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창건 사찰 순례, 현대의 불자들에게
귀감
스님의 설화에 생명 불어넣는 스토리텔링도 필요
제주불교 중흥조 해월당 안봉려관 스님의
수행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음악회가 오는 9일 열리는 가운데 봉려관 스님의 이야기를 묶어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발굴하는 등 스님의 유업을 받드는
문화 사업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봉려관 스님은 제주불교를 중흥코자 서원, 1907년 12월 전남
대흥사를 찾아 믿기 어려운 기적을 행함으로써 청봉화상을 계사로 유장 스님을 은사로 비구니계를 수계, 이듬해 1월 제주로 내려와 1908년
관음사를 창건, 개산조가 되었다.
이처럼 안봉려관 스님은 제주 사부대중의 뿌리이지만 그동안 ‘화주’로 불리며 ‘제주불교의 중창조’로
위상을 되찾은 몇 십 년 되지 않는다. 안봉려관 스님의 손상좌인 혜전 스님(도남 보덕사 주지)의 노력에 따른 지난 2010년 봉려관 선양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스님의 사상과 업적을 고양․선양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봉려관선양회는 지난 2011년 이향순
교수(미국 조지아대학교) 초청, ‘봉려관 연구의 현황과 과제’란 주제로 봉려관 스님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어 다음해
열반 74주기 추모다례제를 맞아 행적비 제막식을 해월굴 앞에서 봉행했다. 또한 올해 7월 근대 제주불교 중흥조 봉려관 스님 탄신 150주년을
기념 신행수기 공모하며 불자들의 신심 고취와 바람직한 신행문화 정착하는데 힘써왔다.
안봉려관 스님의 행적을 도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체험 위주의 탐방 프로그램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봉려관 스님은 관음사 창건 후 입적 직전까지 도내
전역의 사찰창건과 불사에 주력했다. 제주읍 성내 관음사포교당(현 제주은행본점 맞은편)을 비롯해 서귀포지역의 법정악 법정사과 하원동 법화사,
제주시 삼양동 원당봉의 불탑사, 서부지역의 포교의 메카였던 한경면 고산리 월성사 그리고 동부지역의 구좌읍 김녕리 백련사 등 세세생생 이어질
부처님의 도량을 중창 또는 창건하며 부처님의 도량을 가꾸고 일궈나갔다. 스님의 이런 노력과 헌신으로 창건된 사찰에 대해 도내․외 불자들을
대상으로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현대의 불자들에게 큰 귀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안봉려관 스님에 대한 많은 흥미로운 설화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내다보인다.
서귀포시 원만사의 ‘훔쳐온 물’에 대한 봉려관 스님의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데 법정사 항일항쟁의 주역 방동화 스님이 처음 숨어 지낼 때 물이 나지 않아 걱정을 했다고 한다. 당시 물은 나지 않고 습기만
남아서 촉촉이 젖어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안봉려관 스님이 영실에서 물길을 찾았고, 스님이 앞에서 목탁을 ‘톡 톡 톡’ 치면서 걷고, 뒤에서
방동화 스님이 경을 읽으면서 원만사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그 때 목탁소리를 따라 물이 ‘졸 졸 졸’ 따라 왔다하여 ‘훔쳐온 물’이라 부르는 등
스님을 알리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내 모 스님은 “제주 사부대중이 안봉려관 스님에게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스님의 유업을 받드는 일이 종단을 초월, 화합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스님은 제주불교의 역사이자 계승 발전시켜야 할 우리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