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속시끄러운 12월에 참 '반죽 좋은 사람'들이 화면에 자꾸 얼굴을 내밀어서 민망해집니다.
우리말에 ‘반죽이 좋다’란 표현이 있는데요.
‘반죽’은 “쌀가루나 밀가루에 물을 부어 이겨 놓은 것”인데 말입니다.
이 반죽이 잘 되면 뜻하는 음식을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원하는 물건에 쓸 수 있는 상태를 ‘반죽이 좋다’고 말합니다.
이 뜻이 변해서 오늘날에는 “쉽사리 노여움이나 부끄러움을 타지 않을 때”에도 ‘반죽이 좋다’고 얘기하지요.
촉망받던 정치인이 성 추문으로 구설에 올랐는데 '기다. 아니다'하는 모양새가 꼴불견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의 ‘반죽이 좋다’를 흔히 ‘변죽이 좋다’고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있네요.
‘반죽’과 ‘변죽’의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경우로 보입니다.
‘변죽’은 “그릇이나 과녁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말이잖아요.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변죽을 울리다’인데,
“바로 집어 말을 하지 않고 둘러서 말을 하다.” 곧 ‘남이 눈치를 챌 수 있을 정도로만’ 말하는 것을 뜻하지요.
가령, “재개발이 변죽만 울리며 몇 년째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말은,
재개발을 할 것처럼 주변에서 말들이 오갈 뿐 몇 년 동안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처럼 ‘변죽’과 ‘반죽’은 서로 전혀 다른 말이므로 잘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조금 엇길입니다만, 변죽, 반죽과 형태가 비슷한 ‘딴죽’이란 말도 있습니다.
씨름이나 태껸 같은 데서 발로 상대자의 다리를 옆으로 쳐서 쓰러뜨리는 재주를 ‘딴죽’이라고 하는데,
발로 상대자의 다리를 걸어 당기는 동작을 “딴죽 걸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발로 남의 다리를 후려치는 동작은 “딴죽(을) 치다”라고도 합니다.
이 말은 “서로 약은 체를 하고 딴죽을 걸고 있다.”와 같이,
“서로 동의했던 일을 어기고 딴청만 부릴 때”에도 비유적으로 쓰는 표현이긴 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내란'이라 생각하건만 기어코 아니라는 이들도 적지 않으니 참 요지경입니다.
어쨌든 반죽 좋은 이들이 변죽을 울리는 요지경 세상사에 딴죽칠 생각은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