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 압박 큽니다....좀만 참고 읽으세요. 글 중간부분엔 매트릭스가 성경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1. 일단 프로그램의 관점에서..해석만 했던 글
드디어 보았습니다. 참 센티넬 디자인 누가 한 건지 눈많고 다리많고 흡반많고..사람이 징그럽다 생각하는 이미지를 몽땅 합쳐놓았죠. ;; H.R. 기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배경이나 메카닉 디자인이나 액션은 정말 압권이었는데 내용만은 실로 불친절한 영화였습니다. 부실하다는게 아니고 프로그램 쪽에 조예가 없는 이상 결과가 왜 그리 되었는지 제대로 납득하기가 힘들다는 거죠.. 오러클이 왜 변했고 막판에 스미스가 갑자기 결딴난 이유를 물어보니 일단 시스템 엔지니어를 했던 동생이 해석(?)하더군요.
네오의 인성은 사실 고유한 인간이라기 보단, 변수를 발생시키고 슈퍼 해킹의 속성을 지니게 되는 일종의 프로그램이 인간의 정신작용 속에 잠재된 인성으로서, 매트릭스(즉 아키텍트)가 체제 리로딩이나 테스트를 위해 일부러 용인하고 오러클로 하여금 모니터링 하는 가운데에서 인간에게 영향받아 발현되는 것으로, 말하자면 위치상으론 인간과 기계의 중간선상, 속성으로는 양 속성을 함께 지닌 존재인 듯합니다.
그가 현실에서 기계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것은 프로그램 대 프로그램으로서(기계 내부에도 전자기파가 흐르니까)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코드를 해킹하고 기계를 제압할 수 있고 워낙 영향력이 강력하니 전자기파로 인한 무선 해킹이 되는 것이며 그런 탓에 전자기파가 흐르지않는 땅바닥이나 죽어가는 트리니티는 제대로 안보여도 스미스는 잘 보였던 것..인지 이건 들어도 잘 모르겠고..
처음 열차역에서 만난 인도인 프로그램과 그의 아내 프로그래머..요는 남자는 프로그램이고 여자는 프로그래머로서 오러클과 만났다고 합니다. 일단 동생의 해석으로 남자는 비쥬얼C++ 같은 프로그램 작성이나 기능을 분리시키는 작업을 하는 프로그램이고 현재의 매트릭스 구성이론 제시자인 오라클은 매트릭스 내부에서는 백도어를 가진(모피어스나 트리니티같은 매트릭스 입장의 해커들이 오라클을 통해 시스템 내부로 접속하는 이유가 됩니다.) 모니터링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메로빈지언이 오라클의 눈을 달라고 했던것도 그 모니터링 기능을 말한것으로 보입니다.
오라클과 같이 분석기능의 모니터링 프로그램(컴퓨터 켤 때 시작프로그램으로 내부를 체크하는 V3같은 것도 일종의 모니터링 프로그램입니다.)은 엄밀히 말하면 소스분석을 하여 오류를 잡는 내부적 백신의 역할까지 지니고 있는 셈이죠. 매트릭스 속에선 일단 모든 프로그램이 자가의지가 있는 상태이니 자가선택이란 것에 직면하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제까지의 모니터링 역할에서 백신역할로 바뀔 수 있으며 변화하자고 선택을 내린 순간(오라클이 네오를 돕자고 생각한 순간) 인도인의 아내인 프로그래머가 그 작성 프로그램으로 바로 오라클의 핵심기능의 백업 또는 분리를 시킨것입니다. (내부에서도 가능하긴 한가봅니다만 여하간 중간지점인 열차역까지 도달한 거 보면 그 여자도 매트릭스 내부 인간으로선 일정 이상의 위치인 것 같네요) 그 분리된 핵심이 사티라는 아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고 사티는 미래의 오라클입니다. 그 아이에게 쿠키를 들고 가드프로그램인 세라프와 함께 가라고 했던것도 그 이유. 쿠키는..뭘 뜻하는지 다들 아시겠고...
하지만 그 백신기능은 최후의 순간, 이제까지 모니터링 시스템의 역할인 오라클이 매트릭스의 전체 프로그램 속성상 변수로서 용인해왔던 네오라는 슈퍼 해킹 프로그램의 어떤요소로 인해 활성화되는냐 아니냐의 기로에 맞는 듯합니다. 그 요소가 바로 에이전트 프로그램이었으나 지금은 바이러스로 변해버린 스미스가 네오의 코드를 완전하게 흡수하는 순간입니다.
일단 사티를 분리시키고 난 후 백신으로서의 오러클은 트로이 목마식으로 스미스에게 흡수되었지만 스미스가 메인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린 이상 프로그램은 기능할 수가 없는 것이죠. (더하여 그런 이유로 메인도 그 바이러스의 소거를 스스로 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 메인과 연결된 네오가 스미스에게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스미스의 소스 코드를 네오를 통해 보낸 후 비로소 바이러스 소거작업이 시작되게 됩니다. 물론 오러클 입장에서는 이 결정은 분명 도박과도 같은 위험한 게임이었으며 네오로서는 최후의 수단이자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매트릭스로서도 분명 위기신호를 느끼고 있었겠죠.
그전 네오가 스미스를 제압하고 네오가 어떤 다른 수단으로 스미스를 메인과 연결시킬 수 있었다면 스미스도 소거하고 자신도 살 수 있었겠지만 그런 가능성에 대해선 스스로도 기대치가 많이 높았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일단 제압당한 경우 메인에 연결된 상태로 스미스에게 흡수됨으로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 바이러스 제거를 가동시킬 수 있다는 계획이었고, 생명을 건 바이러스 소거를 댓가로 기계에게 시온의 공존을 요구하여 스미스와 맞장 뜨게 되는 이유였습니다. 네오의 순교는 필연적인 결과였다는 이유도 이런 것이고 부제인 레볼루션이란, 혁명은 피를 삼키고 이루어진다는 전래의 이미지를 띠고있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것은 하위 프로그램인 오라클에게는 선택이지만 슈퍼 아이즈 즉 상위 모니터링 프로그램이기도 한 아키텍트에게는 변수로 인한 방정식의 결과치일 뿐입니다. 즉 인간의 관점으로는 자유의지로 인한 선택이지만 상위자인 신에게는 인간에게 이미 내려준 다양한 운명의 변수로 인한 결과치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처럼...이게 바로 칼빈의 예정론이라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제까지의 네오들은 영향력 없는, 즉 현 시스템 전체가 수정되어야 할 만큼의 파급력을 끼치지 못하여 동일한 오러클 이론내에서 같은 리로딩을 되풀이시킨 베타 테스트 역할밖에 못해왔지만 현재의 네오는 매트릭스 내부에 일약 변화를 일으키고 온 셈으로서(혁명이라 칭하는 이유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제까지 용인하지 않던 사랑이라는 요소를 기계가 받아들이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 프로그램(기계)이 받아들인 사랑의 요소를 내재한 사티는 메로빈지언-오라클로 이어지는 다음대의 매트릭스 작성이론의 바탕이 되겠죠.
그냥 듣고 나름대로 이해한 이야기만 주절대어 봤는데 사실 이게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좀 급작스러운 듯했던 결말이 착착 짜 맞추어지기는 하더군요. 하지만 이쪽도 영화적 이해력이 그리 딸리지는 않다 생각하는데도 이건 왜 부가설명까지 들어야 제대로 납득할 수 있는 영화냔 말입니까. 이런 건 엄밀히 말해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는겁니다.
P.S
1. 마지막 논란이 되는 아키텍트(거기선 슈퍼 아이즈라 부르더군요)와 오러클의 대화는 번역탓입니다. 영문으로 다시 들은 이가 설명하더군요, 오라클이 한 대사는 "갇힌 사람들은 어떻게 할건가요?"가 아니라 "나가길 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건가요?" 였고, 거기에 대한 아키텍트의 대답이 "물론 풀어줘야지." 였답니다. 아무런 문제거리가 없는 문답이었는데 번역에서 누락시킨 건지 오역한 건지..그런 겁니다.
2. 오러클도 메로빈지언도 아키텍트도 스미스도 인간이 아니라 모두 프로그램입니다. 그러하니 인간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의 속성을 인식하고 그네들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역할에 따라 절대 한계성을 가진 프로그램의 대화는 인간들이 대화하는 방식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으로 한 마디 한 마디에도 그것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말이 있고 프로그램이니까 못하는 말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각기 프로그램의 속성이나 기본 구조를 좀을 알지 않고는 이게 대체 왜 이런 건지 뭔 말을 하는건지 이해가 잘 안들어오는 게 당연합니다.
3. 매트릭스 세계의 예언자 오러클은 인간의 예언자와는 개념이 틀립니다. 혼돈을 용인하고 선택으로 인한 변수가 발생시킨 각종 결과의 통계치를 분석하여 미래의 결과도 유추해내는 프로그램이자 현 매트릭스 이론의 기반이기도 한 오라클은 매트릭스 내부의 모니터링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내부사정을 살피고 알고 있으며 예측도 할수있는 것이죠. (아울러 오류나 외부의 바이러스를 처리하는 백신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닌 것이 프로그램인 이상 그저 선택한 후의 통계적 가능성만 유추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매트릭스 1편에서 네오가 The One 이냐의 질문에 오라클이 달리 대답했을 때 예언이 틀린 것이라기보단 통계범위 내에 네오의 선택이 존재하지 않았던 탓입니다.
(추가: 속성이 바뀐다고 매트릭스 내의 외양까지 바뀔 필요는 사실 없습니다. 스미스를 보면 아시듯 에이전트에서 바이러스로 속성이 바뀌어도 외양은 그대로이죠. 아마 오러클역의 배우가 죽은 탓에 그리 설정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뭐 변화를 상징적으로 시각화했다고 보면 문제는 없어요.)
4. 메로빈지언은 모든 현상을 인과론으로만 해석하는 초기 매트릭스 시스템의 기본 이론입니다. 그가 과거의 네오라는 말도 있는데 굳이 그리될 이유는 없을 듯 하군요.
5. 세라프는 오라클의 가드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은 각자의 고유기능만 수행하게 되어있죠. 즉 오라클의 가드 프로그램은 오직 오라클만 가드하게 되어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생판 모르는 소녀가 어리고 보호해야 할 아이라해서 오라클이 시킨다고 절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건 오직 인간의 사고이니까요.
그럼 생각할 수있는 한 가지. 오라클 가드 프로그램이 오라클의 위험을 놓아두고 다른 존재를 가드하러 간다는 건 그 존재가 오라클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외엔 전혀 불가능하지요. 그런 탓에 그 아이가 오라클의 분신과도 같다고 해석한겁니다.
여기서 쿠키는 그냥 데이터보존 같은 겁니다. 윈도우에 쿠키가 남느니..하는 말 들어보셨으면 그게 어떤 건지 아실듯.
2. 그리고 주제에 대한 감상글. 전에 썼던 거와 함께 편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근본적으로 프로그램에 바탕을 둔 게 매트릭스이니만치 컴퓨터 시스템과 떼어서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단지 철학의 심오함에 밀려 안 엮여도 될 내용마저 어렵게 꼬아버리니 이게 문제란 겁니다. 그런 철학관성 문구 안 들이대도 개념을 이해할 수 있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 이 영화입니다.
보여주는 거 말하는 거 하나하나에 모두 상징 의미 부여하고 철학서 파고들면 물론 영화 꽤나 깊이 있어는 보이고 내가 정말로 심오한 영화 아끼고 있구나 자못 뿌듯해질지는 몰라도 결국엔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줄창 어려운 예술영화 짝나는 겁니다. 알맹이 자체보단 막상 해석만 분분한 에반겔리온처럼 말이죠.
플롯 꽤나 괜찮고 세계관은 독창적이지만 기본적으로 매트릭스 3부작은 흥행 블록버스터 영화임이 분명합니다. 말하자면 철학을 전면으로 내세운 영화는 아니란 겁니다. 우선은 볼거리를 중점으로 만들어진 거죠. 그러니 네오가 슈퍼맨 놀이하는 것까지 일일이 의미 붙이지는 맙시다. 그냥 능력이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고만 생각하면 되는 거죠.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프로그램 쪽의 용어들이나 개념을 도입한 마당에 일반인 대상으로 하기에 아무래도 설명이 너무나 불친절했다는 겁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개념을 이루는 일반적 논리나 과학철학의 사고관이 제대로 투영된 것이긴 한데 이것도 접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분명 생소하니까요.
절대 인과론(메로빈지언)에서부터 불확정성 이론(오러클)까지는 요즘 현대 과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에 도입되는 개념이죠. 매트릭스는 일단 한발 더 나아가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게 좀은 진부하지만 사랑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기계가 습득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즉 인간과 기계가 한쪽이 한쪽을 일방 희생시키는 적대관계에서 공존관계로 거듭나는 과정을 3부작으로 풀어놓은 겁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종교관 만큼은 분명히 들어있습니다. 매트릭스는 기독교 코드를 의도적으로 시나리오에 끌어들였습니다. 그건 워쇼스키 남매의 문화적 배경 탓이겠지만 이 사랑이라는 개념이 기독교의 예수가 가지고 온 요소이기 때문이죠. (물론 인간 감정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종교적 개념화 상징화한 것이 바로 예수이며, 그리고 여기 매트릭스의 기계입장으로는 코드화 한 것이지요.)
그러니 이 영화는 기독교적 사상관을 비틀어버린 것이라기보단 좀 다른 분야에서 제대로 적용을 했다 보면 되겠고, 이 요소만큼은 영화의 축을 이룬다고 할 수 있기에 다른 것들처럼 그리 과다 해석은 아닙니다.
일단 감독은 처음부터 기계 세상의 메시아로서 네오를 설정한 것은 맞습니다. 네오의 존재가 기독교의 예수에 비견되는 것은 이런 의미 때문입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네오의 행보가 예수의 구도과정을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네오의 존재가 기계적 요소, 즉 프로그램 속에서 튀어나온 의식체(이건 시스템이 만들어냈다기 보단 변수로 인해 절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말하자면 공각기동대에서 정보의 바다에서 탄생한 유사의지 또는 유사생명의 개념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정신과 프로그램의 교류나 동화는 초창기 론머맨에서도 등장하는 사이버펑크의 기본 개념이기도 하죠.) 와 함께 인간의 육신에 담겨있는 고유의 정신체 둘 다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사람의 아들이자 동시에 신의 아들로 설정되는 것과 같은 위상이죠.
또한 예수가 선민들(유대인들)만의 종교 속에 보편 타당한 사랑의 가치를 집어넣어 만인의 것으로 만들었던 것과 같이 네오는 그 사랑의 요소를 인간만의 것에서 기계들의 것으로까지 확대시켜 놓은 존재입니다. 그러니 예수가 유대인만의 메시아가 아니었듯 네오 또한 인간들만의 메시아는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네오는 순교하게 되며 그 순교 후 기계에 의해 끌어내려지는 장면도 예수의 십자가 하강장면과 유사한 인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지요. 십자가 형상의 빛 무리는 그래서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즉 워쇼스키 남매는 말미까지 애매모호하게 뭐라 딱히 그의 위상을 결정짓지는 않다가 최후의 순간 네오라는 존재가 이 시대의 메시아이며 십자가의 예수라는 노골적인 징표를 유감없이 보여준 겁니다. 그것은 예수가 십자가형으로 목숨을 거둔 순간에 비견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 앞에서 하늘로 승천할 때의 표식과도 같은 것이죠. (그러니 완전히 그 과정이 동일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일단 네오는 예수와 달리 두번 죽은 셈이니까요.)
네오의 순교가 낳은 존재가 바로 인도 소녀 사티입니다. 오라클의 분신이기도 한 그 아이는 인도인 형상의 프로그램이 말했듯 네오가 매트릭스 속에 들인 사랑을 기계(프로그램)가 습득하여 그 결실로 태어난 셈이죠.
알다시피 매트릭스 자체가 에이전트 스미스의 말대로 '작물을 죽이지 않기 위해' 인간이 문제없이 자연스럽게 살 환경을 만들어내려 끊임없이 인간들의 속성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니터링 하는 존재가 오라클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녀는 네오로 인해 인간 속성에 근접한 사랑이란 이론을 찾아내어 인식하게 되고 백신화하기 직전 사티라는 분신 속에 그 이론을 내재시킵니다.
즉 사티는 오라클의 불확정성 베이스에 사랑의 요소를 보완시킨 존재이며 과거 인과론의 메로빈지언에서 오라클로 이어지는 매트릭스 이론체계의 다음 계승자. 즉 미래의 오라클의 자리를 대신할 존재인 것이지요.
마지막 장면, 무척이나 아름다운 황혼(동녘인지 황혼인지 애매함) 속에서 이것이 사티의 생각이라고 하는 오러클의 말에서 보여지듯 사티 이론이 기본 베이스로 깔리게 되는 앞으로의 매트릭스 세계는 좀 더 정감 있고 아름다운 세계가 될 것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이 과연 해피엔딩인 건지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단지 기계에게 사랑이라는 요소를 도입시킨 만큼 이제껏 일방이 일방을 희생시키는 적대자이자 도구로서의 인간에 대한 대우나 관점이 달라질 가능성이 생긴 것이고 아무래도 척박한 현실 환경에서 매트릭스의 개념과 세계가 좀은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인간 또한 일방적인 희생자라기보다 생존을 주고받는다는 관점으로 일종의 공존을 이루게 되는 미래인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마지막 아키텍트의 대사로 이제껏 주기적으로 멸망시켰던 시온의 존재를 용인할 뜻을 비추고 있는 것을 보면 일단 제 의지로 빠져나가려는 인간들을 핍박하는 시대는 끝난 듯 합니다. 물론 그 모든 이전에 인간에게 자유로운 선택권부터 허락해야되는 것이 전제이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매트릭스 3은 일단 혁명(Revolution)이라고 부제를 삼기는 했지만 크게 보면 진화(Evolution) 일수도 있는 것이 이 영화가 매트릭스 체제의 발전도상을 그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예수의 사상과 존재는 서구문화에 있어선 서력의 기원이 될 만큼 종교와 철학과 사상의 기반을 뒤흔든 혁명과도 같은 것이기도 하기에 3부의 부제가 레볼루션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 정도로 기독교 요소만큼은 매트릭스의 시작부터 다분히 의도적이었고 이 영화 주제의 중심축을 이룬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다 다른 철학 요소까지 심오하게(제 입장으론 심란하게)들어있다고 하는 건 아무래도 영화자체에 과도한 무게까지 부여하고 있다는 느낌이죠.
말하자면 매트릭스의 리로딩 자체를 마치 불교의 윤회에까지 비견하는 것은 너무 나아갔다는 뜻입니다. 매트릭스같이 일부러 변수를 용인한 시스템(즉 오라클의 이론이 바탕이 되는)이라면 자체 버그나 에러청소를 위해 한번씩 리로딩을 해줄 필요가 다분히 있는 것일 뿐이고 현재 인간양태를 두고 끊임없는 테스트 중의 프로그램이니만치 이게 잘못되어 간다 싶으면 자체 수정 및 삭제할 필요가 있는 거지 거기에 윤회사상까지 갖다 붙이게 되면 이건 사정없이 혼잡스럽기만 한 잡탕찌개가 되는 거죠.
왜냐하면 아예 줄거리의 축을 이루는 기독교 소스와 달리 불교의 윤회설은 그 개념이 없어도 하등 내용상 오류는 안 생긴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것까지 덧붙인다는 건 매트릭스 영화 전체를 너무 철학의 잡탕으로 몰고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되려 잘 만든 영화의 품격을 깎아버린다 생각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이어 종종 언급되는 양자역학이란 것도 물론 불확정성의 법칙이 거기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그런 근본소스까지 굳이 안 파고들어도 종래 컴퓨터 이론정도의 레벨에서 쉽게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종교관의 확대 해석으로 메로빈지언을 무슨 사탄처럼 보는 것도 오류입니다. 옛 프로그램이라는 오러클의 말과 그것이 암약하여 세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성경에 있는 옛 용' 이라는 어구를 떠올려 사탄을 연상시킨 듯 한데 굳이 그런 형이상학적 의미부여보단 오라클 이전의 이론체계라고만 생각하면 아주 간단한거죠.
더하여 매트릭스 1편의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관계를 도가 개념까지 빌려와 풀어놓는 것도 많이 넘치다는 생각입니다. 이제까지의 익숙한 버츄얼 리얼리티 영화에서 수없이 써왔던 개념을 매트릭스가 감쪽같이 관객을 속여서 좀 더 충격적으로 구현해낸거지 그게 뭐 나비네 뭐네 하는 호접몽씩이나 도입한 개념까지는 아니란 말씀.. 보기에 비슷이야 한다해도 말입니다.
애초에 가상현실이란 것 자체가 도가의 사상을 구현해보자 작정하고 만든 게 아니라 그냥 좀 더 리얼하게 놀아보자(또는 살아보자)..하고 시작된 것인만큼 먼저 영화 만들어놓고 철학 덧붙이는 것이나 진배없는 셈이죠.
그냥 간단히 요약하자면 매트릭스는 성경에 기반을 둔 사이버펑크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일단 첫 발상부터 상당히 신선했고 세계관도 매력적이며 줄거리도 일관성이 있었습니다만 그토록 광고해댄 것만큼의 예상 외 결말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단지 뭔가 마뜩찮기 그지없는 가운데에서도 결과가 특별히 달리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인공 캐릭이 기계시대의 예수와 같은 위상이니만치 그 결말 또한 성경의 변주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며 매트릭스 프로그램의 진행구도를 보아서도 사실 그것이 전체 전개로서는 지극히 올바른 결말이기도 합니다. 결국 유대의 독립을 가져다주지 못한 예수처럼 일견 반만 얻은 초라한 희생처럼 여겨져도 바로 그 죽음의 시점부터 세상의 운명은 바뀌기 시작한 때문입니다. 단지 사전에 괜시리 사람들의 기대감을 너무나 부풀려버렸다는 게 문제였던 거죠..--;;.
그러니 그 결과가 납득이 될수밖에 없는 이유라면 처음부터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일관된 전개방식을 지켜 치밀하게 잘 짜놓은 플롯의 그물 속으로 흘러보낸 때문입니다. 물론 감독들 장삿속땜시 중간부 쓸데없이 늘려놓은 부분이 있긴 했어도 도입 전개 절정 결말까지 이어지는 와중에서 복선의 미비나 인과의 헛점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논란이 되는 작품성 여부나 볼거리로서의 영화적 재미를 떠나 저 개인적으로는 매트릭스 시리즈를 모두 다 좋아합니다.
일단 문화적 충격효과에다 컴퓨터 내부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를 독창적으로 스크린에 담아낸 그 참신성과 완성도의 공들임에다 총 분량만으로도 충분히 대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나 완벽한 걸작이라 끌어 올리기에는 분명히 난점인것이 설명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 그 한 이유가 되는 것이죠.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O/S 쪽의 지식에 문외한인 다수 관객들이 대사의 의미마저 제대로 파악치 못할 정도가 되면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로서는 잘 만든 거라 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번역부실이 더 한몫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단 대중성과 주제의식을 버무려 이만한 논란을 야기시킬 만큼 평범하지 않는 문제작의 반열에 놓기엔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작이 근간에 두번 나오기는 또 힘들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P.S.
1. 매트릭스 내부에서는 코드의 집적으로 보이나 그것은 외부에서는 전자기, 즉 빛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양측 속성을 다 가진 네오로선 일종의 구속일수도 있는 육신의 눈을 완전히 버린 이후엔 일단 전자기가 흐르는 모든 실제의 사물은 빛으로 보이는게 맞을겁니다.
즉 매트릭스 내부에서 표피인 시뮬레이션의 내부인 코드를 인식하듯, 현상에서도 그 사물의 전자기적 본질을 꿰뚫어보게 되었다는 뜻인데 여기서 보통 불교적 해탈관을 가미시키기도 하지만 제 보기엔 기독교적 관점이 더 강합니다. 인간 속성이 아닌 아키텍트의 속성과도 비견되는 슈퍼해킹 프로그램의 속성, 예수로 비하자면 인간의 아들이 아닌 신의 아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불교적 해법에서보면 일단은 평범한 인간이 스스로 정신적인 해탈을 이루는 것인데, 그보다는 원래 양쪽의 속성을 가진 이가 부활을 계기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쪽의 속성을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고 보는것이죠. 물론 이것은 관점차이입니다만..
(추가: 그리고 사실 빛의 세상이라는 선하고 아름다운 일반적인 의미 그 자체로도 기계들이 사실 본질적인 적은 아니라는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감독은 세컨드 르네상스에서 기계에 대해 연민의 입장을 취한 바 있습니다. 즉 타도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끌어안고 공존해야 할 대상임을 피력한 것이지요.
인간을 사육하고 공격하니 일견 할리우드 식의 절대악처럼 보이지만 인간과는 달리 기계로서는 오로지 생존을 위함이었으며 그 본질적으론 오히려 선에 더 가깝다는 것이 이 시리즈가 시각의 진부함을 벗어날 수 있는 큰 요인이기도 합니다.)
2. 부제가 혁명(Revolution)이 아니고 복수인 Revolutions 인 것을 순환으로 보시는 분도 있겠지만, 제 관점에 이건 앞으로도 이런 변화가 몇 차례 더 일어날 것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일단 제 생각에 혁명은 과거에 한 차례 있었습니다. 계속적인 리로딩을 말함이 아니라 과거 메로빈지언에서 오라클로 전환될 때 한 번 말이죠. 그리고 이번에 오라클에서 사티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런 과정 때문에 사티가 미래에 다시 보게 될 네오는 현 네오가 들인 사랑의 요소 외의 또 다른 인간적인 가치를 매트릭스 내로 들이게 될 존재라는 뜻이죠. 그리고 사티 시스템 내의 리로딩은 분명 오라클 시스템 내의 리로딩 과정과는 틀린 수순을 밟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일단 시온의 공존을 매트릭스(아키텍트)가 받아들인 상태이니까요.
분명 납득하기 힘든 불안정한 미래이며 불완전한 공존입니다. 그런 이유로 현 지구의 상황은 크게 바뀐 게 없거든요. 환경은 척박하며 인간은 그대로 사육되고 있으며 시온은 여전히 살기가 고달픕니다. 단 매트릭스 내부적 환경이 인간이 좀 더 편하고 살기 아름다워질지는 모르죠. 그러니 이걸 관점을 달리하면 가혹한 환경 내의 상호간 공존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건지..즉 육신의 자유냐 아니면 의식의 풍요냐..인데 그러고보면 사이퍼의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단, 오랜 대립의 시절은 일단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기계가 인간을 닮아가며 인간의 속성을 이해하게 됨에 따라 나아질지 아닐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저로선 이 엔딩이 현재의 해피엔딩이 아니라 조금씩 나아질 미래를 암시해주는 엔딩이라고는 보고 있습니다.
에러 탓에 할 수 없이 여기다 추가합니다.
이 딴지 답글 게시판 버그가 많은 듯 합니다. 종종 에러가 나요. 원하는 항목 부분 삭제도 제대로 안되고. 예전부터 이런 식이었던 것 같은데 좀 리로딩 안합니까..^^;;; 버그는 빨리 잡아야죠.
일단 점심 때 짬내서 글 올립니다. 사실 이 모든 건 그냥 제 생각입니다. 그러니 확실하다는 건 아닙니다. 저도 기억이 좀 흐리기도 하고 이 장면만큼은 해석이 많은 탓에요.
그냥 한번 붙여보겠습니다.
마지막 스미스가 함정이라고 말하는 장면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스미스는 오라클이 지닌 데이타를 흡수했지만 오라클은 일단 트로이 목마로서 들어온 셈이었고 마지막 순간에 그 통계적 예측의 속성이 스미스의 입을 통해 나온 듯 합니다. 즉 스미스가 이렇게 할 가능성을 바탕으로 오라클과 네오가 소거계획을 세웠다는 것을 그제사 깨닫게 되었다는 거죠. 그리고 그 순간 스미스는 덫에 걸렸다는 걸 알게됩니다. 허나 이미 상황은 종료된 셈이었죠.
비속의 오라클은 일단 백신으로서의 그것이고(백신은 다른것과 달리 바이러스 소거 후에도 제거되지 않죠) 스미스 제거 후 아키텍트가 모든 걸 복원시킨 후의 오라클은 원래대로의 오라클입니다
허나 이젠 뒤로 물러난 상태입니다. 오라클 시스템도입후 메로빈지언이 물러났듯 사티 시스템을 도입하고 오라클은 물러난 셈입니다.
첫댓글 끝까지 읽으신분 최고! ㅎㅎ 참고로 딴지일보 독자계시판에서 퍼왔습니다.
읽긴 읽었는데... 사실 매트릭스 하나두 못봤거덩..ㅜ.ㅜ;;; 허거거... 문명에 뒤쳐진 것만 같은 슬픈 기분이야.....-_-;;;
먼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 - 봐야지
confusing-_- 이걸로 주제토론 한번 하죠 재밌겠는데..
못참겠어 ㅡㅡ 안읽을래
메트릭스.... 밀레니움 시대에 들어서 내게 최고의 영화였다...영화의 스크린 이미징과 은유가 날 압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