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사무총장 김남석)는 2월 24일 오후 1시 30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성당에서 7개 종단 대의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6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새로운 대표회장으로 선임되었고 앞으로 2년 간 임기를 이어간다.
또 2011년 사업계획을 통해 앞으로 종교간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평화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사업으로 종교간 대화 연구모임과 이웃종교 이해강좌, 소통과 화합을 위한 종교 대 토론회, 종교청년교육과 평화캠프, 그리고 전국 종교인 교류대회 및 창립 25주년 기념행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별히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최근 구제역 사태에 대한 종교계 입장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식전 행사로 구제역으로 매몰당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는 종교의식을 퍼포먼스 형태로 진행했다. 연극, 무용, 영상, 소리 분야에서 독창적인 작업을 해오던 젊은 예술가들이 서로의 장르를 버무리고 융합하여 ‘인간이 소와 돼지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몸으로 표현하는 살풀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퍼포먼스를 준비한 극단 크리에이티브 VaQi의 대표인 연출가 이경성씨는 “머리로 아는 공감의 한계를 극복하고 영상과 무용 그리고 오브제 퍼포먼스를 통하여 오감과 마음으로 느끼는 연민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밝히며 “종교의 다름을 넘어, 아니 종교 이전에 인간에게는 연민이 있기에 젊은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표현되는 이번 살풀이 퍼포먼스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동물들의 공감을 연민하고 나아가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회장 김희중 대주교 프로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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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희 중(히지노) 대주교
1947년 2월 21일 목포시 죽교동 출생 1966년 2월 광주 살레시오 고등학교 졸업 1975년 7월 대건 신학대학 신학 석사 1975년 7월 5일 사제 수품 1975년 7월 -1976년 1월 광주대교구 목포 경동 본당 보좌신부 1976년 1월 -1976년 8월 광주대교구 명상의 집 지도신부 1976년 9월 -1986년 6월 교황청 그레고리오대학교 교회사 박사 1983년 2월 -2002년 1월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 사무처장 2002년 2월 -2003년 7월 광주대교구 금호동 본당 주임신부 2003년 6월 24일 광주대교구 보좌 주교 임명(코르니쿨라나 명의주교) 2003년 8월 18일 주교 수품 2005년 10월 13일 - 현재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위원장 2005년 10월 -2010년 3월 주교회의 교리주교위원회 위원 2006년 10월 -현재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일치위원회 위원 2007년 10월 5일 - 현재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위원 2008년 2월 26일 - 현재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위원 2008년 10월 16일 - 현재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 2009년 7월 10일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 임명 2009년 10월 13일 - 현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감사 2010년 3월 10일 - 현재 주교회의 교리주교위원회 위원장 2010년 3월 25일 - 현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 |
구제역 사태에 대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성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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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8일 경상북도에서 발생된 구제역이 전 국토로 확산되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국가의 비윤리적인 살처분 정책으로 현재까지 330만 마리 이상의 소와 돼지를 매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살처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과로사는 물론 자식처럼 키운 동물을 죽음으로 내몰아야 하는 심적 고통으로 농민들이 목숨을 끊는 죽음의 악순환이 인간과 사회의 고통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더욱이 살처분의 처리방식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피로 얼룩진 침출수가 방출되어 국토가 황폐해지고 있음은 물론 지하수를 인간과 동식물의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인위적인 재앙의 피해를 그대로 입고 있다. 동물에 대한 대량학살이 가져온 부메랑 효과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한국종교인 평화회의(KCRP)에서는 인간이 저지른 이러한 비참한 현실에 대해 침묵할 수 없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 종교인들의 자기 참회와 회개 구제역은 물론 조류인플루엔자와 광우병의 발생은 근본적으로 자연과 동물을 착취의 대상으로 인식한 인간의 행위에 의한 것이다. 더욱이 구제역 문제는 오랜 세월동안 인간과 공존해온 동물에 대한 지배자로서 탐욕을 위해 타자의 생명을 마음대로 처분해온 인간적 사고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뼈저리게 반성한다. 특히 종교인으로서 동물을 향한 인간의 박해가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옴을 알지 못한 무지를 반성한다. 비록 모든 동물이 먹이사슬의 순환고리에 얽혀있다 해도 인위적으로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린 것을 깊이 참회하고 회개한다. 이로써 절대적 생명을 지닌 동물을 나의 형제이자 동체의 생명으로 대하는 자세를 새롭게 갖고자 한다.
2. 구제역 조치 미흡에 대한 정부의 각성과 방역 및 예방 체제의 정비 구제역 발생 초기 정부는 그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의 시기를 놓침으로써 심각한 문제를 노출시켰다. 안이한 자세와 준비로 인해 구제역은 전 국토로 확산되었으며, 대량방역의 초조함으로 법규에 따른 안락사를 이행하지 않거나 근육이완제 주사만 놓은 채로 동물을 생매장하는 비인도적인 처사를 자행했다. 내장 파열로 인한 동물의 비명과 산채로 묻히는 동물의 고통은 곧 모든 생명의 비명이자 고통이며, 이는 축산행정을 총괄하는 정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더욱이 매장으로 인한 침출수 유출에 의한 토양 및 상수도의 극심한 오염은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에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며, 방역 및 예방조치를 새롭게 정비할 것을 요구한다.
3. 반생명적 축산정책 및 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반성 구제역 초동방역에서 이루어졌어야 할 정부의 예방백신 접종이 늦게 취해져 가축에 대한 대량 살상을 막을 수 없었다. 연간 20억 원 정도의 소와 돼지 수출을 위한 청정국 지위확보를 위해 수천억 원의 예산을 소모하게 되었다. 또한 동물도 자신이 사육되는 환경을 쾌적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량소비를 위한 공장식 밀집사육의 생산체제는 생명을 공장에서 찍어내는 식의 이익과 효율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산업구조와 경제논리에 바탕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무자비한 욕망의 분출을 통렬히 반성하고, 방목으로 건강한 동물이 면역을 강화시키는 제도를 확립하는 등의 동물복지형 축산법과 제도의 확립을 촉구한다.
4. 육식 문화에 대한 반성과 개선 모든 종교에서 육식을 절제하도록 가르치고 있음은 육식이 인간의 정신을 야만과 투쟁으로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동물 및 육식산업의 번창은 유통과정에서도 많은 문제를 노출시키며, 과도한 육식생활은 인간에게 현대적 질병의 발생률을 높이고 있다. 모든 사회 구성원은 삶의 질이 육식에만 있지 않음을 자각하는 동시에 육식의 소비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소박한 밥상을 만드는 사회적 운동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더욱이 동물 및 육식산업은 식량생산에도 문제를 촉발시켜 지구의 한편을 기아로 고통 받게 하고 있다. 육식을 절제하는 삶의 습관을 교육과정에서부터 길들이는 한편 인류공영을 위해 지구의 식량이 편재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5. 생명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다양한 생명과의 공존문화 확산 더욱 근심되는 것은 인수공통 전염병의 문제이다. 산업사회의 인구급증으로 현재 이 전염병의 대두가 현저한 가운데 제어하기 어려운 변종 바이러스의 인수공통 전염병이 언제 발생할지도 모르는 불안함에 휩싸여있다. 따라서 우리는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착취로부터 동물의 환경을 보호하는 동물의 권리장전 선언으로 인간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상대의 생명을 절대자의 위치에서 보게 하는 경외의 생명관을 확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구상 다양한 종의 생명이 서로의 은혜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깊이 자각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에 바탕한 인류의 삶을 위한 특단의 생명문화를 우리 이웃 모두가 창출할 것을 촉구한다.
2011년 2월 24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제26차 총회 대의원 일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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