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까마귀?
주변인과 어울리지 못하고, 독특하며, 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반항아' 또는 '이단아'라고나 할까.
루디(루돌프의 애칭)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태어난 타타르계 태생의 무용수입니다.
그는 개성 강하고 고집 세고 규칙과 계급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어렸을 때부터 '화이트 크로우'라고 불렸죠.
1961년, 키로프 발레단 단원 루돌프 누레예프는 처음으로 소련을 떠납니다.
파리의 생활로 기쁜 누레예프는 파리의 문화, 예술, 음악을 열망하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KGB는 그의 행동에 대한 의심을 키웁니다.
영화는 이들이 파리에 머무는 한 달 가량의 일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사이사이에 누레예프의 과거 회상 장면을 교차하여 보여줍니다. 흑백으로 나오는 장면은 어린 시절이고, 러시아어로 얘기하는 장면은 근래 러시아에서의 일을 얘기하고 있네요.
파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모든 단원이 런던으로 가게 되어 있는데, 누레예프만 모스크바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KGB 요원들.
누레예프는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에 망명을 선택합니다.
그들은 '가족'을 들먹이며 또 다시는 고국에 돌아올 수 없다며 회유하지만 누레예프는 오로지 무용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망명을 결심합니다.
이렇게 영화는 끝납니다.
서방으로 망명한 그는 영국 로열발레단과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활약하며 무용가로서 안무가로서 전설적인 발자취를 남깁니다.
마지막 공항에서의 망명 장면은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합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는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해야 하는데....
오랜만에 아름다운 발레도 보았고,
긴박한 스토리, 자유를 갈망하는 예술가의 고뇌를 함께 느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