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꿈과 미래학교 개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사 마무리도 많이 바쁩니다. 학교 홍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좋은 학생들과 꼭 와야 할 학생들이 올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틈날때 마다 계속 책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틈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계속 집필 작업을 합니다. 오히려 저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전체 6부 중 4부까지 끝을 냈습니다. 조금 씩 이곳에 올리겠습니다. 1부 내용의 첫 장입니다.
1부 세계관이 바뀌어야 삶이 바뀐다.
E³MC(Ecology Economics Education Mission Community)
E³MC(Ecology Economics Education Mission Community)는 지속 자립 가능한 생태론적 경제와 교육이 함께 어우러지는 선교 공동체를 의미한다. E³MC는 어느 날 갑자기 캄보디아에서 기도하며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라 온전한 복음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만난 하나님의 선물이다.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가 있듯이 결혼 전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은 고교 시절 허세은 전도사님(전 SFC 전국대표)과 함께 성경공부 중 인생의 목적과 살아가야 할 이유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성경공부 후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은 바울의 고백처럼 내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최고의 희열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와 인생의 목적은 호세야 10장 12절에 나오는 묵은 땅을 기경하는 것이었다. 내가 기경해야 할 묵은 땅은 가난하고,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천대받는 농촌, 농민, 농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이른 시기에 나름 철학적 사유를 하고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농민을 도울 수 있는 전문성과 생계형 직업을 위해 수의대를 가서 수의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졸업 후 신대원을 진학하여 농촌목회와 농민운동을 하는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최고 높은 내신등급과 수능점수가 되어야 가는 곳이 수의대지만 당시는 그렇게 힘들지 않게 갈 수 있었던 시절이라 어렵지 않게 연고지인 경상대학교 수의대를 진학 할 수 있었다. 나의 가방 속에는 두꺼운 해적판 수의학 영어 원서와 신학 서적과 사회과학 서적이 항상 비슷한 비율로 들어있었다. 책가방 속에서 어떤 책을 끄집어내고, 어떤 책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책 주인의 인생은 결정이 난다. 당연히 88학번, 386 세대 막내인 나의 역사적 책무는 좋은 학점과 유능한 수의사가 되는 길은 내려놓고, 하나님 나라 건설과 군부독재와 분단된 조국의 현실 속에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고, 모색하기 위해 신학 서적과 사회과학 서적에 심취했었다. 자연스럽게 가방 속에 있는 책 간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처음은 전공과 신학과의 갈등이었다. 농민운동과 농촌목회를 하기 위해 수의학과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는 공부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을 입학 후에 알게 되었다. 차라리 의대는 인체 하나만 집중하면 되지만 수의학은 항상 소, 돼지, 개, 가금류를 항상 같이 비교하며 공부를 했다. 해부학을 공부하는데 한 개체의 해부학만 해도 외울 것이 많은데 개, 소, 돼지, 닭, 때로는 말 뼈다귀까지...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해부학 한 학기 과제물이 해부 골학 교과서에 나오는 뼈 전체를 스케치해오라는 것이었다. 도대체 미대 데생 수업도 아니고 모든 종류의 뼈다귀를 그리라고 하니 안 그래도 힘든데 공부를 때려치우고 싶었다. 어쨌든 농민운동, 농촌목회를 위해 내가 수의학을 꼭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갈등과 전공과 신앙, 학문과 하나님 나라의 관계 정리가 필요했었다.
소위 은혜받으면 신학교를 가는 풍조와 만인이 제사장이지만 성직과 일반 직업을 분리하고, 성직자와 평신도를 계급으로 구분하는 이원론적 사고가 지배하는 기독교에 반항심이 가득했다. 그때 알게 되었던 기독교 학문연구회, 기독교대학 설립동역회 등 기독교 지성 운동을 이끌었던 분들이 소개한 하나님 나라 개념과 기독교 세계관과 기독교 학문관 등의 주제는 신학과 전공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또 다른 갈등은 가방 속에 있는 신학 서적과 사회과학서적의 갈등이었다. 마르크스가 예수보다 더 위대해지고, 세상의 대안을 만들고, 예수가 아니라 마르크스가 세상의 구원자로 간주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거룩하지만 쓸데없는 염려가 있었다. 대학 민주광장 한가운데 화염병을 들고 출정식을 가지는 투사들에 비교해, 사영리를 들고 잔디밭과 벤치에 앉아 있는 방황하는 영혼을 전도하고 있는 CCC 맨이 너무 연약해 보이고, 역사의식도 약해 보였다.
이때 모든 갈등과 방황을 종결짓는 인생 책을 소개받았다. 대천덕 신부의 “토지와 자유”라는 책이다. 스무살... 처음 희년 사상을 만나면서 하늘과 땅이 하나로 연결되고 통합되는 느낌을 경험했고, “진보와 빈곤” 책을 쓴 19세기 말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토지 단일세’ 개념은 마치 하나님 나라가 이 땅 위에 구체적 영역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되었다. 그리고 선교 한국과 통일 한국을 꿈꾸셨던 고왕인 박사와 대천덕 신부가 공저로 쓴 “두 체제를 잇는 가교”는 분단 된 남과 북이 가진 체제의 한계 즉,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제3의 길이 성경적 토지법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하나님 말씀을 통해 성서 위에 통일된 한국을 세우고, 통일된 한국을 통해 세계를 복음으로 섬기는 선교 한국의 꿈을 꿀 수 있었다.
수의학과 신학과 사회과학은 기독교 세계관과 하나님 나라와 희년을 만남으로 통합을 이루게 되었다. 유기농업과 자연농업에 대해 공부하면서 환경과 생태적 상상력을 가지게 되었다. E.F 슈마흐의 책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를 읽으며 중간기술(적정기술)의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공학 분야는 문외한이지만 적정기술은 공학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은 느낌이었고, 펙트풀니스(factfullness) 책에서 이야기하는 1단계(하루 1인이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10억의 인구)와 2단계(하루 1인이 8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30억의 인구)에 속하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착한 기술이라 생각했다. 통합과 생태적 상상력과 적정기술의 중요성과 깨달았지만 그래도 부족함이 남아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삶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공동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초대교회의 삶과 공동체가 오늘날도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 속에 미국에 있는 기독교 공동체를 탐방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예수원의 대천덕 신부의 소개로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Bowen’s mill 공동체, Covenant Life 공동체, 코이노니아팜 공동체와 헤비타트 본부를 방문했었다. 그리고 조지아주를 떠나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메노나이트, 아미쉬, 모라비안 공동체, 브라더호프 공동체. 화이트스톤 공동체, 엔더타임 공동체 등을 방문했다. 또다시 경험한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미국 공동체 탐방의 결론은 사도행전의 초대교회 공동체가 오순절 성령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만든 일시적인 종말론적 공동체가 아니라 오늘도 초대교회 공동체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미션(Mission)으로 공동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의 삶은 다른 어떤 선교전략보다 탁월한 미션(Mission)이 되었다.
온전한 복음과 삶을 찾아 함께 시작한 민들레 공동체에서 읽었던 책과 토론과 치열한 삶과 20대 젊은 순례자의 인생길에서 만난 좋은 신앙의 친구와 멘토를 통해 이삭공동체가 추구하는 E³MC(Ecology Economics Education Mission Community)가 만들어진 것 같다.
첫댓글 복음은 전하는 자를 통해 들음으로 역사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 가슴 뛰게하는 사건이 지금까지 달려 온 원동력이 되었겠죠... 이제 선교사님이 그 전하는 자로 캄보디아의 복음의 일꾼들을 깨우고 계시는거구요. 드라마틱한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편을 기대하면서.... 감사합니다! ^&^
네 늘 응원해주시만 독자가 한 분 생겼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