 내 예우해주마. 우나루 대장군.
우나루 : 예, 폐하!
대무신왕 : 그대가 한 칼로 낙랑국의 폐왕, 최리를 보내줘라.
우나루 : (무릎 꿇어 인사) 명을 따르겠습니다, 폐하.
최리 : 호동을 원하오!
호동 : ! (본다)
최리 : (호동에게) 그대, 고구려의 왕자 호동! 한때는 내 사위였고, 한때는 내 너를 진실로 아꼈다!
여기에 내 목을 벨 자, 호동 너 밖에는 없다!!
대무신왕 : (호동을 본다) 하겠느냐?
호동 : .. (최리에게 눈 떼지 않고) 폐하를... 위해.. 제 미천한 칼을 쓰겠나이다.
최리 : 지난날, 네가 낙랑에 거짓망명했을 때, 내가 준 낙랑의 검으로 하라. 어리석음의 댓가로 그 검에 목을 떨구리라.
씬54. 최리와 자명의 몽타주 (황혼)
(소리) 최리의 죽음을 준비하는 북소리가 울린다.
자명, 말을 몰아 바닷가를 달린다. 그 뒤를 말 타고 따르는 일품.
진양궁 대위전 뜰에 돗자리가 깔려 있고, 군사들, 신하들, 모여 있다.
군악대 북을 치며 분위기를 고조 시킨다. 고구려 군사들의 함성소리도 점점 커진다.
최리, 여전히 대위전 한 가운데 무릎 꿇고 있고.
호동, 최리 앞에 서서 칼집의 칼을 꺼낸다.
라희,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는다.
자명, 바닷가를 달리고 있다. 상처와 독의 발작이 일어나 진땀을 흘리며 몸의 균형이 잠시 무너진다.
호동의 칼이 허공에서 빛을 발하며 원을 그린다.
최리 : 자명아!!!
호동의 칼에 베어지는 최리, 그대로 쓰러진다.
라희, 기절한다.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