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고가의 고급형 제품으로 기술력과 성능을 자랑했으니 이제는 일반 소비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보급형 모델을 선보일 차례. 엔비디아가 지난 5월 선보인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 GTX 10시리즈의 보급형 모델 지포스 GTX1050 시리즈를 발표했다.
GTX 10시리즈의 대중화 노린다
이번에 선보인 모델은 GTX1050 Ti와 GTX1050 두 종류. GTX1050 Ti는 768개의 쿠다 코어에 4GB GDDR5 메모리를 적용했다. 기본 클록은 1,290MHz며 부스트 기능을 이용해 최대 1,392MHz까지 올라간다. GTX1050의 경우 640개의 쿠다 코어와 2GB GDDR5 메모리를 지니고 있으며 기본 클록은 1,354MHz, 부스트 시 1,455MHz다.
둘 다 열 설계 전력(TDP)은 75W. 추가로 보조 전원을 연결할 필요 없이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제조사에 따라 6핀 보조 전원을 사용할 수도 있다. 메모리 클록은 3,504MHz며 전송률은 7Gbps, 128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뒷면에는 듀얼링크 DVI와 HDMI, 디스플레이포트를 배치했다.
성능은 이전 세대 동급 모델보다 올라갔다. 지난 2012년 선보인 GTX650보다 3배 높아졌다는 게 엔비디아의 설명. GTA나 도타2, 오버워치, 기어즈오브워4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 21~25fps 정도였던 것을 GTX1050에서는 62~68fps로 끌어 올렸다. 한결 자연스러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것. GTX1050 Ti의 경우 경쟁사 동급 모델인 AMD RX460 대비 평균 40% 빠른 성능과 128% 높은 전력 효율을 기록했다고 한다.
CPU와의 조합도 마찬가지다. 3년 전에 나온 인텔 4세대 코어i5-4670k(하스웰)와 지난해 출시한 6세대 코어i5-6600k의 경우 각각 7.1, 9.3fps 수준이지만 6세대 코어i5-6600k와 GTX1050의 조합을 통해 61.2fps의 성능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니까 그래픽카드만 바꿔도 업그레이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
가격은 GTX1050 Ti가 139달러, GTX1050이 109달러로 책정했다. 국내 출시 일정은 각각 10월 25일, 11월 8일로 잡았다. 파운더스 에디션은 나오지 않으며 조텍과 갤럭시, 에이수스, 이엠텍 등 다양한 제조사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엔비디아가 이번에 발표한 GTX1050 시리즈는 GTX 10시리즈 GPU의 대중화를 이끌 포석인 보급형 모델이다. 자고로 보급형은 성능 못지않게 가격이 중요하다. 엔비디아 역시 가격 부담을 줄여 일반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쟁사인 AMD를 의식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칩셋 제조사가 발표한 가격과 실제 국내 시장에 풀리는 가격의 간극이 심하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엔비디아 지포스 GTX1080의 경우 699달러로 발표했지만 국내 초기 세팅 가격은 100만 원이 넘었다. AMD도 마찬가지. 239달러라고 발표한 RX480 8GB가 국내 출시 때는 40만 원 안팎에 풀렸다. 덕분에 이제 외국에서 발표한 가격에 놀라 환호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번 GTX1050 시리즈도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뒤통수를 내어줄 수만은 없는 일. 이전에 선보인 보급형 모델의 평균가격을 통해 GTX1050 시리즈의 가격을 가늠해 봤다.
▲ 출처: 다나와리서치
올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인 GTX750 Ti의 경우 발표할 때 가격은 149달러. 국내 처음 출시한 2014년 2월의 평균가격은 약 19만 원이다. 지난 9월에는 월 평균가격이 약 14만 6,000원까지 떨어진 상태. 바로 전 세대의 보급형 격인 GTX950은 발표 당시 159달러였으며 처음 출시한 지난해 8월 22만 4,000원의 평균가격을 기록했다. 올해 9월에는 20만 2,000원 선.
국내 출시 가격만 보면 초기에는 약 3만 원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 성능과 가격이 함께 올라가는 것. 여기까지만 보면 GTX1050 시리즈의 초기 가격을 20만 원 중반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가격은 139달러와 109달러. 20만 원 중반까지 간다는 건 터무니 없는 소리다. 149와 159달러로 발표했던 GTX750 Ti와 GTX950의 평균가격이 약 19만 원대와 22만 원대라는 걸 생각하면 말이 안 된다.
특히 경쟁사를 의식한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지난 8월 신제품을 발표한 AMD의 경우 라데온 RX470은 179달러, RX460은 GTX1050과 같은 109달러로 책정했다. 그리고 국내 처음 출시했을 때 평균가격이 각각 30만 원대, 16만 원대였다.
그러니까 GTX1050 시리즈의 경우 149달러로 발표했던 GTX750 Ti의 초기 평균가격인 19만 원대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실 이 정도도 관대하게 잡은 것. 특히 RX460과 가격이 같은 GTX1050의 경우 16만 원대를 넘어서면 소비자의 원성을 사리라는 건 불 보듯 뻔하다.
GTX1050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인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본사로부터 정확한 가격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대략적인 가격조차 알 수 없다는 것. 예상하는 가격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대략 2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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