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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풍경
이불
나는 이불 속에 있다
이불 속에서 나는 자유인이다
생각과 고민이 끝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생각과 고민을 풀어야 하는 미로다
힘들고 고통스러워질수록
나를 숨기고 싶어질수록
그리고 내가 점점 피곤해질수록
이불 속은 점점 나의 세상이 된다
- 박순규(1-1)
손
손은 항상 손이 있는 자리에 있다
손은 항상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
손은 항상 나에게 도움을 준다
손이 있어야하는 자리에 발이 있다면 어떨까?
손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어떨까?
손이 나를 해친다면 어떨까?
- 오영준(1-1)
휴대폰
자판은 나의 대변인
화면은 나의 전광판
외로울 때마다
내 마음을 켠다
- 전규석(1-1)
창문
낮에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밤이 되면 내 모습이 비친다
창문은
세상과 나를 동시에 비추어주는 거울이다
- 서세교(1-1)
날개
날개를 펴라. 너도 새가 될 수 있어.
날개를 펴라. 너도 하늘을 날 수 있어.
활짝 펴지 않아도 좋아.
아직은 준비 중이니까.
멋지게 날지 않아도 좋아.
아직은 서투니까.
자신을 가져.
그것은, 네 마음 속 또 다른 날개이니까.
- 강동훈(1-2)
음악
나의 답답한 가슴 속 먼지를 청소해주는
음악은 청소기
내 슬픔과 아픔을 들어주는
음악은 상담원
음악이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
- 김광진(1-2)
시간
시간은 청개구리다
놀 때는 잘도 가다가도
수업 시간엔 안 간다
- 이진형(1-2)
의자
무거운 내 마음을
지루한 내 일상을
묵묵히 받치고 선
나의 충복
- 홍정훈(1-2)
어머니의 손
왜 그 때는 몰랐을까
공사장 목장갑이
찬바람 불어치는 목 아픈 겨울에
차디찬 흙바닥에 뒹군다
- 이민규(1-3)
계단
내 마음은 계단이다
오르락 내리락
시험을 칠 때는
오르는 계단
놀 때는
내려가는 계단
- 정정현(1-3)
짝퉁 펜
처음엔 잘 나오다가
종이를 찢어버린다
필요없이 날카롭기 때문이다
막혀서 잉크가 나오지 않는다
필요없이 찌꺼기가 많이 나오는 때문이다
힘을 주면 터져버린다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불량품 인생을 살지 말 것
- 송우성(1-4)
사물함
아무도 안을 볼 수 없는
나만의 세계
어느 것을 넣어도
어느 누구도 따지지 않는
나만의 마음
단 하나의 열쇠가 있을 뿐
- 김대영(1-4)
노을
기차를 타고 하늘을 본다
붉은 태양이 나를 보고 있다
붉은 태양이 나를 떠나고 있다
아니다. 내가 태양을 떠나고 있다
하지만 태양은 내일 또 올 것이다
- 김상훈(1-4)
물웅덩이
물웅덩이에 얼굴을 비추면 잘 보이다가도
조금만 물살을 건드리면 일그러진 얼굴
내 마음 또한 잔잔하다가도
작은 바람의 충동에도 질풍노도
내 마음은 물웅덩이
- 이지훈(1-4)
변기통
나의 내면에도 변기통이 있다
나쁜 것을 담을 때도 있지만
결국 모두 흘려보낸다
- 노희재(1-4)
바람
이리저리 횡하니 날아다니다
잠시 머물러 있을 자리 없으려나
행여나 작은 골목이라도
머물러 있고 싶다
- 구규민(1-5)
칼
나는 칼을 가지고 다닌다
처음에는 날카롭지만
계속 사용하면 무디어진다
하지만 마음의 칼은 항상 날카롭다
- 김영현(1-5)
새
새가 갇혀 있다
튼튼한 새장에 갇혀 있다
새를 가둔 자는 말한다
밖에는 새를 노리는 고양이들로 가득하다고
새는
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
- 김현철(1-5)
맨홀 뚜겅
의식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저 길바닥에 붙은 한낫 쇠붙이 따위는
의식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가장 낮은 곳에 누워 노래하는 쇠붙이 따위는
구두발에도 노래한다
(깨져버려도 할 말이 없다)
- 박건익(1-5)
풍선
공기가 조금만 부족하면 날지 못하고
공기가 조금만 많으면 터져버린다
분수를 모르는 내 자신을 보는 듯
풍선이란......
- 박철훈(1-5)
대나무
겉으론 강하지만 속은 비었다
비바람에 강하지만 휠 줄도 안다
시리지만 노래를 선사한다
- 박효빈(1-5)
씨앗
나 혼자서는
그저 하나의 작은 씨앗에 지나지 않는다
햇살과 물과 흙과 땀이 없다면
죽은 목숨의 씨앗에 지나지 않는다
- 손영재(1-5)
잭팟
쩐다
대박이다
망했다
파산이다
내 마음은 잭팟이다
- 송대일(1-5)
리모컨
내가 리모컨을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리모컨이 있는 까닭에 내 마음이 바뀐다
리모컨 때문에 어쩔 줄 모른다
- 예설훈(1-5)
교실 속의 마음
마음 속의 교실
인생의 길을 잃은
점점 어두어가는
- 정수호(1-5)
솜사탕
나는 안다
솜사탕이 닮은 이유를
수줍어서 공기 속으로 숨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나도 솜사탕을 닮은 걸까?
누르면 누를수록 작아진다
- 강혜진(1-6)
냉장고
내 안에는 차곡차곡 잘 다스린 것들이
김치처럼 익어가고 있다
반면에
내 안에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
유통기간 넘긴 우유처럼 상하고 있다
- 김남희(1-6)
모래성
나는 모래성이다
토닥일 때마다 조금씩 단단해지고
흩뿌릴 때마다 조금씩 쌓여간다
- 김마리(1-6)
청춘
겉표지 때문에 사람들이 선뜻 읽지 못하는 책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책이다
읽어줄 사람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책이다
- 김수빈(1-6)
나의 그림
나는 새하얀 캔버스
그것은 조금씩 채워진다
아무도 모르는 물감으로
아무도 모르는 붓으로
언제나 미완의 그림으로 남는다
- 김수완(1-6)
구슬
조금만 기울어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벽을 만나면 쿵 부딪쳐서 방향을 바꾼다
웅덩이를 만나면 함부로 빠져버린다
내 안에 구슬이 굴러다닌다
- 김유림(1-6)
물 분자
조금만 온도가 상승하면 신이 나서 떠돌아다닌다
조금만 온도가 하강하면 육각형분자구조에 갇힌다
나는 영락없는 물 분자이다
- 민정혜(1-6)
나는 하얀 도화지
새로이 돋는 싹, 곱게 흐르는 시냇물, 어둠 속에 내리는 비
무엇이든지 그릴 수 있다
무거운 어깨, 커가는 기대의 시선들, 초라함 겨울 나무뿐
색칠이 마저 되기 전에 모두 지우고
파릇파릇한 봄을 그려야지
- 박소언(1-6)
새벽길
홀로 깬 새벽
아무도 지나기지 않은 길
모두들 지나가고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듯
두렵기도 한
새벽길
- 박소연(1-6)
실
엉키고 꼬인 실타래
당길수록 꼭꼭 묶인다
할 수 없이 가위로
싹둑 잘라버린다
일이 한꺼번에 풀린다
자른다고 해서 포기하는 건 아니다
- 배소연(1-6)
캔버스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린다
잘 못 그려도 상관없다
남들과 다르다고 슬퍼할 이유도 없다
- 성혜원(1-6)
계단
깨달을 때마다 올라가는
헤쳐나갈 힘이 있을 때 올라가는 계단
이제 몇 발짝 올라와서는 헐떡거린다
앞으로 올라갈 길은 높은데
나는 아직 제자리에 있다
계단은 나의 길을 비추는 거울이다
- 양정윤(1-6)
자물쇠
그 누구도 열지 못한다
나도 역시 열지 못한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입 꾸욱 담은 벙어리처럼
열리지 않은 자물쇠
누가 자물쇠 좀 열어줘요!
- 윤단희(1-6)
손톱
나는 손톱을 자른다
나의 잘못을 손톱애 담는다
매일 길어간다
깎아내지만 계속 자란다
손톱은 뿌리 채 자를 수 없지만
내 잘못은 모두 깨끗이 씻을 수 있다
- 서고은(1-7)
달걀
흰자와 노른자가
한 껍데기 안에서 함께 지내면서도
서로 섞여본 적이 없다
하지만 한 생명이다
우주의 달걀
모두 한 생명이다
- 강선영(1-7)
음악
음악은 숲이다
외로울 때면
자꾸만 찾게된다
- 양예원(1-7)
엄마의 손
구수한 트로트 가사처럼
가끔씩 생각나는
엄마의 손
- 김남희(1-7)
시계
화나면 초침처럼 바쁘다
평소에는 분침처럼 일정하다
행복할 땐 시침처럼 평화롭다
변덕스런 내 마음
- 박미나(1-7)
휴대폰
나의 반쪽
나의 지배자
세상을 손에 쥐고 흔드는
- 문민정(1-7)
우산
폈다 접었다
비바람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나는 우산이다
비바람을 뚫고나와
해처럼 웃는
나는 우산이다
- 허정인(1-7)
도라지꽃
지상의 별이다
두 볼에 공기를 넣고
바람에 살랑거리는
해맑은 별이다
- 김태연(1-7)
강
얼었다가
녹았다가
홍수났다가
내 마음은 예측할 수 없는 강이다
- 김리은(1-7)
쇼핑몰
쇼핑물에서 나오고 싶지만
내 눈을 사로잡는 많은 것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이 눈에 잡힌다
나는 여전히 쇼핑물 안에 있다
- 윤지영(1-7)
롤로코스트
잔뜩 겁먹고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가
순식간에 떨어지는
롤로코스트 같은 시험
끊임없이 악순환하는 시험
- 김태연(1-7)
내 머릿속의 지우개
매일 듣고 쓰지만
계속 지운다
그래도 궂은 것을 지울 수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 조현경(1-7)
옥상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그 아이는
직장에 적응하지 못한 그 사람은
빚을 감당못한 그 사람은
학업에 찌든 그 아이는
옥상에 갔다
천국에 갔다
- 정혜원(1-7)
연
바람이 불면 떠오르고
때론 추락하기도 한다
다른 연과 얽히기도 하고
때론 다른 연을 끊는다
나는 연이다
- 최윤정(1-7)
실
인생은
얽히고 설키고
끝없이 이어지고 끊어지기도 하는
실을 따라간다
- 이가람(1-7)
춘천
아직은 장산의 작은 계곡이지만
해뜨는 동해로 간다
- 안소현(1-7)
나는 오뚜기이다
남이 볼 땐 넘어질 듯 위태롭지만
내 나름대로 중심을 지켜 다시 일어난다
- 이현선(1-7)
유리
내 마음은 유리와 같다
차갑고 단단해 보이지만
조그만 충격에도 금이 가고 깨진다
- 이소정(1-7)
시계
내 마음은 시계바늘처럼 따로 움직인다
외롭고 가난하고 고요한 순간
초침과 분침과 시침이 하나가 된다
- 정혜인(1-7)
도마뱀
잡히지 않는 내 마음
도마뱀처럼 도망친다
오늘도 내 손에는
꼬리만 남아있다
- 김수민(1-7)
자물쇠
사랑은 자물쇠이다
꼭 맞는 열쇠가 들어오면 찰칵 열린다
열쇠를 잃어버리면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다
- 이경은(1-7)
달
어둠 속에서만 빛난다
사실은 처음부터 깨어있었다
햇빛에 가려있었을 뿐
- 조성연(1-8)
물에 젖은 종이
잘 말려주니 다시 빳빳하다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찢어진다
내 안에 젖은 종이 한 장 있다
- 김다혜(1-8)
배우
때론 웃는 역을
때론 우는 역을
너무 잘한다
주인공도 맡고
악역도 맡고
엑스타라도 맡는다
하지만 찾으면 꼭꼭 숨어버린다
- 김도움(1-8)
위태
급식 당번이 담아준
스파게티 한 줄
먼지 가득한 책상에 닿을 듯 말 듯
대롱대롱 위태로워서
급하게 꺼낸 젓가락이 떨어졌다
- 김민경(1-8)
내 마음은 우주다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겠다
안개 낀 숲처럼
- 김지한(1-8)
여드름
나는 익어서 터질듯한 여드름이다
누군가 건드리만해도 터져버리는 새빨간 여드름이다
하지만 누군가 사랑의 면봉으로 짜주면
금세 아물어버리는 여드름이다
- 김한솔(1-8)
고무줄 마음
기분이 좋으면 쭉쭉 늘어난다
기분이 나쁘면 다시 줄어든다
너무 늘어나면 끊어져버린다
- 김현빈(1-8)
하얀 도화지
언젠가부터 그리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나를 지우는 것을 배우고 있다
- 김형신(1-8)
호두
아무리 두드려도 잘 깨지지 않지만
깨보면 부드러운 속살
호두 같은 나
- 임현지(1-8)
가뭄
언젠가부터 나에겐 비가 오지 않는다
비를 기다리며 쩍쩍 갈라진다
- 최영진(1-8)
무지개
눈앞의 이익만 쫓는 사람들에게
비가 온 뒤에야 나타난다는 걸 일깨워준다
먹구름 뒤에서 나를 본다
- 황예원(1-8)
밤송이
밤송이 가시처럼
날카로운 우리들
껍데기를 벗자
- 김해옥(1-9)
36.5도
기쁠 때 흘리는 따뜻한 눈물
슬플 때 흘리는 차가운 눈물
나를 36.5도의 사람으로 만든다
- 김현정(1-9)
신호등
내 안에 든 신호등
시작도 하기 전에 겁부터 먹고
빨간불을 켜곤한다
이젠 초록불을 켜야겠지
- 노지현(1-9)
강
나는 흐른다
비가 오면 넘치기도 하고
언덕을 깎아내기도 한다
모든 강을 바다는
안락하게 안아준다
- 김은정(1-9)
메모리 칩
내 머리 속의 메모리 칩에는
많은 것들이 저장되어 있다
좋은 일 나쁜 일......
나는 항상 웃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해지니까
그래야 주변이 행복해지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쁜 기억들은
삭제, 삭제, 삭제 .....
- 박다솜(1-9)
그림자
내가 움츠리면 그것도 움추린다
내가 당당하면 그것도 당당하다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빛이 있어야 드러난다
그것은 내 뒤에서 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일거수일투족
- 장소정(1-9)
장미
사람들의 속내를 알아버린 후부터
세상의 이중성을 보고난 후부터
더러는 속아본 후부터
나는
가시를 품게 되었다
- 전지현(1-9)
고무찰흙
누가 만지는지에 따라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따라 변한다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은 살만할 것이다
- 한민정(1-9)
구름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
저 하얀 얼굴 속에
햇살인가
비인가
- 김옥주(1-10)
민들레
때가 되면 핀다
때가 되면 날아간다
내 마음 밭에 돋아난 민들레
- 관아(1-10)
물
외부의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한다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에
그만 약해진다
물처럼
- 박수정(1-10)
도자기
지금의 나는 찰흙이다
수천번 다지고
모양을 잡아서
1800도 이상으로 구워진
도자기가 되고 싶다
- 안해정(1-10)
도미노
길게 줄을 세워
한 번에 쓰러지는
내 마음
- 이고은(1-10)
판도라의 상자
열기 전에는 모른다
하지만 열고 싶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
무엇이 나올지 두려워서이겠다
- 이지현(1-10)
번데기
여기, 우화하기도 전에 삶아져서
종이컵에 담긴 목숨을 보라
- 김인기(2-1)
담배
내 목숨처럼 점점 타들어가는
담배
- 백인환(2-1)
발견
뜨겁고 아려서
가슴을 뜯어서 보았다
깊고 어두운 곳
니가 있었다
- 나신혁(2-2)
시간
어루만져준다
이별의 아픔도 슬픔도
엄마의 약손처럼
덧나지 않게 천천히 문질러준다
- 배성준(2-2)
길
두려운 길도
오랜 세월 지나면 익숙해집니다
길은 일상에 젖은 나를 깨워줍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길은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 김보균(2-2)
나의 길
해는 지지만 나의 손길은 지지않는다
눈은 감기지만 나의 영혼은 쉬지 않는다
나는 나의 길을 간다
- 이준수(2-2)
산소에서
산등성이에 걸터 앉아 나를 바라보는 붉은 노을
저녁이면 늘 나를 기다리는 당신 같은
- 박승태(2-2)
불나방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나온 불나방
가로등 불빛에 그만 길을 잃었다
눈을 잃었다
- 이준수(2-2)
손
조물주는
혼자 세상을 만들기가 버거워서일까
우리에게 손을 주었다
내 손은
어떤 세상을 만들까?
- 최선호(2-3)
껌
씹어도 씹어도 사라지지 않는 껌
정치인 욕하기
- 김동현(2-3)
가방
날마다 가방을 들고 학교에 간다
가방은 미래를 담는 나의 보따리
- 김재겸(2-3)
바람개비
마음 속에 바람개비 들어있나보다
바람 불면 잠깐 돌다가
잠잠하면 시들하고
- 이성호(2-3)
운명
어쩔 수 없이 물웅덩이에 떨어진
선택받지 못한 눈송이
- 이원호(2-3)
사랑
엄마의 사랑은
모든 잘못을 지워주는 지우개
- 손영종(2-4)
동전
우리는 동전의 양면
영원히 볼 수 없지만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잖아
- 정순영(2-4)
사랑과 추억
사랑은 기차이다
한 순간 지나간 기차는 오지 않는다
추억은 롤러코스트이다
다시 찾아오곤 한다
- 김민규(2-4)
스펀지밥
스펀지밥은 해조류일까 스폰지일까
인간은 양서류일까 인형일까
- 정명우(2-4)
꽃
시멘트 게단 틈새에 핀 꽃 한 송이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데
저렇게 예쁘게 피다니
- 유대웅(2-4)
손전등
앞날의 꿈은
깜깜한 밤중의 손전등
밝은 눈을 켜고
앞으로 나아간다
- 이호언(2-5)
손난로
사람들은 손난로처럼 식는다
서로 관심이 없다
그러다 모이면 다시 뜨거워진다
- 황휘윤(2-5)
보모님의 역성
부모님은 휴화산
언제 터질 줄 모른다
나는 늘 위험하다
- 박정환(2-5)
나무
때론 기세등등한 장승이 되고
때론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썩어서 버섯의 집이 된다
- 유세준(2-5)
잠
잠이 온다
끊임없이 풀어지는 실타래
- 경두현(2-5)
문
네가 넘어갈 그 문이 절대적 소멸이라면
지금 네가 할 일이 무엇일까?
네가 알고 있다고 믿는 그 신념이
너의 오만이라는 것을 알까?
- 우수민(2-6)
해바라기
모가지가 긴 해바라기
가끔은 고개를 숙이고 싶은 때가 있다
눈이 부신 해바라기
가끔은 해를 등지고 싶은 때가 있다
- 이민지(2-6)
가식
어제의 우리를 반으로 갈라서
오늘부터는 너와 나로 돌아간다
세상 사람 모두 다 나와 같지 않듯이
세상 사람 모두 다 너와 같지 않을 테니
그걸로 됐다
위로가 된다
- 윤정아(2-6)
놀이터 인생
인생,
앞으로 나아갔다가 다시 되돌아올 줄 아는 그네
인생,
힘차기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올 줄 아는 시소
인생,
기분좋게 미끄러질 줄도 아는 미끄럼틀
- 한혜지(2-6)
푸른 하늘
저 푸른 하늘 속에
풍덩 몸도 마음도 담그고 싶다
- 황윤정(2-6)
나의 다짐
나뭇가지처럼 쉽게 꺾인다
- 허다영(2-6)
세상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과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이루어진 곳일까?
아니
네가 이해하려는 것과
네가 이해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이루어진 곳이야
- 하언실(2-6)
침
눈이 갈라질 듯 아플 때
친구의 침
나의 인공눈물이 된다
- 정민경(2-6)
애벌레
상추잎에 살포시 앉아서
바라보는 환한 달
달속에서 나비 한 마리
튀어나올 듯
- 이예지(2-6)
사랑, 이별
춤추던 바람, 꽃잎 날려
아름다운 날들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웃었습니다
- 정다예 (2-6)
녹차
풍덩 - 푸른 하늘 만큼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
어리고 향기로운 손
그 푸른 맛
- 유다솜(2-6)
여유
시계도 세상도
항상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변한다
잠시
멈추어버린 시계처럼
나도 정지하고 싶다
한 발짝 물러나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 심정원(2-6)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올려놓으면
아무도 보지 않는데
가슴이 두근두근
문득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아니야, 멋있게 성공할거야
드디어 연주를 합니다
어, 손가락이 튕겨버렸습니다
그래도 한번만 다시 해볼까요
이번엔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 이수연(2-6)
양계장의 오후
사과를 파먹는 벌레처럼
두통이 머릿속을 관통하는
나른한 오후
쏟아지는 형광등불빛을
햇살로 여긴다
우리는 황금알을 낳는
황금닭이라고 생각한다
책 갈피로 새까만 개미 중대가
일렬로 기어간다
- 김여경(2-6)
보이지 않는 벽
아빠와 말없이 앉아 있다
8월의 쨍쨍한 햇빛이
살을 파고들 것만 같다
아빠는 보이지 않는 벽이다
- 함다경(2-7)
나이테
나의 시간은 나무 나이테
겨울엔 느리게 여름엔 빠르게
둥글게 둥글게 동심원을 그리며
성장하는 한 그루 나무
- 정예솔(2-7)
풍선
내 마음은 풍선
누군가 바람을 넣어주면
점점 부풀기 때문이다
- 신지윤(2-7)
별
아름답지만 닿지 못한다
사랑의 상처가 별이 되어 박히지만
그 별로 인해 삶은 아름다운 법
깊어지는 사랑
- 박현주(2-7)
앨범
추억을 안고 낡아가는
우리네 삶은 앨범
- 김혜민(2-7)
수다는 다리미다
일상에서 꾸깃꾸깃 구겨진
내 마음을 쓱 펴주는
수다는 다리미
- 조민정(2-8)
친구
머리 손질이 서툰 나에게
친구는 머리카락이다
아침 저녁 매일 빗어주어야 하고
한 올 한 올 손이 많이 간다
머리가 상해서 끊어질 때
엉켜버릴 때
한 무더기로 잘라내기도 한다
아, 너무 힘든 머리 손질
- 배상화(2-8)
라일락
바람에 향내가 섞여있다
불어온 곳을 바라보니
해맑게 웃는 새하얀 꽃송이
어쩐지 발걸음이 가벼원진다
- 박가경(2-8)
엄마의 잔소리
엄마의 잔소리는 실
너무 길어서 끝이 없다
- 김주연(2-8)
업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여기는 입시 지옥!
- 김인영(2-8)
사랑
곰이랑 고슴도치가 서로 사랑하게 되었네
잠시만 못 보면 보고싶어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너무 꼭 끌어 안으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지
가까이도 멀리도 아닌 딜레마
- 김수정
괜한 욕심
넘칠 만큼 가득 채운 컵
결국 다 쏟아버렸네
- 조윤지(2-9)
목표
사람들마다 산을 오른다
정상을 향해서 경쟁하고 있다
- 성수현(2-9)
등급
등급이 매겨지는 순간부터
우리는 사람을 잃는다
소고기 같은 상품이 된다
- 배민희(2-9)
엄마
나무 한 그루 서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힘들 때면 기대어 쉴 수 잇는 곳
나무 한 그루
- 민성애(2-9)
트렁크
인생은 트렁크 가방
늘 설레는 것들이 다 담겨있으니까
- 강규동(2-9)
병실
가슴 속에 응어리지는 날
내가 한 없이 작아지는 날
솨아솨아 소리와 어울리는
바다는 나만의 병실
- 최해주(2-10)
시험
끝이라고 생각하면
또 다시 저 멀리서 기다리는 너
너와 함께 하는 날
뒷걸음질 쳐 봐도 늘 제자리 걸음
이젠 친해질 법도 한데
다가오는 너를 밀어내고
마음엔 돌덩이만 가득
윽 - 너는 또 오는구나
- 최희예(2-10)
교복
나는 어느 새 많이 닮아 있다
내 교복과 ....
- 김지수(2-10)
사람의 마음은 주사위
던지고 던져도
다음을 예측할 수 없는
- 김지연(2-10)
길
매번 선택의 길 앞에서 두렵기도 하지만
다른 내 모습을 찾기도 하고
또 다른 길을 만나고 싶어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 김가영(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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