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없는 겨울을 보내고
작년 여름... 아침부터 저녁까지 땅만 보고 살았습니다. 구슬 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풀만 마주 보며 살았습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여름은 그렇게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겨울엔 시간이 많으니까 겨울에 말씀 읽고 연구 좀 해야겠다. 휴우~ 다행이다. 긴 겨울이 있어서... 이렇게 저 자신을 위로하며 겨울을 기다린 것인지, 그때를 위해 더욱 일에 매진 한 것인지.... 이 위험천만한 생각은 바로, 저의 아주 큰 착각 중의 착각이었습니다. 겨울이 시작되었을 때, 화목 보일러 땔감인 나무가 바닥이 나서 산에 올라가 선녀가 아닌 나무꾼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다 수도가 얼어 터져서 50여 평 되는 뒷마당은 신 나는 썰매장으로 변해 버렸고& 남편은 매번 수도가 있는 곳에서 연못 쪽으로 물길을 내주기 위해 곡괭이로 얼음을 깨주어야 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서 펌프로 물을 밀어 넣어서 빼내는 일을 하루 간격에서 이제는 시간 단위로 변해 버렸고, 펌프를 통해 들어간 물에 펌프의 기름이 섞여 들어가는 고로 한참을 빼고 나면 쓸 물이 부족하고... 결국, 마을에 가서 물을 길어와야 했습니다. 세탁기를 돌리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손가락에 난 쥐를 친구 삼아서, 어깨와 팔이 빠져라 빨래를 해야 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화목 보일러의 온수까지 나오지 않아서 씻고 빨래를 할 때면 마당에 걸어놓은 솥에 불을 때 가며 물을 끓여서 날라다 해야 하는 중노동(?)은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서서히 저는 시골아낙네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지난가을, 집수리를 시작하면서 겨우 농산물을 수확만 해 놓은 상태라 선별하고 정리하고... 또 집 정리 마무리까지... 휴우~ 여유 있게 성경 연구하며 주님과 함께 하려고 고대하고 고대했던 겨울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흘러가 버렸습니다. 난생처음 겨울 없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그렇게 잃어버린 겨울을 뒤로하고 이제는 생명의 싹들이 움트는 봄이 왔습니다.텃밭엔 벌써 대파와 마늘들이 서로 앞다퉈 파란 싹을 내밀며 상큼한 봄의 기운을 들이마시고 있습니다.겨울잠을 자던 천연계가 이제 기지개를 켜고 싹을 틔우며 분주히 일을 시작합니다올봄에는 땅을 일구는 농부가 아닌 메마른 내 심령의 땅을 일구는 준비를 하려 합니다.말씀 연구와 기도 그리고 천연계에 가득 울려 퍼질 찬양소리로 주님 기뻐 받으시는 옥토로 만들어보렵니다.영원히 살 생명을 주렁주렁 열매 맺어 우리 주님의 배고픔을 잊게 하고 싶습니다.주님! 오늘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서, 내일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먼 훗날을 기약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른 저의 미련함을 이제야 깨닫고 회개합니다.주님! 이 미련하고 어리석은 죄인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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