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과 "나는 가수다"는 서발이벌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방영 전부터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 했죠? 아마??
신입사원에 대해서는 가뜩이나 취업으로 고생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뭐하는 짓이냐 하는 평가에서부터 mbc가 막장으로 가고 있구나라는 평까지...대체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던 것 같아요..처음엔 저 역시 우려했으니깐요... 얼굴이 공개된 아나운서 지망생이 이미 타사에서 채용과정 전반을 공개했는데 그 지원자가 과연 타사 공개채용에 지원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요...
즉흥적으로 프로그램 포맷을 바꾼 김영희 pd는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쟁쟁한 실력의 가수들의 참가로 화제가 되었던 나는 가수다는 이제 가수들이 극구 고사하는 그런 애물단지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신입사원을 보았습니다..반신반의 했다고 하지만 우려의 마음이 더 컸죠...하지만 화면 속의 신입사원의 세계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학벌, 학력, 나이, 성별 제한이 없는 조건하에서 그야말로 누구나 지원했더군요..1차를 거쳐 2차까지 올라온 지원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용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되었습니다...인생에 정년이 없음을 힘주어 말하던 한 손자의 할머니였던 중년의 지원자와 우리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것 아니냐고 교장 선생님을 향해 당당히 외치던 고등학교 국어 교사, 내가 보기에도 아나운서로서의 재능이 엿보였던 24살의 청원 경찰, 이 기회를 빌어 외모에 대한 내 마음 속의 스파이를 밀어 내고 싶다고 했던 아나운서 지망 6년차 지원자 등 이들의 리얼리티한 모습과 그 속에서 묻어나는 순수한 열정은 그 자체로 프로그램의 프리미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군요...난 과연 내 꿈에 대해 얼마나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그리고 리얼한 내 모습이 드러날까... 그래서 내 품격과 가치가 떨어질까 두려워서 용기내지 못할게 뻔한 연약한 나의 내면을 보게 되더군요...저라면 지원하지 못했을 겁니다..그만큼 용기가 없었을테고 그만큼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ㅡㅜ (물론 이것은 저에게 한정한 이유이니 오해들 마세요)
이러한 자기 성찰과 더불어 지원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용기가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만들고 결국엔 프로그램의 본질적 취지인 우리들의 일밤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위의 내용들이 제가 신입사원과 나는 가수다를 보고 받은 대체적 느낌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야말로 치열한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경쟁해야 합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렇게 아등바등 살고 있고요. 이 시대에 경쟁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요소임을 우리는 부인 할 수 없습니다..하지만 이 시대의 경쟁은 공정하지 않습니다..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부정과 불공정의 요소들을 우리는 살면서 몸으로 체험하지만 개인의 힘과 저항으로는 끄덕도 않는 견고한, 사회가 만들어 놓은 장벽, 앞에서 우리는 좌절하거나 체념하거나 적응합니다. 이러한 다른 대응들에대해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이런 사회에 대해 일말의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면 이 구조를 깨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부단히 해야 합니다...비록 이 시도가 쉽지 않고 어려운 좁은 길이라는 것을 알지만 미약한 시도라도 하지 않으면 사회는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시도하고 목소리를 내야 비록 그 목소리가 작지만 후에 큰 파동을 만들어 낼 미동을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입니다..저는 일요일 밤의 신입사원과 나는 가수다가 이러한 미동들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건전하고 건강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시도들이 전파를 타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파동들을 불러 일을킬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비록 지금은 휘청할 만큼 위기에 놓여있지만 나는 가수다가 결국엔 시청자의 손에 달렸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들의 손에 의해 뛰어난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생각해 보면 경쟁이 나쁜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건강하지 못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 구조가 나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건강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한 생동감 넘치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 이상이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불현듯 드네요..
암튼...미래 언론을 짊어지고 갈 아랑님들의 의미있는 몸짓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 좋은 영향력을 끼칠 것을 기대합니다...ㅎㅎㅎ
첫댓글 나는가수다 / 애초부터 탈락자가 아닌 매주 1등을 뽑아 일명 '시청자평가단 가수왕'에 올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계속 도전하는 형태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1등만 공개하는 식으로요. 이미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가수들에게 '탈락'이라는 짐을 지게 한 게 아쉽습니다. / 신입사원 / '슈퍼스타k', '위대한탄생'도 어찌보면 가수지망생의 채용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언론고시(?)를 겪은 사람으로서 이 코너는 왠지 불편해 한 번도 안 봤습니다. 개인정보이용동의서도 그렇고 취업준비생에 대한 폭력이 너무 심한 것 같아서요.
결국에는 아나운서 준비를 잘 해온 분들이 합격을 하겠죠. 나이 많은 어르신, 학생, 주부들은 결국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할테고요. 그래서 나머지 지원자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의외의 실력자인 40대 어머님이 합격해서 9시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게 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도 같습니다만.
공감. 다만 '나는 가수다'란 프로그램. 긴장감 있는 요새 버라이어티를 보고 있노라면 '1등'은 '탈락'보다 재미가 떨어질 듯 해요.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사람인 만큼 '아름다운 탈락'을 보여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신입사원.'50주년 특채'라는 개념 자체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수 되는 루트야 다양하지만 아나운서들은 기존 시험 정형이 있지 않습니까 ... 이번 공채는 필기시험은 상식과 논작도 없이 무늬만 필기시험이더군요. 50주년 특채는 누구를 위한 특채인가요? 시청자? 특채가 원석을 찾는 과정이라면 앞으로도 쭉 그런식으로 뽑든지..
필기시험에 꼭 상식과 논작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좀 의아하네요...가능성이란 말 그대로 그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드러나거나 표현될 수 있는 것이지, 꼭 필기시험으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1분 스피치에서 보았든 가능성의 유무는 모법답안의 유무가 아니라 순발력, 논리력, 창의력 등으로 보여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필기시험이 가능성을 가늠하는 한 가지 요소일 수는 있으나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는 보지 않는데요...1분 스피치와같은 가능성을 판가름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굳이 상식과 논작이 필요할까요??ㅎㅎㅎㅎ
기존 공채에서는 논작의 비중이 객관식보다 크잖습니까.. 기존 공채에서도 면접가면 스피치를 시키곤 하는데요.. 저도 어느 한 방법이 무조건 옳다는 게 아니라, 만약 필기 시험을 이렇게 간소화해도 '원석'을 찾아 낼 수 있다면, 왜 그럼 그동안은 상식 논작을 봤냐는 거죠.. MBC는 상식시험이 어려운 걸로 유명했잖아요? 그것이 전통이라고 생각했고, 필기의 비중이 있는 것은 아나운서를 언론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학력 나이 제한은 이미 폐지 돼 있었는데 이제야 방송보고 도전한다는 건 꿈의 열정이 의심되는 부분이었어요..암튼 이번 특채를 통해 '외모/스펙'만이 아닌 유쾌하고 참신한 인재 얻으시길 바랍니
저는 둘 다 쓰레기같은 프로그램으로 여기고 있습니다만.
왜요...???^^^;;; ㅎㅎㅎㅎ
나가수는 가수들열창하는재미에보긴했는데 신입사원은 이상하게 안보게된다는...
자극적 소재(or 요소)보다 진정성의 의미로 만든 프로라는 건 알겠는데, 시청자들에게는 자극적 소재로 더 부각되는 것 같아요. 처음 시도해보는 방법들이라 거기에 대한 준비 부족이 되었든 뜻하지 못했던 부분이 되었든, 그러한 프로들로 인해 가장 기본이 되는 인간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필요한 프로라 여기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도하고 목소리를 내야 비록 그 목소리가 작지만 후에 큰 파동을 만들어 낼 미동을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입니다'라서 이겠지 싶구요. 그러한 사고도 좋아하고 저도 자주 쓰는 문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