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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 들러서 아침도 먹고 김밥도 사 갈 생각이었거던.
근데 함양 근처에서 한번 들르긴 했는데, 출발이 늦어지는 바람에 배 시간이 급해졌다고 오줌만 싸고 바로 타라는겨.
그래도 명색이 산행인데 어떻게 아침을 굶고 산을 탄다냐?
다행히 배에서 컵라면을 팔더라구. 점심 겸해서 그렇게 요기를 해결했네 그랴.
버스에서 총무가 밥을 주긴 했는데, 반찬은 없고 맨밥만 주는겨. 어쨌거나 일단 점심으로 챙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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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배 엄청 크데-!
버스를 포함해서 차가 여러대 들어가는겨.
250명인가 탄다지 아마?
누울 수 있는 방도 있고, 홀도 있고, 노래방까지도 있더라구.
근데, 버스에 그냥 앉아있으면 승차여 승선이여?
배에 보니까 대구에서 두 팀이 왔는데, 한 팀은 산악회서 오고, 또 한팀은 절에서 왔더라고-.. 연등 거는거마냥 연꼬리에다 이름들을 주욱 써붙여서 날리는 거시긴게벼.
신났다~!!!!
내가 옛날에 절에 좀 다녀봤잖냐? 한번은 '바지 주지(?)'가 왔는데 좀 어리버리 한겨. 그러면서도 졸라 똥폼 잡는겨.
한 여름이었는데, 계곡에 나가서 누가 뱀 잡아온 거 궈먹으며 "스님도 한잔 하시지요, 곡차 아닙니까? 도가 높은 스님들은 걸리는 게 없다 하더이다." 그랬더니 자긴 앉은 자리서 소주 한짝을 다 먹는디야!
또 한번은 저런 식으로 방생하러 나갔는데, 신도들이 버스에서 노는 게 여엉 개갈 안 난다고 지가 마이크 잡고 설치는겨.
결국 며칠 있다 쪼껴났지.
(※ 이 양반과는 전혀 상관 없는 얘기임.)
진짜 중인가 가짜 중인가 구별하는 방법이 있는데, 삼식이 너 아냐? 지금 저 양반 귀에 안경 거는 부위 있잖냐? 머리카락 나는데 하고 귀 사이가 보통 사람들은 5mm 정도 맨살이잖아? 그런데 중 될 팔자를 타고 난 사람은 거기가 착 달라붙어 있는겨. 머리카락이 귀까지 붙어있단 말이여.
나중에 기회되걸랑 잘 살펴봐라. 내 말이 틀림없당께-..
나무아미타불 관셈보샬-,,
허망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부질없는 짓은 아녀. 도~오~온이 되자니여~''
저건 레져용이 아니고 구조용일겨.
40분쯤 걸렸나?
버스기사가 지리니 뭐니 아주 환한데다 달변이더라고. 기사 얘기가 욕지도에 주민이 만명이라는겨. 택도 없는 소리지, 어티게 만명이 되겠냐구?
버스를 산중턱 좀 못미쳐서 내려주더만. 그나저나 이 정도 조망이면 괜찮지 않냐?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지지리도 福이 없는 놈인데, 묘하게도 여행福은 있단 말여? 국내건 국외건 날씨가 안좋아서 뭘 못 보고 온 적은 한번도 없었단 말이제.
이 날도 일기예보는 황사에다 비까지 온다고 했거든. (실제로 부산쪽에 황사경보에 휴교령 까지 내렸었잖녀.)
근데 희한하게 좋더라고. 바람도 없고 포근한게 완전히 봄날씨였당께!
저 양반이 버스기산데 잔머리 좀 굴리게 생겼지?
여기서부터 올라가라는데, 탁 올려다 보니 "에게게~ 200미터도 안되게 생긴겨."
그러니 다들 우왕좌왕할 수 밖에. 원래 예정된 코스는 섬 맨끝에 있는 야포라는 곳에서 출발하게 되어있었거던.
그런데 버스가 중간까지 와버린겨. 산악회원들도 다들 초행길인 모양이구. 기사 말로는 버스가 '야포'라는데를 못 들어간다더라고. 그리고 이젠 후진을 할 수도 없다는 겨.
그러니까 그냥 올라가겠다는 사람, 밑에서부터 다시 올라오겠다는 사람, 다들 제각각 중구난방이 되다보니 계통이 안 서는 겨. 긍께 총무가 열받아가지고 그럼 일열횡대로 서서 겨올라가는지 말든지 하라는겨. (니미 백마고지 전투하냐?)
결국 네 팀인가로 쪼개져서 각개약진 했네 그랴. 하기야 뭐 쬐만 섬인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빤할 거 아녀? 아무데로 간대도 길이야 잃어버리겠어?
이제 막-... 열흘 쯤 뒤면 활짝 피겠더군. 원래 동백 군락지는 거제도 지산리인가 어딘가에 있디야. 거기 가면 동백나무가 굴다리처럼 돼있는데 기맥히다더라.
저이들 그새 눈이 맞은겨. 그럴 틈도 기회도 없었는데, 거어 참, 선수는 따로 있데!
등산로 참 좋더군. 퐁신퐁신혀.
나 포함해서 5명이 팀이었는데... 그렇다고 팀웍 같은게 있는 건 아니고,
그놈의 <밥> 때문에 떨어질 수가 있간디? ㅋㅋㅋ
등산로는 사실 뭐 크게 연구할 것도 없어. 그냥 외줄기 능선만 따라가면 되는겨. |
반대편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여기서 점심을 먹더라고.
이른 시각이었는데,
아마도 배를 타고 바로 나갈 사람들인게벼.
광주 뭔 산악회라데.
회장이 대전 사람이라면서 아는척 하길래
술 좀 있냐니깐
회장 그만 뒀디야.
저 꼭때기가 천황봉인가 천왕봉인가여-.
3백몇미터라더라?
해군 레이더기지 같어. 일반인은 못 올라가지.
근데 이 분이 찍어준 사진은 옮겨보니 전부 짜부러드네...?
왜 이러지?
내가 잠깐 딴짓하는 사이에 저만큼 가더라고.
클났자나, 나 맨밥이자나!
원래 산행계획에는
저 12시 방향의 섬 끝에서부터 쭈욱 타고와서
여기서 끝내는 거였거든.
그런데 중간에 섬 일주 도로에서부터 올라왔으니
예정 코스의 3분의2만 걸은 셈이지.
나.원.참.
저거 놓고 4명이 나눠먹었네 그랴.
두 사람은 사발면, 나는 맨밥.
아니 세상에! 어떻게 아줌마가 사발면 한개만 달랑 들고 온다냐?
뜨건 물도 안 가져왔더라고.
아주 나처럼 빈대 붙을라고 작정을 했더만.
"필시 저 사나이는 저 아줌마의 배낭속을 보고 접근했으렷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보온병 가져온 사나이가 거꾸로 당한겨.
하이고, 그나저나 겨우 조걸 가지고 셋이 어떻게 먹겠냐구?
한 사람은 절에 들르느라, 나/ 밥/ 다 먹고나서야 왔는데,
정작 먹을 건 그 배낭에 다 들었더만.
제기랄. 그렇다고 다시 매달릴 수도 없고.
거참 이상하게 난 산행만 갔다하면 먹는 거 가지고 이 궁상인가 모르것써.
여기 특산물이 고구만데,
전국에서 최고로 치는 고구마가
여기 욕지도 고구마 하고 보길도 고구마리야.
쪄먹을땐 여기 것이 좋고, 술안주로 깍아먹는 덴 보길도 게 좋디야.
여기서 귤도 재배하는데
제주 귤보다 훨 맛있다는겨.
인터넷 판매만 한디야.
귤 농장이 몇개가 있나는 몰라도
내가 본 건 1,000평쯤 되던가? 규모랄 것도 없지.
선거때 돈먹지 말라구 써붙인겨.
니나 내나 어디 해당사항 있겠냐만서두?
동네 하수가 여과장치 없이 그냥 바다로 내보내지는 거 같더라구.
저거 저러면 안되지.
하산하니까 2시밖에 안됐더라구.
원래 3시에 모여서 회를 먹기로 했지만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냐고?
한 상씩 인원 맞춰 줄테니까 먼저 달라고 했지.
근데 안된다는겨. 다 와야 준디야.
저게 열녀문이리야.
옛날에 이 섬에 몇 집이나 살았을까?
열녀 안 될 재간 있나?
주변이 전부 돔 양식장이라니까 돔이겠지머.
스끼다시라곤 하나도 없으니까 절대 싼 건 아녀.
회 안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먹을게 없겠데.
원래 이 동네엔 해물짬뽕이 유명하디야.
그니까 삼식이 넌, 짬뽕만 먹고 통영 나가서 회 사먹어라잉~!
당연히 술 좀 마셨지.병반쯤 마셨나?
참, 마누라가 이제 등산 댕기지 말리야.
산악회 따라 댕기다 위장 빵꾸나게 생겼디야.
노래방이 두갠데 엄청 크더만.
하나는 대구에 있는 절에서 온 그 사람들이 맡았고
또 하나는 역시 그 대구산악회가 맡았더라고.
등산할 때 함께 동행했던 그 사나이와 컵라면 아줌마,
그렇게 셋이 들어가서 대구 여자애덜이랑 놀아볼라니깐
남자애덜이 뱀눈이 되는겨.
"아따 이거~ 잘하면 액션/스릴/서스펜스/러브로망/
작품 하나 제대로 나오겠다 이거!"
그런데 쟤네는 여럿이고 우리는 둘 아녀?
나 까딱했으면 지금, 산행기가 아니라 축문 쓸뻔 했어야~~!!!
담번 산행 때는 반드시 쌍절곤 챙겨 갈 겨.
첫댓글 글과 사진을 참 재밌게 올리셨네요 덕분에 욕지도 구경 잘 했습니다 ^^*
그렇담, 담번 산행 갈때 반찬 좀 넉넉하게 싸오시구래!
한참웃었네요...넘 재미있어요.....^^*
막판엔 살벌했소이다.
무슨 산행기가 그렇게 웃긴데야. 디지게 웃스며 읽었네요..넘 잼있당~~ㅋㅋㅋㅋ
아니? 웃기다니요? 지금 축문을 쓸뻔 했다지 않았소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