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웃음은 그야말로
살아가는 날들의 힘이 아닐까 싶지만
스스로 그 웃음의 원천을 찾아내기는 사실 쉽지 않다.
게다가
일상의 버거움에 헉헉거리다 보면
진정으로 언제 화통하게 웃어보았나 싶은 날이 허구헌날이다.
그럴 때
전혀 예상 밖의 지인들이 들이닥쳐 웃음발을 날려준다면
그것처럼 고마운 일이 어디있을까 싶도록
그밤....늦도록 웃다가 울다가 뒤집어질 만큼이다.
일상의 하루를 마무리하고
그 극치의 피곤을 풀기 위해서는
늦은 밤이라도 무제를 찾을 일이다?
물론 정답이다.
그 정답에 충실한 지인 오재근의원이
그의 지기들과 함께 무설재 뜨락을 찾아들었다.
가는 비 내리는 일요일 밤....그 밤의 정취는
그저 내리는 비 만으로도 흡족할 일이요
그림처럼 붙박이가 되어도 좋을 만큼이나
마음나눌 사람들과의 다담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을 만큼
천상의 시간이다.
한바탕 통과의례..전형적인 인사치레가 끝나고
당연히 첫걸음들에 대한 한컷 날림이 시작되자마자
두번의 사양도 없이 들이대는 두 남자는
서로간의 의지가지가 되어준다는 안성토박이 친구들,
그러나 그 이전에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거칠 것 없는
남자들의 우정이 때때로 부러울 때가 있음이니
여자들이 나누는 우정과 달리 대담하기도 하고
무차별이기도 하고 앞뒤 잴 일이 없다는 것과
막역한 사이임을 과장하지 않아도 서로가 느낌으로 공유한다는 것...
그런 것들이 때때로
남자들의 땀내나는 우정이 아닐까 싶어
가끔은 그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어하지만
역시 영역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어쨋거나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처음 대하는 오의원의 어릴 적 친구들이지만
어쩐지 낯설지 않은 까닭에 친근감을 통채로 묻혀줄 뿐이다.
물론
오래된 친구와 새로운 친구...함께 공존할 일이다.
오의원의 묵은 친구....반듯하고 단정한 이미지이지만
새로 증축되는 안성 터미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민완종님.
거칠기 짝이 없는 막노동의 현장 일명 노가다판이라 불리우는 공사판의 지존이지만
편견과는 달리 깔끔한 외양새를 자랑하니
쓸데없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일이다.
어쨋거나
그 또한 안성 토박이로서 이날 이때까지
죽산면민으로서 주소지 한번 바꿔 본 적이 없다는 골수 안성맨이요
세남자의 트라이앵글을 절묘하게 유지 균형잡고 있는 중심축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남녀 불문의 성역을 넘는 친구로서 지원사격을 날리니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괜찮은 남자친구들을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바로 존칭어 생략...확실하다.
또 한 남자...윤건호님 역시 죽산면민이요
오직 안성토박이임을 자랑하니
그로부터 듣는 안성의 역사와 나아가서 죽산면의 내력을 듣다보니
역사 기행이라
웬만한 문화지킴이는 저리가라 정도 이다.
그러나 그 남자, 사진이 전공이요
현재로는 무설재 들어오는 길목 "이향"이라는 음식점의 새로운 주인이기도 하고
아니 자칭 "이향"의 마당쇠라고 하니
쥔장 바뀐 "이향"에 먹거리 탐방 나설 일이 남았다.
그러나
미식에의 탐심 전에 그와 함께 나눌 이야기가 무궁무진이니
개인적으로는 좋은 친구 얻은 즐거움이 더 크다 하겠다.
고삼 저수지 한켠 월향리...달빛내리는 뜨락에서
오직 작업에 열중인 시인이자 조각가 최욱미님.
자신의 작품에 몰입하다 보면 세상사에 관심 가질 일이 전혀 없음이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세상에서의 두문불출이 그녀의 일상이라는데
가끔은 일탈이 필요한 법.
그 일탈과 이탈 사이의 간극이 어느 만큼인지 알 수는 없으나
귀여운 여인임은 분명한 것이
시종일관 웃다가 경악스러워 하다가 뒤집어지기가 다반사.
그런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밤이 즐겁고 행복하다.
늦은 밤이 지나도록 내리는 비는 가늘가늘이요
그 밤의 무르익는 우정과 인연의 고리는 끝간데 없으나
그래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상 앞에서는
무리수가 필요 없는 법이니
이제 각자의 시간 속으로 침잠할 일이다.
첫댓글 모두들 편안해 보이십니다.
늦도록 웃느라 돌아가실 뻔 했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