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 승부는 '징검다리'에서 펼쳐진다. 기아 김종국(30)과 SK 김민재(30)가 2번 타자로서 양보없는 맞대결을 벌인다.
김종국이 붙박이 2번이라면, 9번이 본래 자리인 김민재는 2번이 익숙치 않다. 경력이 어떻든 톱타자와 중심타선 사이의 찬스메이커 역할이 그들에게 맡겨졌다.
기아 김종국의 올시즌은 우울했다. 지난해 도루왕(50개)에 오르며 활짝 꽃을 피웠으나, 올해는 주춤했다. 타율 2할5푼에 도루는 31개. 그러나 김성한 감독의 신뢰에는 변함이 없다. 1번 이종범과 3번 장성호, 4번 홍세완으로 찬스를 연결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김종국 말고는 대안이 없다.
김종국은 올시즌 14개의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김감독의 화끈한 공격 야구 틈바구니에서 소금처럼 탁월한 작전 수행능력을 보여줬다. 67개의 삼진이 걸리지만, 4사구도 57개나 얻어냈다.
김민재 역시 올시즌 방망이는 신통치 않았다. 타율 2할1푼1리에 4홈런 36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희생번트를 무려 30개나 성공시켜 전체 1위다. 착실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조범현 감독이 굳게 믿는 이유다.
김민재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9번 타자로 나선 1차전서 2점 홈런을 날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더니, 2차전서 2번 타자로 맹활약했다. 2타수 2안타에 볼넷 2개를 얻어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밑거름이 됐다. 정규시즌서 4사구(48개)보다 삼진수(42)가 적었다는 점도 조감독을 흡족하게 한다.
두 선수는 키스톤 수비위치에서도 맞대결을 한다. 2루수 김종국과 유격수 김민재는 정규시즌서 각각 내야수로는 적은 7개, 12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탄탄한 수비실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