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4월 (15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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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4월 초1일 (계묘) 맑으며 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5월 9일]
222
남원 유생 김굉이 수군에 관한 일로 진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와 같이 이야기했다.
223
4월 초2일 (갑진) 맑다. [양력 5월 10일]
224
종일 공무를 봤다.
225
4월 초3일 (을사) 맑다. [양력 5월 11일]
226
세 조방장이 우수영의 진으로 가고, 나는 사도첨사와 함께 활을 쏘았다.
227
4월 초4일 (병오) 맑다. [양력 5월 12일]
228
아침에 경상수사(배설)가 활을 쏘자고 청하므로, 권 ∙ 박 두 조방장과 함께 배를 같이 타고 경상수사에게 갔더니, 전라수사(이억기)가 이미 먼저 와 있었다. 같이 활을 쏘고 종일 이야기하다가 돌아왔다.
229
4월 초5일 (정미) 맑다. [양력 5월 13일]
230
선전관 이찬(李燦)이 비밀 유지(有旨)를 가지고 진에 이르렀다.
231
4월 초6일 (무신) 가랑비가 종일 내렸다. [양력 5월 14일]
232
동지 권준(權俊)과 같이 이야기했다.
233
4월 초7일 (기유) 맑다. [양력 5월 15일]
234
저물 무렵 바다로 내려가 어두울 때에 견내량에 이르러 잤다. 선전관(이찬)이 돌아갔다.
235
4월 초8일 (경술) 맑으나 샛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5월 16일]
236
왜적들이 밤에 도망갔다고 하므로 들어가 치지 않았다.
237
저녁나절에 침도에 이르러, 우수사(이억기) ∙ 경상수사 배설(裵楔)과 함께 활을 쏘았다. 여러 장수들도 모두 와서 참여했다.
238
저녁에 본진으로 돌아왔다.
239
4월 초9일 (신해) 맑다. [양력 5월 17일]
240
조방장 박종남(朴宗男)과 함께 활을 쏘았다.
241
4월 초10일 (임자) 맑다. [양력 5월 18일]
242
구화역(仇化驛: 丘墟驛) 역졸이 와서 보고하기를,
243
"적선 세 척이 또 역앞(통영시 광도면 노산리)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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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한다. 그래서 삼 도의 중위장들에게 각각 다섯 척씩 배를 거느리고 견내량으로 달려가 형세를 보아 무찌르게 했다.
245
4월 11일 (계축) 맑다. [양력 5월 19일]
246
우수사가 와서 보고는 그대로 활을 쏘고, 종일 이야기하다가 돌아갔다. 정여흥(鄭汝興)이 들어왔다.
247
또 변존서(卞存緖)의 편지를 보니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줄을 알겠다. 기쁘다.
248
4월 12일 (갑인) 맑다. [양력 5월 20일]
249
장계의 회답 열여덟 통과 영의정(류성룡) ∙ 우의정(정탁)의 편지와 자임(子任: 李軸)영감의 회답 편지가 왔다.
250
군량을 독촉할 일로 아병(牙兵: 군사의 일종) 양응원(梁應元)을 순천 ∙ 광양으로, 배승련(裵承鍊)을 광주 ∙ 나주로, 송의련(宋義連)을 흥양 ∙ 보성으로, 김충의(金忠義)를 구례 ∙ 곡성으로 정하여 보냈다.
251
삼도의 중위장 성윤문(成允文) ∙ 김완(金浣) ∙ 이응표가 견내량에서 돌아와 왜적이 물러갔다고 보고했다.
252
경상수사 배설(裵楔)은 밀포(蜜浦)로 나갔다.
253
4월 13일 (을묘) 흐리고 비가 내렸다. [양력 5월 21일]
254
세 조방장이 같이 왔다. 장계와 편지 네 통을 봉하여 거제 군관 편에 올려 보냈다.
255
저녁에 고성현령 조응도(趙應道)가 와서 왜적의 일을 말하고, 또
256
"거제의 왜적이 웅천에 군사를 청하여 야간에 습격을 하려 한다."
257
고 말했다. 비록 믿을만 하지는 않으나, 그럴 염려가 없지도 않다.
258
4월 14일 (병진) [양력 5월 22일]
259
잠깐 비가 내렸다. 아침에 흥양현감이 교서에 숙배했다.
260
4월 15일 (정사) 흐렸다. [양력 5월 23일]
261
여러 가지 장계와 단오절의 진상품을 봉해 올렸다.
262
4월 16일 (무오) 종일 큰 비가 왔다. [양력 5월 24일]
263
비가 흡족히 오니, 올해 농사는 큰 풍년임을 점칠 수 있다.
264
4월 17일 (기미) 맑으나 높새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5월 25일]
265
식사를 한 뒤에 대청으로 나가, 세 조방장과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경상수사 배설(裵楔)이 여기에 왔다가 해평장의 논밭 일구는 곳으로 갔다. 미조항첨사도 와서 활을 쏘고서 갔다.
266
4월 18일 (경신) 맑다. [양력 5월 26일]
267
식사를 한 뒤에 대청으로 나가 우수사(이억기) ∙ 경상수사 배설(裵楔) ∙ 가리포첨사(이응표) ∙ 미조항첨사(성윤문) ∙ 웅천현감(이운룡) ∙ 사도첨사(김완) ∙ 경상우후 이의득(李義得) ∙ 발포만호(황정록 ) 등 삼도의 장수가 모두 와서 모여 활을 쏘았다. 권준(權俊) ∙ 신호(申浩) 두 조방장도 같이 모였다.
268
4월 19일 (신유) 맑다. [양력 5월 27일]
269
조방장 박종남(朴宗男)이 적을 수색 ∙ 토벌하는 일로 배를 탔다.
270
4월 20일 (임술) 맑다. [양력 5월 27일]
271
저녁나절에 우수사에게로 가서 조용히 이야기하고 돌아왔다.
272
이영남이 장계 회답을 가지고 내려 왔는데, 남해현령을 효시하라고 했다.
273
4월 21일 (계해) 맑으나 바람이 세게 불었다. [양력 5월 28일]
274
대청에 나갔다. 활 열 순을 쏘았다.
275
4월 22일 (갑자) 맑다. [양력 5월 30일]
276
오후에 미조항첨사(성윤문) ∙ 웅천현감 이운룡(李雲龍) ∙ 적량만호 고여우(高汝友) ∙ 영등포만호 조계종(趙繼宗)과 두 조방장이 아울러 왔다. 그래서 정사준(鄭思竣)(판관 鄭承復의 아들)이 보낸 술과 고기를 같이 먹으면서, 남해현령이 군령을 어기었으니 효시하라는 글을 보았다.
277
4월 23일 (을축) 맑다. [양력 5월 31일]
278
마파람이 세게 불어 배를 운항할 수 없으므로 다락위에 앉아 공무를 보았다.
279
4월 24일 (병인) 맑다. [양력 6월 1일]
280
이른 아침에 아들 울(蔚) ∙ 조카 뇌 ∙ 완(莞)을 어머니 생신에 상차려 드릴 일로 내어 보냈다.
281
오정 때에 강천석(姜千石)이 달려 와서 보고하기를,
282
"도망한 왜놈 망기시로(望己時老: 孫四郞)가 우거진 풀 숲 속에 엎드려 있다가 잡혀 왔고, 다른 한 놈은 물에 빠져 죽었다."
283
고 했다. 곧 그 놈을 압송해 오게 하고 삼도에 갈라 맡긴 항복한 왜놈들을 모두 불러 모아 곧 머리를 베라고 하였더니, 망기시로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빛이 없이 죽으러 나왔다. 참으로 독한 놈이었다.
284
4월 25일 (정묘) 맑도 바람도 없다. [양력 6월 2일]
285
구화역 역졸 득복(得福)이 경상우후(이의득)의 보고를 가지고 왔는데,
286
"왜적의 대선 ∙ 중선 ∙ 소선을 아울러 쉰 여 척이 웅천에서 나와 진해(마산시 합포구 진동면 진동리)로 향한다."
287
고 하였다. 그래서 오수(吳水) 등을 정탐하도록 내어 보냈다.
288
흥양현감이 와서 봤다. 사량만호 이여념(李汝恬)이 아뢰고 돌아갔다.
289
아들 회 및 조카 해가 들어와서,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다"고 하니, 다행이다.
290
4월 26일 (무진) 맑다. [양력 6월 3일]
291
새벽에 우수사가 조방장 신호(申浩)와 함께 자기 소속의 배 스무 여 척을 거느리고 탐색하러 나갔다.
292
저녁나절에 종지 권준(權俊) ∙ 흥양현감(배흥립) ∙ 사도첨사(김완) ∙ 여도만호 김인영(金仁英)과 함께 활 스무 순을 쏘았다.
293
4월 27일 (기사) 맑으며 바람도 없다. [양력 6월 4일]
294
몸이 불편하다.
295
동지 권준(權俊) ∙ 미조항첨사(성윤문) ∙ 영등포만호(조계종)가 와서 같이 활 열 순을 쏘았다. 한밤 자정에 우수사가 적을 수색 ∙ 토벌하고서 진으로 돌아와서는,
296
"아무데도 적의 자취가 없다."
297
고 하였다.
298
4월 28일 (경오) 맑다. [양력 6월 5일]
299
식사를 한 뒤에 대청으로 나가 공무를 봤다. 우수사 ∙ 경상수사가 와서 활을 쏘았다.
300
송덕일이 하동현감(성천유)을 잡으러 왔다.
301
4월 29일 (신미) 밤 두 시쯤에 비가 오더니, 아침 여섯 시쯤에 깨끗이 개었다. [양력 6월 6일]
302
해남현감(최위지)이 공사례를 마친 뒤에, 하동현감에게는 두 번이나 기일에 이르지 않은 죄로 곤장 아흔 대를 때렸고, 해남현감에게는 곤장 열 대를 때렸다.
303
미조항첨사는 휴가 가겠다고 아뢰었다.
304
세 조방장과 같이 이야기했다.
305
노윤발(盧潤發)이 미역을 아흔 아홉 동을 따 가지고 왔다.
306
4월 30일 (임신) 맑다. [양력 6월 7일]
307
활 열 순을 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