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봉주 전 의원이 여성중앙과 인터뷰를 했다. 2 칼라TV와 진중권을 욕보였다. 3 진중권,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4 현재 트위터 등을 통해 설전 중이다.
여성중앙과 인터뷰, 할 수도 있다. 경솔하긴 했다. 그 친구들이 어떻게 편집하고 어떻게 내보낼지 어떻게 믿는단 말이냐. 하지만 판단미스일 순 있어도, 정치인이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 윤리적 가치판단의 문제가 될 순 없다.
진중권을 비판할 수도 있다. 진중권이 정봉주를 비판할 권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제는 그 내용이다. 다음은 문제가 된 진중권과 칼라TV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진중권씨가 ‘너절리즘’이라고 씹던데 씹긴 뭘 씹어. 그 사람은 그냥 우리한테 묻어가고 싶은 거야. 우리를 도발해서 덩달아 뜨고 싶은 거지. 그런데 대응을 안 하니까 미치는 거야. 진중권은 진보 진영에서 자기가 최고의 이빨인 줄 알아. 그런데 그게 무슨 이빨이야. 우리가 보기에는 허접하기만 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묻어가는 새끼들이 싫으니까. 그거 무임승차하는 거잖아. 우리가 왜 그 사람 돈 벌게 해줘. 바보야 바보. 기사에 진중권은 바보라고 꼭 써. 우리가 대응할 줄 알았다면 우리의 수준을 모르고 있는 거지.
수를 다 읽고 있다는 건가 그건 내가 읽는 게 아니라 트위터 보면 더 잘 알 수 있어. 다들 그래. 진중권이 묻어가려고 하는데 대응하지 말라고. 자기가 자기 영역 개척해야지. 나꼼수가 마음에 안 들면 대응할 수 있는 걸 내놓으란 말이야. 황색 저널리즘 아닌 고상한 걸로 자기가 하면 되잖아.
진중권 씨와 친분은 좀 있나 전혀 없어.
정치 성향이 비슷한 줄 알았는데 성향이 비슷하면 우리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지. 누구든 비판해서 뜨고 싶은 마음에 피아 구분을 못하고 공격하는 거야 지금. 그 사람도 예전에 인터넷 방송 ‘컬러TV’인가 뭔가를 했어. 그런데 재미 없으니까 결국 망했잖아. 세상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땐 이유가 있는 거야.
[칼라TV]인가 뭔가가 재미가 없으니까 결국 망했다. 당연히 나꼼수는 재미 있으니까 떴다는 뜻이다. 나꼼수로 대변되는 자신이 [칼라TV]로 대변되는 진중권보다 훌륭하다. 진중권이 "묻어간다"는 표현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게임은 끝난 거고, 결국 진중권은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만큼 더 이상 언급할 가치도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승리했다는 사실(정봉주와 진중권은 대결한 적도 없지만)이 과정의 가치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당연한 상식이지만, '이기는 편이 옳은 편'은 아닌 것이다. 정봉주 식의 결과론을 갖고 이야기하면, 우리는 정치권력, 부, 기성언론을 모두 장악하는 데 성공한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비판하고 대항할 자격이 있을까?
정봉주의 진영논리도 그렇다. 우리 편인줄 알았는데 우릴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지. 피아구분을 못 한다고 한다. 진중권에게 정봉주가 생각하는 '피아'의 구분을 할 의무도 없을 뿐더러, 그가 피아구분을 하지 않은 적도 없다. 진중권은 <나꼼수>에 열광하는 진보와 그렇지 않은 진보는 서로 역할이 다르다고 분명히 밝힌 바가 있고, 나꼼수에 대한 그의 우려엔 이 방송이 장기적으로 생존하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었다.
정봉주의 논리에는 "우리가 남이가"식 사고방식이 있다. 우리사회의 진보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일이, 바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한 문장에 겹겹이 쌓여있는 온갖 폐해인데 말이다.
무엇보다 [칼라TV]가 "재미없으니까 망했다"는 그 말은, 결코 해서는 안 되었다. 재미는 절대가치가 아니다. 촛불집회와 용산참사 등 시민의 기본권과 인권이 유린당하는 현장을 고단하게 누빈 사람들의 순수한 노력을, '망해 마땅한' 무능력으로 치환해서 말하는 건 예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물론 [칼라TV]는 망하지도 않았고 말이다.
물론 나는 정봉주가 이른바 '수꼴'과 다름없는 구식 진영론자이며, 힘이 곧 정의라는 아마존 정글리즘의 신봉자이자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봉주가 정의감이 넘치는 인물인 건 사실이다. 교육정책에 대한 철학은 정치인으로서 그의 세련된 수준을 보여준다. 또한 이 정권에서 '아직도' 잡혀가지 않은 사람이다. 아무리 사악하게 털어도 먼지하나 없다는 뜻이다. 이정도 청렴한 정치인은 거의 없다.
정봉주가 좋은 정치인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정봉주가 진중권에 대한 감정 때문에 실수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진중권은 논객이고 평론가이며, 그 이전에 한 사람의 시민이다. <나는 꼼수다>의 위험성을 경고할 수도 있고, 이 팟캐스트 방송의 수준이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다고 선언할 수도 있다. 듣지 않을 자유, 비판하거나 열 받으면 욕할 자유도 갖고 있다. 물론 그러한 진중권의 스탠스가 나꼼수에 열광하며 비로소 '쫄지 않는' 유쾌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건 당연하다. 정봉주도 기분 무척 나빴을 것이다.
하지만 원칙이라는 게 있다.
나꼼수는 가카헌정방송이다. 이 방송의 대전제는 가카의 존재다. 나꼼수는 할말 못할 말 쏟아내며 가카와 권력을 본격적으로 까대는 방송이다. 그것이 무시무시한 현실의 권력이일지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무슨 말이든, 말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본지 편집부장 너부리는 공식적으로 이런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진실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딴지는 진실 이전에 권리에 먼저 베팅한다." <나는 꼼수다>는 가카헌정 이전에 모든 국민이 달고 태어난 입을 위한 권리장전이다. 이 권리장전에 귓바퀴 안에 내장된 복잡한 기관을 이용한 '들을 권리'가 포함되어 있는 건 물론이고.
그래서 우리는 나꼼수 자체를 비판하고 욕할 누군가의 권리까지도 인정하는 게 마땅하다. 이쪽도 입 있으니 서로 씨바거리며 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봉주는 선을 넘었다. 욕을 해도 이 사회를 지배하는 부도덕한 기득권의 언어를 가져와 쓰면 안 된다. 진보는 괜히 진보가 아니다. 힘들고 귀찮은 거, 정도에 맞게 더 오래 걸어가는 거 감수하니까 진보다.
어떤 사람들의 적대적인 평가대로, 진중권은 '입진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입으로 진보를 말하면 안 되는 것인가? 원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 구강구조를 사용할 권리를, 그 입의 소유주 외에 대체 누가 갖고 있단 말인가?
이 글을 쓰는 필자는 여전히 정봉주를 존경하고 애정한다.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 같다. 마찬가지로 필자는 진중권 또한 몹시도 좋아하며, 그의 두개골 안 뇌주름 사이에 한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 입씨름 없는 진보가 어찌 가능하단 말인가. 진중권이 분열을 조장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논리대로라면 나꼼수, 즉 '내 편'을 비판했다고 진중권을 적으로 간주하는 정봉주도 분열을 조장하긴 마찬가지다.
진중권은 40만명이 욕설의 저글링러쉬를 해와도 꿈쩍도 하지 않는 양반이다. 그 진중권이, 트위터에 "서로 역할이 다른 거라고 생각하고 봐주면 안되나요ㅜㅜ"라며 눈물 이모티콘까지 썼다. 자기가 겁나서가 아니다. 현장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온 몸으로 받아낸 [칼라TV] 사람들이 받을 상처가 겁나서다. 그러니 [칼라TV]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진중권을 욕하지 않는게 최소한의 예의다. 저글링러쉬는 진중권이 남 걱정 안하고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을 때 감행하도록 하자. 우리 비겁하게는 살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첫댓글 이 글을 끝으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읍시다~
아우...그냥 둘이서 잘 지내라...좀...
동감!!
길게 보구 보듬구 가자구요 .맘에 안들면 무시하구요 최소한 한편끼리 까진 맙시다 ..초반전입니다 간신히 잃어버린땅 쪼금 찾은정도입니다 찾을게많다구요 아직!! 우리끼리 싸우면 금방 지침니다 릴리스...
사족으로 진중권 까시는분 이전글 쭉 살펴보니 첨부터 진중권 진보진영 게속 까더군요..이러진 말죠
과연 밑에서 까시던분들은 어찌 나올까요
이기사는 한문장으로 정리됨니다 [진중권은 <나꼼수>에 열광하는 진보와 그렇지 않은 진보는 서로 역할이 다르다고 분명히 밝힌 바가 있다] 이것이죠
천억부자님 댓글대로 이글을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연 당사자들은 잘못한거 서로 사과 했으면 좋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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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칼라티브에대한말은 좀 불편했습니다 진정 그런마인드는 아닌대 기사뉘앙스를 그리쓴거같기도하고 하지만 분명한건 조심할필요는있습니다 저도 그기사보고 좀 속상했습니다 촛불때 정말고생많이한 칼라티브였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