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 『가면라이더 J[假面ライダ-J]』 (94년)

[가면라이더 류우키]

도에이 / 1994년 4월 16일 / 극장용 컬러 47분 / 출연 : 모치츠키 유우타, 노무라 유우카

환경파괴의 실상을 조사하기 위해 각지를 떠돌고 있던 프리 카메라맨 세가와 코우지는 어느 산속에서 죽어간 동물들과 곤충들의 무덤을 만들고 있던 착한 마음의 소녀 카나와 만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교감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지구를 침략해온 악의 조직 포그의 공격으로 카나는 괴인군단 부활을 위한 제물로 끌려가고, 이를 막으려던 코우지도 적의 간부괴인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마는데, 그런 코우지를 구한 것은 지하 깊숙한 곳에서 살고 있던 지공인들이었다. 지공인들에 의해 개조수술을 받은 코우지는 대자연의 J 파워를 가진 가면라이더 J로 부활하고, 포그의 3대 간부들을 차례로 쓰러뜨린 J는 마지막 적 포그마더만을 남겨두고 있었지만, 거대한 적의 모함 그 자체였던 포그마더의 압도적인 힘 앞에 쓰러지기 직전, 대자연의 힘이 J에게 모이면서 J는 녹색의 거인, 점보 라이더로 변신하는 것이었다...!!!

전년도의 '가면라이더 ZO'에 이은 아메미야 라이더 시리즈 제2탄. 라이더의 디자인 자체는 전년도의 'ZO'에 비해 그다지 변하지 않았으나, 사상 최초로 '거대화되는 라이더'라는 발상은 이 J에게 'ZO'는 물론, 역대 라이더와도 확실히 구분되는 정체성을 심어주었다. 이는 93년에 발매된 비디오 작품 '울트라맨 VS 가면라이더'에서 마지막에 거대화되어 싸우는 1호 라이더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도 하고, 거대 히어로가 등장하는 특촬 작품을 한번 만들고자 했던 아메미야 감독 개인의 요망이라고도 하지만 어느 정보도 정확하지는 않다.

내용적으로도 이 'J'는 원조 가면라이더의 중요한 테마였으면서도 시리즈 전개와 함께 점차 약해져가고 있던 '자연보호'라는 주제를 보다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데, 예전의 '2호 라이더' 이치몬지 하야토와 같은 카메라맨인 주인공 코우지는, 자기 몸을 던져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파괴되는 현장을 고발하는 현실속 히어로로서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고, 히로인 카나 역시 누구보다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마음착한 소녀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코우지에게 J 라이더의 파워를 준 지공인들도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대자연의 화신으로 묘사되는 등, 이 'J'는 역대 어느 라이더보다도 '대자연의 사자'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또한, 히로인 카나 역으로 등장한 노무라 유우카는 당시 이미 원조 '차이돌'(차일드 + 아이돌의 합성으로서 어린이 아이돌을 뜻하는 일본식 조어)로서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었는데, 노무라의 첫 영화 출연작이기도 한 본 작품은 그것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으며 동년배의 남자아이들은 물론, 일부 고연령층 팬들까지도 극장으로 끌어들일 만큼의 강렬한 흡입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애초부터 수익모델로서는 성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였던 이들 극장용 라이더 작품은 단 두 작품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고, 같은 해 7월, ZO와 J가 함께 싸우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면서, 기본적으로는 예전 작품들의 촬영용 슈트를 재활용하여 값싸게 만들어진 3D 영화 '가면라이더 월드'를 마지막으로, 가면라이더 시리즈는 다시한번 동면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1998년, 가면라이더의 원작자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별세로 인해 '정통' 가면라이더의 계보 역시 여기에서 종결을 맞고 말았다.

 

가면라이더 ZO 대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