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은,
겨울에는 칼바람이,
늦은 봄에는 철쭉이 유명하고...
혹시,
철쭉이 있나 싶어,
새벽부터 찾아왔는데...
과연,
어떤 상황인지,
함께 소백산으로 갑시다.
죽령에서,
연화봉까지는,
이렇게 포장된 길이 계속되는데...
경사는 가파른 구간이 있지만,
걷기에는 지장이 없는 코스입니다.
참고로,
오늘 산행은,
오후 3시 30분까지,
어의곡리로 가면 되고...
사람도 없지만,
아직 산새들도 잠에서 깨지 않았고...
오로지,
적막만 흐르는 숲을,
나 홀로 올랐습니다.
홀로 오르게 된 이유는,
나를 뺀 나머지 사람들은,
30분쯤 뒤에 출발한다며,
차에서 내리질 않았고...
초입에는,
고광나무가 흰색 꽃을 활짝 피웠고...
그런데,
숲을 걸으면,
무섭지 않은데...
시멘트로 길을 걸으려니,
너무 조용해서 그런지,
조그만 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한참을 올랐는데,
시멘트 길은 별 보잘것도 없고...
중간쯤에 있는,
조그만 쉼터에서,
풍기읍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달무리와 함께,
고요한 읍내가 정겨운 모습으로...
한 시간이 넘게 올랐는데,
지루한 임도는 계속되고...
너무 조용해서 그런지,
내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자꾸만 소름이 돋고...
역시,
새도 울고,
산짐승 소리도 들려야,
평온한 느낌이 드는데...
드디어,
박명(여명)이 시작되는데...
불길하게,
여명과 함께 산을 감싸는 것이 있고...
이러면 안 되는데,
제발 그러지 말라고 빌면서,
산을 올라갔는데...
제2연화봉에 도착했는데,
결국 오지 말아야 할 것이,
함께 밀려들었고...
표지석 뒤로,
연화봉 산장이 엄청 크게 자리하고 있지만,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질 않네요!!
암튼,
이번 산행도,
안개로 인해 망한 듯...
제2 연화봉을 지나,
천문대까지 왔음에도,
안개는 점점 짙어만 가고...
출발할 때는,
어둠으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었고...
이제는,
그름이 가득해서,
지척에 있는 연화봉도 보이질 않네요!!
원래 계획은,
제2 연화봉에서 일출을 즐기고...
여기에서,
느긋한 아침을 먹으려 했지만...
2주 전 강추위로 인해,
소백산 함박꽃나무도 상처가 심하고,
나도 안개로 인해 속만 상했고...
연화봉 정상인데,
일출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일출은 고사하고,
주변을 분간하기도 어려웠고...
암튼,
일출도 못 본 체,
안개 탓만 하면서 투덜거렸고...
겨울이면,
눈꽃이 정말 화려한 장소인데...
안개가,
눈꽃이라도 되는 양,
숲에 자욱하게 깔렸고...
일출은커녕,
주변 경치는 볼 수 없으니,
미칠 노릇이고...
여기도,
설악산 고지대처럼,
나무들이 냉해로 인해,
앙상한 가지만 보이고...
뿐만 아니라,
차가운 바람까지 심해서,
나무들이 숨을 죽이고 있고...
나도,
방풍 재킷에 의존해서,
오들오들 떨면서 걸었고...
소백산이,
이렇게 바꿨다고 하는데...
맞은편 푸른 산이,
보이기는 하나요??
불과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한밤중인 양 뵈는 것이 없었고...
이 녀석은,
수수꽃다리 종류인데,
정식 이름은 꽃개회나무라고...
조금 일찍 피었다면,
은근한 향과,
화려한 꽃을 즐길 수 있었는데...
아쉽지만,
냉해 없이 꽃이 피려 하니,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고...
원래 계획에는,
철쭉꽃이 반겨줘야 하는데...
꽃은 어딜 가고,
단풍(??)이 곱게 물든,
철쭉 잎이 반겨주네요.
너무 아쉽고,
너무 안타깝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힘없이 걸었고...
구름이 너무 많아,
주변을 볼 수가 없으니,
고개는 자연스레 땅으로 향하고...
덕분에,
등산로 주변에 피어있는,
조그만 야생화가 눈에 들어오는데...
길가에는,
눈개승마가 지천으로 널렸는데,
반갑다며 가볍게 안부만 전했고...
구슬댕댕이도,
수수꽃다리처럼,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꽃이나,
자라는 모습은,
인동덩굴과 많이 닮았고...
만일,
안개가 없었다면,
이런 꽃이 있는 줄도 모른 채 지났을 텐데!!!
애기나리인데,
잎이 생각보다 많이 크고...
그래서 찾아보니,
큰애기나리라고 하네요.
생긴 건 곱상한데,
독성이 있어 먹으면 안 된다고...
은방울 꽃인데,
꽃이 노란색으로....
그래서,
노랑은방울꽃이 있나 찾아보니,
그런 것은 없다고...
추측하건대,
꽃이 지려고,
노랗게 변했을 지도...
구름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걷다 보니,
처음 보는 꽃도 눈에 들어오고...
이 꽃은,
처녀치마라고 하는데...
한겨울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은 모습이라고...
너무 반갑고,
어딜 가든 자주 보는 녀석인데...
이름은,
이 녀석 뿌리에서 쥐오줌 냄새가 난다고 하여,
쥐오줌풀이라는 이름이...
그런데,
쥐오줌풀의 반전 매력은,
뿌리에서 나는 향이 심신을 안정시키는,
안정제나 수면제로 효과가 있다고...
아무리 걸어도,
등산로는 이 모양입니다.
나무 사이를 걸어도 안개뿐이고,
탁 트인 산 능선을 걸어도 이렇고...
그래서,
다시 고개를 숙이고,
등산로를 걷게 되고...
원래는,
조그만 철쭉나무에,
화려한 철쭉이 가득해야 하는데...
철쭉은 고사하고,
자욱한 안개만 가득하고...
암튼,
화려함은 없지만,
발끝에 부딪치는 야생화를 즐기며 비로봉으로...
비로봉 가는 길에는,
백당나무가 꽃을 피우려 하고...
백당나무의 꽃은,
흰색 꽃은 동물을 유인하기 위한 가짜 꽃이고,
가운데 조그만 녀석들이 진짜 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진짜 꽃은 피지 못하게 하고,
화려한 가짜꽃만 피게 하도록 만든,
불두화라는 나무도 있다고...
낮은 곳에서는,
보기가 힘든 꽃인데...
고산지역에서는,
심심치 않게 보는 꽃입니다.
검은색 봉우리에서,
노랗게 핀 것이,
산죽의(대나무) 꽃입니다.
노란색,
화려한 꽃은,
내 눈을 한번에 휘어 잡는데...
꽃은,
난초와 너무 닮았고,
화려함 모습은 난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고...
그런데,
이름은 너무나 촌스럽게,
'감자난초'라고 하네요!!!
해당화가,
붉게 핀 줄 알았는데...
이 녀석도,
전혀 다른 이름이 있고...
인가목이라 하는데,
해당화가 더 정겨운 이름인 듯... ㅎㅎ
고개를 숙인 채,
한 시간 남짓 걸어서,
비로봉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봉우리는 보이질 않고...
암튼,
사람도 없고,
동물도 보이질 않은 곳을,
나 홀로 쓸쓸히 걸었고...
드디어,
비로봉 정상에 도착했는데...
나 말고,
서너 명 산꾼들이 있지만,
모두가 허탈감만...
더구나,
도착한 시간이 오전 7시 30분인데,
목적지까지는 2시간이면 충분한 상황이고...
한켠에,
쭈그리고 앉아서,
계란 한알, 삼각김밥 1개로 아침을 해결했고...
그런데,
바람은 계속 불고 기온은 쌀쌀하고,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몰랐고...
그래서,
어디든 가려고,
구름을 뚫고 산을 내려가는데...
이제는,
모든 걸 체념하고서,
국망봉을 찾아가 보려 합니다.
그곳에 가면,
올망졸망한 바위도 있고,
조그만 평지에 철쭉 동산도 있으니까.
그러나,
거기에 가면,
지독한 안개가 걷히려나??
병꽃도,
여기저기 지천으로 피었으나,
냉해를 입어서 멀쩡한 것이 없었는데...
모처럼,
활짝 핀 꽃이 있어서 한 장...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고 하더니,
구름으로 인해 볼 것이 없으니,
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ㅎㅎ
혹시,
터리풀을 들어 봤나요??
나도,
이름은 처음인데...
꽃이 피면 ,
하얀색 꽃이 솜털처럼 생겼다고 하여,
터리(털) 풀이라 한다네요.
한참을 걸었으나,
이곳도 변함없이 구름만 가득하고...
더구나,
지난번 냉해로 인해,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가득하고...
암튼,
상완봉을 가면서도,
주변 경관을 보는 것은 포기했고...
얼마 전에,
관악산을 찾았더니,
팥배나무에는 열매가 달렸는데...
여기는,
이제야 꽃이 피고...
도대체,
얼마나 추웠으면,
꽃들이 철이 없는 걸까요??
비로봉 근처에는,
노란색 은방울이 있었다면...
상왕봉 가는 길목에는,
흰색 은방울이 반겨주고...
꽃은 적지만,
너무 청초한 느낌이라서,
부케를 만들 때도 많이 쓴다고 하네요.
풀솜대도,
순백의 꽃을 피웠는데...
꽃의 이미지와,
이름이 가장 어울리는 야생화네요.
어째튼,
구름으로 인해,
소백산 야생화는 모두 내 눈에... ㅎㅎ
꽃도 없고,
그냔 잡초뿐인데,
이걸 왜 사진으로 담았을까요??
모르면 잡초지만,
알면 약이라고 했듯이...
절반은 곤드레이고,
나머지 절반만 잡초라서,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ㅎㅎ
이 꽃도,
찾는데 무지 애를 먹었습니다.
덩굴이나,
꽃의 모양은 종덩굴인데...
노란색은 보지 못해서,
그냥 '노랑종덩굴'이라고 하려고... ㅎㅎ
산행을 하는 동안,
없는 곳이 없던 꽃인데...
찬찬히 살펴보니,
나름 화려한 모습으로...
벌깨덩굴의 꽃말이 메기라고 하는데,
꽃잎의 모양이,
메기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라서 그렇다고...
드디어,
함박꽃이 눈데 들어오고...
이번 주에 간다면,
늦게 핀 함박꽃이 제법 많을 듯...
암튼,
당일에는,
이 정도만 피어도,
너무 반가웠네요!!
정말이지,
주변 경치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별의별 것이 눈에 보이네요.
이 녀석은,
꽃이 아니라,
할미꽃의 열매(??)입니다.
암튼,
이런 것까지,
너무 반가운 산행이었고...
국망봉이,
지척에 있는데...
아직도,
산에는 구름뿐이고...
이쯤에서,
신세 한탄을 하려고,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처녀귀신이라도 불러서 같이 놀라고... ㅠ.ㅠ
국망봉에 도착해서,
소백산을 바라보는데...
소백산은 고사하고,
바로 아래 있는 산꾼도 희미하게 보이고...
이제는,
꽃은 없지만,
철쭉 군락지를 찾아가려 합니다.
헉,
이럴 수가...
철쭉나무의 가지는,
냉해로 인해 죽어 가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딱 하나 남은 철쭉이,
화려한 모습으로 피었고...
냉해가 없었다면,
철쭉이 활짝 핀,
꽃 터널을 걸었을 텐데!!
어째튼,
꽃도 없고,
새순도 없는 철쭉 사이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걸었고...
부디,
올 한 해를 잘 넘기고,
내년에는 화려한 모습으로 피길 빌었고...
드디어,
상월봉에 도착하여,
소백산 비로봉을 바라보지만...
역시나,
보이는 것은,
모두 안개뿐이고...
정말 서운했던 것은,
산행을 마치고 산을 올려다보니,
안개가 하나도 없었고...
상월봉 아래,
등산로 주변에는,
큰앵초가 활짝 피었네요!!
추워서 그런지,
꽃이 선홍색으로 피지 않았지만,
활짝 피었다는 것으로도 반갑기만 했네요!!!
문제는,
산행을 시작하고,
오전 9시에 상월봉까지 와버렸다는 것이고...
상월봉에서,
늦은맥이재로 내려가는 길도,
안개는 변함없이 많지만...
고도가,
1000미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나무나 풀들이 훨씬 풍성한 모습으로...
이쯤부터,
마음속으로 고민을 했는데,
결과는 엄청 멍청한 짓을 하게 되었고...
늦은맥이재가,
바로 지척에 있는데...
안개는 자욱하지만,
현재 시간을 고려하여,
아래 방법 중에 한 가지 결정했는데...
첫째, 산을 그냥 내려가는 것, (약 1시간)
둘째, 백두대간을 따라 마당재까지 다녀오는 것, (왕복 4시간)
셋째, 길을 모르지만 신선봉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약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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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고 멍청하게 ,
세 번째 방법으로 했는데,
그로 인한 고난의 역사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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