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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를 위해 필요한 사회사업가의 당당함
오늘은 오랜만에 비가 오지 않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출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에 손님 분들도 많이 없으셔서 여유로운 출근 길 이였습니다. 출근길에 정수현 과장님을 기관 앞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드리며 사무실에 들어갔습니다. 박상빈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니 저희 팀에게 조언해주실 말이 있으시다며 상담실로 부르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글을 쓸 때 단락을 나누어서 쓰는 것이 더 보기 좋다고 하셨습니다. 각 만난 어르신들 마다 제목을 붙여 글을 쓰면 읽기가 더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글을 보니 단락이 나누어져 있지 않아 글이 한 번에 읽혀지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잘 나누어 써야겠습니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처음부터 당사자 분들과 호의적인 관계가 아니었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사업을 진행할 때 당사자 분들은 열 명 중 다섯 명만 호의적이고 나머지는 거절하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며 “우리가 해보자 하는 것들이 당사자의 삶과 지역사회를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해도 돼”라는 말로 저희에게 용기를 주셨습니다. 복지관 선생님들께서 잘 만들어 주신 지역주민과의 관계 덕분에 우리가 환대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추가적으로 관계와 관련된 사회복지 딜레마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관계에 있어 딜레마적인 상황들을 대면하였을 때 선생님께서는 업무적인 부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삶을 중요시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와 닿았습니다. 교과서적인 부분으론 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 사람의 삶을 생각해 보았을 때 진심으로 당사자들을 존중해준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어 선생님께서는 혼자 계신 분들은 대체로 젊은 사람이 찾아왔을 때 더 고맙고 관심을 가져준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하라고 격려로 피드백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노래를 좋아하시던 임 어머님
피드백을 마친 후, 우리는 오늘 총 4가정을 방문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임 어머님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저번에 4층에서 여러 어머님과 같이 계셨는데, 팥죽 먹을 때 봤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저번에 잠시 만나 뵙고 인사드렸던 우리를 기억해 주시며 전주에 사는 은혜 실습생을 기억해 주셨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우리소개가 끝나자마자 “마침 옥수수가 딱 개수가 맞게 남았네” 라며 챙겨주셔서 맛있게 먹으며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께 “종종 그렇게 지역주민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나요?” 라고 여쭈어 보았는데, 뭐 생기면 같이 먹는다고 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번 만남 때 어르신 방에 모여 계셨던 어르신들과의 관계가 좋으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과 대화하며 평소 즐겨보시는 텔레비전 방송을 여쭈어 보았는데, 가요무대, 전국 노래 자랑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노래를 좋아하시는 게 느껴져서 좋아하는 가수가 있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곧바로 일어나셔서 서랍장에서 무언가를 찾으셨습니다.
어머님은 서랍장에서 김용임이 부른 수록곡들이 담겨 있는 테이프를 꺼내오셨습니다. “내가 보았을 때는 이 가수가 제일 노래를 잘했어”라고 말씀하시며 김용임의 ‘겉과 속이 다르다’를 아냐고 저희에게 물어봤습니다. 테이프에서 수록곡 목록을 보니 ‘남의 속도 모르면서’를 말씀하시는 듯해서 어머님께 노래를 들려드렸더니 이 노래라며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머님께 13일에 있을 주현미 콘서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 노래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주현미 아시나요?” 란 질문에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등교’가 진짜 온 거리를 떠들썩하게 했다며 주현미의 노래가 유명했었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주현미도 나이를 먹어서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다며 농담도 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머님께 “13일에 김제에 주현미가 오는데 같이 보러 가실까요?” 라고 여쭈어 보니 좋아하시며 흔쾌히 보러 가신다고 승낙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목요일 주현미 콘서트에서 뵙자고 하며 인사드리니 어머님께서 “또 놀러와~”라고 하시며 마중해 주셨습니다.
운동을 좋아하시던 이 씨 삼촌
두 번째 가정방문은 이 씨 삼촌을 만나 뵈었습니다. 이 씨 삼촌댁에는 바닥에 오토바이 헬맷들이 있었습니다. 오토바이 헬맷을 보고 박상빈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당사자 분들 중 오토바이를 타시는 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오토바이 헬맷과 바닥에 많이 있는 중국집 이쑤시개 통들을 보며 그 분이 이 씨 삼촌 인 것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씨 삼촌께 “오토바이 타시나 봐요~”라고 여쭈어 보았는데 그렇다고 대답을 해주셔서,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시는 분이신가보다 하고 생각하며 관련해서 많이 여쭈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운동하시는 것을 좋아하는지 여쭈어 보았는데, 경기 보는 것도 좋아하시고, 공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축구, 농구, 탁구, 볼링을 즐겨 하시는지 차례로 여쭈어 보았는데, 볼링은 한 번도 쳐본 적이 없지만 축구나 농구를 좋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전에 축구를 같이 하셨던 분들이 계셨나요~?”라고 질문하였는데, 이 씨 삼촌은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못 한다고 대답하셨습니다. 삼촌과의 둘레사람이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집에 계실 때 뭐하고 계시는지 여쭈어 보았는데 그냥 있는다고만 짧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분전환 겸 김제 예술회관에서 하는 주현미 콘서트를 같이 가는 것이 어떨지 삼촌께 여쭈어 봤습니다. 삼촌께서는 노래를 좋아하진 않지만 보는 것을 좋아하신 다고 했습니다. 이어 김제 예술회관에서 하는 서커스도 보러 간 적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며 자주 예술회관을 간다고 하셨습니다. “주현미 말고 다른 가수는 안와?” 라고 물으셔서 “주현미 단독 콘서트에요”라고 말하자 장난식으로 아쉬워하셨습니다. 같이 가면 좋겠다고 제안 드리니 “어쩌것어 ~ 봐야지” 하시면서 보러 가신다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지만 막상 많이 활동을 하지 못하시고 계시는 것 같았는데, 주현미 콘서트가 삼촌이 밖에서 바람도 쐬고 둘레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늘의 기타리스트, 관장님과의 힐링 타임
기관에서 준비해 주신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서 교육관에 앉아있는데, 어깨가 결린다는 상석 실습생의 말을 들으시자마자 관장님께서 따라 올라오라고 하셨습니다. 따라 올라가보니 관장님께서 우리를 위해 안마기를 주셨습니다. 즐겁게 힘내라고 기타까지 같이 쳐 주셔서 다 같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는 우리를 위해 신경 써 주시고 웃음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관장님의 응원에 힘을 얻어 오후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날씨에도 오며가며 반갑게 인사 받아주시는 마을 주민들께 감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박 어르신께서 “어제 전화 니가 했지? 우리, 같은 팀이여~” 라며 모세 실습생에게 반갑게 인사 나누어 주셨습니다.
벽지에 보이는 장미꽃 무늬를 닮은 박 어머님
오후 첫 인사를 드리러 찾아간 박 어머님댁은 벽지부터 해서 곳곳에 꽃무늬가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우울증으로 인해 힘드시다는 이야기를 하시길래 이것저것 여쭙기 조심스러웠습니다. 때문에 이야기를 하는 도중 우리도 같이 목소리를 작고 끝을 흐리게 말하고 있었나 봅니다. 분위기 전환겸 벽에 걸려있는 꽃 사진에 대해 물어봤고, 그 사이에 어머님이 여기저기 놀러 다니실 때 찍은 사진이 예쁘게 걸려 있어서 그 질문으로부터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어머니 너무 사진이 예쁘게 나왔네요, 어디 가서 찍으신 거예요?” 라고 물으니 김제 산악회에 가입했을 당시 산행을 다녀오신 사진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여러 가지 지병으로 지금은 바깥 활동을 많이 하지 않으시지만 여행을 좋아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번 주 목요일 주현미 콘서트에 대해서 말씀드리며 참여 의사를 여쭈었는데, 그때 몸 상태를 봐야 알 수 있겠다고 하시며 머리가 좀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일단 몸이 건강하셔야 운동도 하시고 둘레 사람들과 관계 맺고 활동도 하실 텐데 몸이 따라주지 못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좀 더 힘내셔서 같이 콘서트 보러 갔으면 좋겠습니다.
나눔의 삶을 살고 계시는 최 어머님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반갑게 “밥은 먹었어?” 라고 물어봐 주시며 끼니부터 걱정해 주셨습니다. 최 어머님께서 박상빈 선생님께 학생들 먹을 쌀과 김치 좀 받아가라고 전화하셨다고 해서, 감사 인사드리고 얼굴도 뵐 겸 찾아뵈었습니다. 어머님 댁을 들어갈 때마다 가지각색의 꽃들과 화초들 덕에 마치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첫 번째 만남보다 더 얼굴이 밝아 보이셔서 “어머니 어디 나가시나 봐요? 오늘 너무 예쁘세요~”라고 말씀 드리니 “에이 나야 매일 화장해서 그러지~”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셨습니다. 어머니 미소를 보니 저희가 더 힘이 났습니다. 앉으시자마자 저희에게 주시려고 준비해 놓으셨다는 것들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쌀, 김치, 고등어, 돼지고기, 과일, 아이스크림... ‘도대체 이 많은 것들 중에 본인 드시려고 장만하신 것이 있긴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정 상 다 받지 못하고 몇 가지만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동료 실습생들과 감사히 잘 나누어 먹겠습니다.
어머니께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으시며 운동을 하고 계셨다고 하셔서 노래를 많이 좋아하시는지 여쭈었더니 역시나 좋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주현미를 아시냐고 물었더니 “주현미?” 하시며 지난번에도 전주에서 본적이 있다며 아주 기뻐하셨습니다. 당연히 가야지 하시며 좋아하셨습니다.
저희가 준비한건 아니지만, 항상 베풀어주시는 어머니께 뭐라도 해드린 것 같아 좋았습니다.
그 후에도 어머니께서 주위 어르신들께서 지병이나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시면 항상 먹을 것을 챙겨 병문안을 가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어머님 미담밖에 안 나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봉사가 큰 것이 아니라 둘레관계를 챙기고 신경 쓰는 일상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르신과의 만남을 마무리 하며 나가는데, “시간 있으면 종종 들러~ 젊은 사람들이랑 있응께 나도 젊어지는 것 같고 참 좋네~”라고 하셨습니다.
다섯 번째 만남으로 강 어머님을 만나려 했으나 어머님께서 다른 일이 생기셔서 만나뵙지 못했습니다. 내일 다시 전화드리고 인사드리기로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뵙기로 했던 양 어머님은 핸드폰 번호를 몰라 약속을 잡지 못하고 바로 댁으로 찾아 갔습니다. 하필 어머니께서 병원에 다녀 오시고 샤워 하고 계셨습니다. 문 앞에서 잠시 기다린 후에 어머님을 만나 뵙고 가볍게 인사 나누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이미 다 알고, 박선생님도 알고 있어~ 복지관 많이 가니까 가서 많이 보게~”라고 하시며, “커피라도 한잔 해야하는데 미안하네”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미리 뵙고 약속을 잡지 못하고 무작정 찾아뵌 것에 대해 죄송스러웠지만, 오히려 저희와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동안의 마을 주민들과의 만남과는 다소 약간 어색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과장님께 여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침묵을 어색해 하지 말고 만나는 어르신이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실 수 있도록 기다려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만나 뵈었던 어르신들 중 많은 분들이 주현미 콘서트에 대해 기대해 주셔서 저희 또한 목요일에 있을 주현미 콘서트가 기다려집니다. 어르신들의 좋은 추억 속에 저희도 자리 잡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즐거워 하시며 미소 지으실 어르신들 덕분에 저희도 좋은 콘서트 보게 생겼습니다. 어르신 감사합니다.
첫댓글 기록하느라 수고했네.
단락을 나눠서 기록해서 어제보다 읽기가 수월했어. 이렇게 더 좋아지면 좋겠다.
처음 주민들과 관계를 맺을때 10명 중에 5명이 활동에 동의를 한게 아니라 40명 중 5명이 동의하셨다는거야. 훨씬 거절 당하는 비율이 높다는거지.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을 진행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난다면 아마도 비슷하게 거절을 당하지 않을까?
결론은 그래도 두루 다니면서 할만한 사람을 찾는게 가장 중요하다 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