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기
권주은
이번 학기 몸을 움직이는 활동들이 많았다. 월요일 저녁에는 여축을, 화요일 오후에는 현대무용을, 수요일에는 몸짓기를 했다. 운동 과목 중 몸짓기를 들을까 다른 수업을 들을까 고민했는데, 몸짓기 하면서 근육을 어떻게 쓰는지 배우면 좋겠다는 말에 몸짓기를 듣기로 했다.
몸짓기 수업은 따로 운동을 알려줄 시간이 없어 각자 운동 방법을 알아와야 했다. 첫날에는 운동기구에 대해 소개해 주고, 무슨 운동기구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주셔서 열심히 들었다.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뭔가 운동한 기분이 들고, 앞으로 정말 열심히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막 들떠올랐다. 그리고 몸짓기 수업은 2인 1조로 해서 서로의 운동 자세나 횟수를 세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나는 은성이와 함께 짝이 되어서 운동 자세도 같이 찾아보고, 필기도 하면서 몸짓기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막상 운동기구 앞에서니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이게 맞나 싶어 많이 헷갈렸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거의 다 맛보기로 조금씩 하다 끝이 났다. 다음번에는 감을 좀 잡은 것들로 이어갔다. 싯티드 체스트 프레스, 레그 프레스 등 우선 몸에 자극이 오는 것들로 선택해 운동을 이어갔다. 잘 모르겠는 것은 애들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통쌤이 중간중간에 알려주시기도 천천히 알아가며 운동을 했다.
4~5일 차 되던 때에는 통쌤이 아예 붙어서 운동을 알려주셨다. 데드리프트부터 해서 등쪽을 사용하는 운동들을 코스로 알려주셨다. 그때 처음으로 데드리프트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자세가 너무 어려웠다. 원래는 등을 쓰는 운동인데 등이 안 아프고, 팔에만 힘들어서 이게 맞나 싶었다.
그다음 운동에서도 등쪽 운동을 했는데 운동기구 Dip chin assist로 운동을 했다. 살짝 턱걸이 같은 것인데, 무릎을 꿇고 어떤 장치에 무릎을 올려서 턱걸이를 하는 방식인데 이 장치가 내 몸무게를 받쳐줘서 조금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쨌든 이 운동도 등쪽을 쓰는 운동이라고 하셨는데 전혀 자극이 안 오고 오히려 팔에 힘이 들어서 좀 이게 맞나 싶었다. 그래도 일단 팔에 자극이 오니 신나서 계속 하던 중 7개 정도를 할 때쯤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그때 쌤이 그만하라고 말하셨다. 그 이유가 이 운동기구에서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몸이 망가져서라고 하셨다. 쌤이 처음에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뭔가 나는 운동을 할 때면 꼭 내가 정한 횟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 꼭 힘들어도 갯수를 어떻게든 채웠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무리해서 운동하는 것보다는 운동 자세가 무너지지 않은 선에서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날에는 테스트를 하는데, 자신이 여태까지 한 것들을 바탕으로 짝꿍이 정해준다. 나는 러닝 2km를 12분 안에 뛰어야 하고, 싯티드 체스트 프레스를 중량 20kg에 15개씩 3세트를 해야 하고, 레풀다운을 중량 20kg에 12개씩 3세트를 해야 하고, 레그 프레스를 횟수 26개 3세트를 해야 한다. 솔직히 120%를 낼 만큼의 횟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잘 정한 것 같다. 결과는 다 잘 통과했다. 특히 러닝에서 10분 35초로 통과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사실 몸의 변화는 미묘하다. 골격근량은 0.4kg이 늘었고, 체지방량은 1%로가 빠졌다. 정말 미묘한 차이가 많지만 그럼에도 몸이 변화했다는 것이 기쁘다.
운동하러 가기는 귀찮았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면 즐겁게 하게 되는 게 몸짓기였다. 인바디를 재고 나서 몸의 변화가 좋을 때면 기분이 좋아 더 열심히 운동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운동기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자세가 어떠한지 하나도 모르고 시작한 나였지만, 몸짓기를 들으니 점차 감을 잡게 되고, 친구들과 쌤이 잘 알려주셔서 배우는 재미도 있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면 등쪽을 쓰는 운동을 해도 등에 자극을 못 느낀다는 거다. 하지만 이제는 몇 개의 운동기구를 혼자 다루고 운동할 수 있어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운동을 할 때면 지금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