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정희성]
주일날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갔다가
미사 끝나고 신부님한테 인사를 하니
신부님이 먼저 알고, 예까지 젓 사러 왔냐고
우리 성당 자매님들 젓 좀 팔아주라고
우리가 기뻐 대답하기를, 그러마고
어느 자매님 젓이 제일 맛있냐고
신부님이 뒤통수를 긁으며
글쎄 내가 자매님들 젓을 다 먹어봤겠느냐고
우리가 공연히 얼굴을 붉히며
그도 그렇겠노라고
* 성당과 교회의 차이는 내 교회이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 같다.
성당은 내 성당이 없어도 아무 지역이나 가서 미사를 드리면 된다.
교회는 개교회(個敎會)주의여서 내가 속한 교회에서만 예배드려야 한다.
한 포도나무에 달린 열매만 인정이 된다는 거다.
ㄱ성당의 신도는 건축헌금을 내서 ㄴ성당을 짓는다. 그리고 계속 ㄱ성당을 다닌다.
ㄷ교회의 신도는 건축헌금을 내서 ㄷ교회를 더 키운다. 그리고 ㄷ교회만 다닌다.
그래서 신부님은 자매님들의 젓을 다 먹어보지 못했지만
목사님은 자매님들의 젓을 다 먹어봤을 게다.
내 교회냐, 아니냐의 미묘한 차이인 게다.
첫댓글 농치는 듯 쓴 시가 정말 기막히게 감칠맛납니다. 역쉬 정희성 샘입니다,.
기가 막힌 감칠 맛! ㅎㅎ
네,역쉬입니다.^^*
목사님이라고 자매님들 젖을 다 먹어봤겠어요?...
심방 한 오년쯤 다니면 웬만한 가정의 젓갈반찬은 다 먹어보지 않을까요.^^*
요즘은 다 밖에서 대접하더만요...ㅎ
밖에서 먹으면 자매님들의 젓은 아니죠.
정성이 담긴 음식을 대접해야 목사님이 힘이 날텐데.....^^*
ㅎㅎㅎ 제주도며 강원도 오지에 가서 성당을 찾아도 차암 좋습니다 가끔 마른 나물을 사오거나 얻어오기도...
시와 주페님 해설덕에 곰소나 강경 소래쪽 성당에 가면 맛과 재미를 같이 가져오겠네요^^*
오지의 성당, 좋지요.
강경 가시면 강경상고 교정 한번 둘러보세요.
백년이 넘은 오래된 학교랍니다.
거기 졸업한 사람들은 젓갈 장사해서 돈 많이 벌었을 것 같네요.^^*
주페샘님은 다방면으로 해박하십니다 ㅎㅎ 맞습니다 .얼마전에 섬에서 오신 신부님 셩당건축을 하시느라 어려움이 많으시다고 하셔서 울 성당에서 십시일반 특별 헌금을 했습니다 ^^
잘 하셨습니다. 강복하시길 빕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회와 성당에 대해 깔금하게 정리해주는 그런 싯구네요.
전 지금 현재 무교지만 그래서 성당에 대해 더욱 마음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