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의 자동 출입국 심사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장비는 지문과 얼굴 사진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승객이 출입국 수속을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듯 15초 만에 마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미 네덜란드 이민청 관계자들이 두 차례나 인천공항에 와서 이 장비를 견학했고, 6월쯤 다시 방문해 구매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수출 성사 시 대당 1억원 정도인 심사대를 최소 200대 팔 수 있다.
교통 장비들도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교통 장비에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키자 해외에서도 호평받는 첨단 제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우리 교통 장비를 도입했거나 큰 관심을 보이는 도시는
뉴욕,
베이징, 뉴질랜드
웰링턴, 암스테르담,
브라질 상파울루 등 다양하다.
인천공항 자동출입국 심사 서비스는 2008년 6월 도입 이후 300만명 이상이 이용했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남기빈 입국심사국장은 "이미 2년 동안 충분히 검증받은 제품이고 네덜란드에서도 탐내고 있어서 수출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말까지 5~8호선 전 노선의 스크린도어를 100% 국산 기술로 설치했다.
중국 충칭(重慶)시 관계자들은 최근 방한해 스크린도어 설치 현장을 둘러보고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충칭시는 현재 도시철도 1개 노선 18개역을 개통해 운영 중이고, 4개 노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하철 8량 기준으로 1개 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비용은 10억원 정도.
미국 뉴욕시 교통공사(MTA) 관계자들도 지난 1월
서울을 방문해 이 시스템을 본 다음 "훌륭하다"며 관련 기술을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욕 지하철은 스크린도어 대신 안전펜스만 설치해 놓고 있다.
이미 해외 현지에 안착해 호평을 받고 있는 IT 접목 교통 장비들도 많다. 중국 베이징의 지하철 요금을 자동 징수하는 시스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시의 교통카드 시스템은 국내 업체에서 수출한 것이다. 다른 국내 업체는 전자·정보·통신·제어 등의 기술을 교통체계에 접목시킨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을 아제르바이잔과 몽골에 잇따라 수출했고,
코트라(KOTRA)는 이 시스템을 중남미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이달 중순 민관 합동 사절단을 브라질 상파울루,
페루 리마 등에 파견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항공기에 방향 정보와 목적지까지 잔여 거리 등을 제공하는 항행(航行)안전장비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강연수 신성장동력·R&D연구센터장은 "IT와 접목시킨 교통 분야는 우리나라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자체 개발해 사용하는 시스템을 가져가 현지화하는 데만 성공하면 앞으로 얼마든지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