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떠나 온지 5년째... 설/추석 명절을 한국에서 보넨 적이 없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설 명절을 30도가 넘는 스리랑카 더운 땅에서 보넵니다.
고향땅에 계시는 80십 넘으신 아버님과 팔순이 되신 어머님이 생각이 납니다. 한국과는 직접 오고가는 비행기도 없고 툭하면 비행기 자리 없다고 해서 그래서 늘쌍 부모님 임종시 제때에 고국에나 도착할 수 있을지 그게 걱정 입니다. 아버님은 호랑이 같으신 분이라 평생 호통만 당하고 지내왔는데... 여기와서 전화 하시면서 처음 난생 처음 아버님의 울먹이는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그럴분이 절대로 아닌데... 제가 멀리 오기는 왔나 봅니다.
내일은 설날 제사(저는 이곳에서 한분의 제사를 모시고 있습니다)를 위해서 wife 와 shopping 을 할 생각 입니다. 제사를 모시는 분은 제 작은 아버님인데 결혼 하신지 1년만에 유복녀만 남겨 놓으시고 불의의 사고로 돌아 가시는 바람에 제가 차남이다 보니 호적상 입적을 하여 제사를 지냅니다. 이곳으로 제사를 모시고 온 이후 저는 제사상을 정말 정말 상다리가 뿌러지게 차립니다. 깡촌에서 어렵게 사시면서 19세 꽃다운 작은 어머님과 결혼을 하신지 1년도 채 안되어 돌아 가시고... 고기 보다는 과일에 엄청 신경을 쏟습니다. 바나나/파인애플/파파야/망고/패션 프루츠/람보땅/두리얀/오렌지/귤/... 평생 못 드셔 보셨던 온갖 열대과일을 산더미처럼 차려 놓습니다. 그리고 팔뚝만한 새우며 랍스타 갑 오징어와 온갖 생선들...더운 나라이다 보니 이렇게 차린 음식은 빨리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다섯끼 여섯끼씩 먹다 먹다 못먹으면 또 냉동시켜 놓고 또 해동시켜 먹고... 그것보다 작은 아버지가 배탈이나 나시지 않을지 걱정이 항상 됩니다. 그래도 어릴적 어렴풋한 기억으로 부자로 사시지 못한 작은 아버님 생각하면 하나라도 더 음식을 차려 드릴려고 눈에 불을 켜고 시장을 쫓아 다닙니다. 한국 보다는 물가가 싸서 크게 부담 스럽지 않습니다.
여기는 지금 30도가 넘습니다. 우기가 시작 되어야 하는데 근 두달째 비 한방울 안 옵니다. 기상청 보도로는 4월달까지는 비를 기대키 어렵다고 하네요. 이미 가뭄으로 인한 피해 소식도 들리고 곧 수돗물도 제한급수를 한다느니 전기도 (여기는 수력발전이 주 공급원임) 곧 제한적으로 공급 한다느니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넓은 정원의 잔디는 80%가 누렇게 말랐고 나무들은 푸른 생기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몇년전에도 가뭄으로 몇십만명의 이재민이 생겼는데 이번에도 그런일이 재연될까 걱정 입니다.
그래도 정치인들은 자기 살길 바빠서 멀쩡한 국회 해산하고 또다시 2월중으로 총선을 한다고 하네요. 한국 정치 상황하고 너무나 닮아서 외국인이 보기에도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한나라의 지도자가 될려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될 덕목이 많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vision" 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 합니다. 국민들에게 vision 을 제시하고 그 목표를 위해서 국민들의 합의와 힘을 모으는 지도자.
한해를 뒤돌아 봐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 해놓은것도 없는데 바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부처님 땅에서 새롭게 부처님의 말씀을 하나하나 익히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재가 신자인 제가 "똥 막대기" "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훌륭한 선사님들의 거창한 이야기에 신경쓰지 않고도 부처님법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생활속에서 지혜를 찾을 수 있어 좋습니다.
새해에는 제가 다니는 사찰의 스님들을 모셔서 공양도 올리고(주지 스님이 순천 송광사에서 3년간 수행을 하신분이라 한국말이 아주 능통 합니다) 세배도 드리고 세뱃돈도 강제로(?) 받아 낼 생각 입니다.
첫댓글 건강 하고, 행복 하십시요.....................()
저도 일년 전에 살짝 인도 갔다가 들린 적이 있습니다. 슾많고, 물많고, 과일 많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저는 과일을 좋아해서 과일 하면 스리랑카 생각이 납니다. 멀고 먼 이국 땅에서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악조건의 환경에서 열심히 수행하시는 군요 공부했다는 상없이 본래면목 보시기를 간절한 마음 보내드립니다
타국에서 설명절을 맞으시는군요. 스리랑카하면 불교유적도 많고....아쇼카왕에 의해 불법이 전해진것으로 배웠습니다만.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뉴욕은 겨을이라 무척 추운데 그곳은 30도라면무척더운 여름인가여? 안가보아서 얼떨떨 하네요 나무이미타불()
언제나 여여하게 ...성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