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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39
씬1. 낙랑국, 진양궁 수영관 신당 안
호동, 최리의 목을 벤 칼을 들고 안으로 들어온다.
호동, 침통한 표정으로 머리끈을 풀어 칼에 묻은 피를 닦고, 공손하게 이마에 대었다가 단군진영 앞에 놓는다.
(플래시) 38부,씬54
최리, “자명아...” 부르며 목이 떨어지던 모습.
호동 : ..
호동, 털썩- 주저앉아 머리칼을 쥐어뜯는다.
문득 고개를 들면, 호동의 시선에 자명의 모습이 환영으로 보인다.
자명, 힐난하듯.. 슬픈 듯 호동을 바라본다.
호동 : 그래..내가 네 아버지를 죽였다. 고구려가 졌다면, 뿌쿠 네가 내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겠느냐!! 그러니..어쩌란 말이냐?
자명 : ..
호동 : 난.. 고구려의 왕자다. 후회하지 않는다. 결코 후회하지 않아! (말은 독하게 하지만, 눈시울이 붉어진다)
씬2.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모하소, 라희를 간호하고 있다. 머리에 찬 수건을 얹어준다. 옆에 동고비와 소소.
라희 : .. (깨어난다)
모하소 : 정신이 드느냐?
라희 : 예.. (자리에서 일어난다, 동고비에게) 아바마마는? 어디로 모셨느냐?
동고비 : .. 차후마마께서 훼손된 폐하의 어두(御頭)를 손수 수습하고 계십니다.
라희 : .. (눈물이 흐른다, 자리에서 일어나 화초장으로 간다)
라희, 화초장에서 함에 들어있는 태녀의 관과 태녀의 인장을 꺼낸다.
라희 : (동고비에게) 지난날.. 아바마마께서 내리신, 태녀의 검을 가져오라.
동고비 : 예.. 마마.
라희 : 원후마마.. 자명은 살아 있습니까?
모하소 : ..
라희 : (대답을 구하는 시선으로 본다)
모하소 : 살아 있다..
라희 : 자명고각에서 사라졌다 듣고, 그러리라 짐작은 했습니다. (소소를 본다) 너는 낙랑의 사람이 아니라, 엄밀히는 한족이니..
궁을 나갈 수 있을게다.
모하소 : 뭘 하려는 게냐?
라희 : 안개처럼 저를 덮고 있던.. 혼돈이 걷히니. 제가 해야할 일을 하려합니다.
라희, 동고비가 가져온 검과 다탁에 놓인 인장, 태녀의 관을 차례로 만져본다.
라희 : (소소에게) 태녀의 인장과 태녀의 검.. 태녀의 관을 대장군에게 전해라.
모하소 : 공주야..
라희 : 원후마마 말씀대로, 이미 저는 태녀가 아닌 공주입니다. 아바마마 승하하시기 전, 이 몸을 태녀의 자리에서 폐했으니..
위를 대장군에게 전하려 합니다.
모하소 : ..
라희 : (소소에게) 망국의 죄인... 라희, 대장군이 낙랑의 위를 이어주길 원한다고.. (모하소를 한번 보고)
..자명에게만은 물리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지만.. 대장군이, 자명에게 넘기겠다 한다면 말릴 수 없노라 전해라.
소소 : 예.. 마마.
모하소 : .. (라희를 딱한 듯 본다)
씬3.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왕자실, 최리의 관이 을두지의 지휘아래 고구려 군사들에 의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왕자실과 치소, 앞치마를 두르고 있고.. 앞치마에 피가 묻어 있다.
왕자실 : 폐하를.. 어디로 모시는 것이오?
을두지 : (안타깝게 보다) 망국의 왕이.. 어찌 무덤을 가질 수가 있겠습니까.
왕자실 : 마지막 인살 올리겠소..
을두지 : 잠시 나가 있지요.
을두지와 고구려 군사들, 관을 내려놓고 나간다.
왕자실, 앞치마를 벗는다. 치소, 왕자실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준다.
왕자실, 관뚜껑을 열어 최리를 본다. 최리의 목에는 푸른 비단천이 감겨 있어 참수의 자국이 없다.
왕자실 : 흐흠... 후회하나요, 당신?
최리 : ..
왕자실 : 난 후회두·미련두 없어요. 어차피 우리, 왕굉 오라버니 손에 다 죽을 목숨이었잖아요, 안그래요?
최리 : ..
왕자실 : 왕이 돼서, 당신 뜻대로 낙랑을 다스려봤구.. 손해본건 아니라구..
치소 : (눈물이 왈칵- 난다)
왕자실 : 먼저 가 계세요. 당신은 이 왕자실이 징그러 다신 안보구 싶겠지만..
다음생에도 신첩은 꼭 폐하가 왕이 되도록 돕겠나이다.
왕자실, 최리의 얼굴을 한번 만져보고, 일어나 공손히 읍한다. (Dis)
씬4. 낙랑국, 바닷가 움막 앞 (다른날/밤)
왕홀, 부퉁과 소소를 데리고 자명을 찾아왔다.
소소, 라희가 준 보퉁이를 들고 있다.
차차숭과 일품, 왕홀 일행을 맞는다.
소소 : 아저씨.. 전.. 몰랐어요..
차차숭 : (소소에게 고개 끄덕여주고) .. (왕홀에게) 공주님은 안에 계십니다.
왕홀 : (소소를 본다)
소소 : (왕홀에게 보퉁이를 준다)
차차숭, 왕홀과 부퉁을 안내한다.
일품 : (따라가려면)
소소 : (잡는다) 행카이. 난 몰랐어.. 정말이지, 뿌쿠가 공주님인줄은..
일품 : (소소에게 웃음을 지어준다) 오느라 고생했다.
씬5. 동, 한 방 (밤)
자명과 왕홀, 초라한 탁자 앞에 앉아 있다.
자명, 치명상에서 회복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초췌하다.
탁자 위에는, 라희가 보낸 태녀의 관, 태녀의 검, 태녀의 인장이 놓여있다.
왕홀 : 폐하께오서는 참수를 원하셨고, 호동왕자가 직접..
자명 : .. 무휼은 우리 낙랑 백성들을 형제로 받겠답니까?
왕홀 : 정남 사내들은, 상무 철광산, 불함 목재장.. 추모왕과 유리왕의 능묘 노역으로 보내겠다 선포했습니다.
자명 : 결국.. 노예살이군요.
왕홀 : 우나루가 낙랑의 백성들을 고구려로 압송하고 있습니다.
자명 :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입니다. 어떻게 낙랑의 백성들을 구해낼 것인가.. 그것이 대장군과 내가 해야할 일입니다.
왕홀 : 비직 왕홀, 청하나이다. 공주마마, 이제 신녀가 아니라, 낙랑국을 다시 일으킬 구심점이 되어주십시오.
태녀가 되어 주십시오.
자명, 태녀의 관과 태녀의 인장, 태녀의 관을 차례로 본다.
자명 : (태녀의 관을 만져본다) 예쁘군요.. 한번쯤 써보고 싶게.
왕홀 : 마마의 것입니다..
자명 : (고개 젓고) 라희의 것이죠. (자리에서 일어나 태녀의 검을 뽑아 든다) 이 검으로 낙랑을 구하겠습니다.
왕홀 : (그 모습을 본다)
씬6.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다른날/낮)
대무신왕, 호동, 을두지와 추발소, 우나루,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호동 : 예상대로 폐하의 강경책에 낙랑백성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나루 : 이제껏 고구려가 복속시킨 멸망국 놈들 중 반발하지 않은 것들이 있었소. 목을 베야 하오!
호동 : 규모가 달라요!
추발소 : 폐하. 왕자님 말씀도 일리가 있나이다. 언제까지 낙랑에 우리 군사들을 주둔시킬 순 없나이다.
대무신왕 : 낙랑국 백성들이 마음껏 원망하고, 울분을 토하며, 한풀이를 하게 하라.
을두지 : 폐하.. 그 무슨 말씀이신지...?
대무신왕 : 신물 자명고를 찢고, 낙랑을 멸망으로 이끈 것은, 고구려가 아니라 그들의 태녀다.
적국 왕자에게 눈이 멀어, 태녀가 나라를 팔았다 널리 알리고, 낙랑백성들에게 망국의 계집을 내어주라!!
호동 : (벌떡 일어난다) 안됩니다!! 아바마마!!! 그녀는 낙랑정벌의 공로자요!! 어찌 되었거나.. 이.. 호동의.. 부인입니다..
대무신왕 : 쓸데없는 소리!!
호동 : 어찌 모든 죄를 라희에게 다 뒤집어씌우려 하십니까!! 통촉하소서...
씬7.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라희, 모하소와 왕자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라희, 문쪽으로 가려하는데.
모하소 : 안된다. 라희야. (막는)
라희 : 아바마마께서.. 이미 성지를 내리셨나이다. 백성들의 손으로 단죄를 받아야한다면.. 겸허히 받으라..
왕자실 : .. (착잡한 표정으로 라희를 본다)
라희 : 부디..옥체를 보존하소소. 대장군이 살아 있고...(싫지만) 자명이..있으니,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십시오. (읍하고, 문쪽으로)
모하소 : 라희야!! (따라 나간다)
왕자실 : (치소에게) 을두지에게... 이 왕자실이, 고구려왕을 배알하고자 한다 해라..
치소 : 예.. 마마...
씬8. 낙랑국, 진양궁 일각
라희, 맨발로 끌려 나온다.
호동, 뛰어온다. 태추와 철상을 비롯한 호위무사들, 호동을 가로막는다. “안됩니다!! 왕자님!!/폐하의 노여움을 사십니다!!!”
호동 : 태녀!!
라희 : .. (호동을 본다) 자책할 건 없어. 이 모든 건 내 선택이었으니까... 낙랑국을 이리 만든 죄 후회하고·후회하지만...
그 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자명고를... 찢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요.
호동 : 라희야...
라희 : 그대 아버진.. 낙랑을 갖기 위해 왔겠지만.. 당신은... 자명일 갖고자 왔겠지.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겠고.
호동 : ..
라희 : 이제 자명일 갖지 못할 꺼야... 그게 죄책감이든, 뭐든... 이 라흴.. 평생 가슴에서 내려놓을 수 없을 테니까..
나.. 호동의 아내로, 죽어줄게.
라희, 호동을 보며 애처롭게 웃고, “그만가지”하며 돌아선다.
호동 : 안된다!! 라희야!!! (따라가려는)
태추 : 왕자님을 막아라!!
호위무사들, 호동을 잡는다.
호동, “라희야!!! 라희야!!!” 소리친다. 라희, 끌려가면서 뒤돌아본다.
씬9. 낙랑국, 왕검성 광장
고구려 군사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라희를 단죄할 백성들이 구름처럼 모여있다.
나무판에 ‘被男人所迷惑,最終使樂浪國走向滅亡的亡國公主羅姬之處刑場’
(자막) 사내에게 눈이 멀어 낙랑국을 멸망시킨 망국의 계집 공주 라희의 처형장
맨발에 덧옷도 없는 라희가 끌려온다.
추발소, 단상에 서서 라희의 죄를 읽는다.
추발소 : 듣거라! 낙랑국 백성들아! 너희는 고구려를 원망하고자 하나,
어찌 하늘이 낙랑을 버리고, 단군왕검이 낙랑을 버린 것이 고구려의 탓이냐!
너희들이 떠받들던 태녀가, 사내에게 눈이 멀어 바로 낙랑의 신물 자명고를 찢어 하늘의 노여움을 산 것이다!!
백성1 : 죽여라!!! 고구려에 나라를 판 낙랑국의 계집을 죽여라!!!!
백성들 : (차마 돌을 던지지 못한다)
라희 : 낙랑의 백성들아.. 나를 미워해라.. 나라를 이리 만들고, 신물을 찢은 나를 저주하고, 죽여라.
허나, 희망은 놓지 말아라... 대장군이... (망설이다) 낙랑국에.. 또다른 왕녀가 너희를 구해줄 것이다.
고구려1 : 뭔 개잡소리!!! (돌을 던진다)
백성들,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한다.
모하소, “태녀야!!!!”하며 뛰어온다.
라희 : 원후마마..
백성1 : 원후마만 비키십시오!! 용서할 수 없는 죄인입니다!!
모하소 : (백성들에게 읍한다) 자식을.. 잘못 기른 죄. 에미로서...깊이 깊이 사죄드리오..백번.. 맞아죽어도 할말없는 죄인이나..
부디.. 용서해주오... 용서할 수 없다면... 내게도.. 죄를 물어주오...
백성2 : ..
백성3 : 내 자식, 내 부모가 다 죽고, 노예가 됐는데 어찌 원후마마 자식만 소중한가!!
자식을 잘못 키운 죄!! 죽음으로 갚으시오!!!
백성3, 돌을 던지기 시작한다.
백성들 그와 함께 분노가 폭발한다. 모두가 돌을 던지기 시작한다.
모하소, 라희를 안는다.
동고비 : 마마! (모하소를 안으려)
모하소 : 가라!! 동고비야, 넌 일품이에게 가!!
동고비 : 이 년의 살고·죽음은.. 다 마마의 것입니다. 마마를 모실 수 있어 행복했나이다... (모하소를 안는다)
이 세 사람, 위로 돌들이 쏟아진다. (Dis)
씬10. 낙랑국, 진양궁 미앙전 신방 안/앞
호동, 군사들의 삼엄한 감시 속에 전각 안에 홀로 갇혀있다.
호동을 지키는 태추와 철상.
호동 : ..
(인서트) 호동, 자신과 행복했던 라희의 한때를 생각한다.
비파를 타던 라희, 자신을 살리려 했던 라희, 혼인을 하던 라희.
자신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하던 라희..
호동 : 라희야...
씬11.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화려하게 성장한 왕자실, 술을 준비하고 있다.
왕자실 : (치소에게) 두려우냐?
치소 : 차후마마라는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오르려다 그 끈이 끊어졌습니다.
고구려놈들 손에 희롱당해 죽거나, 또다시 개·소만도 못한 노비의 신세로 떨어질 몸..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왕자실 : 과연 이 왕자실의 여관장 치소다. (머리에 날카로운 단도뒤꽂이를 꽂는다)
씬12.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왕자실, 우아하게 대무신왕에게 읍한다.
술잔 두 개와 술주전자를 받쳐 든 치소, 서 있고.
대무신왕과 내시장만이 있다.
대무신왕 : 그래, 나를 보자한 이유가 뭐요?
왕자실 : 나라가 망하면, 후원은 정복왕에게 바쳐지는 것. 이 왕자실, 폐하께 이 몸을 의탁하러 왔나이다.
대무신왕 : 최리의 잘린 목을 꿰맬만큼 정 깊은 여인이, 남편 죽고, 자식마저 떠나보내는 마당에 내게 의탁한다?
왕자실 : 어두를 수습해, 전남편에 대한 도의를 다했고. 미친 딸년을 낳아, 나라가 망했으니 에미의 정이 없습니다.
대무신왕 : .. (본다)
왕자실 : (치소를 본다)
치소 : (다탁에 쟁반을 놓고, 술잔 두 개에 술을 가득 붓는다)
왕자실 : (술 한잔을 들어 쭈욱- 마시고, 대무신왕에게 한잔을 가져간다) 드시옵소서.
대무신왕 : 낙랑국 최고 미녀 왕자실도 나이가 들었군.
왕자실 : 원래 젊은 사내는 젊은 여인을, 나이든 사내는 나이든 여인을 아끼는 법이지요. (잔을 내민다)
대무신왕 : (받고) 나는 그대 오라비 왕굉이 아니니..
왕자실 : 그렇지요. 폐하께오서는 이 왕자실의 오래비가 아니라 독은 쓰지 않습니다.
왕자실, 번개같이 단도로 만든 뒤꽂이를 뽑아 대무신왕의 가슴팍을 찌르려한다.
대무신왕 : !! (피한다고 피하는데, 팔을 단도에 찔린다)
내시장 : 폐하!!!
그 소리에 문 밖에 있던 우나루와 장수들이 들어온다.
우나루, “폐하!!!”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내시장, 대무신왕 팔의 상처를 본다.
왕자실 : 호호호~ 호호호호~ (미친듯이 웃는다) 하늘이 이 왕자실을 버리는구나. 자묵아.. 자묵아!!
이게 네가 말한 왕자실의 운명이더냐!! 무휼의 욕망과 내 딸 라희의 정념이 얽히고설켜 오늘이 되었더냐....
우나루 : 미친 계집이옵니다!!! 당장 목을 치겠나이다!!!
왕자실 : 호호호~ 호호호호~ (웃는데 눈물이 비오듯 흐른다)
대무신왕 : .. 고구려 원비만큼이나 담대하군. (우나루에게) 실성한 여인을 목 베 뭐하리. 추방하라!!
씬13. 낙랑국, 왕검성 광장
라희와 모하소, 동고비가 쓰러져 있다. 동고비는 숨이 끊어져 있다.
백성들과 고구려 군사들, 자리를 떠나고 있다.
라희 : (모하소에게 팔을 뻗는다) ... 엄마.....
모하소 : (간신히 눈을 뜬다) ..
라희 : 엄마...
모하소 : (혼수상태다) 아가... 엄만 물에.. 빠진 자명일 구해야 해...
라희 : 그러게... 자명이에게... 가지....
모하소 : 엄만.... 자명일 구하고.... 우리 라희하고... 죽을 꺼야....
라희 : 엄마...
모하소 : (라희의 손을 끌어 쥔다) 사랑한다... 내... 아가.... (숨이 끊어진다)
라희 : ... 엄...마..... (모하소의 가슴에 쓰러진다)
미친 왕자실, 치소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온다.
왕자실 : .. (라희를 본다)
씬14. 낙랑국, 열수강 일각 (밤)
삿갓배가 한 척 있다.
왕자실과 치소, 라희를 배에 싣는다.
왕자실, 배에 오른다.
왕자실 : 라희야.... 라희야... 엄마랑 가자.... 이제 살었다...
치소 : 마마... 태녀마마 이미, 숨이.. 끊어졌나이다...
왕자실 : (무섭게 노려본다) 내 딸은 안죽는다!! 여왕도 돼보지 못하고, 어찌 라희가 죽을 수 있느냐!!!
이 왕자실이 살아있는 한, 라희는 죽지 않아!!!
왕자실, 라희와 함께 배에 오른다.
치소, 배를 민다.
씬15. 낙랑국, 열수강 (시간경과)
밤바다에, 왕자실과 라희가 탄 삿갓배가 떠간다.
치소, 강물에 몸을 담그고 떠가는 삿갓배를 향해 공손히 읍한다.
치소, 품에서 백두옹이 담긴 주머니를 꺼낸다.
치소 : 마마.. 이 년이 먼저 가 있을지, 마마가 먼저 가계실지 모르오나.. 곧 저승에서 뵙겠나이다..
치소, 백두옹을 입에 털어 넣는다. (Dis)
씬16. 낙랑국, 어느 야산 (밤)
두 개의 작고 초라한 무덤이 만들어졌다. 모하소와 동고비의 무덤이다.
자명과 왕홀, 일품이 있다.
왕홀 : 원후마마..
일품 : .. 원후마마... 이모님.... 부디 편히 가시옵소서.
자명 : .. (바라만 본다)
왕홀 : 공주님... 어찌 울지 않으십니까.. 우십시오..
자명 : 아직은 울 때가.. 아니니까요.. 대장군은 완전히 무휼의 손에 떨어지지 않은 남부칠현을 중심으로 군사들을 모으십시오.
나는, 단장님과 함께 고구 려로 들어가 노예로 떨어진 백성들을 구해낼 방도를 찾겠소.
씬17. 고구려, 국내성 저잣거리 (낮/부분생략)
(자막) 고구려 국내성, 겨울 낙랑국 멸망 1년 후
차차숭과 미추, 소소 등 喜喜樂樂 기예단 단원들이 각자의 재주를 선보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시녀장과 아미,술이, 구경한다.
차차숭, 변검 복장으로 공연단 뒤에서 나타난다.
차차숭 : 기대만발 기대만땅 차차숭의 기예단 시시러러 희희낙락. 드뎌 고구려 국내성 입성! (화려한 변검술 선보인다)
소소, 재빠르게 호동인형과 낙랑인형을 차차숭에게 건네준다.
차차숭 : 짜잔~ 이 인형이 보통 인형이 아니올시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
낙랑국과 고구려를 떠들썩하게 만든 희대의 상열지사! (호동 흉내내며) 공주 이리 가까이 오시오.
(라희 흉내내며) 아이~ 왕자님, 뻘건 대낮부터 이러시면 아니되와요~ 바로,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아~
아미 : 아아- 우리 호동왕자님 얘기. 그건 우리두 좀 알지.
차차숭 : 과연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것이 모두 진실이냐? 거짓이냐? 낙랑국에 있었다던 신기한 북 자명고는 과연 북이었던가!
아니면 아리따운 공주였던가!! 진실이냐~ 거짓이냐~ 거짓이냐~ 진실이냐~ 신기명고 자명고!
낙랑자명 자명낙랑 호동자명 호동낙랑! 여러분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라~
차차숭과 희희낙락 단원들, 사람들을 불러 모아 빙당호로 나눠준다.
차차숭 : (둥- 한번 치고) 동부저자 임시극장 하루한번 유시정각 방석 깔린 의자 귀족석은 쌀 한 됫박.
특석은 보리 한되 끄트머린 좁쌀 반되.
미추, 다른 쪽으로 자리 옮기려는데, 시녀장, “이보게-” 하면서 미추를 붙잡는다.
씬18.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밤)
호동, 술을 마시고 있다.
태추, 들어와 술주전자를 잡는다.
태추 : 폐하께서 찾으시옵니다. 양칫물 하시고, 어서 강국전으로 가세요.
씬19.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안 (밤)
화가 난 대무신왕, 빠른 걸음으로 대전 안을 서성인다.
호동, 한쪽에 서서 대기하고 있다. (두 사람만 있는)
대무신왕 : 대체 네 불만이 무엇이냐!
호동 : 아바마마께서는 땅을 넓히실 줄은 알아도, 땅을 다스릴 줄은 모르는 분이십니다!
대무신왕 : 뭐라! 네, 날 지금 조롱하느냐! 아님 뭘 가르치겠단 거냐!
호동 : (꿇어 엎드린다) 낙랑의... 백성들을 살펴주소서. 아바마마, 소자에게 지난날 무어라 약속하셨나이까?
피 흘리지 않고, 낙랑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들에게 온정을 베풀겠다 하시지 않았습니까.. 가엾이 여겨주십시오...
이대로라면 반란은 끊이지 않고, 그들은 결국 다 죽습니다. (눈물이 흐른다)
호동,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부복한다. 부복한 등이 흔들린다.
대무신왕, 그 모습을 보다 머리가 아픈 듯 한손으로 탁자를 짚고, 관자놀이를 누른다. (Dis)
씬20. 동, 강국전 안 (시간경과)
내시장의 지휘 아래, 내시들이 소리없이 칠지등에 초를 갈고 간다.
초심지 타들어가는 소리만이 타닥타닥- 고요한 대전 안에 울린다.
호동은 부복한 채 일어날 줄을 모르고.
대무신왕, 호동의 발치에 호동 인형을 던진다.
호동 : .. (본다)
대무신왕 : (낙랑공주 라희의 인형을 던진다)
호동 : ! (집어서 본다)
대무신왕 : (자명공주의 인형을 던진다) 너는 그 계집이 누군지 알 것이다. 누구냐?
호동 : (어쩔 수 없다) 최리 대왕의 숨겨진 딸, 자명공주입니다.
대무신왕 : 찾아내 죽여라.
호동 : (벌떡 일어난다) 아바마마! (상처 받은 심정으로) 소자 그럴 수 없습니다... 소자는.. 소자는.. 그 여인을..
대무신왕 : (OL) 자명이라는 계집의 목이 떨어지는 날, 내 호동 너를 태자로 세우리라!
호동 : .. (고민하는)
대무신왕 : (좌대에서 칼집 채 칼을 꺼낸다) 아비가 땅을 넓히는 대무신의 왕이었다면,
부디 너는 살아남아 그 땅을 어떻게 다스리는지 온 천하에 보여주어라!
대무신왕, 호동에게 칼을 건넨다.
호동, 한쪽 무릎을 꿇고 한쪽 무릎을 세워 무장의 예로 칼을 받는다.
호동 : 신 호동. 삼가 대왕마마의 명을 받드나이다!!
씬21. 고구려, 국내성 차차숭의 임시극장 앞 (밤)
호동, 태추와 함께 걸어온다.
‘喜喜樂樂’ 휘날리는 깃발.
호동 : (읽는다) 희희낙락..
태추 : 여기가 차차숭이 인형극을 하는 곳 맞습니다.
소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호동을 맞는다.
소소 : (놀라서 본다) 왕자마마!!
씬22. 인형극 몽타주 (밤/부분생략)
호동, 인형극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여랑은 차를, 우나루는 빙당호로를 들고 우적우적 씹는다.
무대 위에서, 호동의 인형이 낙랑공주 라희의 인형을 바라본다.
인형극의 내용, 극을 보는 호동의 모습, 호동의 발아래서 그 인형극의 내용을 듣고 있는 자명의 모습이 적절하게 보여진다.
낙랑(인형) : 왕자님, 오~ 나의 호동왕자님~ 그대 요즘 무슨 근심있나요?
어찌하여 저, 라희를 보고도 전처럼 웃질 않으시나요?
호동(인형) : 낙랑공주. 그대 나라에는 적들이 침입하면 저절로 울리는 신비한 북 자명고가 있어 적들을 막아준다는데
그게 사실이오?
낙랑(인형) : 네에- 왕자님. 우리 낙랑국의 보물이옵니다~
호동 : ..
(낙랑인형의 소리) : 자명고가 있는 한, 그 어떤 적이 쳐들어온다해도 물리칠 수 있으니~
우리 낙랑국은 안심할 수 있는 것이오니다~
자명 : ..
자명, 인형극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차차숭/(소리) : 라희. 정녕 그대가 나를 사모해, 나를 따르고자 한다면 자명고를 찢어주오!
자명 : ..
씬23. 고구려, 국내성 차차숭의 임시극장 안 (밤)
그림자극 장면이 바뀌면, 낙랑공주가 단도를 들고 자명고를 찢으려 북이 있는 고각 안으로 들어간다.
낙랑(인형) : (독백) 왕자님. 아아아- 나의 호동 왕자님. 왕자님을 위해, 이제 자명고를 찢겠습니다!
내 비록 조국을 배반하고, 아비를 배반하는 희대의 악녀가 될지라도 운명이라 여기겠습니다!
씬24. 동, 임시극장 앞 (밤)
태추, 호동을 기다리고 있다.
씬25. 동, 임시극장 안 (밤)
호동, 회한에 찬 눈빛으로 인형극을 응시하고 있다.
자명공주 인형이 라희의 칼을 맞고 쓰러지고, 효과음으로 천둥소리와 번개가 친다.
차차숭 : (울음이 북받친다) 자명공주는 라희 공주의 칼을 맞고 쓰러져 버렸으니.
아아~ 낙랑국은 그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구나~
미추 : (여랑과 호동의 눈치를 보면서) 그건 어찌보면 낙랑국의 홍복이었다.
고구려에 은혜를 입은지 어언 일년, 낙랑국 백성들은 이제야 진정한 태평성대를 누리게 된 것이다~
차차숭 : (그제야 정신 들어 눈물 닦는다)
차차숭과 미추, 두 손을 높이 들고 만세를 부른다. “고구려 만세!! 대무신왕 폐하 만세!! 호동왕자 만세!!”
호동은 무표정, 여랑은 찡그리고, 우나루만 같이 만세 부른다.
우나루 : 공주, 만세 안부르오?
여랑 : 혼자 실컷 부르세요.
차차숭 : (소소에게) 막 닫어~ 끝났어~
소소 : 이제 다 끝났습니다요~ 고구려 희대의 남녀상열지사 인형극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제 다 끝났습니다요~~
여랑 : 그만 가요! 유치찬란해서, 원.
우나루 : 뭐가 유치하오? 나는 재밌기만 하구만.
여랑 : 호동을 바보, 바람둥이루 만들고 있잖아요! 인형극만 아니면 내 저것들을 당장 잡아들여 쳐 죽이겠지만!
애들 놀이에 정색하고 화를 낼 수도 없고. 저질이야, 저질!
우나루 : 내 오늘에서야 알았소. 원래 고품격보다는 저질이 더 재미나다는 거.
여랑 : 호동아, 그만 가자!!
여랑, 발딱 자리에서 일어나다 찻잔을 떨어트린다. 그 소리가 흙에 떨어진 소리가 아니라, 나무 위에 떨어진 소리다.
씬26. 동, 임시극장 지하 자명 있는 곳 (밤)
자명 : (찻잔 떨어진 소리에 놀라) !!
씬27.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밤)
호동, 일상복으로 갈아입고, 다탁에 앉는다. 태추도 앉고.
철상, 기다리고 있는.
철상 : 인형극은 잘 보셨습니까?
호동 : ..
철상 : 낙랑의 신녀였던 자명공주는 찾으셨습니까?
태추 : 자꾸 묻지 마.. 흔적도 못찾았어.
철상, 화로에 얹은 주전자를 들어 차를 호동에게 따라준다.
찻물 따라지는 찻잔을 바라보는 호동.
(인서트) 씬25
여랑의 찻잔이 떨어졌을 때의 소리.
호동 : ! (벌떡 일어난다)
철상 : 왜 그러십니까?
호동 : (좌대에서 칼을 집어든다)
태추 : 뭔 일예요?
호동 : .. (성큼성큼 문쪽으로)
태추 : 어디가요! 같이 가요!
호동 : 따라오지 마라!!
씬28. 고구려, 국내성 일각 (밤)
호동, 말을 달려온다.
씬29. 고구려, 국내성 차차숭의 임시극장 안 (밤)
여랑이 앉았던 탁자와 의자가 치워졌다.
차차숭, 지하 입구를 가린 멍석을 걷어낸다. 미추는 자명이 먹을 밥과 반찬을 소반에 들고 있다.
차차숭, 지하로 통하는 문 열려는데. 호동, 들어온다.
호동 : (입구를 본다)
차차숭 : ! (놀랐지만) 아이구, 왕자님. (절하고) 이 누추한 곳에는 어찌 또.. 아까 깜빡 잊고 두고 가신 거라두 있으신지요?
호동 : 열어라.
차차숭/미추 : (사색) !!
호동 : 잊고 간 것이 그 아래에 있을 테니 어서 열어라.
미추 : (겁에 질려 달달 떤다) ..
차차숭 : 왕자님께서 농담두 참... 이 흙바닥을 어찌 열라시는지..
미추 : 왕자님.. 약주 하셨습니까?
호동 : 너희가 그녀를 지키려드는 것을 뭐랄 순 없지만. 나 역시 자명을 만나야만 한다.
호동, 닫혀진 지하 문을 발로 박차서 열어젖힌다.
차차숭 : 자명 공주님!! 피하십시오!! 호동왕자가 왔습니다!! 호동왕자가!!
차차숭, 호동을 막으려 덤비지만 한 주먹에 나가떨어진다.
미추, 놀라서 들고 있던 소반을 집어던지고 차차숭에게로.
호동, 열려진 지하 문을 바라보다, 지하로 내려간다.
씬30. 동, 임시극장 지하 (밤)
자명, 탁자 앞에 앉아 있다. 그 앞에 불 밝혀진 등.
나무계단을 내려오는 호동.
호동 : ..
자명 : .. (등을 보인 채 앉아 있다)
호동 : .. (감회에 젖는) 자명아..
자명 : .. (꼼짝 앉고 앉아 있다)
호동 : 살아 있었구나.. (목이 멘다)
자명 : 죽을 수가 없었지요.. (호동을 죽이겠다 결심이 섰기에 단호하게) 반드시 당신을 만나야 했으니까!
호동 : 그래.. 나 역시. 나 역시 널 만나야만 했다.
호동, 등 뒤에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는다.
자명, 흔들리는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
자명, 싸늘하게 눈을 뜨고, 어깨에 올려진 호동의 손을 잡아챈다.
자명 : 내가 당신을 만나려한 것과, 당신이 날 만나려한 이유가 같은지·다른지 알고 싶군요..
호동 : 자명아!
자명 : (발딱 일어나) 대체 뭐죠! (노려본다) 우리 사이에 이런 감정이 남아있을 수 있던가요!
내가 당신을 만나려한 건, 오직 이 한 가지 밖에 없어!
자명, 소매춤에 감춘 비수를 손바닥으로 내려오게 해 호동을 공격한다.
놀란 호동, 부지불식간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호동 : 자명아!
자명, 호동에게 비수를 날린다. 가까스로 몸을 피하는 호동.
매섭게 나라온 비수가 호동 뒤의 나무 기둥에 박힌다.
호동 : !!
씬31. 고구려, 국내성 정문 앞 (밤)
태추, 말을 달려온다.
씬32. 고구려, 국내성 차차숭의 임시극장 지하 (밤)
자명, 검을 뽑아 호동을 공격한다.
호동, 자명의 검을 막고. 자명을 강하게 바라본다.
씬33. 동, 임시극장 안 (밤/부분생략)
뚫린 지하문 위로 호동이 솟구쳐 오르고. 그 뒤를 따라 검을 잡고 날아오르는 자명.
자명 : (소소에게) 문을 닫아라.
소소, 후다닥 일어나 출입문을 닫아건다. 거적문 위쪽을 잡아당기면 마치 방충망처럼 짜여진 철창문이 내려온다.
호동, 그 모습을 보며 어디를 뚫어야할지 주위를 둘러본다.
자명, 그 순간의 빈틈을 포착하고 호동을 공격한다.
호동, 피하기만 할 뿐 맞공격 하지 않는다.
씬34. 고구려, 국내성 차차숭의 임시극장 앞 (밤)
태추, 말을 달려온다. 태추의 시선에 ‘喜喜樂樂’ 휘날리는 깃발.
그 아래 호동의 말이 세워져 있다.
태추 : 여기 계셨구만.
태추, 말에서 뛰어 내린다.
태추, 출입문을 흔들어 보는데 잠겨 있다.
씬35. 동, 임시극장 안 (밤)
나무 출입문이 나가떨어지면서 칼을 빼 든 태추가 뛰어든다.
태추 : (사태가 한 눈에 읽힌다) 내 이럴 줄 알았어!!
태추, 칼을 빼들고 덤비려는데, 호동이 가만있으라는 눈빛 보낸다.
자명, 호동이 태추에게 시선 뺏긴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두른다. 호동, 막아내고.
호동, 서까래를 뚫고 지붕 위로 올라간다.
자명, 소소에게 신호 보낸다.
소소, 천상지희천 줄을 잡아당기면, 천장에서 긴 천이 펼쳐 내려진다.
자명 : (차차숭에게) 아저씨!! 왕홀 대장군에게 알려요! 내가 죽든·내가 살든 낙랑의 백성들을 구해야만 한다고.
자명, 천상지희 천을 타고 공중기예하듯 날아오른다.
태추, 그 모습을 혼이 빠져 바라보고. 차차숭과 미추, 소소, 태추의 시선을 피해 틈타 밖으로 도망친다.
씬36. 동, 임시극장 근처/민가 지붕 위 (밤)
호동, 자명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서 있다.
자명, 임시극장 지붕에서 날아올라 호동이 있는 곳으로 착지한다.
호동, 지붕으로 날아올라 자명을 유인한다.
자명, 지붕 위를 건너뛰며 호동을 추격한다.
씬37. 고구려, 외곽 (밤)
소소, 말을 타고 달려가고 있고.
그 뒤를 쫓는 태추.
씬38. 고구려, 국내성 외곽 숲 (밤/부분생략)
눈이 날리고 있다.
자명, 호동을 추격해 빈 겨울 숲까지 왔다.
호동, 멈춘다. 자명, 따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멈춘다.
두 사람,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자명과 호동의 사이로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다.
자명 : 날 여기까지 끌고 온 이유가 뭐죠!!
호동 : ..
자명 : 이유가 뭐냐구!!
호동 : 한번.. 안아보자.
자명 : ! (예기치 않은 대답에 가슴이 쿵, 떨어져 내린다)
호동, 자명에게로 다가온다. 자명,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호동, 한걸음 더 자명에게로 다가온다.
자명, 호동에게 칼을 겨눈다.
자명 : 날 안고 싶다구? 날 안고 싶어 여기까지 데려왔다구요?
호동 : 그래. 미치도록 안아보고 싶다.
자명 : (빽- 소리친다) 호동왕자!
호동 : (강렬하게 본다) 널 만나기 전엔 나도 몰랐다. 내 마음을 부수고, 왕이 되겠다는 내 욕망마저 버리고,
오직 저 여자와 함께하고 싶다, 꿈꾸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자명 : 위선 떨지 마요! 그댄 날 사랑하지 않아!
호동 : .. 그런가?
자명 : 사랑이 그런 건가요? 내 아버질 죽이고. 그래, 좋아하진 않았어. 미워도, 좋아도 않았지만, 그래도 라흰 내 언니였죠!
내 언닐 죽이고. 내 조국 낙랑을 부수고! 그걸 사랑이라 말하나요, 당신?
호동 : 나는 왕자다. 고구려의 왕자. 대무신왕의 큰 아들! 그 자리에서 난, 최선을 다한 거야!
널 사랑하는 일에도! 내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도 내 모든 걸 다 했다.
자명 : ..
호동 : ..
자명 : 칼을 뽑아요. (호동을 향해 검을 겨눈다)
호동 : ..
씬39. 고구려와 낙랑의 국경지대 (밤)
눈이 내리는 탄열현 은포지역 국경선.
낙랑반군들, 횃불을 들고 경계서고 있다.
왕홀, 군장을 하고 고구려 쪽을 지켜보고 있다.
왕홀 : ..
씬40. 고구려, 국내성 외곽 (밤)
태추, 말을 타고 달리다 멈춰 선다.
말에서 내리는 태추. 몸에 찬 활통에서 돌돌 만 얇은 천 뭉치를 꺼낸다. 펼치면 매 형상의 연이다.
태추 : 급하다, 급해!! 그렇지. 보륵아! 너만 믿는다. 가라!! (연을 날린다)
태추, 연줄에 불을 붙여 날린다. 새까만 밤하늘에 불붙은 연이 유성처럼 꼬리를 긋는다.
씬41. 국내성, 외곽 숲 (밤)
자명, 호동을 매섭게 공격한다. 방어만 하는 호동.
자명, 뒤로 묶은 호동의 머리카락을 베어버린다.
자명 : (호동을 향해 검을 겨누며) 낙랑국의 공주로 말합니다. 호동왕자! 검을 뽑아요.
호동 : ..
자명 : 어서!!
호동 : (손에 쥔 검집을 들어 보인다) 이 검은 내 아버지 대무신왕의 것이다.
자명 : 그래서요? 보검이 아까워 내 피를 못 묻히겠다?
호동 : 이걸 뽑으면 넌 죽는다.
자명 : 역시 당신과 내가 만나려한 이유가 같은 것이었군요.
호동 : (애틋하게) 잠시라도 늦추고 싶구나. 조금이라도 살아 있는 널 보고 싶어서. 웃는 너.. 화내는 너.. 가슴 아프게 하는 너..
나를 피 흘리게 하는 너.. 너의 감정 하나·하날 아직은 더 느끼고 싶어서.
자명 : 이미 알고 있었어. 당신에게 사랑이란게 얼마나 얄팍한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는 건 사랑이 아냐.
호동 : 그런 넌, 날 위해 낙랑을 포기할 수 있었나?
자명 : ..
호동 : (화난) 낙랑을 포기하고, 내 여자로 살 수 있었냐고! (자신을 향해 겨눠진 자명의 검을 손으로 쳐낸다)
자명 : 적어도 난.. 난, 말예요. 왕위가 탐나 당신을 포기한게 아냐. 난, 라희가 아니니까.
마음 가는대로 살 수 있는 라희가 부러웠지만.. 난 라희가 아니니까..
호동 : ..
자명 : 때론 의무가 사랑보다 훨씬 더 무겁지 않던가요?
호동 : 자명아.. (다가온다)
자명 : 더 이상 아무 말도 말아!! 이젠 정말 칼을 뽑게 해주죠!!
자명, 호동을 향해 검을 겨눈다. 호동, 어쩔 수 없이 대무신왕의 검을 뽑는다.
호동과 자명, 달려와 교차하면 서로의 검이 서로의 몸을 향해 그어진다.
정지한 듯 미동 없이 서있는 두 사람..
호동 : ...
자명 : ...! (통증이 아려온다)
자명, 호동의 검에 베였다. 자명, 휘청하다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만다.
씬42.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뜰 (밤)
불타는 연이 국내성 하늘 위에 선을 긋고.
대무신왕, 송매설수, 해애우와 내시장, 시녀장, 아미,술이 등 있다.
우나루와 을두지도 불타는 연을 보고 있다.
대무신왕 : ..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하는)
송매설수 : 호동왕자가 위험한 것이옵니까?
대무신왕 : 우나루 대장군!!
우나루 : 예, 폐하! (한 무릎을 꿇는다)
대무신왕 : 성에 주둔하고 있는 중앙군 오백을 이끌고, 왕자를 찾으라!
아무래도 낙랑것들이 반란을 일으킨 모양이니, 이참에 그 반란수장 왕홀을 반드시 잡아들이라!
우나루 : (대무신왕에게) 비직 우나루! 삼가 명을 받들어 거행하겠나이다!!
(일어나, 호위무사들에게) 내영군사들을 소집하고! 백·홍·청·흑문에 북을 울려 외영군사들을 깨우라!!
호위무사들, “군명!!” 소리치고 빠르게 흩어진다.
대무신왕, 그 모습을 바라본다.
씬43. 고구려, 외곽 야산 언덕 (새벽)
왕홀의 군사들, 왕홀 앞에 질서 정연히 도열해 있다.
왕홀과 도수기, 말에 올라 군사들 앞에 서 있고.
왕홀 : (군사들에게) 우리가 패수를 건널 때, 살아 그 강을 다시 건너겠다고 생각한 이는 여기 아무도 없다. 그렇지 않은가?
군사들 : 대장군의 말씀이 옳습니다!
도수기 : 우리 중 누구도 살기를 원해 고구려 땅에 오지 않았습니다!!
왕홀 : 오직 단 한번의 기회다! 나 역시 너희와 죽음을 같이 하리라!! 가자!! 국내성으로!!
자명공주님의 뜻을 받들어!! 개·돼지만도 못한 삶을 사는 우리 낙랑의 백성들을 구하자!!!
왕홀, 말을 달린다. 도수기 뒤따르고.
군사들, “와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왕홀의 뒤를 따라 뛰어간다.
씬44. 고구려, 국내성 몽타주 (새벽)
왕홀과 낙랑반군들, 고구려 우나루 군사들과 치열한 전투 중이다.
고구려에 잡혀와 있던 낙랑의 백성들, 손에 곡괭이, 낫, 쇠스랑, 혹은 몽둥이에 이르기까지
손에 잡을 수 있는 무기들은 모두 집어 들고 고구려 군사들에 저항하지만 힘에서 밀린다.
(낙랑의 백성들은 모두 가슴팍에 ‘樂浪’이라 적힌 띠를 걸고 있다)
우나루 : 다 밟아버려!
왕홀 : (궁지에 몰린 낙랑백성을 구해내고) 우리 백성들부터 보호하라!!
우나루 : 왕홀! 이리나와!! 한 판 붙자!
왕홀과 우나루, 두 수장 검으로 맞붙기 시작한다.
씬45. 바닷가, 모래밭 자명 있는 곳 (새벽/부분생략)
자명과 호동의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옷차림이 흐트러지고, 베어지고.. 지칠 만큼 지쳤다.
호동의 검의 무게에 자명이 자꾸 밀린다. 뒤로 밀려나는 자명의 끌린 발자국이 모래밭에 선을 긋는다.
결국, 자명 검을 놓치고 만다.
모래밭에 박히는 자명의 검.
자명 : !
호동, 자명의 목을 향해 검을 겨눈다.
호동 : (자명의 아름다운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친다) .. 눈 감아.
자명 : (바라보며) 내.. 아버지는 어떻게 가셨나요?
호동 : ..
자명 : 어떤 모습으로 떠나셨나.. 알고파요.
호동 : 낙랑국 최리대왕은 의연히 가셨다.
자명 : 아버지 목을 당신이 벤 것은... 그 분에 대한 마지막 예의였나요?
호동 : .. (자명을 보는 눈빛에 회한이 스친다) 나는 최리의 목을 벤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베었다.
너에 대한 끊을 수 없는 내 욕정을 그 날 베었기에, 지금 널 죽일 수 있는 거야.
자명 : .. (눈물이 흐르는 고운 눈빛으로 호동을 바라본다)
호동 : 눈 감으라니까!!!
자명 : ..
자명, 호동의 검날을 손으로 잡아 내린다.
호동, 자명의 행동에 저항하지 못한다.
자명, 호동에게 한걸음 다가와,
자명 : .. 안아줘요.
호동 : .. (눈물 흐르는)
자명, 한 걸음 더 다가와 호동의 품에 기댄다.
호동 : .. (흔들리는)
자명, 호동의 품에 기댄 채 손을 들어 호동의 뺨을 어루만진다.
호동의 품에서 조금 떨어져 호동을 바라보는 자명.
호동, 자명의 두 뺨을 사랑으로 어루만진다.
호동, 자명에게 키스한다. 쥐고 있던 검을 떨어트리는.
자명과 호동의 키스가 멈춰지고.
자명, 순간적으로 팔소매에서 비수를 꺼낸다.
자명 : 난 죽을 수 없어!!
호동 그 살기에 순간적으로 자명에게서 떨어지지만 이미 늦었다.
자명, 호동의 가슴에 비수를 있는 힘을 다해 내리꽂는다.
호동 : !!
자명, 슬픔에 북받치지만 호동의 가슴에 꽂은 비수를 꽉 부여잡는다.
호동, 비틀거리다 모래밭에 주저앉는다.
자명 : (비수에서 손을 떼며) 당신은 날 죽일 수 없지만, 난 열번이고.백번이고 당신을 죽여요.
호동 : 자명아..
자명 : 왜냐구요? 왜냐구!! 왕이 되고픈 당신의 욕망이, 내 백성들보다! 그들을 지켜야하는 내 마음보다! 크지 않기 때문이야!!
호동 : .. (연민과 회한이 가득한 눈으로 자명을 본다) 그때.. 난, 내 마음을 다 베지 못했나보다..됐다..자명아.. 슬퍼할 건 없다..
호동, 호흡이 거칠어 온다.
자명, 눈물이 솟구치는.
호동, 손을 뻗쳐 자명의 눈물을 닦아주려다, 철퍼덕, 모래밭에 쓰러지고 만다.
자명, 그제야 호동의 죽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주저앉는다. 호동의 죽음이 아프다. 겁이 나고 두렵다.
호동, 자명을 애처롭게 보다 손을 뻗는다. 힘이 없어 떨리는 호동의 손.
자명, 무릎걸음으로 기어 호동의 손을 잡는다.
자명, 의식을 잃어가는 호동의 옆에 무너져내린다.
호동, 자신의 옆에 몸을 누인 자명을 바라본다.
자명, 쓸쓸한 눈빛으로 호동을 바라본다.
호동, 숨을 헐떡이다, 눈이 감긴다. (Dis)
씬46. 고구려, 외곽 패수 근처 (다른날/낮)
왕홀, 모양혜, 부퉁과 함께 낙랑백성들을 이끌고 도망치고 있다.
왕홀, 파오 앞에서 도수기를 기다리고 있다.
도수기, 달려온다.
왕홀 : 우나루는!
도수기 : 끈질기게 쫓고 있습니다! 무휼이 관나,환나부 군사 동원령을 내렸습니다!
모양혜 : 백성들의 걸음이 더디니 패수를 건너기 어렵다.
왕홀 : .. 여기서 놈들과 마지막 일전을 벌이겠다.
모양혜 : ..
왕홀 : 형수님은 백성들을 데리고, 먼저 열구현으로 가십시오.
모양혜 : (고개를 젓는다) 내 남편을 두고 가지 않는다.
왕홀 : 형수님.
모양혜 : 잊었느냐? 이 모양혜, 웬만한 장수들보다 무예가 출중하다는 것을. 너와 함께, 싸울 것이다.
너희 형님을 내 눈밖에 보내고, 돌아가시게 한 걸로 충분하다.
왕홀 : .. (부퉁에게) 자명공주님은 아직이냐?
부퉁 : 국내성도 뒤집어졌답니다. 벌써 호동이 놈 소식 끊긴지도 열흘이 넘었는데 혹여, 공주님 잘못되신 것은, (하는데)
왕홀 : 공주님은 돌아가시지 않았다!! 반드시 찾아야한다! 군사들이 공주님을 봐야 힘을 얻는다!!
씬47. 고구려, 외곽 (다른날/밤)
태추와 철상, 졸본의 군사들, 호동을 찾고 있다.
군사들의 횃불이 온 천지를 밝히고 있다. “왕자님!!! 왕자마마!!!!” 소리치며 찾는.
씬48. 고구려, 패수 근처 빈집 한 방 (밤)
자명, 호동을 간호하고 있다. 열에 들뜬 호동.
호동 : .. (눈을 뜬다) 왜... 날 죽이지 않았느냐?
자명 : (호동을 일으켜 기대주고, 물을 먹여준다)
호동 : (마시고) ... 어째서?
자명 : 나도... 당신처럼, 조금 더 느끼고 싶어서였을까.. 당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호동 : ... 지금은.. 나의 뿌쿠로 있는 것이냐..?
자명 : 내가 자명이로 있었든, 신녀로 있었든..숨겨 놓았든, 숨길 수 없었든..당신의 뿌쿠가 아니었던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어요.
호동 : ..
자명 : 이런... 빌어먹을 운명을 하루만 내려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나도, 그대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내 백성들에게.. 용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호동 : 뿌쿠야..
자명 : 잘못인가요? ... 잘못이겠죠..? 그럴 수 없는 거겠죠...?
호동 : (고개를 젓고, 자명을 안아준다)
자명 : ... (호동에게 안긴다)
씬49. 동, 근처 숲 (새벽)
태추와 철상, 호동을 찾고 있다.
하늘에서 보륵이 삑삑- 거리고 울고 있다.
태추 : 이 근처다!
씬50. 동, 빈집 앞 (새벽)
왕홀, 일품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
문 열리고, 자명 나온다.
일품 : 공주님!!
자명 : 백성들은요?
왕홀 : 패수를 건너고 있습니다... (안을 본다) ?
자명 : 작별할 시간을 줘요..
왕홀 : ..
자명 : 그는.. 내 검에 중상을 입었어요..
왕홀 : (자명의 애절한 시선을 보다) 그도.. 패수에서 저를 죽일 수 있었으나, 죽이지 않았으니
신도 여기서 왕잘 죽이진 않겠습니다.
씬51. 동, 빈집 한 방 (새벽)
호동, 단잠에 빠져 있다.
자명, 그런 호동의 머리칼을 쓸어주고 일어나려한다.
호동 : (손이 뻗어 나와 자명을 잡는다)
자명 : 웅덩이에 올챙이들이 꼬물꼬물 헤엄치듯이, 우린 누구나.. 자신의 근원을 향해 평생을 헤엄쳐가요.
호동 : 뿌쿠야..
자명 : 라희에게 그 근원은 사랑이고.. 당신에게 그 근원은 고구려고.. 나에게 그 근원은.. 내가 누구일까였어요..
헤엄치던 그 길에서, 축복처럼 당신을 만났고.. 사랑했고·사랑 받았고..
호동 : ..
자명 : 이제 그만.. 또 우린 헤엄쳐야 해요.
씬52. 고구려, 패수 근처 낙랑반군 있는 곳 (낮)
자명, 왕홀과 돌아온다.
군사들, 함성을 지른다.
씬53. 고구려, 패수 근처 호동 있는 곳
호동, 초췌한 얼굴로 전투를 준비한다. 태추와 철상.
태추 : 왕자님.. 안됩니다. 아직 그 몸으로는.
호동 : 이게 내 길이다. (철상에게) 북을 울려라!!
씬54. 고구려, 패수 절벽
자명과 왕홀이 이끄는 낙랑반군과 호동이 이끄는 고구려군이 대격돌을 하고 있다.
모양혜, 도수기, 부퉁. 우나루, 호동, 태추, 철상이 사력을 다하고. 백병전처럼 모두 엉겨 붙어 전투를 한다.
철상의 칼에 도수기가 죽는다. 일품의 칼에 철상이 죽고. 그런 일품은 태추의 손에 죽는다.
태추는 부퉁의 창에 꿰여 죽는다. (Dis)
씬55. 동, 패수 절벽 (저녁/시간경과)
자명과 호동, 절벽가에서 검을 겨누고 있다.
호동과 자명, 사력을 다해 싸우는.
자명, “호동왕자!!!!”하며 검으로 찌른다. 회복이 덜된 호동, 자명의 검을 방어하지 못하고 검에 찔린다.
호동, 자명의 검을 잡고 자명을 찌른다.
호동 : 널... 다른 사람 손에 죽게 할 순 없었다..
자명 : .. 알아요...
호동 :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너와 나.. 평범한.. 생으로 만나.. 서로가 근원이 될 수 있겠느냐...
자명 : .. (고개를 젓는다)
호동 : 뿌쿠야...
자명 : 다음.. 생이 있다면... 나... 당신의 어머니로.. 태어나고파요.... 이번 생으로도... 충분히.. 사랑 받았으니까...
좋은 엄마가 돼서... 당신을... 사랑할게...
호동 : ..
자명 : 당신은... 라희를.... 사랑해줘요....
호동 : ..
호동, 죽어가면서 힘겹게 자명을 안고 절벽으로 간다.
호동, 자명을 안고 절벽에서 뛰어 내린다. (Dis)
씬56.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다른날/낮)
대무신왕, 어좌에 앉아 있다. 해색주가 있다. 을두지와 우나루, 추발소 등의 신하들, 배석하고 있다.
송매설수, 해애우의 손을 잡고 들어와 읍한다.
송매설수 : ! (해색주를 보고 놀란다) 아주바님..
해색주 : 원비마마.. (읍한다)
대무신왕 : (처연하다) 이 대무신 무휼, 오늘에야 국본을 세우니, 해색주를 태자로 삼아 왕위를 잇겠노라!!
신하들 : 삼가 지의를 받드나이다..
송매설수 : (비명 같은) 폐하!!! 그럴 순 없습니다!!! 해애우가 있거늘, 어찌 늙은 대군으로 왕위를 잇습니까!!!
대무신왕 : 나에 뒤를... 이을 진정한 고구려의 왕자는.. 호동 밖에 없었노라.
이제... 호동이 죽었으니... 그 위를.... 해애우는 얻지 못한다.
송매설수 : !!
씬57. 고구려, 패수 절벽
송매설수, 해애우의 손을 잡고 시녀장과 함께 서 있다.
송매설수 : 여기가.. 호동이 죽은 곳이냐?
시녀장 : 예.. 마마..
송매설수 : 호동의 관을 묶을.. 내 허리끈을 다오.
시녀장 : (준다)
송매설수 : (허리끈을 절벽에서 던진다, 자리에 주저앉는다) ...
시녀장 : 마마...
송매설수 : 왜 이리 추우냐... 한질도 아닌데... 왜 이리 뼈가 시리고.. 가슴이 시린 것이냐... (눈물이 난다)
시녀장 : ... (눈물이 난다)
송매설수 : 호동아... 난 말이다. 또 바빠질 것 같다.. 해색주의 손에서 해애우를 지키고.. 내 아들이 왕이 되는걸 봐야하는데...
왜 이리.. 힘이 없누..
송매설수, 눈물을 흘리며 절벽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씬58. 낙랑국, 영호장원
부상당한 왕홀, 모양혜와 앉아 있다. 부퉁, 들어온다.
부퉁 : 상무 철광산에 노역하는 우리 백성들이 들고 일어났답니다!
왕홀 : 가자!! 상무로!!
왕홀, 일어나 검을 집는다. 모양혜, 왕홀의 갑옷을 입힌다. (Dis)
씬59. 차차숭의 임시극장
화면 암전되면, 차차숭과 미추의 소리.
차차숭/(소리) : 옛날 옛날에~ 최리대왕 시절에 낙랑국에 아리따운 공주님이 두 분 있었지요~
(미추의 소리) : 고구려에도 호동왕자님이 있었지요~
화면, 밝아지면 차차숭과 미추, 인형극을 한다.
(호동의 소리) : 라희, 날 위해 낙랑의 신물 자명고를 찢어줄 수 있겠소?
(라희의 소리) : 네~ 왕자님.
(자명의 소리) : 자명고를 찢어도 소용없어요. 낙랑을 지키는 자명고는 바로 나니까!!
인형극의 모습과 소리에서. (끝)
첫댓글 쭉- 좋았는데 마지막회는 좀 엉성한 대본이네... 방송이 훨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