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투명한 햇살, 은화(銀貨)처럼 반짝이는 바다, 그리고 부드럽게 뺨을 간질이는 훈풍. 접도는 이미 봄기운이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춘만(春滿)한 접도에, 의기투합한 남자 셋, 여자 하나가 바위를 하기 위해 갔습니다. 남자 1과 남자 2, 그리고 여자 1이 해벽으로 가고 있습니다. 남자 1은 오늘 등반의 리더로서 후배들을 위해 시범을 보입니다. 남자 1의 능숙한 오름짓에서 후배들은 많은 것을 배웁니다. 남자 1은 후배들이 등반할 때 수시로 조언을 해 주고 레이저를 쏘면서 동작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가르쳐 줍니다. 남자 2는 오늘 빌레이어로서 수고를 많이 했습니다. 또한 빌레이를 보면서 수시로 조언을 해 남자 3과 여자 1의 등반을 도왔습니다. 얼굴도 잘 생기고, 심성도 착한 남자입니다. 오늘 유일한 홍일점인 여자 1은 접도에 몇 번 와서인지 '마이웨이(5.9)'를 능숙하게 오르고 나서 '울렁증 (5.10a)'까지 마저 끝냅니다. 암장에서 열심히 운동한 덕분이겠지요. 올 여름 접도 해벽에서 '탱크탑'을 입고 오름짓을 하는 여자를 보면 아마 여자 1일 것입니다. 남자 3은 개척할 때 한번 왔지만, 등반은 오늘 처음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신발을 신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이웨이(5.9)'와 '울렁증(5.10a)'을 끝냅니다. 남자 1이 '온싸이트'로 끝냈다고 말해주자, 남자 3의 기쁨은 두배가 됩니다. 오늘 함께 수고해 준 녀석들입니다. 남자 2는 쉴 때, 손으로 물고기를 잡아 보겠노라고 잠시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남자 2가 여자 1이 신발 신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남자 1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멋져 보입니다. 남자 1이 후배들의 등반 모습을 지켜 보면서 조언을 해 줍니다. 멀리 구자도가 보이는 접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화창한 날씨에 봄빛 가득 일렁이는 접도에서 멋진 등반을 즐긴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