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안에 머물러라 2부
8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네 (1)
시편 23편은 하느님 손길에 신뢰하며 내맡기는 것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
제가 비록 어둠의 골자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
당신께서 저의 원수들 앞에서
저에게 상을 차려 주시고
제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저의 술잔도 가득합니다.
저의 한평생 모든 날에
호의와 자애만이 저를 따르리니
저는 일생토록 주님의 집에 사오리다.
하느님이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게 해주시리라는
이 놀라운 시편 구절을 조금 후에 다시 살펴보려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인 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며 많은 이가 빠져드는, 영적 성장을 크게
방해하는 유혹이 무엇인지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로 우리의 현 상황(개인적이든 가정적이든)에는
본질적인 무언가가 부족하며, 따라서 우리는 영적 성장과
영적으로 피어날 가능성을 애초에 받지 않았다고 믿는 유혹이다.
예를 들어 건강이 시원찮아 꼭 해야 할 만큼
기도를 해내지 못한다거나,
식구들 때문에 영적 활동을 원하는 만큼
해나가는 데 방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등이다.
또 내게는 자질과 힘과 덕이 부족하고, 그리스도인
삶의 차원에서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실현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내 삶과 나의 됨됨이와 삶의 조건에 만족하지 못하며,
상황이 이렇기에 진실하고 강렬하게 살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른 이들에 비해 선천적으로 덜 받았다고 여기므로
내 안에는 좀 더 낫고 더 많이 받은 다른 이의
삶에 대한 바람이 끊임없이 스며든다.
그래서 새로운 삶 안에서라면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해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랭보의 표현대로 '나의 진짜 삶은 다른 곳에 있다.'고 느낀다.
내 삶이 아닌 다른 삶 속에 진짜 삶이 있으며, 이 삶은 참 삶이 아니고,
이러저러한 고통이나 한계로 내 삶의 진정한
영적 개화開花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상황의 부정적인 면, 행복에 이르기에
부족한 것에 더 관심을 집중한다.
그 때문에 나는 불만스럽고 시기하고 낙담하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진짜 삶은 다른 곳에 있다는 생각으로
지금 이 순간 살아가는 것을 잊는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달라지고 크게 진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매우 작은 노력이다.
내게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으리란 확신에
바탕을 둔 신뢰와 희망의 시선으로 나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 영적 성장의 문, 뜻밖의 가능성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