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여행에서의 직관 경험
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 서민지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예상할 수 없는 두려운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즉흥을 좋아하지만, 즉흥과 직관은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이었고 저의 즉흥은 예상 가능한 결과를 향해서만 진행했었습니다. 그러다 직관의 필요성을 이론으로 먼저 알고, 장점을 깨닫고, 그러다 보니 직관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그런 삶을 하루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이제 졸업을 준비해야 하기에 졸업 전 마지막으로,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낸 친구들과 함께 강릉을 갔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하고 3시간이 넘는 거리에 저희는 일찍부터 지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계획을 세웠던 양떼목장으로 먼저 출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대관령을 향하는 도로는 꼬불꼬불 커브길이 잔뜩이었습니다. 저희는 멀미와 함께 “언제 도착하지. 배도 고프다.”라며 양떼목장의 위치를 미워했습니다. 하지만 도착해서 본 양떼목장은 탁 트인 광경에 낮게 안개까지 깔려 있어 기분을 상쾌하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계획대로 했다고 모든 게 완벽할 순 없겠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양떼목장을 보고 저희는 막국수를 먹으러 출발했습니다. 가다가 확인을 해보니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잘못 찍어 계획과 다른 가게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당황하고 어떡하지? 생각을 하다가, 문득 직관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바로 잘못된 방향으로 그냥 가자고 얘기를 하고 저희는 생각지도 못한 막국수 가게로 갔습니다. 찾아봤던 가게에 비해 낡은 외관을 갖추고 있었고, 주변의 건물은 대부분 주택이었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보니, 이 집은 온갖 TV 프로그램에 방영된 적이 있던 맛집이었고, 당연히 맛도 상상 이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성공적인 직관을 그대로 갖고 가고자, 끌리는 방향으로 그 순간의 선택으로 움직였고 저희는 우연의 일치로 계획했던 ‘강문 해변’에 도착하고 숙소까지 예상보다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사소한 직관이었지만 그로 인해 느끼는 기분은 절대 사소하지 않았습니다. 직관의 짜릿함이 바로 이런 거구나 알 수 있었고, 직관의 장점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확고한 직관의 경험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댓글 여행할 때 마냥 계획대로만 되면 재미없는 여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것을 헤쳐나가는 것이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 잡는 것 같아 저는 더 즐거운 것 같아요!
특히 음식점 갈 때도 계획 없이 갔는데 정말 맛있었던 희열과 맛집이라고 해서 갔더니 생각보다 별로였던 실망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사소한 직관이지만 그로 인해 느끼는 기분은 절대 사소하지 않다는 말! 정말 공감해요!
계획에서 오는 안정감도 있지만 직관에서 오는 짜릿함이 있죠! 계획하고 알아보았던 막국수집이 나에게도 맛집이었을 지는 모를 일이니까요! 즐거운 여행, 즐거운 직관의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오! 저도 요즘 유명한 맛집 말고 나만의 맛집을 찾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운좋게 계획대로 되어버린? 여행이었네요 ㅎㅎㅎㅎ 직관이 정말 짜릿함을 가져오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