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림책을 함께 읽는 동아리 분들과
<< 살아있다는 것>>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오전 강의를 하면서도 계속 시구절과 그림들이 떠올랐고
강의 후 어제 함께 공부한 분과 전화로도 이 책의 여운을 이야기했다.
왜일까?
몇 달 전에 슌타로의 시를 올리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들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오늘은 또 다른 느낌으로 이 시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는 매미였다, 긴 시간 동안 땅속에서 살며 삶을 기다리는 매미
그 단 며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
그 다한 삶을 바라보는 아이
그 곁에는 인생처럼 힘들여 올라가는 미끄럼틀과
서로 경쟁하거나 막아서며 싸우는 아이도 있고
재미있게 노는 아이도 있다.
삶과 죽음
올라감과 내려옴
첫 장에서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산다
다니카와 슌타로
산다는 것
지금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은 목이 마르다는 것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다는 것
문득 어떤 곡조를 떠올린다는 것
재채기를 한다는 것
당신과 손을 잡는다는 것
산다는 것
지금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은 짧은 치마
그것은 둥근 천장에 별들의 운행을 비춰 보는 것
그것은 요한 슈트라우스
그것은 피카소
그것은 알프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감춰진 악(惡)을 주의 깊게 거부하는 것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울 수 있다는 것
웃을 수 있다는 것
화낼 수 있다는 것
자유롭다는 것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지금 멀리서 개가 짖고 있다는 것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디선가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커진다는 것
지금 어디선가 군인이 부상을 입는다는 것
지금 그네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새가 날갯짓한다는 것
바다는 아우성친다는 것
달팽이는 기어간다는 것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
당신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첫댓글 산다는 것
지금 이 글을 읽는다는 것
지금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
지금 졸음이 온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