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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하기로 한다. 다른 곳과 달리 이름표를 가슴에 걸고 있다는 점이 좋다. 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해 군산역으로 간다. 역사까지 이동하는 동안에는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말도 전해 듣는다.
2008년 1월 군산시내에서 한참 외곽인 내흥동으로 이전한 군산 역사. 도심과 많이 비껴 나온 역사는 웬일인지 썰렁하다. 행여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을까 기대하면서 15분 정도 기다려 본다. 그 사이에 역사 안에 선사유적지 전시관이 있다는 말에 들어가보지만 웬일인지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유동인구 많지 않은 그날, 추적추적 내리는 비처럼 역사 주변은 썰렁하기만 하다.
그렇게 달랑 두명의 여행객을 태우고 첫 관광지를 찾는다. 진포해양테마공원이다. 어느 해 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군산을 방문할 때마다 이 공원은 볼거리가 많아지고 있다. 관광안내소도 있다. 이 공원은 내항에 위치하고 있다.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최초로 화포를 이용하여 왜적을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고자 만든 공원. 당시 전투 현장이었다는 것이다. 육해공군의 퇴역장비가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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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 먼저 뜬다리(부잔교)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늘 궁금했다. 군산은 일본의 수탈의 현장이었고 그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시내 구석구석 일제 강점기의 모습이 많이도 남아 있는 곳. 이 뜬다리도 그런 역할을 했던 것이다. 내항에는 약 1㎞에 걸쳐 접안시설을 만들고, 이곳에 6개의 부잔교를 연결했다. 부잔교란 밀물 때 떠올랐다가 썰물이 되면 바닥으로 가라앉는 다리, 일명 뜬다리라고 부른다.
뜬다리의 원리는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한 부두의 한 시설이다. 뜬다리 부두는 양 옆에 추가 달려있는데, 이 추를 이용해서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것이다. 간조시에는 양옆의 추가 올려져 있지만, 만조시에는 추가 내려간다. 추의 무게로 인해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 일제시절, 미곡을 싣고 가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다리인데 지금도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4200톤급의 위봉함으로 들어가본다. 배는 실제로 해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한눈에도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되어 있어 돌아보는데도 제법 시간이 걸리는데, 그럴 여유는 없다. 도미토리 침대, 이발소, 식당, 오락실 등등. 그들의 병영생활상의 모형 및 용품등을 주마간산으로 신기하게 볼 뿐이다. 위봉함은 미국에서 만든 군함이다. 1945년 1월 16일 미국에서 건조되어 2차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상륙작전에 참전하는 등 실제 전투함으로 이용된 것이다. ‘정말 크다’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한국에는 1959년에 진해항으로 입항했다고 한다. 거친 파도를 헤치며 상륙작전 및 수송작전을 수행하였다는 군함은 전혀 문외한인 사람들에게 여행의 재미를 준다. 2007년 12월 13일에 군산시로 왔다는데 앞으로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더 많은 즐거움을 줄 것이란다. 이렇듯 전혀 생경한 것을 접한다는 것은 묘한 기쁨을 안겨준다.
그리고 일정과는 달리 모두 한식구가 되어 점심을 먹으러 간다. 이 지역에 오래된 역사가 있는 집을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화교가 2대째 운영한다는 소문난 자장면집으로 안내한다. 인원이 적어서 좋은 점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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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코스는 월명공원이다. 원칙으로 하자면 이 주변에서 자유식으로 점심을 즐겨야 했을 것이다. 공원을 올라가기 전에 서초등학교가 있다. 그곳에는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있다. 군산은 영화 촬영지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크게 히트를 쳤던 ‘8월의 크리스마스’가 기억난다. 그 영화는 이 초등학교와 주변에서 많은 촬영 씬을 만들었다고 한다. 학교 길 건너로는 일제시대 안국사로 창건된 비구니 사찰 흥천사가 있다.
월명공원 산책로는 여러 곳인데 시티투어 코스는 이곳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계단을 따라 오른다. 해설사는 바짝 옆에 붙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려 애를 쓴다. 시내와 인접해 있는 월명공원은 군산 시민들의 좋은 산책로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월명공원은 각국공원이라는 곳에서 시작된다. 1906년에 각국 조계지로 만들어졌다. 이후 1910년 한일합방이 되어 각국 조계지역 법이 폐지되자 각국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군산공원이라고 부르기 시작하게 된다. 군산시가 대일 무역으로 호황을 누리던 1933년에는 현 수시탑 주변의 산 6천여평을 매입하여 공원의 규모를 확대했다. 광복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무절제로 산림이 훼손되자 1972년부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고 공원지역화 한 것이다. 그때부터 월명공원이라는 이름이 생겨 난 것이다.
긴 세월이 흐르면서 나무들은 제법 수령이 오래되어 멋스럽다. 막바지 가을 단풍잎이 지는 시기라거 늦가을 정취가 물씬하다. 우수수 바람 결에 낙엽이 떨어져 바스락 소리를 낸다. 나뭇잎 향내가 촉촉한 대기를 가르며 다가선다. 계단을 다 오르면 오른쪽으로는 옥구 출신의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을 기리는 곳으로 가게 된다. 반대편으로 가면 정상인 수시탑으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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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수시탑 쪽으로 향한다. 수시탑에 대한 설명이 장황이 이어진다. 월명산 정상에 있는 28m 높이의 탑으로 군산을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지켰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조형물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냐는 질문을 던지는데, 보는 사람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난다. 불꽃같기도 한데 실제로는 바람에 나부끼는 선박의 돛 모습을 생각하고 만든 조형물이라는 것이다. 군산을 조망하기 좋은 위치에 조성되었지만 이제는 나무가 우거져 그마저 쉽지 않다. 대신 야경이 멋지다고 한다.
조금 더 올라보기로 한다. 국제 조각공원을 지나 채만식 문학비 앞에 서본다. 군산에는 채만식 문학관이 있다. 채만식 선생의 탁류 소설은 일제시대 어둡고 혼탁한 현실을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 실제로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소설 속 흔적을 찾아 여행 다니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시티투어 코스는 여기까지다. 개인적인 여행이라면 공원의 산책코스를 따라 이곳저곳을 둘러보면 좋을 듯하다.
그렇게 반나절 이상을 시내 중심 여행지를 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시티투어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새만금 신시도 배수갑문으로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긴 시간 동안 해설사는 열심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여러 가지를 설명해주고 있지만 완공되지 않은 것들이 선뜻 눈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황랑함만 느껴지는 그곳에 산업공단이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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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은 아직까지 일반인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곳이다. 입구에서 일일이 확인을 받아야 한다. 길은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았다. 농어촌공사 건물에 차가 멈추고 전망대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그저 유리벽을 통해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전부. 선유팔경중의 하나로 꼽히는 신시도의 월영단풍을 그림의 떡처럼 보고 있을 뿐이다. 정작 보이지도 않지만 선유도의 위치만 가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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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길에 풍력발전기를 들른다. 핸드폰 CF 촬영지가 되면서 인기가 있다는데 야트막한 언덕위로 풍력발전기 10기가 휘잉~ 바람소리를 내고 있다. 어떻게 찾아들었는지 자가용을 이용한 관광객들도 많이 눈에 띈다. 그 주변으로 현대 조선소가 들어서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지는 알 수 없으나 무한한 공업의 가능성을 가늠하게 하는 일명 산업시찰여행.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 풍치를 따라올 수 있겠는가? 여행은 감흥이 떨어진다. 차라리 풍력단지 오기 전에 거치게 되는 비응도의 방파제와 등대가 눈앞에 가물거린다. 섬의 모습이 매가 나는 모습이라고 하여 비응도라 불리며 예전부터 아름다운 섬으로 자리매김을 했던 곳이다. 지금은 새만금사업의 시작점인데 공사가 완공되고 나면 완전 상업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시티투어 버스에 오른 채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마무리 코스만 남겨 놓고 있다. 도심으로 들어와 수산물종합센터를 찾는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특산물 구입 코너는 참으로 좋은 듯하다. 현지에서 질 좋은 물건을 구입하게 하는 것,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1층에서는 활어를 금세 회 떠주고 여러 건어물 상점도 즐비하다. 회를 먹으면서 즐길 여유 시간은 없지만 웬지 시장통은 지릿한 오후 햇살에 취한 잠을 깨게 해준다. 해마다 봄철이면 수산물축제도 한다.
<여행정보>
군산시청:http://tour.gunsan.go.kr, 군산시 관광진흥과 : 063-450-6110
○ 시티투어 운행정보
이용기간:3월7일~12월 27일/운행코스:새만금과 고군산 코스/운행일자:3월, 11월, 12월은 매주 토요일(주 1회), 4월~10월은 토, 일요일(주 2회)/이용료:무료(군산시민 제외)/만남 장소:시외버스,터미널 앞(군산역도 연계)/만남 시간:오전 10시40분).
○ 대중교통 정보
시티투어 승차장이 시외버스, 고속터미널 근처다. 각 지역에서 군산으로 오면 될 듯하다. 군산역을 거쳐가기 때문에 철도 이용도 용이하다. 문의: 군산역(http://www.korail.com, 445-7782, 1544-7788, 군산시 내흥동 445번지).
○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 고속도로 이용해 동군산IC(목포 방면에서 이용할 경우는 군산IC을 이용해도 된다)을 이용. 혹은 호남고속도로 이용할 경우 전주IC에서 전주-군산간 자동차 전용도로(26번국도) 이용. 경상도 방면에서 이용할 경우에는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이용해 장수JC에서 전주방면으로 들어오면 된다.
○ 숙박정보
리버힐(1566-8057, 성산면), 웰컴(063-461-9901~4, 오식도동), 리치프라자(061588-4681, 063-468-4681, 나운동), 아네스빌(063-468-2127~8, 나운동), 폭스(063-443-4077, 경장동) 등의 관광호텔과 모텔 등이 많다. 터미널 근처에 24시간 찜질방이 있다.
○ 식당정보
자유여행을 하게 되면 서초등학교 근처에서 자유식을 하게 된다. 약간 멀지만 군산복집(063-446-0118)을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조식은 터미널 근처에서 해결하면 된다. 자가용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계곡가든 내고향 꽃게장(063-453-0608, 계정면 아동리)이 괜찮고 선유도 유람선이 운항되는 주변에는 군산횟집을 비롯하여 수산물 센터가 있다. 그 외에도 군산복집(063-446-0118, 월명동, 아구찜), 완주옥(063-445-2644, 떡갈비, 갈비탕) 등이 소문난 집이다. 또 군산에는 빈해원, 복성루 등 오래된 중식당이 많다. 이성당 빵집(동국사 가는 길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곳으로 맛이 좋다.
○ 주변 볼거리
채만식 문학관, 금강철새조망대(금강철새생태환경관리과:063-453-7213) 등이 있다. 그 외 근대문화유산에 관심이 있다면 시내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 된다. 경암동 기찻길, (구)세관, 조선은행, 해망굴, 히로쓰가옥, 동국사, 이영춘가옥, 발산초등학교 내에 있는 문화유적, 최호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의사 등등 많다. 은파유원지는 야경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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