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을 당연해 하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이 숨 막히는 헌법재판소의 잔인한 시간,
그러는 사이 국가는 엉망진창이 되고
가엾은 민주주의는 형편없이 짓밟히고
사법체계 자체도 위협을 당하며
시민들의 삶은 나날이 황폐해지고
국가의 위상은 세계 앞에서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상황을 쉽게 정리하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헌법재판소의 시계,
그 때문에 여론은 둘로 갈라져 내란 수준으로 치닫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나라 살림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는 국가의 대표와
그것을 감싸고 돌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주판만 두드리는 여당과 정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불순한 의도일 것임에 분명한
저 불합리한 것들을 옹호하면서
탄핵 반대 여론을 주도하는 무리들,
그걸 지켜보아야 하는 사이 속절 없이 흐르던 주말의 시간,
토요일 아침나절은 원고 손질 조금 하다가
나가서 농성장 방문하고, 집회도 참석,
갑자기 식은 날씨에 바람까지 거칠게 불던 일요일에도
아침나절엔 지난번 진행한 ‘인문학당 23’ 마무리 정리하고
오후엔 심란해서 밖에 나가
농성장도 들르고,
‘촛불행동’이 진행하는 집회도 조금 지켜보면서 흐뭇해 하고,
모처럼 헌책방 들러 책 몇 권 구입(지출 36,100원)
5시 20분, 일어나
읽은 책 조금 정리하고,
아침나절엔 집안의 일 때문에 반찬가게 하는 처제에게 들러
차 한 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다가
바람 부는 바깥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답답함 달래 보지만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불안,
해 저물 무렵 돌아와
제대로 잠들지 모르지만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마감한 하루.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