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0일 大選의 3분의 2가 지나가 투표일을 22일 앞두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兩强 구도이지만 홍준표 후보 지지표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되는 구도이다. 캐스팅 보트를 쥔 사람은 지지율이 8% 내외인 홍 후보라는 점에서 가변성(可變性)이 크다.
체제탄핵의 성격을 띠는 朴槿惠 대통령 파면 및 구속의 속편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정권 교체가 아니라 국가정체성과 국가의 진로를 교체할 수도 있는 역사적 중대성을 지니고 있다. 선거에 의하여 결정될 사안이 너무나 무거운 데 반하여 가변성은 크므로 국민들의 불안감 또한 극대화된다.
선거를 잘못하면 나라가 내전으로 빠져든다. 1936년 좌파 집권을 허용한 스페인 총선은 프랑코를 중심으로 한 우파의 반격으로 내전으로 이어져 수십 만 명이 죽었다. 1970년 남미의 가장 안정적 민주국가인 칠레에서 사회주의자 아옌데가 36.2%의 지지율로 당선되어(의회가 최종 선출) 극좌 노선을 펴다가 3년 뒤 피노체트 장군이 지휘하는 쿠데타를 만나 피살된 예가 있다.
한국은 1963년 10월의 대선에서 15만 여 표의 차이로 박정희 후보를 당선시켜 그 뒤 한 세대에 걸친 경제개발과 부국강병 노선을 선택하였다. 2017년 5월9일 선거는 좌파, 중도, 우파의 3자 대결양상인데 여기에 북한의 변수가 더해지면 체제대결적 양상을 띤다. 핵무장한 북한노동당 정권과 대결하여 공동체의 안보를 지켜내지 않으면 경제와 복지, 그리고 국민의 생명 자유 재산을 지켜낼 수 없는 나라에서 체제대결 선거는 고도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런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위험천만한 선거를 불러들인 한국의 문제들이 다 노출되었으므로 과감한 해결책도 가능하다. 문명국가 중 한국은 언론의 선동으로 정권이 넘어간 최초의 사례일 것이다. 21세기 한국을 지배하는 특권층, 즉 선동언론, 정치검찰, 제왕적 국회, 귀족노조가 법치민주주의를 위협함으로써 이들이야말로 개혁 대상임을 스스로 폭로하였다. 광화문에서 연일 벌어진 남쪽의 태극기, 북쪽의 촛불 대결은 정책의 當否를 높고 싸우는 게 아니라 역사관과 가치관이 다른 세력 간의 타협이 어려운 이념적 대결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통하여 대한민국의 國體를 부정하는 세력이 집권, 북한노동당 정권과 연계되어 변혁적 정책을 강행하면 1936년의 스페인이나 1970년대의 칠레도 강 건너 불 구경이 아니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보수적 識者層이 고민하는, 그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 생각과 대안들을 정리 해 보았다.
1. 이번 선거는 국가 改造의 기회이다. 4차 산업혁명과 北核 해결의 大勢를 타고 선진통일국가로 나아가야 하는 한국의 발목을 잡는 낡은 정치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기회이다. 선거를 잘만 하면 영호남 대결을 핵심으로 하는 지역갈등 구조를 혁파하고, 左右이념대결도 완화시킬 수 있으며, 패거리(계파) 정치문화를 청산할 수 있다.
2. 이런 정치구조와 생리의 근원적 개혁을 할 수 있으려면 대한민국 세력이 선거에 이겨 정권을 잡아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이다.
3. 홍준표 후보는 비록 지지율은 저조하지만 국회 299석 중 93석을 가진 보수정당의 대표이다. 체제수호 의지가 강하고 투지도 좋고 무엇보다도 경남도지사로서 기득권을 혁파한 실적이 있다.
4.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문재인 등 좌파 인사의 도우미로 출발하였지만 작년 총선을 앞두고 독자 노선을 선택, 호남 기반의 제3당(39석)을 만들어내었다. 문재인 후보와 함께 사드 배치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다가 韓美 양국이 합의한 이후엔 사드 찬성으로 선회하였으며 한미동맹이 韓中관계보다 더 소중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에 관해서 문재인 후보는 정부 주도, 안철수 후보는 민간 주도를 주장하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이런 안철수 후보의 노선을 중도라고 분류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안철수와 홍준표 후보가 선거를 전후하여 연대하면 보수-중도 연합이 탄생한다는 이야기이다. 1992년 대선 이후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좌와 우를 오고갔는데 25년만에 처음으로 보수-중도연합정권의 출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5. 지난 주말의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는, 안철수, 홍준표 두 사람이 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안 후보 지지율은 조금 떨어졌고 홍 후보는 조금 올랐다. 多者 대결에선 문재인 후보가 안 후보를 다소 앞서지만 文-安 양자 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유리한 국면이다.
6. SBS 조사에선, 유승민 후보의 불출마를 가정한 4자 구도의 경우 문재인 후보가 38.0%로 안철수 후보 32.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홍준표 8.5%, 심상정 4.2%. 홍준표 후보의 불출마를 가정한 4자 구도에선 안철수 37.6%, 문재인 36.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고 유승민 6.3%, 심상정 3.5%로 나타났다. 문재인-안철수 가상 兩者 대결에선 안철수 44.8%, 문재인 41.1%였다. 홍준표 후보가 사퇴한 효과는 안철수 후보에게 더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7. 안철수 후보는 당선을 목적으로 하여서는 어떤 후보와도 인위적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당선 된 뒤에는 다른 정당과도 協治를 하겠다고 한다. 민주국가에서 가장 큰 정치는 선거이다. 선거에서 협치를 해야 국정운영에서도 협치를 할 수 있다.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어도 39석 정당으로는 국회를 주도할 수 없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93석을 가진 자유한국당과 119석의 더불어민주당과 적대적으로 싸웠는데 39석으로 이 두 정당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8. 홍준표 후보는 지지율이 한 자리 수이지만 안철수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줄 93개의 의석수를 가진 정당을 배경으로 한 사람이다. 두 사람이 선거에서 연대하면 선거 후 국면에서 132석의 지지를 구축하고 여기에 反좌파 성향이 강한 바른정당 33석을 더하면 165석의 과반수를 확보한다.
9. 경상도를 지지기반으로 하는 한국당 홍준표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안철수의 연대는 영호남을 포함한 全國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탄생시킬 수가 있다(홍, 안 후보의 부인은 호남 출신). 현재의 지지율 분석에서도 안철수 후보는 영호남 양쪽에서 고른 지지율을 보인다. 영호남의 몰표 현상은 이번 선거에서 사라질 것 같다. 大選에서 지역대결구도가 없어지는 것은 1967년 대통령 선거(박정희, 윤보선 대결)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10. 호남 지역의 몰표는 이른바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에게 집중되어 왔는데 이번 대선에서 호남 표가 보수-중도 연대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기여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지역갈등 구조뿐 아니라 이념갈등 구조를 완화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다.
11. 반골 검사 출신 홍준표 후보는 안보 및 행정 중시, 안철수 후보는 과학기술 및 미래를 중시하는 이미지이되 두 사람이 다 개혁적 성향을 공유한다. 두 사람의 연대는 보수의 부족한 부분과 중도의 불안한 부분을 서로 채워줄 수 있다.
12.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지역구의 중첩이 거의 없다. 이는 連帶에 장애물이 없다는 뜻이다.
13. 보수층의 과반수가 이미 안철수 지지로 넘어갔다. 넘어가지 않은 골수 보수층이 홍준표 지지로 묶여 있다. 이들이 끝까지 10%대 지지율을 유지하면 안철수 후보의 당선이 어려워진다. 이 점은 연대 협상이 이뤄질 경우, 홍준표 후보의 강점이 될 것이다.
14. 홍준표 후보의 약점은 대선 게임을 완주하였을 때의 부작용이다. 兩强 구도로 굳어지면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하여 홍준표 후보와 같은 제3위의 지지율은 줄어든다. 예컨대 홍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5~7%이고 이 때문에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쏟아질 비판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고 보수 재건도 힘들 것이다.
15. 안철수-홍준표 연대가 성사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시간이다. 후보 등록을 하면서 공식 선거 운동에 돌입하였고 4월29일엔 투표용지가 인쇄된다. 연대 협상에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안, 홍 후보 중 한 사람이 투표 직전에 사퇴하는 모양새도 비판의 소지가 된다. 더구나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청산 대상인 적폐 세력과 손을 잡았다고 비판할 것이다. 안 후보는 기존 지지층의 반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6. 그럼에도 이런 비판을 사소한 것으로 만들 만한 국가개조를 위한 거창하고도 참신한 정치개혁의 청사진이 연대 선언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면 해볼 만한 도박이다. 1987년 6월의 대시위 때 “계엄령인가, 직선제 수용인가”를 놓고 고민하던 전두환-노태우 팀은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6·29 민주화 선언을 발표,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김영삼 김대중 씨가 절대로 단일화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 이 승부수를 던졌다. 그해 12월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는 兩金 씨의 분열을 틈타서 36.6%의 득표로 당선되었다.
17. 홍준표-안철수 선거 연대는 선거 이후의 聯政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이는 내년 지자체 선거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改憲 국민투표는 물론이고 北核 문제 해결을 위한 國政의 구심체가 되어야 한다. 4차 산업 혁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체제를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명이 다한 낡은 정치구조와 체질의 근원적 개혁이 있어야 한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당선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계파 교체이다”라고 비판하면서 정권을 잡으면 탕평책을 써서 인재를 널리 구하여 쓰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렇게 하려면 지역과 이념갈등 구조의 덫에 걸려 있는 한국의 정치를 풀어놓아야 한다. 식자층 사이에서 거론되는 안철수-홍준표 連帶 및 聯政 구상은 지역갈등타파-중도보수 연합정권 구상이며 근본적으론 국가改造를 위한 비전이다. 문제는 누가 두 사람의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이다. 이런 국면에서 필요한 존재는 애국심을 가진 마음을 비운 정치 9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