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집 아가씨는 너무 이쁘다. 아니 우리 늙은이 눈에만 이쁜가,
아가씨가 닭집을 차린지는 10년이 되었지만 주변에 총각넘들이 드나드는걸
못 봤으니 늙은이 눈에만 꽃처럼 보이나 라는 짐작을 할 뿐이다
경기가 안 좋으니 싸고 기름기 배인 음식을 먹으려면 그래도 닭만 한 게
없다고 오가며 사 들고 가니 경기 없는 요즘이 오히려 좁은 가게가 비좁게
손님이 드나든다. 나도 또래 시장 친구들과 찻집에 가느니 찻값으로 닭집에
가면 친정엄마 반기듯 챙겨줘서 찻값보다 더 쓰고 나오긴 해도 이 사람 저 사람
늘 보는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농담도 하며 몇 시간 좋게 놀다 오는 곳이다
시장 골목이고 좁은 가게라 출입문은 겨울에도 열어 놔야 해서 오가는 사람들
특히 관광객이 많은 금요일은 사람 구경하기 딱 좋다.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아기씨는 능숙하게 닭을 튀기고 똥집 튀기고 새우를
튀기면서 우리가 하는 말에 자신의 말도 끼워 넣어 묻고 답하는데 그 실력도
만만치 않다 엄마뻘인 우리에게 “언니언니” 80먹은 할머니 단골에게도 “언니
”언니‘ 해주니 사람 마음 들었다 놨다 하는 아가씨다
장사 십 년 된 아가씨에게 철칙이 있는데 남자 손님에게 오빠란 소리는 절대 않는다.
그냥 아저씨다. 더 신기한 건 늙은이들이 모여 있는 곳엔 늘 희한야릇한 농담이
닭기름 끓듯 바글거리는 데도 그 농담하나 건네 받지 아니한다. 그냥 씩 웃고 만다.
그걸 보면 원래 바탕이 제대로 된 아가씨다.
그런 아가씨도 장사를 하는 중에 마음에 든 사람이몇 있었다는 소문도 있고
연애를 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다 오래가지는 못한 듯했다.
우리 늙은이들이 모이면 대여섯 명 인원이 모이는데 막걸리와 맥주 닭 안주해서
떠들썩하게 먹다가 이젠 야행성 중독에서 벗어난 나와 몇은 빠지고 놀자판 아지매들이
뒤를 이어 늦게까지 있다가 근처 쿵짝쿵 하는 곳에 간다는데 아가씨도 꼭 따라가서
술값도 내주고 같이 노래 춤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걸 보면 요즘 아가씨가 연애는 따로
안 하는 듯하다.
2년째 아가씨와 닭을 만나는데 아직 그 속을 다 털어 내놓지 않아도 사람 면면이 재대로
되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가씨는 결혼을 안 했지만 안하기로 마음 먹었다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들은 게 없다
저렇게 사는 게 최선인지 나이가 내 딸과 동갑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건
오지랖인 내 생각이지 요즘 젊은 여자들이 어디 결혼에 매이려고 하는가
그나마 시장바닥에서 장사치로 좀 살았다고 주변 상인들과 공조도 좋고 상인들간의 평도 좋아
늦은 저녁이면 주변 상인들이 안주을 만들어 와서 한 잔씩들 한다고 그렇게 사는 게
자신도 좋은지 우리가 오면 이런 말 저런 말 옮겨 준다. 재미있고 살만하게 느껴지는 표정으로
3년 전부터 6십 초반인 독거노인? 남자가 아가씨에게 반해 청소도 해주고 바쁠 땐 서빙도 해주는데
소문엔 이 남자 과거에 아가씨에게 갖다 바친 돈도 만만치 않았다고 하는데 잘 나갈 때 왕창 탕진하고
지금은 청소와 심부름으로 가게에서 차려준 밥상 받는 걸로 대 만족하는 듯 해 보였다.
엄청 늙어 보여서 나는 할아버지 인줄 알았는데 나이가 60초반이라 해서 놀랐다.
아가씨는 우리 늙은이들에게 기쁨조다 아니 우리가 기쁨조다
우리는 아가씨 앞에서 서로 잘보이려 애를 쓴다 은연중에 우리 자신의 주방에서
가져온 장아찌와 김치 등등 가게서 필요한 것을 제 각각 몰래 갖다 바치는 걸
보면, 역시 젊은 여자가 친절하게 하면 늙은이들은 성별에 상관없이 홀랑 빠지나보다
늙으면 젊은 기가 좋고 그 젊은 대상이 예쁘게 언니 언~니 불러주는데 어찌 싫다고 하겠는가,
닭집 아가씨가 연애도 말고 결혼도 말고 늘 그 자리에서 닭이나 튀기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요즘 우리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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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오락가락 하는 오월입니다
여러분~~ 꽃처럼 화사한 오월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
감사합니다 제가 장돌뱅이 출신이라서 항상 시장 사람들과 놀기 좋아 합니다
ㅎㅎ 그냥 생닭을 튀겨 파는 곳인데도 손님이 있어요 옛 향수로 그러는지 달고
짜고 매운 맛이 아니라 그런지 저는 닭 싫어요 매일 냄새에 질려서 ㅎㅎ
닭집 이 멉니까
후라이드 치킨 샵.~~
그러니 생머리 처녀가 쎄련.
아니 그 집은 후라이드 이런 거 없구 옛날식 닭집이라고요 ㅎㅎ
그냥 기름에 생닭을 넣고 바싹 튀겨주는 딱 한가지 메뉴밖에 없는
닭에 관해선 그리고 똥집 튀기고 끝
운선님 글엔 많은 주위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니 읽어도 읽어도 새롭고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저도 옆동네로 이사가서 글속의 주인공 되어보고 싶어요
투정~~
아 그러세요 제 눈길이 미치는 곳에 서성이는 인물들은 다 주인공 시켜 줍니다 ㅎㅎ
제가 그런 짓 잘합니다 본인은 절대 모르지요 그리움님 감사합니다
닭도 잘 튀기고
친절하지만 나름 주관도 있는 아가씨같어서 더 매력이 느껴지네여
마음이 이쁘니 사랑받는가 봐예
글 잼있게 잘 읽었습니당
맞아요 주관이 뚜렸하고 성깔도 있어요 장사는 무뚝뚝하게 하지만 깊은 정은
많은 아가씨예요 둥근해님 맛있는 저녁 드세요~
귀가해 빈둥빈둥 피곤해
쉬다가 이제야 출첵합니다
이제 닭은 찐거 아니면
튀긴것 양념 못 먹네요
그래도 감사하답니다
부디 이대로 5년이 무사히 지나길~^^
평온한 밤되세요
저도 이제 튀긴거 와 가공식품 잘 안사오게 됩니다 이렇게 활동 하시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평화님 제발 아프지 마세요 기도합니다ㅠㅠ.
예쁘고 상냥한 닭집아가씨 모두가 사랑하고 또 그만큼 예쁜가 봅니다
제딸애는 어릴때 통닭을 너무좋아해 거의 매일 시켜먹었습니다
그덕분에 키도크고 날씬한것 같습니다
반면에 저는 육식을 좋아하지 않아 거의 먹지 않습니다
그아가씨가 하는 닭집이 운선작가님 동네에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
따님이 이쁘겠어요 그산님 닮아서 통닭 워낙 흔해서 요즘 잘 안먹지요 그래도 먹던 사람들은 꼭 먹더군요
잠 잘 무렵에 이 글
읽으니 갑자기 통닭이 당기네요.
언니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네요.
엄지척 보냅니다~~♡♡♡
요즘 힘들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마라 골병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