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의 전설에 대한 나의 추론
전설의 대부분은 현실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100% 허구다.
3년 고개(한번 넘어지면 3년씩 더 산다는 고개), 심청, 장화홍련, 흥부놀부 등이 그 대표적인 허구의 전설인데 뒷날 글쟁이들에 의해 심청전, 장화홍련전, 흥부전으로 탈바꿈 되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에밀레종의 전설은 절대로 허구가 아니다.
전설의 빼도 박도 못할 증거인 에밀레종이 버젓이 현존하고 있지 않은가?
종을 주조하면서 실제로 있었던 기막힌 사건사고에 약간의 하구가 더해졌을 뿐이다.
그렇다면 에밀레종의 전설은 사실일까?
몇 년 전에 어떤 학자인지 대학교수가 에밀레종의 아주 작은 시편(종 표면에 묻어있는 미량의 녹 부스러기일 것임)을 분석한 결과 시편에서 사람의 뼈에 있는 인(燐)성분이 미량 검출되어 전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잠간 있었으나, 얼마 뒤 공식적으로는 아닌 것으로 결론 지어졌다.
그렇다면 왜 그런 전설이 생겨났을까?
종의 규모(높이3.75m, 입 지름2.27m, 무게18.9톤)로 보아 오늘날에도 주조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그 먼 옛날(AD 770년 전후) 모든 것을 사람의 힘으로만 해야 되니 온 나라의 국력을 다 기울여 신라백성 중 젊은 남녀는 거의 다 종을 주소하는 일에 동원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서라벌은 물론 인근의 신라 젊은 남자들은 거의 다 동원되어 수년간 종 만드는 노역에 투입되고, 여성들은 밥을 하고 나물 뜯어 반찬을 해 대는 일에 투입 되었을 것이다.
이때 자신의 어린 딸을 시주하여 봉덕사 스님에 의해 어린 것이 종을 만들 쇳물 속으로 던져진 것으로 전해지는 아이의 엄마와 아빠도 동원되어 그곳에 머물며 그 일을 해야 했을 것이니 어린 딸을 혼자 집에 둘 수가 없음으로 어린 딸도 엄마아빠와 함께 작업장에 머물며 숙식을 같이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하루는!
엄마 아빠가 일을 하고 있을 때 어린 것이 혼자 뛰 놀다 그만 펄펄 끓는 시뻘건 용광로에 빠졌거나, 누구인가의 실수로 어린 것이 밀쳐져 용광로에 빠졌거나, 그도 아니면 어린 것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공사판에서 뛰 놀다 무슨 사고(요새 말로 “안전사고”)인가로 짧은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그런 참혹한 일을 당해 엄마와 아빠가 부등켜 안고 몸부림을 치면서 울다 불심으로 가득한 엄마가 문득 어린 딸을 부처님이 데려가셨다고 생각하며 기왕에 죽은 어린 딸이 종과 함께 영원히 부처님 품에 안겨 있으라고 끓는 쇳물 위에 새카맣게 타서 둥둥 떠 있는 어린 것의 죽은 몸을 쇠 주걱으로 끓는 쇳물 속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거나, 그게 아니면 숨이 멋은 싸늘한 딸의 주검을 어미가 닭의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두 팔로 끌어안아 올려 끓는 쇳물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힘없이 내려놓음과 동시에 바로 정신을 잃고 털썩 주저앉아 그 자리에서 실신을 하였을 것이다.
어느 경우가 되었던 딸의 주검을 어미가 펄펄 끓는 쇳물 속으로 집어넣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시주 아닌 시주>를 하였을 것이다.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도 다함께 슬프게 울어대어 작업마당이 한바탕 통곡의 도가니가 되었을 것이다.
놀랍게도 거푸거푸 수도 없이 실패만을 거듭하던 종이 어린 것이 쇳물 속에 녹아들어가고 난 다음 단번에 주조가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게 해서 아주 어렵게 완성된 종을 쳐 보니 어린 것이 흐느껴 우는 소리와 흡사한 “에-밀-레-” “에-밀-레-” “에-밀-레-”하는 소리가 긴 여운을 남기며 낮게-낮게 멀리-멀리 깔리며 서라벌을 넘어 신라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어린 것의 주검이 그 어미에 의해 용광로에 던져지는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 모든 사람들의 귀에 종소리가 어린 넋이 엄마를 원망하며 “에-밀-레-” “에-밀-레-” “에-밀-레-”하며 슬프디 슬프게 흐느껴 우는 소리로 들렸던 것이다.
모든 것을 과학에 바탕을 둔 사고(思考)와, 합리적이고 논리정연 한 이치만을 따져 판단하는 오늘의 관점에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그런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인간의 행태를 유추해보면,
1. 경우를 불문하고 살생을 제1의 금기(禁忌)로 하는 불가의 스님과 불심으로 가득한 보살(딸의 어미)이 가축이나 짐승도 아닌 멀쩡하게 살아있는 어린아이를 끓는 쇳물에 던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고,
2, 위험하기 그지없는 공사판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철부지 어린 것의 우연한 사고(요샛말로 “안전사고”)사(死)였는데 불심으로 충만한 어미가 기왕 죽은 어린 딸을 부처님 품에 영원히 있으라고 당시는 불가의 스님을 제외한 일반백성들은 화장(火葬)풍습이 없을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스님들이 입적하시면 다비를 거행하는 것을 본떠 딸의 주검을 끓는 쇳물에 집어넣어 어미 나름의 <다비>를 하였고,
3. 역시 불심으로 가득했던 이를 본 신라인들이 어미의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믿음에서 울어 나온 어미의 그 행위를 <시주>로 미화하였고,
4. 그러고 나서 2대 왕대에 걸쳐 실패만을 거듭 거듭하던 종의 주조가 마침내 성공을 거두었고, 종소리가 어린 딸이 어미를 원망하며 흐느끼는 것과 같은 소리여서,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두고두고 오늘날 까지도 전해 내려오는 애잔한 전설이 되었고,
5. 이는 당시의 신라인들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에밀레종의 가슴 아린 전설의 핵심(Key point)인 <어미는 딸을 시주하고, 스님은 그 어린 것을 끓는 쇳물에 집어넣은> 것으로 각색(脚色)이 된 것이 아닐지?
어설픈 염불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 회원 상호간에 품격있는 예의를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 회원간 반말, 모욕적 언행과 욕설, 비아냥 등 품격없는 행위에 대해서는 발생 원인과 상관없이 활동제한합니다.
◆ 펌글, 스크랩해온 글, 단순 기사소개 등은 [스크랩 모아모아] 게시판에 게시해 주십시오. 본인글 스크랩도 동일원칙 적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