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예공! 아부지 in Seoul 했다. 누가 나랑 놀아 줄래?(am11:59)"
"저 오늘도 남자 친구랑 데이트요. 남자친구를 주말에만 봐서.(예주12:14)"
"ㅇㅋ 언니가 자나보네. 실은 아부지가 예주님께 특별한 선물을 가져왔거든.
생일 선물을 한 달 전에 준비해놓고 도저히 못 기다릴 것 같아서 주려고 해.
아빠가 동대문 근처에서 놀고 있을 게 잠깐만 접속하자(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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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알겠어요, 좀 있다 전화할게요(예주12:21)" 에스더가 pm2시경에 전화가
왔어요. 쌩쌩한 딸내미 둘을 좌 청용우백호로 만나다니 오늘 운수대통입니다.
15년산 와인에 조던 바람막이(블랙)를 건네주면서 눈치를 보았는데 왜 이딴
걸 사왔냐는 표정 같습니다. 에스더는 어쩔땐 아내같아요. 딸이 마누라같다는
게 맞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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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가 상담실과 작업실 도감 도를 보여주더이다. 오우, 리스펙트.
그래 니들도 다 계획이 있구나. 매몰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을 열어놓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아비 마음이 이렇게
가벼울 수가 없네요. 에예공! 짝짝짝. 고맙구나. 지금은 미약하지만 너희들은
반드시 반짝반짝 빛나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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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주가 꽁지를 달고 나타났어요. 아니 이게 누구냐? 사진 속 그 녀석입니다.
꽁지머리에 다크 브라운 가디 건을 입었어요. 뱁새눈이 한 성깔해보입니다.
“Nice Meet You? How old are you?” Hug 까지 순식간에 스캔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177, 온고지신 콘셉트가 묘하게 어울립니다.
나름대로 개성도 있고 고급 지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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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로 체킹 한 가슴둘레에서 남자 냄새가 났고 예의도 있어 보였어요.
한 가지 제 눈을 못 맞춰서 학생도 아니고 직업도 없어서 그런 다냐?
속으로 생각했어요. 악아, 괜찮아. 아부지는 마인드를 봐요. 니 둘만 좋다면
아빠가 다 해줄게. 뭘 원 하냐? 예주야! 아빠가 가급적 많은 남자를 만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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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을 했는데 이런 멋진 놈을 만나서 네가 사랑에 빠졌구나. 아빠는 네 사
랑을 적극 응원한다. 다만 노파심에서 한 번 만 더 언급하는데 오빠에게
의존하거나 오빠를 만나 팔자를 고칠 생각일랑 아예 말거라. 네가 오빠를
잘 키우고(모시고) 케어해서 데리고(받들고) 사는 게 좋겠구나. 헤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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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더라도 일단 모든 연예는 결혼을 전제해야 한다는 거 알지? 우리
만남이 좋은지 아닌지를 체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내가 상대를 만나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보면 돼. 지성인들이니까 발목을 잡는데도 불구하고 사랑
이라는 명분으로 구질구질하게 구는 건 Z세대에겐 안 어울린다고 봐. 쏘리,
쏘리. 꼰데같은 소리를 해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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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네게 해준 게 없어 늘 마음에 걸렸는데 220불짜리 반지를 사놓고
얼마나 가슴이 벅차올랐는지 모른다. 다른 뜻은 없다 아빠는 언제나 네 편
이라는 말과 네가 행복해 하는 것이 내 삶의 의미라는 것이다. 졸전준비,
학업, 수-랩 티칭, 연애,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소진 될 찐데 우는 시늉 안
하고 씩씩하게, 더더군다나 퍼펙트하게 24살을 살아줘서 눈물나게 고맙구나.
사랑한다. 공주야. 너는 내 목숨이다.
2023.4.16.sun.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